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결산①] 올해도 다사다난, 10개 키워드로 되돌아본 2017년 게임업계

기획기사 | 이두현 | 댓글: 20개 |
올해 게임 업계 역시 좋은 소식과 다양한 사건 사고가 이어졌다. 얼리 액세스로 선보인 게임은 전 세계인의 사랑과 관심을 받기도 했고, 사드 배치로 촉발된 한한령은 국내 게임사의 중국 진출을 가로막았다. 업계에 경종을 울릴만한 사건도 종종 일어났다. 게임 이슈가 사회적, 정치적으로 불거지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발생했다. 천재지변으로 인해 국내 최대 게임쇼가 걱정하는 경우도 생겼다.

확률형 아이템 문제와 강제적 셧다운제 이슈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매듭 짓지 못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나라마다 도박인가 아닌가를 놓고 논의 중이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실효성 논란 속에 2019년까지 연장됐고, 한편으론 김병관 의원이 폐지법을 발의한 상태다. 두 논란은 2018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양한 사건만큼 뉴스도 쏟아졌다. 2017년의 뉴스, 그중에서도 게임 뉴스만 추려도 수만 개의 뉴스가 독자 앞에 섰다. 이에 2017년의 주요 게임 키워드 10개를 선정해 다시 살펴봤다.



배틀그라운드
대한민국 게임대상 수상, 그러나...




배틀그라운드가 '2017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날 배틀그라운드는 인기게임상 국내분야, 우수개발자상 프로그래밍 분야, 우수개발자상 기획 디자인 분야, 게임 비즈니스 혁신상, 기술창작상 사운드 분야에까지 이름을 올리며 총 6관왕에 등극했다. 이로써 배틀그라운드는 올해 출시된 우리나라 게임 중 가장 높은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현재 배틀그라운드는 국내 패키지 게임으로서는 괄목할만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얼리 액세스로 출시된 배틀그라운드는 현재 판매량 2,200만 장을 돌파했다. 또한, 먼저 선보인 스팀에서는 지난 8월 27일, 그동안 1위 자리를 고수하던 '도타2'를 제쳤으며 스팀 역대 동시 접속자 수 1위, 스팀 첫 동시 접속자 200만 명 돌파 등 의미 있는 기록들을 세웠다. 국내 PC방 점유율(게임트릭스 집계 기준) 역시 장기집권 중이었던 '리그 오브 레전드'를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다.

한편, 배틀그라운드가 내는 잡음은 몸집이 커지는 것과 함께 점점 크게 들려오고 있다. 지난 3월 24일, 배틀그라운드가 얼리 액세스로 글로벌 출시 된 이후부터 꾸준히 제기된 '핵' 이슈는 현재까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측에서는 "자체적으로 핵 감지 프로그램을 만들어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 색출에 힘쓰고 있다"고 밝히지만, 지금도 동영상 사이트에는 다양한 종류의 핵 프로그램이 기능을 뽐내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솔로 모드 플레이 시 카카오 서버 유저와 스팀 서버 유저가 매칭되는 일이 발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1월 13일 "이용자들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유저들은 자신이 플레이하고 있는 플랫폼 서버를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겼고, 이에 '해골물 서버'라 표현하며 실망감을 표현했다. 이후 카카오게임즈와 펍지 주식회사는 오픈 베타 서비스 도중 의도치 않은 매치 오류이며, 수정 조치했다고 밝혔다.



냉정과 열정 사이의 'M'
차가운 여론, 뜨거운 매출




게임 성공의 기준을 매출로 봤을 때, 올 한해 모바일 게임의 대세 장르는 MMORPG로 꼽을 수 있다. 스마트폰 초기 시절 캐쥬얼 게임을 시작으로, 소셜 네트워크 게임, 수집형 게임, MORPG 장르 게임이 저마다 매출 순위의 정점을 찍었다. 모바일 게임 개발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PC로 즐기던 MMORPG를 스마트폰으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모바일 MMORPG의 본격적인 시작은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점칠 수 있다.

올해 초, 넷마블게임즈는 '리니지2 레볼루션'의 오픈 첫날 7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총 매출 1,000억 원을 기록하기까지 총 14일이 걸렸다고 밝혔다. 또한, 2017년 1월 1일이 리니지2 레볼루션의 최고 매출 달성일로, 하루에만 총 11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어 넷마블게임즈가 밝힌 '리니지2 레볼루션'의 출시 1개월 누적 매출은 2,060억 원이다.

