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차세대 몬헌을 미리 맛본다!" 몬스터 헌터: 월드 베타 리뷰

리뷰 | 문용왕 기자 | 댓글: 19개 |




2017년 12월 10일 새벽 몬스터 헌터: 월드의 베타테스트가 실시되었다. 미려한 그래픽으로 기존의 몬스터 헌터 시리즈와는 많은 차이를 보여주는 신작인 몬스터 헌터: 월드의 베타테스트는 PS Plus 유저를 대상으로 선보였다.

3일간 진행되는 이번 베타테스트는 3종류의 몬스터 수렵 퀘스트를 미리 체험해볼 수 있어, 베타테스트라기보다는 데모 플레이에 가까운 사양이었다.



▲ 베타 버전에서 즐길 수 있는 3가지 퀘스트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를 중심으로 쭉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즐겨온 헌터인 기자로서는 많은 것이 새로워진 이번 몬스터 헌터: 월드가 무척 기대되었다. 초기 시리즈 이후 그래픽 면으로도, 시스템 면으로도 크게 변화가 없었던 시리즈이니만큼,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줄 완전한 새 시리즈였기 때문이다. 아마 기존 몬스터 헌터 팬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의 심정이었으리라.

미리 공개된 게임의 정보나 각종 게임 쇼에서 시연된 영상만 보더라도 기대할 요소는 충분했다. 잔뜩 부푼 기대를 안고 몬스터 헌터: 월드 베타 테스트가 시작되는 새벽 2시를 기다렸다.


몬헌이라 생각하기 어려운 미려한 그래픽
하지만 타격 연출 간소화는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띈 부분은 일신된 그래픽이었다. 사실 기존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가장 최신 작품이라 할지라도 PS2 시절의 초기작과 비교해 크게 향상된 느낌이 없었다. 그나마 프론티어나 HD 시리즈가 고해상도로 발매되었지만 해상도만 높을 뿐 디테일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 생태계가 한눈에 들어오는 광활한 필드


하지만 이번 작품은 확실히 달랐다! 그야말로 오픈 월드라는 느낌이 드는 광활한 배경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그래픽. 그래픽이 뛰어난 것으로 손에 꼽히는 게임들과 비교하기는 힘들지 몰라도, 기존 몬헌과는 비교할 수 없는 훌륭한 그래픽이었다.

첫 퀘스트를 수주하고 베이스캠프를 떠나 필드로 돌입했을 때, 탁 트인 평야를 노니는 초식 몬스터들의 모습과 바람에 따라 움직이는 풀들의 움직임. 최근 오픈 월드 기반 게임에서는 좋은 그래픽은 당연한 요소라고 할 수도 있지만, 몬스터 헌터에서 이런 그래픽을 보는 느낌은 신선했다.

비록 베타 버전에서는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즈 할 수 없지만, 플레이어의 분신인 캐릭터의 모습도 상당히 볼만해졌다. 다양한 장비들로 꾸미는 걸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많은 동기 부여를 했던 게임이니만큼 그런 점에도 상당히 기대해볼만하다.



▲ 캐릭터 그래픽 위주의 게임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등장하는 첫 수렵 대상 몬스터. 대형 몬스터가 초식 몬스터를 잡아먹는 연출은 이전 작품에서도 간간이 있어왔던 연출이지만 훨씬 더 자연스럽고 생동감 있게 묘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투에 돌입하니 새로운 느낌과 동시에 묘한 이질감이 동시에 들었다. 기본적으로는 기존 작품과 거의 모션이 같지만, 새로운 게임이니만큼 조금씩 모션이 다른 부분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이질감의 원인은 모션이 바뀐 것 때문은 아닌 것 같았다. 몬스터를 조금 더 때려보니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타격감, 즉 '때리는 맛'이 부족했던 것이다.

몬스터 헌터는 타격감이 중요한 게임이다. 시리즈 전통적으로 육질이 연한 부위를 타격할수록, 즉 대미지가 크게 들어가는 부위를 타격할수록 모션이 살짝 끊기며 묵직한 대미지가 들어갔다는 것을 손으로 직접 느낄 수 있었다.



▲ 흔히 '역경직'이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약점을 때려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일단 그 장점은 여전했다. 굳이 대미지 표시를 켜지 않더라도 타격하는 느낌만으로 충분히 육질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 원인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기존 시리즈에 비해서 살짝 묻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타격 사운드였다. 몬헌 시리즈는 대대로 각종 효과음을 전통적으로 동일하게 사용해 새 작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런 전통적인 효과음들도 새롭게 리뉴얼되었다. 거기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이 존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가장 큰 원인은 바로 타격 이펙트였다. 기존 작품에서는 몬스터를 때릴 때마다 피가 과장될 정도로 튀었다. 특히 강한 데미지를 입힐수록 더욱 과장되게 튀었다. 그 이펙트가 바닥이나 플레이어에게 묻는 등 추가로 그래픽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었지만 플레이어에게 '대미지를 잘 입히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였던 것이다.



▲ 과장되어 보이지만 확실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전혀 피가 튀지 않는다. 그것이 너무 과장된 묘사라고 판단해서인지, 등급 심사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가 없다. 등급 문제였다면 하다못해 초록색이나 파란색 피라도 화려하게 튀었으면 어땠을까. 어차피 상대는 몬스터니 피가 무슨 색이든 설정하기 나름이지 않은가.


