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과금은 애인에게 돈을 쓰는 기분이어야 한다. '소녀전선' 우중 PD 인터뷰

인터뷰 | 김강욱,원동현 기자 | 댓글: 167개 |
코스프레용 모형 총 판매량이 늘어날 정도로 이슈가 되는 게임. 독특한 게임 방식과 수려한 일러스트, 귀를 촉촉하게 적셔주는 호화 성우진과 부담 없는 과금 요소 덕분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소녀전선’의 개발사 미카팀의 우중 PD가 IGC 강연대 앞에서 자신들의 경험담을 청중들과 나눴다.

강연이 끝난 후 같이 사진을 찍으려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결국 단체사진을 찍어야 했을 정도로 우중PD에 대한 관심은 게임의 인기만큼이나 높았다. 인벤에서는 IGC 현장에 찾아온, 최근 가장 핫한 게임의 개발사 미카팀의 우중 PD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IGC2017] "마음에 드는 게임이 없으니 내가 만든다!" 소녀전선, 발전의 길



▲ 인터뷰를 진행한 미카팀 우중PD



Q. 한국은 처음 방문했다고 들었다. 소감이 어떤가?

= 대부분의 시간을 호텔이랑 식당만 오가서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좋다.


Q. 한국에서 ‘소녀전선’이 정말 모바일게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 비법이 뭐라고 생각하나.

= 그 이유를 세 가지로 보고 있다. 첫 번째는 게임의 퀄리티이다. 소녀전선은 우리도 자부할 정도로 완성도 높은 게임이다. 두 번째는 과금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다른 한국 게임에 비해 BM이 착한 과금에 가까워서 좋게 봐주시는 것 아닐까.

마지막은 현지화의 힘이라 생각한다. 현지화 작업을 한국 유저분들이 먼저 참여해서 주도적으로 진행했기에 다른 중국 게임이나 해외 게임에 비해 유리한 면이 있지 않았나 싶다.


Q. 유저 한글화를 공식 패치로 인정한 것도 그렇고, 그들을 번역팀으로 공식 출시한 것도 굉장히 이례적이다.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가 있다면?

= 사실 처음에는 우리도 여러 가지로 고민했다. 하지만 유저분들이 번역팀을 꾸려서 번역을 한 결과물을 봤을 때 퀄리티가 생각보다 너무 좋았기에 믿고 맡길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일반 번역팀이나 번역가가 아니라 게임에 애정을 가진 플레이어가 번역을 했기 때문에 게임의 맛을 더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Q. 조금전 한국 개발자와의 대화에서 "게임에 과금을 하는 건 여자친구한테 돈을 쓰는것과 같아야 한다"는 말을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 정서적으로 봤을 때 돈을 쓰는 것은 게임이나 여자친구나 비슷한 감각을 준다고 생각한다. 만약 눈앞의 자극적인 요소를 위해 돈을 쓴다면 당장은 행복할 수 있지만 금방 싫증 나 후회하고 허무함이 오는 것처럼, 게임도 뽑았을 때 아무리 돈을 많이 써도 나오지 않으면 울분에 차서 게임을 지우거나 다시 쳐다보지 않을 수 있다. 그런 감정싸움을 하는 게 싫어서 뽑기를 소녀전선의 과금 모델에서 동떨어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여자친구에게라면 눈앞의 재미가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 길게 보고 기쁘게 쓸 수 있지 않나. 그래서 게임에 과금을 하는 것도 여자친구한테 쓴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 우중PD IGC 강연 사진



Q. 한국 유저들의 이벤트 진행 속도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았나.

= 한국 유저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열성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준비된 것이 워낙 많아 콘텐츠 소비 속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한국 유저들 중 중국판을 먼저 체험하고 미카팀에게 직접 콘텐츠 업데이트에 대해 논하고 건의를 하는 사람이 많아서 대만이나 다른 지역에 비해 열정적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Q. 중국에서는 블레이블루, 길티기어와 콜라보를 했는데 한국에서도 진행할 예정이 있나.

= 예전에 다른 지역에서 진행된 콜라보레이션은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중국에서 블레이블루 콜라보가 6월에 진행되었다. 같은 시기 한국은 런칭한지 얼마 되지 않았었기에 중국과 같은 이벤트를 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콘텐츠 생명력 측면에서 생각해도 지역별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야 한다. 때문에 약간 기다려야 하지만 분명 만날 수 있다. 구체적인 시기는 퍼블리셔가 결정할 것이다.


Q. 시프트업의 김형태 대표와 찍은 사진이 SNS에서 이슈가 됐는데, 한국 게임이나 IP와의 콜라보가 예정된 것이 있는지

= 이번에는 인사차 방문했다. 물론 앞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좋은 소식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Q. 새로운 총기를 추가할 때 총기 고증과 캐릭터성 부여는 어떤 기준으로 진행되나.

= 기본적으로 총을 고를 때 밸런스를 먼저 생각해서 어떤 종류를 내놓을지 고려한다. 이를테면 지난번에 권총이 나왔다면 다음은 라이플 등으로 밸런스를 맞추려 한다.