'리니즈2 레볼루션'의 왕좌를 뺏은 건 NC소프트의 '리니지M'이다. 6월 21일 출시한 '리니지M'은 만 하루 동안 10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에서 출시한 모바일 게임 첫날 매출 중 역대 최대다. 출시 이틀째에는 양대 마켓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했고, 11일째에는 일 매출 130억 원을 달성했다. 일 매출 130억 원은 역대 국내 모바일 게임 중 최고 수치다. 또한, NC소프트가 지난 7월 3일 밝힌 리니지M의 일 평균 매출은 약 90억 원이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올 한 해 대세 장르는 모바일 MMORPG가 아닌, 유명 IP의 모바일 화(化)라는 의견이 나온다. '리니지2 레볼루션'과 '리니지M'은 NC소프트의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 IP에 기반을 둔다. 최근 '리니지M'의 매출 1위 자리를 뺏은 게임도 '테라'의 모바일 버전인 '테라M'이다. 그리고 현재,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넷마블게임즈의 '이카루스M',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NC소프트의 '아이온 템페스트', '리니지2M', '블레이드&소울2', '블레이드&소울M',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M'과 같이 유명 IP 기반 모바일 게임이 개발 중이다.

신작 발표회 소식과 모바일 게임 기대작의 여론을 살피면 '기대한다'는 반응을 찾기 힘들다. 게임사는 유저가 오랫동안 사랑해준 IP를 보답하는 마음으로 M 시리즈를 내놓는다지만, 게임 내에서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콘텐츠는 드물다. 오히려 신선함은 게임성에서 느끼는 게 아니라 과금 유도 방법에서 찾게 된다.



만리장성 같은 한한령(限韓令)
굳게 걸어 닫힌 13억 명의 시장



▲ 중국 진출 시 필요한 '판호'

요즘 따라 부쩍 날씨가 추워졌다. 그런데 올 한 해 내내 한기를 느끼는 곳이 있다. 바로 중국 게임 시장 진출을 계획하던 게임사들이다. 이른바 한한령(限韓令)이다. 한한령은 중국의 공식적인 제재는 아니다. 다만, 사드 이후 한국과 중국의 분위기가 얼어붙자, 중국은 항의하는 목적으로 한국 수입품에 통상 압력을 행사했다. 한한령은 여러 수출 품목과 문화 사업에 타격을 입혔고, 대 중국 문화 콘텐츠 수출의 핵심인 게임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게임 업계의 대표적 한한령 사례는 판호 발급 중지다. 판호는 중국에서 제품을 상영, 출판 등을 허가하는 일종의 라이센스로, 중국과 문화적 교류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사상 검증에 민감한 중국은 판호 발급 절차와 기준을 까다롭게 책정한다. 일례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2' 역시 중국 판호 발급에 애로사항을 겪었다. '스타크래프트2' 내 캠페인이 체제 전복을 연상시킨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블리자드는 중국 출시를 위해 캠페인을 삭제했다.

한한령의 분위기는 중소 게임사에 더 싸늘하게 다가온다. 한한령 전후로 중국 내 게임 진출을 노리던 중소 게임사는 제재 분위기가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언제 풀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소모되는 것은 결국 자금이다. 한한령 분위기가 풀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지만, 여전히 한국 모바일 게임 판호 발급은 0이다. 지난 차이나조이 한국 공동관에서도 한한령을 느낄 수 있었다. 운영 측으로부터 합리적인 이유 없이 'KOREA'라는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 받은 것이다. 대만조차도 'TAIWAN' 명칭을 그대로 쓰는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였다.




▲ 'KOREA'를 빼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반면, 한한령은 분위기일 뿐이라는 중국 퍼블리셔 관계자의 의견도 있다. 정말 한국 게임이 매력적이고 중국 퍼블리셔가 돈을 벌 수 있다면 왜 안 하겠냐는 것. 중국 내 게임 퍼블리셔 관계자는 한국 게임사가 한한령으로 피해를 보고 있단 상황에 "한한령 때문에 퍼블리싱을 안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기업이고, 우리의 목표는 돈을 버는 거다. 정말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이 있다면 기업들이 나서서 중국 정부를 설득해 판호를 받고 퍼블리싱할 거다"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현재, 한국과 중국 경제 분위기는 점차 해빙되는 분위기다. 최근 중국 국가여유국이 베이징, 산둥 지역 회의를 열어 한국 단체 관광 금지를 부분 해제하고 일반 여행사들에 한해 일차적으로 허용하기로 한 것. 문화적으로는 송중기-송혜교 커플의 결혼이 중국 내 SNS인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한령 이후 한국 연예인의 이름을 검색어에 오르는 게 금기시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걸그룹 마마무 역시 중국 쓰촨 위성TV의 음악 프로그램 녹화에 참여했다. 이러한 사례들로 우리나라 게임사의 중국 진출에 물꼬가 트일지 지켜보게 된다.



