[팀 별 결산⑧] '숙적'에게 패한 kt 롤스터,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게임뉴스 | 양예찬 기자 | 댓글: 133개 |
모든 선수가 목표로 하는 세계 최고의 무대인 '롤드컵'으로 향하는 관문! 2017 롤챔스 섬머도 어느덧 마지막 경기인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대회 역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었고, 그만큼 풍성한 볼거리로 가득했다.

인벤팀에서는 섬머 시즌 종료를 맞아, 각 팀이 걸어왔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여덟 번째 주인공은 kt 롤스터(이하 kt)다.



▲ 섬머 시즌 최종 순위 3위의 kt 롤스터



■ 팀 케미 보완한 kt, 세 마리 토끼 동시에 잡으러 출격!

2017 스프링 시즌 스토브 리그, kt에 LCK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대규모 리빌딩이 이루어졌다. kt 롤스터는 정글러 '스코어' 고동빈을 제외한 모든 포지션에 변화를 주었다. 선수 하나하나의 네임 밸류도 엄청났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은 롤챔스, 혹은 롤드컵 우승 타이틀을 보유했다.

kt로서는 월드 챔프 SKT T1을 꺾어야 한다는 과제가 있는데, 팀 핵심 멤버들이 SKT T1의 독주를 실제로 막아낸 적이 있기에, 더욱 많은 기대를 모았다. 팬들이 이 '슈퍼팀'의 등장에 열광하는 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그렇게 맞이한 슈퍼팀 kt의 봄. 그들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물론, 준우승은 엄청난 성과다. 하지만 kt에게는 만족할 수 없는 결과기도 했다. kt는 리빌딩과 동시에 SKT T1을 꺾고, 리그 최정상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 팀이다. 그런 kt가 결승전에서 SKT T1을 못 넘은 것은 분명 아쉬운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 준우승에 그친 kt. 결승 상대가 SKT T1이라 더 뼈아팠다.


아쉬운 결과가 된 kt의 봄. 그러나 다가올 여름은 기대해볼만 했다.

약점으로 지목된 팀 케미적인 부분을 가다듬을 수 있을만한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kt 선수들의 기량은, 월드 챔프 SKT T1과 견주어도 부족함 없을 수준이다. 실제, 스프링 시즌 초반엔 순수 기량만으로 다른 팀들을 압살했을 정도다.

그러나 롤챔스는 단순히 이것만으로 계속 승리할 수 있을 정도의 만만한 리그가 아니었다. 게다가 목표가 SKT T1을 꺾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랬다. kt의 개인 기량은 최상급이지만, 팀으로서의 완성도는 아직 부족했다. 이것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호흡을 맞출 시간이었고, 그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가장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을 얻은 kt. 시기상으로도 좋았다. kt에게 경기력 증가 버프가 걸리는 여름이 왔다. 그렇게 여름의 kt는, '리그 정상-SKT T1 격침-롤드컵 진출'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결전지로 나아갔다.


■ '삐끗'했던 시작, 그러나 그것을 극복해낸 것은 'kt 다운' 슈퍼플레이!

많은 것이 걸려있는 시즌이기에 단단히 각오를 다졌을 kt. 하지만 kt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시작부터 식스맨 선발 과정에서 이슈가 발생했다. kt는 서포터 포지션에 '찬동' 이찬동을 트라이아웃으로 선발했다. 주전 서포터인 마타와는 다른 플레이스타일을 가져 기대를 모았으나, 대리 랭크로 비롯한 부정적 이슈가 발생하여 로스터에서 제외되었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로 시작해서인지 리그 출발도 좋지 못했다. 롱주 게이밍에 무기력하게 패했다. 물론, 시즌이 끝난 지금에야 다들 롱주 게이밍의 강함을 알고 있지만, 당시엔 의외의 결과였다.



▲ 롱주에 일격을 당하며 시작부터 삐끗한 kt (출처: OGN)


그러나 kt는 kt였다. 리그제에서는 팀의 분위기와 기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든 경기에서 빠짐없이 승리를 거둘 수 있다면야 문제없겠지만, '풀리그 전승'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기에, '연패는 짧게-연승은 길게'이어가는 것이 강팀의 요건이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kt 롤스터는 분명한 강팀이었다. 롱주전 패배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내고, 폭풍 연승을 이어갔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SKT T1전까지 모든 경기를 따냈다. 과정도 좋았다. kt 특유의 초반부터 몰아치는 플레이는 잘 먹혀들어갔고,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도 최절정에 달하여 슈퍼 플레이를 밥 먹듯 연속해서 선보였다.

엄청난 기세를 보여주는 kt. 이 기세라면, 정말 앞서 언급한 세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

▲ 강점은 여전, 기량은 절정! (출처: OGN)



■ 지긋지긋한 라이벌 SKT T1, 이번에도 kt의 앞길을 막다

순항하는 kt. 그러나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스스로 승수를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LCK에서 정상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SKT T1이라는 산을 넘을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 SKT T1의 초반 질주는 엄청났다. 삼성에게 1패를 당했을 뿐, 나머지 경기를 내리잡아내며 절정의 기량을 이어갔다.

그리고 상승세의 두 팀이 1라운드 막바지에서 만났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kt가 패했다. 무기력하게 진 것이 아닌, 승리에 조금 못 미친 역전패였기에 더욱 아쉬웠다.

결과만 놓고 보면 SKT T1이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kt를 잘 공략했다고 할 수 있다. kt는 이 경기로 보완해야 할 과제를 얻었지만 하필 값으로 지불한 것이 SKT T1전 패배였기에, 뼈아픈 패배였다.