본격적인 수렵의 세계로
플레이어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편의성 높은 시스템


그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일단 주어진 퀘스트들을 클리어해보기로 했다. 베타테스트에서는 각각 도스쟈그라스, 볼보로스, 얀자나프를 수렵하는 퀘스트를 즐길 수 있었다.

처음에는 안내벌레(시루베무시)를 이용해 흔적을 찾고, 지식 등급을 올려 몬스터를 추적하는 개념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금방 익숙해질 수 있었다.



▲ 발자국 등 몬스터의 흔적을 찾아 위치를 추적한다


기존 데모 버전들처럼 몬스터의 위치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동으로 표시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시스템인 안내벌레를 통해 몬스터의 위치를 찾는 부분까지 체험해보라는 의도가 느껴졌다. 다행히도 몬스터의 초기 배치가 랜덤은 아니라, 몇 번 플레이해 익숙해지면 굳이 흔적을 찾지 않더라도 몬스터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맵은 기존 작품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넓었다. 지형도 다양했고, 맵 여기저기에 수렵에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믹의 상호 작용 오브젝트가 존재했다. 넓은 만큼 이동이 힘들 수도 있었지만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안내벌레 덕분에 생각만큼 이동이 힘들지는 않았다.



▲ 지도를 열어 맵 곳곳의 베이스캠프로 이동할 수 있다

거기에 언제든 베이스캠프로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데다가, 베이스캠프가 맵 곳곳에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필요한 경우에는 베이스캠프로 이동하여 훨씬 빠르게 이동이 가능했다.

타격감은 조금 아쉬웠지만, 그 외 전투 관련 요소들은 만족스러웠다. 기존 작품에서 약간 불합리하다고 느껴졌던 타격 판정이나 타이밍이 많이 완화된 느낌이었고, 회복약 등 각종 아이템을 사용하는 모션이 변경되어 전체적으로 쾌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듯 기존에 불편했던 부분이 사라진 만큼 몬스터들의 패턴은 더욱 다양하고 까다롭게 변해 공략 난이도에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크로스 시리즈의 스타일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은 부분은 조금 아쉬웠지만, 스타일 시스템에서 차용한 듯한 모션이나 특성이 무기마다 조금씩 추가되어 공격시 선택지가 보다 다양해졌기에 어느 정도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즐길게 많았던 베타 테스트
본편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처음에도 말했지만 이번 베타는 데모에 가깝다. 퀘스트도 3개뿐인 데다가 저장도 되지 않고, 각 퀘스트 때 입수한 아이템이나 몬스터 정보 등 어떤 것도 다음 퀘스트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 점만 보면 아쉬운 맛보기에 불과하다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를 해보니 생각보다 즐길 요소는 다양했다. 광활한 맵을 탐험하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 맵을 탐험하고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20분이 금방 지나간다

맵에 산재한 각종 오브젝트를 사용해 다양한 기믹을 시험해보거나, 당장 어디다 쓸 수는 없지만 채집 포인트를 찾아내보기도 하는 등 퀘스트의 제한 시간이 20분인 게 아쉬울 정도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맵에 있는 대형 몬스터는 퀘스트 목표만이 아니었다.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라는 설정이니만큼 퀘스트와는 전혀 관계가 없지만 다양한 대형 몬스터를 만날 수 있었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간판 몬스터라고 할 수 있는 '리오레우스'와 '디아블로스'도 이번 베타를 통해 수렵할 수 있다. 여전히 친숙한, 그리고 강력한 모습을 몬스터헌터 월드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 시리즈의 간판 몬스터, '리오레우스'도 수렵해 볼 수 있다.

상급 퀘스트로 설정되어 있는 '얀자나프'가 비교적 수렵하기 수월한 몬스터여서 '리오레우스'등을 다른 대형 몬스터를 수렵하는 게 이번 베타 테스트의 최종 콘텐츠라고 이야기하는 헌터도 많았다.

원하는 장비를 만들기 위해서 소재를 모으고, 소재를 모으기 위해서 몬스터를 수렵하고, 그 몬스터를 수렵하기 위해 다시 장비를 만든다. 무한 루프와도 비슷하지만 그 과정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것이 몬스터 헌터라는 게임의 주 콘텐츠다.

하지만 이번 베타에서는 어떤 요소도 본편은커녕, 다음 퀘스트에조차 계승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 이번 베타테스트에 참여한 헌터들도, 기자처럼 처음에는 약간의 이질감과 타격감의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결과적으로 굉장히 재밌게 즐겼다고 감상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몬스터 헌터 본연의 재미는 몬스터를 수렵하는 짜릿함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며, 많은 헌터들의 후기가 이번 작품이 시리즈의 정통성을 잇는 재미있는 작품으로 완성되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 어려운 수렵을 성공했을 때의 달성감이 몬헌을 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비록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단점들을 상쇄하고도 충분히 남을 정도로 기대가 되는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정식 발매인 1월 26일까지 약 한 달 반. 그래픽부터 시작해 모든 것을 일신한 이번 작품은 기대만큼 우려도 많았다. 새로운 시도는 그만큼 모험이 뒤따르는 법. 하지만 베타 때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은 충분히 합격점이었다. 확실한 것은 정식 발매 버전에서 확인할 수 있겠지만, 자잘한 단점들을 보완하여 '차세대 몬헌'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한 작품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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