'Made in China'의 역습
'중국산'은 옛말, 이제는 기대되는 대륙의 게임




중국 미카(MIKA)팀에서 개발한 소녀전선은 국내 사전예약 소식이 들려오기도 전에, 이미 입소문을 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이후, '붕괴 3rd', '대항해의 길' 등이 국내 모바일 게임의 대체제가 되고 있다. 또한, 출시 예정인 '벽람항로' 역시 소녀전선에 만족한 국내 유저의 기대감을 받고 있다. 그동안 '중국산' 단어가 담던 기의는 이제, 게임에서 쓰기 힘들어 보인다.

특히, 소녀전선은 그동안 국내 모바일 게임이 당연하다고 여긴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소녀전선은 확률형 아이템과는 다른 '제조식'으로 게임 내 재화 활용을 극대화했다. 물론, 소녀전선 내에 확률형 아이템은 존재한다. 하지만, 이 확률형 아이템은 캐릭터 능력치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이 아닌, 코스튬이나 숙소를 꾸미기 위한 소품 정도이다. 소녀전선의 소모 재화는 게임 내 자원들이고, 별도의 과금 없이 군수지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충당할 수 있기 때문에 뽑기에 대한 마음의 부담이 적다.

과금 요소를 줄인 소녀전선은 오히려 매출 순위권에 올랐다. 출시 3주가 지난 시점에서는 '리니지' IP 밑인, TOP 3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소녀전선은 최고 매출 10권 내에 머물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모바일 게임 유저가 봤던 방향과 다른 길을 간 소녀전선이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소녀전선 이후에는 '붕괴 3rd'가 대륙의 게임 반열에 올랐다. 중국 대형 게임사인 텐센트와 넷이즈 역시 펜타스톰과 음양사를 통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물론, 소녀전선을 비롯한 중국 게임이 완전하지는 않다. 소녀전선은 일명 '검열식 해제 코드' 문제로 우리나라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 직권재분류 조치를 당한 바 있다. 문제는 지난 10월 11일 1차로 재분류 조치를 받고 수정했지만, 또 풀려서 지난 11월 27일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재조사에 들어갔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모니터링과 검토를 거쳐 후속조치를 진행하겠다 밝혔다. '붕괴 3rd' 역시 이중과세 논란에 휩싸였다. '붕괴 3rd' 측은 지난 할로윈 스킨 가격 이슈로 사과문을 올렸지만, 이어지는 실수로 인해 논란은 더 커졌다.

'소녀전선'과 '붕괴 3rd' 운영 이슈는 두 게임의 국내 서비스를 맡은 X.D.글로벌 리미티드의 한국 지사 설립으로 빠른 대응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지난 10월 17일 X.D.글로벌 리미티드는 한국 서비스 운영을 더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해 지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었다. 아직 설립 방법과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으나, 그만큼 우리나라 게임 서비스 운영에 집중하겠단 뜻으로 비친다. 게임성과 안정적인 운영을 갖춘 중국산 게임이 앞으로 더 들어온다면, 국내 게임사는 조금 더 긴장해야 할 것이다.



국정감사 말, 말, 말!
국정감사장에 황금 프라이팬이 등장한 이유는?



▲ 국정감사장에서 황금 프라이팬을 들어올리며 질의 중인 이동섭 의원

지난 10월 13일, 문화체육관광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 '황금 프라이팬'이 등장했다. 황금 프라이팬은 배틀그라운드 국제 대회 상패로 제공됐다. 황금 프라이팬을 준비한 이동섭 의원(국민의당)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이 황금 프라이팬이 무엇인지 알고 있나, 힌트는 게임과 연관있다"라 물었다. 이어 이동섭 의원은 "우리나라 게임 개발사가 출시 6개월 만에 (당시) 1,200만 장 판매와 동시 접속자 수 199만 명을 돌파한 것은 우리나라 게임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라 덧붙이며 배틀그라운드를 선례로 삼았다.

신동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월 13일 문화체육관광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에 대해 언급했다. 신동근 의원은 '리니지M'을 예로 들며 "'커츠의 검'을 가질 확률이 로도 2등에 당첨되는 확률에 준한다"라 언급했다. 이어 신동근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은 우연성이 핵심 메커니즘으로, 쉽게 말하면 꽝이 없는 뽑기와 같다"라 설명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근본적으로 사행성을 지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동근 의원은 "현재 업계의 자율규제안은 이용자의 선택권을 확대했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사행성 조장에는 어떠한 개선 방안도 없다"라 지적하며 "자율규제에만 맡기는 것은 문체부의 태만, 합리적인 관리감독 방안을 조속히 내야 한다"라 촉구했다.