컨셉 아트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재량에 맡긴다. 만약 자동권총을 업데이트한다면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리고 싶은 대로 선택권을 주고 역사나 제원, 일화 등의 자료는 회사 측에서 조사를 해서 전달한다. 그렇게 컨셉을 만들고 초본이 완성되면 회사는 그걸 확인하는 정도이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여지가 있는 부분이 아니라면 대부분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맡기는 편이다.


Q. 성우가 없는 인형들이 다수 있다. 음성을 계속해서 추가하고 있는지. 있다면 시기는?

= 성우 녹음은 계속해서 진행 중이니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성우분들이 워낙 바쁘고 일정 잡기가 까다로워서 조금 늦어지고 있던 것은 사실이다. 꾸준히 녹음을 하고 목소리를 넣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기 바란다.


Q. 성우를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 첫 번째로, 만들어진 캐릭터에 어울리는 성우를 고려한다. 배우의 연기력도 중요하지만 캐릭터의 성격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연기 풍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또한, 가능하면 일러스트레이터가 희망하거나 지명하는 성우를 선택하려 노력하고, 최대한 들어주는 편이다. 물론 우리가 원한다고 바로 일정을 잡을 수 있지는 않기에 3순위까지 정해 두고 모두 안되면 해당 총기 녹음 작업은 잠깐 뒤로 미룬다. 이후 선순위 성우와 일정이 맞으면 다시 꺼내서 녹음하는 식이다.


Q. 이번 G36C 스킨이 라이브2D로 나왔다. 앞으로 출시될 신규 스킨에만 라이브2D가 적용되는건가? 아니면 기존 스킨도 개편 계획이 있나?

= 모든 것에 다 적용할 생각이다. 다만 시간과 코스트가 많이 드는 작업이라 스킨 먼저 적용하고 다음에 기본 캐릭터에 대해서도 적용할 예정이다.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해서 정확하게 시점을 말할 수는 없지만 작업은 진행 중이다.


Q. 새로운 총기 종류를 추가할 예정이 있나.

= 컨셉은 잡았다. 앞으로 업데이트하려 하지만 컨셉만 잡은 상태라 발표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Q. 한국 총기를 추가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시기는 언제쯤인가? 성우는 결정됐나?

= 작업은 시작했다. 다만 캐릭터 하나를 만들어낼 때 3~4개월 정도 걸린다. 캐릭터 컨셉을 잡고 자료를 조사하고 그림을 그리고 녹음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이어서 해야 하기에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다만 한국 총기의 경우 한국 유저들을 위해 작업 시간을 두 달까지 줄여보려고 노력 중이고, 현재 작업을 시작한 지 2주 정도 지났다. 성우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Q. ’요정' 시스템 등 아직 한국서버에 미구현된 시스템은 언제 도입할 생각인가.

= 한국에 요정 시스템 추가는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당장은 아까 말했던 라이브2D 등 과제를 우선적으로 생각 중이고, 콘텐츠 업데이트를 비롯해 전반적인 게임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요정 시스템은 유저들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만약 지금 요정이 들어간다면 마치 과금 유도 시스템처럼 느껴질까봐 망설여진다.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해서 힘들 것이고 말이다. 지금은 게임 자체의 완성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공개된 K5 원화. 출처 소녀전선 공식 트위터



Q. 국내에서 구매 에러로 영구정지 조치를 받은 사람들이 꽤 많다고 들었다. 이에 대해 CS팀이 없어 적당한 조치와 답변이 제공되고 있지 않다는 불만이 많은데. CS팀을 확충할 계획이 있나.

= 이 부분은 중국에 돌아가서 사업부와 반드시 이야기를 해서 해결하겠다. 아무래도 퍼블리셔와의 관계가 있는 거라 직접 어떻게 하겠다고 말은 못하지만, 한국 유저들을 위해 퍼블리셔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


Q. 소녀전선 공식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 있나. 있다면 언제쯤?

= 이미 상품 개발은 진행 중이다. 중국에서 생산해서 한국에 들여와서 유저들에게 판매할 예정.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 올해 안에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Q. 한국에 어떤 회사를 통해서 나오게 될까?

=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간단한 굿즈는 일회성 계약으로 생산하고 끝나니 괜찮을지 몰라도, 나중에 설정집이나 코스트가 높은 상품의 경우에는 파트너도 신중하게 골라야 하니 제대로 계약을 할 것이다. 다만 아직은 고민 중이다.


Q. ‘우중아 이게 게임이냐’ 라는 말이 있다. 알고 있는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알고 있다. 어느 나라나 다 비슷한 것 같다. 그래도 한국은 나은 편이다. 중국에서는 더 심한 말을 한다(웃음). 그만큼 애정이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기쁜 마음이다.


Q. 앞으로 소녀전선을 어떤 게임으로 만들어가고 싶은가.

= 거창한 계획보다는 말 그대로 유저들의 이야기를 들어가면서 콘텐츠를 추가하고 유저들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그런 게임으로 만들어가고 싶다.



+ 후일담

인터뷰가 끝나고 우중 PD에게 직접 제조를 부탁했습니다. 과연 그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 그분의 손을 직접 빌렸습니다. 두근두근 하네요






▲ 우중아 이게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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