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전 1경기에서는 깜짝 전략을 준비했다가 패하는 모습이 나왔다. New MetA에서는 1세트에서 신규 영웅 라우리엘을 활용하는 조합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결과는 패배였다. 신규 영웅이나 기존에 활용하지 않던 조합을 사용하는 깜짝 전략은 때때로 효율적인 결과를 낳는다. 늘 보여주던 플레이를 반복하면 상대방은 이에 어떻게 대처할 지 연구를 해오기 때문에 이에 대응해 예상치 못한 깜짝 픽을 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깜짝 전략은 아무래도 완성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4강 1경기 첫 세트 New MetA의 모습이 그랬다. 계속해서 분전했으나 경기 중간중간 자신과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모습이 보였다. 물론 이후 세트에서는 자신들이 자신있어하는 조합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가 승리를 거두었다.
4강전 2경기는 X6와 NC Lions 간의 대결이었다. 이 경기에서는 X6의 운영이 돋보였다. 전 라인을 동시다발적으로 흔들면서 오브젝트와 교전까지 챙기는 압박 운영이 일품이었다. 소위 탈수기 운영이라고 불리는 전방위 압박을 통해 X6는 3:0 완승을 거두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 4강 1경기 : 자신있는 조합을 준비하라!
4강 1경기에서는 자신들이 자신있어하는 조합을 다루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New MetA는 8강전 경기에서 그야말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4강전에 진출했다. 8강전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필드 영웅을 담당하는 Blank선수를 중심으로 해서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을 바탕으로 교전에서 크게 이득을 보는 형태로 운영을 해왔다.
로밍 능력이 좋은 제피스와 배트맨을 활용해서 필드를 장악하고 여기에 미드 슈그나와 말록 등으로 교전에 힘을 실어준 뒤 바이올렛이나 테라나스 등의 캐리형 원딜로 경기를 승리하는 것이 New MetA의 주요 전략이었다. 그러나 4강 1세트에서 New MetA는 말록 등의 탱커 대신에 신규 마법사 영웅인 라우리엘과 초반에 강력한 조커라는 깜짝 픽을 들고 나왔다.
배트맨, 제피스에 더해 라우리엘의 기동성으로 계속 경기를 뒤흔들고 조커까지 포함해서 초반부터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보였다. 그러나 실제 경기 양상은 New MetA가 원하는데로 풀려나가지 않았다. KR의 조합은 아서왕, 슈그나, 제피스, 말록까지 4기의 근접 영웅으로 언제건 교전을 열 수 있는 이니시에이팅 조합이었고 여기에 엘리스가 더해지면서 한타에 특화된 조합이 완성되었다.
KR의 조합 구성은 처음에 얼핏 뒤쳐지는 듯 보였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빛을 발했다. 튼튼하게 탱킹이 가능한 말록과 아서왕은 계속해서 조커의 딜링을 방해했고, 앞에서 두 영웅이 난입하면 슈그나와 제피스가 함께 들어가 상대방의 영웅을 제압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Core 선수의 슈그나가 엄청나게 성장하면서 경기를 완벽하게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New MetA의 영웅 구성은 분명 라인전 단계에서 개별 영웅을 제거하는데는 탁월했지만 대규모 교전에서 난입하는 4명의 근접 영웅을 막기에는 턱부족이었다. 특히 경기가 끝난 미드 라인 한타에서는 Core 선수를 물고 들어가면서 원하는 형태의 교전을 시작했음에도 순식간에 결과가 뒤집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2세트부터는 New MetA 본연의 조합을 선택하며 8강전에서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속적으로 상대방 영웅을 하나씩 제거하며 필드와 라인을 압박하는 교전 중심의 운영을 통해 New MetA는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깜짝 전략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들에게 압도적으로 강력한 조합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깜짝 픽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 4강 2경기 : 전 라인 압박을 통한 탈수기 운영
4강 2경기를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X6 Gaming은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지 효율적으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지 아는 팀이었다. 초반부터 드래곤은 물론 필드 오브젝트를 계속해서 챙겨나가면서 상대방이 필드 오브젝트를 챙기러 오면 방해 스펠을 활용해서 타워를 빠르게 철거하고 타워를 방어하러 오면 반대 방향의 핵심 오브젝트를 챙기는 식으로 압박을 이어나갔다.
실제로 2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전 라인에 걸친 압박이 어떤 성과를 보여주었는지 알 수 있다.
1세트 종료 시점
X6-Gaming : 타워 6 / 다크 슬레이어 1 / 드래곤 5 / 킬 12
NC Lions : 타워 0 / 다크 슬레이어 0 / 드래곤 1 / 킬 7
2세트 종료 시점
X6-Gaming : 타워 5 / 다크 슬레이어 0 / 드래곤 4 / 킬 11
NC Lions : 타워 0 / 다크 슬레이어 0 / 드래곤 0 / 킬 6
3세트 종료 시점
X6-Gaming : 타워 6 / 다크 슬레이어 1 / 드래곤 4 / 킬 17
NC Lions : 타워 1 / 다크 슬레이어 0 / 드래곤 0 / 킬 1
X6-Gaming : 타워 6 / 다크 슬레이어 1 / 드래곤 5 / 킬 12
NC Lions : 타워 0 / 다크 슬레이어 0 / 드래곤 1 / 킬 7
2세트 종료 시점
X6-Gaming : 타워 5 / 다크 슬레이어 0 / 드래곤 4 / 킬 11
NC Lions : 타워 0 / 다크 슬레이어 0 / 드래곤 0 / 킬 6
3세트 종료 시점
X6-Gaming : 타워 6 / 다크 슬레이어 1 / 드래곤 4 / 킬 17
NC Lions : 타워 1 / 다크 슬레이어 0 / 드래곤 0 / 킬 1
3번의 세트 모두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X6가 타워, 오브젝트 컨트롤에 성공하면서 NC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필요하다면 아군 1명을 희생하면서 킬을 내주고 대신 오브젝트와 타워는 절대 내주지 않는 압박 운영을 선보이면서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게임 템포가 빠른 펜타스톰에서 글로벌 골드와 경험치를 제공하는 드래곤은 매우 중요한 오브젝트인데, 이 오브젝트 컨트롤에서 이 정도 격차가 나면 레벨과 파밍은 말할 것도 없이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교전에 있어서도 밀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필드 오브젝트 컨트롤에 더해 라인 압박 역시 일품이었다. 1-4 혹은 1-3-1로 펼치는 스플릿 운영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상대를 계속해서 끌고 다녔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막아야하겠는데 교전은 계속 피하면서 전방위로 압박하니 어떻게 해야할지 답이 보이지 않았다.
유리한 상황에서 무리하는 모습이라도 나왔더라면 이를 이용해서 강제 교전을 연다던지 하는 식으로 역전을 노려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X6는 그마저도 용납하지않고 조금씩 조금씩 스노우볼을 굴려가면서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4강전까지 나온 모든 경기 가운데 가장 운영의 묘미를 보여준 경기라고 할 수 있겠다.
desk@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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