▲ 신동근 의원실에서 비교한 자료

국내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월 13일 문화체육관광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한국게임진흥원(가칭) 설립을 제시했다. 조승래 의원은 "현재 콘텐츠진흥원과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역할로는 우리나라 게임 산업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라 말하며 "산업 경쟁력 강화와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큰 게임 문화 확산을 위해 총괄 지원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라 설명했다. 이어 조승래 의원은 "독립기구 설립은 성장동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게임업계, 이용자, 전문가들이 계속 제기했고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라 말하며 "게임물관리위원회와 콘텐츠진흥원의 게임산업 진흥 부분을 합쳐 효율성을 극대화 해야 한다"라 덧붙였다.

한편, 게임 개발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도 국정감사장 도마 위에 올랐다. 이정미 의원(정의당)은 지난 10월 12일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넷마블의 체불임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법대로 지불하지 않은 문제를 따졌다. 이정미 의원이 확인한 결과, 넷마블은 지난 9월 체불임금을 지불하면서 근로기준법이 아니라 정액교통비에 1.3배를 곱하는 자의적인 계산법을 사용했다.

또한, 이정미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넷마블과 그 계열사는 과로 관련 질환 인원과 진료 횟수가 빠르게 늘어났다. 이에 이정미 의원은 고용노동부에 "넷마블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역학조사를 즉각 실시,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할 것"이라 촉구했다.



'게임판 농단 세력'의 진위
흔들리는 게임판, 등 돌리는 유저들



▲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지난 10월 31일,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게임판 국정농단 4개 세력이 누구냐"라는 유성엽 위원장의 질문에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당시)의 실명을 거론했다. 이어 여명숙 위원장은 전병헌 당시 수석이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으로 근무한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이 친인척이라 주장했고 문화체육부 게임과, 전병헌 당시 수석의 고향 후배를 자처하는 김 모 교수를 통틀어 '게임판 국정농단 4개 세력'이라 지목했다. 이어 여명숙 위원장은 이들이 자체등급분류와 관련 법을 통해 게임의 사행성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병헌 당시 수석은 여명숙 위원장의 주장에 즉각 반발했다. 전병헌 당시 수석은 윤문용 정책국장과는 친인척 관계가 아니며, 윤 국장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규제를 주장해왔다는 것. 또한, 전병헌 당시 수석은 고향 후배를 자처하는 김 모 교수는 일면식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병헌 당시 수석은 허위
사실을 국정감사장에서 주장한 여명숙 위원장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여명숙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유감의 뜻과 필요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할 것이라 알렸다. 문체부는 입장 발표를 통해 "2011년에 시행된 게임물 자체등급분류제는 1년 동안 국회의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도입된 제도"라 알리며 2017년 자체등급분류제를 확대하면서 사업자 최소요건(매출액, 인력, 시설 기준), 전담인력 의무교육 연 4회, 업무 적정성 평가 연 1회 등을 도입해 사후관리 장치 또한 담았다 밝혔다.

이후 여명숙 위원장은 '게임판 국정농단 4개 세력' 발언 중 일부 사실관계에 대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 추가 감사에서 여명숙 위원장은 "전병헌 정무수석을 언급하기는 했으나, 직접적 관련이 있다고는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지난 발언에 대해서는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게임위 업무와 관련한 어려움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라 말하며 "전병헌 의원이 혼자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한국 e스포츠 협회와 관련자 자택을 지난 11월 7일 압수 수색했다. 단독으로 보도한 한국일보에 따르면 압수 수색 대상자는 2015년 의원이었던 현직(11월 7일 기준) 청와대 수석 A 씨와 당시 비서관 윤 모 씨다. 검찰은 A 수석이 당시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홈쇼핑 업체 재승인에 영향을 줄 수 있었기 때문에 롯데의 로비 가능성을 고려했다. 롯데홈쇼핑은 2015년 7월에 열린 KeSPA 컵 공식 후원사였다.

이어 검찰은 윤 모 씨와 김 모 씨, 브로커 배 모 씨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1월 9일, 3명에게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고, 이들 중 일부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들에게 적용한 혐의는 업무상횡령, 자금세탁, 범죄수익은닉 등 롯데홈쇼핑이 2015년 열린 KeSPA 컵에 후원한 3억 원 중 1억 1,000만 원가량을 빼돌린 혐의다. 이후 검찰은 11월 14일,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인 조 모 씨와 사무국장 서 모 씨를 긴급 체포했다. 검찰이 이들에게 적용한 혐의는 윤 모 씨가 협회에 직위나 직함이 없음에도 법인카드를 지급해 거액을 사용하게 한 혐의다.

