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집#8] 올해는 무슨 일이? 2017년을 뜨겁게 달궜던 e스포츠 핫이슈

기획기사 | 손창식 기자 | 댓글: 6개 |






e스포츠의 2017년을 돌아보면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해였다. 거물급 선수들의 국내 복귀, e스포츠 전용 경기장 및 올림픽 종목 선정 언급, 축구와 농구 등 유명 선수들의 e스포츠 게임단 투자 등 굵직한 소식들이 쏟아졌다. 이와 더불어 불미스러운 일들까지 팬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다.

e스포츠 팬이라면 올해가 가장 풍성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추억 속에 잠겨있던 스타크래프트1이 리마스터로 부활했으며, 배틀그라운드는 폭발적인 인기로 e스포츠의 문을 두드렸다. 더불어 펜타스톰은 최대 규모로 모바일 e스포츠의 장을 열었고, 오버워치는 최초의 지역 연고제를 실행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2017년 e스포츠 소식을 놓친 이들을 위해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과연 우리가 지나친 핫한 소식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1. I'll be back - 반가운 이들의 복귀.






첫 번째로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팬들은 2017년을 맞이하면서 흥분을 가라앉히기 쉽지 않았다. SKT T1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마린' 장경환과 전 삼성 갤럭시 소속의 '마타' 조세형, '데프트' 김혁규 등이 국내 무대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여러 팀이 꿈의 라인업을 갖추면서 그 어느 때보다 LCK가 흥미진진해질 것으로 보였다. 먼저 kt 롤스터는 '스멥' 송경호와 '마타'-'데프트'-'폰'을 영입해 '슈퍼 팀'으로 떠올랐다. 뒤를 이어 '프릴라' 영입으로 하체에 힘을 준 롱주 게이밍, '마린'을 품에 안은 아프리카 프릭스가 가세했다. 화룡점정은 SKT T1의 '후니'-'피넛' 영입이었다. 그들은 왕좌를 지키기 위해 이적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자들에 맞섰다.

사실 선수가 아닌, 코치로 돌아온 이들도 있다. '래피드스타'로 이름을 알렸던 정민성 코치, 그리고 올해 12월에는 '푸만두' 이정현과 '벵기' 배성웅이 코치로 친정팀에 합류했다. 그뿐만 아니라 '피글렛' 채광진, '매드라이프' 홍민기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도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



2. 축구, 농구, 사업가 전부 '드루와'.






명문 축구 클럽들의 e스포츠 투자가 올해도 이어졌다. 특히,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것은 '축구황제' 호나우두였다. 브라질에서 2011년에 창단한 CNB e스포츠 클럽의 지분 50%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페이커' 이상혁과 호나우두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호나우두 X 페이커: 더 페넘'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NBA 스타들도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일찌감치 그들은 에코 폭스와 같은 팀을 운영하면서 e스포츠 시장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NBA에서 직접 운영하는 첫 번째 공식 리그, NBA 2K eLeague 론칭 소식을 밝히면서 미국 내 e스포츠 투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네이마르 같은 개인들도 투자 의사를 보였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미국 내 e스포츠 투자가 활성화됐다. 미국 도시 최초로 워싱턴 D.C.가 NRG e스포츠를 후원한 사례도 있으며, 조 몬테나, 헌터 펜스, 앤드류 보거트가 함께 클라우드 9에 투자했다. 특이한 사례로 스테판스 여자 대학은 오버워치 팀을 창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해외 사례가 대부분이라 국내 팬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케빈 추의 등장으로 국내 e스포츠 시장도 큰 변화를 맞았다. 국내 최강의 오버워치 팀이었던 루나틱 하이 인수를 시작으로 히어로즈, 배틀그라운드 팀 인수 및 창단과 롤드컵 우승팀인 삼성 갤럭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큰손으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개인이 이토록 큰 규모의 팀을 소유한 것은 케빈 추가 최초다.


3. 있어서도, 잊어서도 안 된다.






올해 초에는 모두가 잊고 싶은 악몽 같은 일이 '또' 일어났다. 지난 2월, 오버워치 APEX 챌린저스 오프라인 예선전에서 승부조작을 시도한 감독과 코치가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Luminous Solar의 진석훈 감독과 백민제 코치는 상대 팀에게 경기 용품 제공을 조건으로 기권을 요청했다.

