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탄알이 모자라면? 탄창을 두 번 때려! '스크린 서바이벌'

게임뉴스 | 정필권 기자 | 댓글: 2개 |



매번 신기한 게이밍 기기들을 만날 수 있는 지스타는 VR의 등장 이후, 더 다양한 주변 기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트레드밀이나 체감형 VR 어트렉션 같은 기기들이 자리했고, 다양한 체험을 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러한 경향은 이번 지스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BTB관에는 평소에 이용할 수 없었던 기기들이 마련되었고, VR에 기반을 둔 독특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그렇기에 주식회사 에핀에서 개발한 '스크린 서바이벌'이 더 눈에 띄었는지도 모르겠다.

지스타 BTB 부산정보 산업 진흥원 공동관에 자리 잡은 에핀은 스크린과 프로젝터를 활용해서 독특한 경험을 줄 수 있는 주변 기기를 공개했다.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가 없더라도 조준을 할 수 있었고, 대부분의 FPS에 적용할 가능성까지 증명했다.


어라? 이건 대체 뭐야?
처음엔 뭐가 뭔지 몰랐다.

기사거리를 찾아 BTB를 떠돌다, 몇 명이 게임을 시연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모습은 조금 독특했다. 체감형 FPS 였지만, HMD도 착용하고 있지 않았고 두 개의 스크린을 가운데에 두고 2명이 대결을 펼치고 있었다. 문제는 별다른 입력 체계가 없는데도 시점과 이동을 구사했다는 것이다. 어라? 도대체 어떻게?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광경이었다. 입고 있는 조끼로는 다양한 조작체계에 대응하기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미리 시연했던 사람들이 중간마다 큰 소리로 즐겁게 이야기하는 것을 목격했다. 조용한 BTB에서 감탄사를 내지르는 것은 꽤 괜찮은 경험을 했다는 방증이다. 그래서 차례를 기다렸다가 시연을 진행했다. 결론은? 기다려서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시간이었다고 하겠다.



▲ 이런 장면부터 본다면, 무엇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는 것이었군?
장난감 총에 자연스레 부착된 조작체계들.

일단 조끼를 착용하고 총을 잡았다. 총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모델 건을 사용했고, 핸드그립과 개머리판, 손잡이에 몇 가지 모듈을 장착해서 이동과 공격, 점프, 장애물 넘기 등 액션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조작 난이도나 효용성만 따지자면, 버튼 배치가 바뀐 게임 패드 같은 느낌이다. 추가적인 모듈이 들어간 덕에, 무게감은 조금 있는 편. 생각보다 묵직해서 조금 놀랍기는 했다.



▲ "야공이라 K-1만 써봤는데..." 일단 총기는 모델건. 모듈 때문에 무게감은 조금 있다.

조작은 생각보다 불편하지는 않았다. 이동은 핸드 그립에 있는 아날로그 스틱으로, 수류탄 등의 투척물은 핸드 그립의 버튼에 대응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대응할 수 있었다. 손잡이 근처에 있는 버튼들도 근접공격 등의 액션에 사용하는데, 누르는 것이 불편하지는 않았다.



▲ 아날로그 패드와 몇 개의 버튼이 핸드그립에 달려있다.

기본적인 이동은 아날로그 스틱으로, 시선을 옮기는 것은 총구를 이리저리 돌리는 것으로 해결했다. 자이로센서를 이용한 TPS, FPS를 해본 경험이 있다면,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플레이어의 시선을 따라 사격을 할 수 있고 반응도 빠릿빠릿해서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일정각도 이상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총구를 더 크게 좌우로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 하지만 민감도가 조금 높아 예상했던 것보다 매우 빠르게 돌아가는 문제가 있다. 뒤에서 공격하는 적에게 반격하려다, 화면이 너무 돌아 적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부분은 기기와 게임 콘텐츠의 민감도를 조정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기기 안쪽에 레이저를 통해서 각도를 조정한다.

게임 화면은 발판 아래에 있는 프로젝터를 통해서 출력한다. 출력 지연 같은 현상은 경험하지 못했지만, 넓은 스크린에 꽉 차게는 표현되지 않아 아쉬운 면도 있었다. 시스템의 특징을 고려한다면 어쩔 수 없었던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프로젝터 및 기기의 성능이 상승하면서 개선될 여지는 있어 보였다.



▲ 이런이런 들켜버렸네?


아... 타격감이 온다...와!
조끼의 존재감은 굉장했다

레이저 센서를 이용한 사격과 더불어, 몰입도를 늘리는 것은 '조끼'의 존재다. 총과 세트로 되어있길래 무엇인고 했더니, 피격 부위에 충격이 왔다. 조끼의 앞과 뒤에는 12개의 센서가 들어있고, 피격 위치에 맞춰서 상대방에게 진동을 전달한다.

시연 도중, 윤홍만 기자가 후방 우측 45도 즈음에서 공격을 했는데, 비슷한 위치에 진동이 와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이후에는 건물로 올라가 위에서 아래로 총격을 날리니, 어깨 부위에 진동이 오기도 했다. 정면에서의 공격은 당연히 맞은 것 같은 위치에 진동이 오는 것은 물론이다.



▲ 진동을 위한 별도의 모듈이 장착되어 있다.


와 이런 기능도 있었네?
시연 끝나고서야 알아낸 기능들.

시연을 끝내고서야 알아낸 몇 가지 기능들도 있었다. 개머리판 쪽에 센서가 있어, 견착하면 정조준으로 전환된다. 정조준 시에는 감도가 조금 낮기에, 사격이 한층 쉬웠다. 신선한 충격이라고 해야 할까? 그냥 정조준은 없겠거니 생각했는데, 진짜 견착으로 이를 표현할 줄이야. 실제 시선과 비슷했던 데다, 가늠자와의 위치도 거의 맞아들어갔다.



▲ 뭐지 이 센서는?



▲ 뭐긴 뭐야 정조준이지!

추가로, 장전을 위한 별도의 기능도 있었다. 버튼을 이리저리 눌러봐도 알 수 없었는데, 알고 보니 탄창을 두 번 치는 것으로 재장전이 가능했다. 정자세뿐만 아니라 살짝 각도를 틀어서 시도해도 재장전이 이루어졌다. 총기 내부에 센서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소총이 아닌 권총에도 대응하는 것을 확인했다.



생각하지 못했던 체감형 시스템
활용도까지 확보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꽤 괜찮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인간의 움직임을 반영한 조작 방식은 물론이고, 조작 체계가 비슷한 FPS라면 어떤 게임인지 활용할 가능성까지 갖췄기 때문이다.실제로 시연에서 사용한 게임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2'였다.

시스템의 중심은 스크린 서바이벌의 시스템을 게임 콘텐츠와 조정하는 과정, 그리고 진동 조끼와 모델건의 인식에 있다. 게임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몰입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싶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업적으로, 시스템적으로 완성도를 입증한 에핀의 아이디어가 참 마음에 들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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