결국, 전병헌은 청와대 정무수석 사의를 지난 11월 16일 표명했다. 전병헌 전 수석은 과거 자신의 수석 비서관들의 일탈 행위에 송구하다는 말을 전하면서도 e스포츠와 게임 산업 지원에 사심 없이 노력했다고도 전했다. 이어 전병헌 전 수석은 불필요한 논란과 억측이 하루빨리 해소되길 기대했다. 이후 검찰은 전병헌 전 수석에 대해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지난 11월 22일 청구했고, 법원은 이틀 뒤 범행관여 여부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는 점, 증거인멸 가능성이 작다는 점, 도주의 우려가 적다는 점을 이유로 기각했다.

이후, 전병헌 전 수석은 지난 4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 1부(부장검사 신봉수)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두 번째 조사를 받았다. 검찰에 출두한 전병헌 전 수석은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고, 모르는 일"이라 밝혔다. 이어 전병헌 전 수석은 조사를 마치고 귀하는 길에 "검찰의 오해와 의문에 충실히 설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 전했다. 현재 검찰은 전병헌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적 셧다운제 6년
여전한 실효성 논란, 2017년에 오간 말은?

여성가족부는 지난 4월, 홈페이지 내 행정예고란을 통해 심야시간대 인터넷게임의 제공시한 제한(강제적 셧다운제)이 2019년까지 연장됨을 고시했다. 현행과 마찬가지로, 강제적 셧다운제는 PC 게임과 일부 콘솔 게임을 대상으로 하며 모바일 게임은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고시는 지난 5월 20일 시행되어 2019년 5월 19일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여가부가 공개한 행정예고는 2년마다 평가 및 개선하도록 하는 규정에 따랐다.



▲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당시 후보자 (이미지 출처 : 사단법인 시민)

문재인 정부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강제적 셧다운제가 논의됐다. 김삼화 의원(국민의당)은 정현백 당시 후보자에게 "후보자는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에는 동의하지 않는가?"라 질의했고 정현백 당시 후보자는 "초기에 반발이 많았지만, 현재 (강제적 셧다운제)는 정착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 답했다. 이어 정현백 당시 후보자는 "문체부와 의견 차이가 있긴 하지만 여가부는 이 제도를 안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 덧붙였다. 이후 정현백은 여성가족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후,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여성가족부 장관의 강제적 셧다운제 관련 입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강신철 협회장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여성가족부 장관의 견해는 게임산업이 지속해서 셧다운제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을 전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라 전하며 "국가가 나서서 보호해야 할 가치에는 청소년의 문화적 자기결정권과 정부로부터 정책을 강제당하지 않을 권리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손쉬운 집행에 기대지 않은 여성가족부의 올바른 청소년 보호, 육성 정책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제적 셧다운제와 관련한 심포지엄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지난달 2일, 게임문화재단이 주최한 '게임과몰입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강제적 셧다운제의 근거가 되는 게임 중독에 대해서 논의했다. 강연에 앞서 축사를 전한 김병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게임 중독인가, 과몰입인가 하는 논의는 이전부터 진행됐지만, 담론이 이어지지 못했다"라 전하며 문제를 다시 조명하길 기대했다. 이어 조현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은 "과몰입 문제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할 필요가 생겼으며, 학술적으로 분석해 게임업계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하며 심포지엄 취지를 설명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블라단 스타서빅 시드니 의대 부교수는 인터뷰에서 셧다운제가 게임 과몰입을 막는
데 효과적이겠냐는 질문에 "청소년이 게임을 하는 시간은 과몰입의 주요 요인이 아니다. 따라서 셧다운제는 유용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이어서 블라단 부교수는 "청소년이 게임에 빠지는 이유는 가정과 학교에서 힘들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향상하는 것이 게임 과몰입을 막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4일, 한국행정학회는 강제적 셧다운제 시행 6년을 되돌아보는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강제적 셧다운제의 실효성에 대해 법제도적 측면, 산업경제적 측면, 법사회학적 측면 등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했다. 이날 법제도적 측면으로 바라본 황승흠 국민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사례(2011. Brown v EMA)를 들었다. Brown v EMA는 캘리포니아주가 폭력성 비디오 게임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고 판단, 이용을 제한하려 했지만, 원인관계를 입증하지 못하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위헌을 선언한 판례다.



▲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

현재는 김병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법을 발의한 상태다. 지난달 20일, 김병관 의원실은 셧다운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청소년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김병관 의원은 제안 사유로 "강제적 셧다운제 시행에 따라 별도의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중소 게임 업체의 입장에서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한다"라 밝히며 "이미 보호자가 요청하면 제한할 수 있는 '선택적 셧다운제'가 있는 상황에서 이중 규제 문제도 발생한다"라 전했다.

또한, 김병관 의원은 제안 이유를 통해 "국가의 지나친 간섭과 개입은 청소년의 행복추구권과 부모의 교육권 및 인터넷게임제공업자의 평등권과 표현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문화에 대한 자율성 및 다양성 보장에도 역행함"이라 덧붙였다.