또한, 본선 진출을 위한 공모, 허위 진단서 발행이 확인되면서 진석훈과 백민제는 OGN 주관의 모든 리그에서 영구적으로 참가 자격을 박탈 당하게 된 사건이다. 당시 공모에 가담한 Unlimited의 최윤수는 차기 시즌 참가 박탈 징계를 받았다.

비록 1부 리그나 유명 게이머 및 코칭스태프는 아니었지만, 모든 리그의 근간인 하위 리그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우리 모두가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일이기에 핫이슈로 선정했다.



4. 그 무엇보다 강력한 보정? 추억 보정!






게임 업계에서 '추억 보정'이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IP(지적 재산권)를 활용해 트렌드에 맞게 재탄생 하는 게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말로, e스포츠의 첫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1이 리마스터로 다시 한번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지난 7월 광안리에서 론칭 행사를 개최 기욤 패트리, 국기봉 같은 추억의 선수들이 참여했다. 이후 임요환, 홍진호를 비롯해 '택뱅리쌍'(김태용-송병구-이영호-이제동)의 인기를 바탕으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비록 모두가 원했던 것처럼 과거의 영광을 다시 느끼기 어려웠지만,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핵심 개발진은 "20년 후에도 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플레이어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플레이의 방향성을 수정하지 않았다. 현재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아프리카TV에서 꾸준히 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중국에서도 각종 이벤트 대회가 열리면서 여전히 e스포츠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중이다.



5. 달라진 e스포츠의 위상, 올림픽에서 볼 수 있을까?






지난 4월,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와 알리 스포츠가 파트너십을 맺어, e스포츠의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 채택이 가시화됐다. 그러나 국제 올림픽 위원회(이하 IOC) 위원장인 토마스 바흐는 e스포츠의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 채택에 관해 "가치 있는 실험"이라고 답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토마스 바흐는 "스포츠가 육체를 이용한 활동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아직은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인지 100%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해 e스포츠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4개월이 지난 8월에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변화된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선수들이 실제 스포츠와 같은 퍼포먼스를 제공하길 바란다"며 어느 정도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물론, 여전히 폭력성 게임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해 분명한 선을 그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지난 10월에는 IOC가 "e스포츠는 정통 스포츠로 간주할 수 있고, e스포츠 선수들은 전통 스포츠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강도 높은 준비와 훈련을 하고 있다"며 올림픽 종목화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여전히 e스포츠는 올림픽 운동 규칙 및 규정 준수를 보장하는 통치기구가 없지만, 1년 동안 세 번이나 올림픽 종목에 언급되면서 점차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6. 태풍의 핵으로 떠오른 배틀그라운드.






2016년에는 오버워치가 혜성처럼 등장했다면 올해는 배틀그라운드가 국내 e스포츠를 강타했다. 여전히 작고, 큰 문제들로 인해 갈 길이 멀지만, 배틀그라운드는 글로벌 판매량 1,000만 장 돌파와 스팀 동시 접속자 수 230만 명을 달성하는 등 각종 기록을 세웠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에는 여러 요소가 있다. 기존 FPS 장르와 달리, 생존이 가장 우선시 된다. 또 무분별한 채팅(음성 채팅 포함)이 없어 아마추어 게이머들이 느끼는 피로도가 덜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드넓은 맵과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긴장감 덕에 보는 재미와 하는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

이로 인해 탄탄한 지지층을 확보한 배틀그라운드는 올해 아시아 인비테이셔널, APL, PSS까지 일찍부터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나, 아직 많은 과제를 떠안고 있다. 개발사인 블루홀 자체에서 대회 규정을 통일하지 못한 점, 서버의 불안함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해야만 한다.



7. 이제는 우리 안방에서 개최! 블리자드-라이엇, 전용 경기장 설립.






e스포츠가 발전함에 따라 블리자드가 한 발 내디뎠다. 바로 자사의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인 블리자드 아레나 로스앤젤레스(이하 블리자드 아레나)를 공개한 것이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블리자드 아레나는 45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메인 스튜디오를 포함해 총 두 개의 스튜디오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팬들을 위해 별도의 기념품 상점과 매점과 음향 스테이지, 조정실, 연습 시설 등 연중 내내 진행되는 경기를 지원할 수 있는 최적의 시설을 보유한 경기장으로 하스스톤, 히어로즈,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오버워치까지 다양한 리그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지난 11월에는 라이엇 게임즈가 LCK 전용 경기장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450석 규모이며, PC방이나 카페 같은 경우는 팬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과연 라이엇 게임즈에서 직접 제작, 운영하는 LCK가 어떤 모습으로 팬들을 찾아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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