▲ 이번에도 넘지 못한 SKT T1의 벽 (출처: SPOTV)


아쉬운 라이벌전을 치른 kt. 하지만 kt는 이를 잘 수습하고 리그에서 괜찮은 행보를 이어갔다. 그리고 8월 3일, 리그에서 SKT T1을 다시 한 번 상대하게 된다.

모든 정황이 kt 쪽으로 미소짓고 있었다. 우선, kt 선수들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였다. 당시 kt는 14승 3패로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었다. 반면, 상대하는 SKT T1의 분위기는 그렇게 좋지 못했다. 리프트 라이벌즈 이후 팀 창단후 최악이라고 할 정도의 부진을 겪었고, 이후 2연승하여 조금 수습되었다곤 하나 완전한 상태라 하긴 힘들었다.

많은 것이 걸려있는 경기기도 했다. kt가 만약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섬머 정규 시즌 1위 자리가 확정되고,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롤드컵 시드권도 확보하게 된다. kt에게는 롤챔스 결승전 못지 않게 중요한 경기였다.

그러나 kt는 이번에도 SKT T1에게 패했다. 그동안 부진해 보였던 SKT T1은 없었다. SKT T1은 경기력으로 kt를 찍어누르며, kt의 꿈을 짓밟았다. 중요한 일전에서 SKT T1에게 덜미를 잡힌 kt는, 결국 리그 2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힘든 싸움을 이어나가야 했다.

▲ 중요한 경기에서 또다시 SKT T1에 패한 kt (출처: OGN)



■ 눈물의 역스윕, kt, 플레이오프에서도 SKT에 덜미잡히다.

이 두 팀의 맞대결은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졌다. SKT T1이 와일드카드전부터 아프리카-삼성 갤럭시를 완파하며 올라왔다. 단 한 세트도 내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말이다.

그야말로 파죽지세. 먼저 올라와 있는 kt 입장에서는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준비할 시간이 많았다곤 하나, 상대는 그동안 중요한 순간마다 계속해서 자신들을 방해했던 SKT T1이었다. 플레이오프 경기로 미루어 볼때, 정규 시즌의 부진은 이미 없다고 보는게 맞았다.

경기 자체도 중요했다. 단순히 롤챔스 결승 티켓뿐만이 아닌, 롤드컵 직행 여부까지 걸려있었다.

그렇게 맞붙은 양 팀. 초반은 완벽한 kt의 분위기였다. 초반부터 엄청난 격차를 벌리며, '퍼펙트'한 승리를 가져왔다. 준비된 깜짝 카드는 완벽히 적중했고, 선수 하나하나의 컨디션도 대단했다. 기세를 탄 kt는 1세트 승리에 이어 2세트까지 가져오며, 롤챔스 결승 진출과 롤드컵 진출에 단 한 걸음만 남겨두게 되었다.

▲ 2:0으로 앞서가는 kt, 이제 승리까지 딱 한걸음 (출처: OGN)


하지만 그 한걸음이 정말 쉽지 않았다. 선수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수습한 SKT T1이 반격에 나섰고. 3세트를 가져왔다.

SKT T1이 거둔 3세트 승리는 단순히 1승이 아니었다. 이것을 기점으로 kt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상승세가 꺾인 kt쪽에서 아쉬운 플레이가 계속 나왔다. 결국, 분위기를 뒤집은 SKT T1이 '패패승승승' 역스윕으로 kt를 잡아냈다.

야심차게 시작한 kt의 여름은, 그렇게 숙적 SKT T1의 손에 의해 끝나고 만다.



▲ kt는 이번에도 SKT T1을 넘지 못했다.



■ 숙적 앞에 무릎 꿇은 kt, 하지만 아직 롤드컵이라는 본방이 남아있다

kt는 이번에도 SKT T1 앞에 무릎을 꿇었다. 분명, kt는 스프링 시즌에 비해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숙적 SKT T1을 넘어, 세계 최강의 자리를 노리기엔 딱 한 걸음 모자랐다.

kt를 응원하는 팬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중요한 순간마다 SKT T1을 계속 만나게 되는 이런 상황 자체가 야속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건 당연한 일이다. kt가 노리는 곳은 승강권 탈출, 플레이오프 진출과 같은 곳이 아니다. 그들은 롤챔스를 넘어, 세계 최고의 자리를 노리는 팀이다. 그렇기에, 그 길에서 같은 곳을 향하는 SKT T1을 계속 만나게 되는 것이다. 최고로 가는 길엔, 최강의 적이 버티고 있는 법이다.

그리고 아직 끝난 것도 아니다. 본방은 롤드컵이다. kt에겐 아직 선발전을 거치지 않고 롤드컵에 진출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남아있다. 만일 직행하지 못한다고 해도, 선발전을 통해 롤드컵 무대에 진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복수의 기회는 남아있다. 롤드컵에서 SKT T1을 넘으면 된다. 비록, 그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은, kt 스스로가 그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또 한 번 도전할 기회가 주어진만큼, 지금까지 발전한 것 그 이상으로 강해져, 숙적 SKT T1에 맞서야 한다. 만일, 이 도전이 성공한다면, 보상으로 '세계 최강의 자리'도 따라올 것이다.



▲ 본방은 롤드컵이다. kt, '세계 최고'를 위해 SKT T1을 넘어라!



■ kt 롤스터의 2017 롤챔스 섬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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