▲ 텐센트 주가 일주일 변화 추이

한편, 중국에서는 텐센트가 자사 모바일 게임 '왕자영요'에 셧다운제를 시행하자 시가총액 14.7조 원이 증발하는 후폭풍을 겪었다. 텐센트가 왕자영요에 셧다운제를 도입한 이유에는 중국 국영 매체인 인민일보의 부정적 태도를 꼽을 수 있다. 중국 내에서 청소년 게임 과몰입 문제가 불거지자 인민일보는 왕자영요를 독약에 비유하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0.0004%... 확률형 아이템 논란
'도박이다 vs 아니다' 전 세계는 확률형 아이템 논의 중

올해 초,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현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그동안 미온적인 반응이었던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에 대해 개선안을 발표했다. K-iDEA는 지난 2008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자율규제안을 내놓았지만 업계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K-iDEA가 내놓은 자율규제안이 실효성도 없고 잘 지켜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몇몇 게임의 확률 조작 논란이 불거지자 유저는 아이템 확률을 조작한다며 불만을 토로했었다.

K-iDEA가 내놓은 개선안의 주요 골자는 자율규제 적용 대상 확대, 개발사 준수사항 신설, 확률공개방식 개선, 사후관리 강화이다. 적용 대상을 기존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전 플랫폼으로 확대하고, 청소년 이용가에서 전 이용등급으로 확대했다. 이어 개발사는 허위 또는 오인할 수 있는 표시를 할 수 없으며, 결과물에 유료 캐시를 포함하는 행위,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는 행위, 게임 진행에 필수 아이템을 포함하는 행위를 금기했다.

지난 4월 26일, 넥슨이 주최한 'NDC 2017'에서는 '게임 관련 법령 2017 리뷰'가 진행됐다. NCD에서 진행되는 세션의 내용은 주최 측인 넥슨과 무관하다. 이날 리뷰에 언급된 확률형 아이템 규제안은 K-iDEA를 중심으로 개발사가 모여 사행성 비난을 줄이기 위해 자율규제를 시행했지만, 정부와 게이머의 시선은 차가웠다고 평가받았다. 또한, 자율규제이기에 안 지킨다고 패널티를 받지 않는 다는 점도 지적 받았다. K-iDEA가 들고온 개선안 역시, '데스티니 차일드' 확률 논란으로 벼랑 끝으로 몰리자 강제 조치를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다.



▲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정치권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은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 6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당시)에게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거론했다. 조승래 의원은 도종환 당시 후보자에게 확률형 아이템과 이용자들의 불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국내 게임의 질을 관리하는 차원에서라도 국내 업체와 이야기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어 조승래 의원은 도종환 당시 후보자에게 "조만간 이용자, 전문가, 업계 종사자를 모시고 게임포럼을 발족할 예정이다. 이후 문체부의 협조를 부탁한다"는 부탁의 말을 남겼다.

EA가 쏜 큰 공으로 인해, 해외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은 정치적 이슈와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로 시작된 전리품 상자(Loot crate, 랜덤 박스)는 북미와 유럽에서 도박 논랍에 휩싸이고 있다. 벨기에에서는 랜덤 박스를 도박의 일종으로 분류하는 조사에 착수했다. 물론, 이전에도 랜덤 박스는 존재했지만, 정치적 이슈로까지 번진 것은 '배틀프론트2'에 이르러서라고 평가된다.

벨기에 게임위원회가 '배틀프론트2'와 '오버워치'의 랜덤 박스를 도박으로 분류할지 논의한단 소식이 들리자, EA 측은 "전리품 상자는 도박이 아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소액 결제 이슈가 계속되자, EA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주가 하락은 다양한 이유가 쌓인 결과지만, '배틀프론트2'의 판매량은 전작보다도 떨어졌다. 결국, EA는 게임 내 소액 결제를 제거하겠다고 결정한다.




▲ 코엔 긴스(Koen Geens) 벨기에 법무장관 (이미지 출처: VTM NIEUWS)

현재 세계는 랜덤 박스의 도박 논란에 대해 논의 중이다. 먼저 논의를 시작한 나라는 벨기에다. 코엔 긴스(Koen Geens) 벨기에 법무 장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르는 상태로 구매해야 하는 랜덤 박스는 벨기에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추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미국의 크리스 리(Chris Lee) 하원 의원은 '배틀프론트2'의 전리품 상자를 '약탈적 행위'라 칭하며 기자회견을 통해 비판했다. 이어 크리스 리 하원 의원은 '배틀프론트2'를 스타워즈의 껍데기를 쓴 온라인 카지노(StarWars themed online casino)라 칭하며 함정(trap)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미성년자 및 정신적, 감정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이들이 수백만 원에 이르는 현금을 게임에 사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미국과 캐나다의 게임 등급 분류 심사를 담당하는 비영리 자율 규제 단체 ESRB(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에서는 지난 10월, '랜덤 박스는 도박이 아니다'라는 견해를 밝혔었다. ESRB는 코타쿠를 통해 랜덤 박스는 원하는 것이 아닐 수는 있어도 확실하게 인게임 아이템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며, 수집형 카드 게임과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성장통 겪는 AR/VR 게임
그 많던 포켓몬 트레이너는 어디로 갔나

작년 AR의 키워드는 단연 '포켓몬GO'로 요약할 수 있다. 2016년 초 출시된 '포켓몬GO'는 신드롬 수준으로 인기를 끌었다. 아직 국내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 속초 지역에서 '포켓몬GO'가 가능하다는 소식은 전국의 게이머를 속초로 향하게 했다. 속초 경제는 성황을 맞았고, 지자체 역시 '포켓몬GO' 게이머를 위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올해 1월 24일, '포켓몬GO'가 국내 정식 출시됐다. 국내에서의 열풍은 이어지는 듯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은 한국출시 첫날 다운로드 수치를 283만 이상으로 추정했고, 이틀째 일 사용자는 384만 명으로 분석했다. 올해 설 연휴이자 출시 4일 만이었던 1월 29일에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 2위에 올랐다. '포켓몬GO'에서 몬스터볼 등 아이템을 얻는 '포켓스톱'이 몰려있는 지역은 성지로 불렸다.

'포켓몬GO'의 인기가 이어지자 AR 게임의 특성상 안전사고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게임 속 캐릭터를 잡기 위해 스마트폰을 보며 차량을 운전하거나, 보행하는 이용자로 인해 교통사고 등이 일어나는 경우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이용자보호센터와 민관합동으로 발 빠르게 안전 문제에 대비했고, 증강현실 게임에 대한 이용자 민원 전담 창구를 운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포켓몬GO' 열풍은 빠르게 잦아들었다. 올해 초 추운 겨울 날씨에 밖으로 나가 포켓몬을 잡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계절이 지나 야외 활동하기 좋은 날씨가 됐음에도 포켓스탑을 찾는 이들은 드물었다. 혹자는 "AR 게임의 한계가 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포켓몬GO'와 '인그레스(ingress)'를 개발한 나이언틱의 카와시마 마사시 수석 프로듀서의 대답을 듣는다면, 현재 AR 게임은 성장통을 겪는 기간이라 생각된다.



▲ 카와시마 마사시 나이언틱 수석 프로듀서 겸 아시아태평양 사업이사

카와시마 마사시 수석 프로듀서는 나이언틱의 다음 목표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AR의 인식을 넓히는 것이다. 마사시는 지금의 AR은 단순히 안경이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디바이스를 통해 눈에 보이는 측면에만 집중됐다고 답한다. 마사시는 AR은 단순히 보이는 것을 넘어 현실 세계를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마사시는 그것을 끌어내는 것이 나이언틱의 목표라 말한다.

이어서 마사시가 답한 나이언틱의 두 번째 목표는 기술을 통해 새로운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지역 기반 게임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고 경험할 수 있도록 말이다. 마사시는 인그레스와 '포켓몬GO'를 통해 쌓은 경험으로,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밖으로 나가 무언가를 하게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답한다.



▲ VR을 끼고 우주 레이싱을 즐긴다 (CES 삼성 VR 존)

VR 게임은 올해, 도약을 위해 준비하는 기간을 겪었다. 2017년의 VR 게임은 AR 게임인 '포켓몬GO'처럼 대중화를 이끌 킬러 타이틀을 내놓지는 못했다. 하지만 올해 1월에 열린 'CES 2017'을 시작으로 VR 기기의 다양한 기술 발전을 확인할 수 있다. 'CES 2017'에서 레노버는 무게와 가격이 반 정도인 MS 윈도우10용 VR 헤드셋을 발표했고, 인텔은 VR과 AR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무선 HMD '프로젝트 알로이'를 공개했다. 삼성 역시 VR에 어트랙션을 더한 '기어VR 4D' 체험을 선보였다.

게임 엔진 개발사도 VR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언리얼 엔진과 유니티는 VR 개발 기술 개선과 함께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또한, 각 엔진은 VR 콘텐츠 수익의 일정 금액까지 로열티를 면제하거나 무료 엔진 사용 등으로 개발자를 지원하고 있다.



▲ 플레이스낵 파하 슐츠(Paha Schulz) 대표

한편, 플레이스낵의 파하 슐츠(Paha Schulz) 대표는 현재 VR 시장에 대해 '더디지만 착실하게 시장의 규모는 늘어가는 편'이라 진단했다. 개발자 수와 출시되는 게임의 숫자가 늘어가면서 각자에 돌아가는 평균 매출은 조금 줄었다. 하지만 시장의 규모는 예상보다 빠르지는 않지만, 조금씩 커가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 이런 이유로 파하 슐츠 대표는 2018년의 VR 시장을 희망 있게 봤다.

다음으로 파하 슐츠 대표는 오는 2018년, VR 관련해 몇 가지 사건이 일어나리라 전망했다. 먼저 마이크로소프트 MR(Mixed Reality)가 출시되면서 혁신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서 파하 슐츠 대표는 '오큘러스 GO'와 같은 스탠드얼론 디바이스가 출시되면서 VR 대중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파하 슐츠 대표는 VR 게임 대중화를 위해 '어떤 사건'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아이폰처럼 혁신을 가져오는 하드웨어 출시,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이렉트X를 만들어서 PC 게임 그래픽카드 시장을 통합했던 거처럼 VR 시장에도 '어떤 사건'이 필요하다는 게 파하 슐츠 대표의 생각이다. 이를테면 그는 '하프라이프3'의 바이브 독점 출시 등을 예로 들었다.


최근 VR 기기는 시각을 넘어 촉감을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연구팀 'HaptX'는 지난 23일, VR에서 '촉감'을 구현한 VR 보조 기기 'HaptX Gloves(이하 햅트엑스 글로브)'를 개발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 기기는 장갑 속에 장착된 수백 개의 작은 공기 주머니를 통해 이용자에게 감각을 전달한다. 햅트엑스 글로브는 오는 2018년 정식 출시와 함께 구체화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디'
누군가 게임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인디를 보게 하라



▲ 스튜디오HG 한대훈 대표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스튜디오HG의 한대훈 대표가 차세대 게임 콘텐츠상을 수상했다. 한대훈 대표는 인디씬에서 1인 개발자로 활동하며 VR 게임을 제작했다. 한대훈 대표가 개발한 '오버턴 VR'은 스팀 출시 직후 인기 VR 게임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우리나라 인디게임의 방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지난 9월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개최된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이하 BIC)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BIC는 작년까지만 해도 무료로 개최된 행사이다. 이번 BIC가 유료로 진행된다는 소식에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지만, BIC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유료로 진행된만큼 주최 측은 더 준비했고, 방문객은 심도 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태풍이 예상되던 9월 17일, 걱정 섞인 관계자의 얼굴도 보았지만 행사장 밖에는 BIC에 일찍 입장하기 위한 관람객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줄 가장 앞에 선 친구에게 물어보니 "어제 와 보니까 재미있어서 오늘은 친구를 데리고 왔어요"라고 말했다.



▲ 태풍에 아랑곳하지 않는 대기열

최근에도 인디씬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1인 개발자로 활동하는 키위웍스의 장수영 대표가 개발한 '마녀의 샘3'가 유료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것이다. 출시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고, 혼자서 즐기는 싱글 RPG로써는 이례적인 성과이다. 장수영 대표는 100만 다운로드 이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유저들과 시장에 인정받아 기쁘다"라고 밝혔다.

현재 게임 개발은 모바일에서 MMORPG로 구현된 오픈 필드에서 대규모 전투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이 공식은 대부분의 게임 개발사에서 각자의 IP로 구현하고 있으며 현재 큰 수익을 얻고 있거나, 앞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놀라운 기술 발전인 것은 분명하지만, 유저들은 조금씩 물리고 있는 반응이다. 타 게임에서 사용된 게임 엔진에 스킨만 바꿨다는 소리를 듣거나, 더 독창적인 과금 유도 방법만 느꼈다는 반응도 있다.

사실, 인디씬에서 매번 독창적이고 전에 없던 게임이 나오는 건 아니다. 기성 게임과의 상대적인 차이에서 오는 반응일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유저들은 인디 게임에서 기성 게임과는 다른 신선함을 느끼고 있다. 대학생이 졸업 작품으로 손수 도트를 찍어 만든 액션 게임 'HP소드', 혼자서 동굴을 탐험하는 VR 게임 '로스트 케이브', 네팔 대지진 참사를 알리는 '애프터 데이즈, 화학 모에화 게임 '엘릭서', 경찰의 성과주의를 드러내는 게임 '리갈던전' 등 각기 다른 맛의 게임이 인디씬에서 나오고 있다.

자본으로 본다면 인디 게임은 매년 시작 단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자본에 구애받지 않는 만큼 매년 새로운 아이디어가 인디씬을 채우고 있다. 최근 열린 인디게임 행사 '노랑던전'에서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올해 열린 행사에서 가장 기분 좋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축제였다. 누군가 쏟아지는 '양산형 게임'에 대해 대안을 묻는다면 고개를 들어 인디 게임을 보라 전해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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