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아이와 부모의 게임 소통? "함께 공감하고 대화해요"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14개 |



부모와 아이가 함께 게임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콘서트 '게임소통 핑거톡'이 서울 서초구 넥슨 아레나에서 18일 진행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원장 김영준) 주최로 열린 이번 토크 콘서트는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 예방과 건강한 게임이용 환경 조성을 위해 열렸다.

이번 토크콘서트에서는 ▲스타강사 김미경의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게임소통 노하우’ ▲공감 정신의학전문의 양재진의 ‘게임의 법칙으로 읽어보는 우리 아이의 심리’ ▲인기 유튜버 도티의 ‘게임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 다양한 주제의 강연이 펼쳐졌다. 도티 팬 사인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무료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온라인 신청으로 신청을 받았고, 선정된 부모 및 자녀 200여 명이 참석했다. 토크콘서트에 앞서 진행을 맡은 허준은 '아름다운 게임문화 만들기' 캠페인을 소개하고, 3가지 테마와 9가지 실천 방법을 전했다. '아름다운 게임문화 만들기'의 3가지 테마는 자녀와 '함께해요', '공감해요', '대화해요'다.

함께해요
아이들의 놀이문화 게임, 직접 경험해 보세요.
게임 속에서 무엇을 하는지 함께 알아보세요.
어떤 게임일지 등급을 함께 확인해 주세요

공감해요
게임이 아이에게 소중한 이유를 들어보세요.
아이들의 놀이문화로 게임을 인정해주세요.
왜 게임을 하는지 공감하고 이해해 주세요.

대화해요
할 일을 마친 후 게임 할 수 있도록 대화해주세요.
아이가 스스로 규칙을 지키도록 격려해주세요.
게임 안에서도 실제처럼 에티켓을 가르쳐 주세요.

즐거운 게임 소통법 - 김미경
게임을 잘하는 것도 아이가 가진 천재성이다



▲ 김미경 강사

김미경 강사는 아이의 게임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지 못하는 엄마들을 먼저 언급했다. 부모는 아이가 스마트폰 게임, PC 게임 등에 빠지는 것을 걱정하지만, 정작 본인들도 SNS, 블로그, 쇼핑몰 등에 과몰입한다는 이야기다. 이어 김미경 강사는 부모가 스마트폰에 빠지는 이유를 참석한 부모들에게 물었다. 김미경 강사가 제시한 답은 '스마트폰이 있어서'다. 이어 김미경 강사는 자녀가 게임을 하는 이유도 "게임이 있으니까"라 전했다.

아이들이 노는 환경이 바뀌었다. 부모가 어렸을 때 딱지치기, 구슬치기하고 동네에서 아이들과 술래잡기하고 놀았다면, 아이는 게임을 하며 논다. 김미경 강사는 "게임은 영화만큼 엔터테인먼트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나쁜 것은 병이 들 정도로 게임을 하는 거다. 병이 들 정도로 한다면 무엇이든 나쁘다. 김미경 강사는 "만약 돈을 버는데 병들만큼 일한다면, 그게 좋은 걸까요?"라고 묻자 많은 부모가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4차 산업혁명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김미경 강사는 4차 산업혁명 생태계는 모바일에서 이루어진다고 강조한다. 또한, 스마트폰을 모른다면 미래에 아이의 취업을 걱정해야 한다고 전한다. 예로 김미경 강사는 자신의 회사 마케팅 담당자를 뽑을 때, 학력보다 SNS 활동 경력을 중요하게 봤다고 한다. 나아가 앞으로 스마트폰을 잘 다루지 못한다면, 직업을 못 가지는 시대가 올 거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런 상황에서 아이의 스마트폰을 없애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스마트폰을 즐겁게 사용하고 쉽게 빠져나오는 법을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김미경 강사는 전했다.

부모님들은 아이가 게임과 자신을 분리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합니다. 게임은 내가 좋아하는 거지, 내가 게임은 아니다는 걸요. 아이에게 따라 해보라고 하세요. '나는 너무너무 훌륭한 사람이야. 그래서 게임도 잘하고, 노는 것도 잘하고, 친구랑 얘기도 잘해. 나는 앞으로 세상에서 가장 멋진 직업을 가질 거야. 나는 천재니까'라고요."


게임으로 읽는 우리아이 심리 - 양재진
게임 과몰입에 대한 원인과 대처



▲ 양재진 정신의학전문의

우리 아이는 왜 게임을 할까? 양재진 의사가 내놓은 답은 "재밌으니까"로 단순했다. 양재진 의사는 사람들이 게임에 빠지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 1년 전, 처음으로 게임을 해봤다는 경험담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도움이 될까 하고 잠깐 해봤다가... 지금까지 못 끊고 있다. 재밌다! 즐겁고 시간 보내기도 최고다"

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취와 정복에 대한 욕구가 있다고 전한다. 이어 많은 사람이 '현실에서 성취나 정복 욕구가 만족이 안 될 때' 게임에 빠져든다고 설명했다. 현실에서 욕구를 채울 수 없기 때문에 가상세계에서 레벨을 올리고 퀘스트를 깨며 길드원에게 인정받기 위해 게임을 한다는 것.

게임에 빠져드는 이유로는 '소속'에 대한 욕구도 있다. 양재진 의사는 "게임을 보면, 단순한 게임부터 복잡한 게임까지 다양하게 있다. 공통된 것은 모두 소속감을 준다는 것이다"라고 전한다. 게임에는 친구끼리 모임이나 서버 안의 모임, 길드 커뮤니티가 있다. 즉, 현실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할 때, 우리는 가상 세계에서 대신 느낀다"고 전한다.

다음으로 그는 '관계'를 제시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보니 타인과 관계를 맺으려는 욕구가 당연히 존재한다. 그는 현실의 관계가 게임을 해야만 유지가 될 때, 우리는 게임에 빠져든다고 전한다. 어른에게서도 비슷한 사례를 볼 수 있다. 인기 드라마가 대화의 주제일 때, 내용을 모르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드라마 다시 보기로 몰아 보거나 최소한 줄거리라도 알고 간다. 아이와 게임도 똑같다.

마지막으로 양재진 의사가 제시한 이유는 '자아실현'이다. 그는 이 이유가 특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아이가 현실에서 작고 약하다고 느끼면, 게임에서 강한 캐릭터를 키우며 자아실현 욕구를 채울 수 있다. 또한, 현실의 나는 아무도 좋아해 주지 않는데, 게임 속 캐릭터는 강해 남들에게 인정받는다면, 게임에 빠져들 확률이 높다. 이처럼 아이가 게임에 빠지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부모가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게임이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만 끼칠까? 양재진 의사는 게임의 순기능도 분명 있다고 강조한다. 먼저 게임은 긴장 완화와 스트레스 해소에 실제로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 친구 관계 유지다. 아이가 친구들의 대화에 참여할 때, 게임이 도움을 줄 수 있다. 과거에 숨바꼭질이 친구 사이를 좋게 했다면, 이제는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게임을 할 뿐이다. 이외에도 양재진 의사가 전한 게임의 순기능이 있다.

"어머니가 모르는 게임의 순기능은 아이가 목표를 향해 좌절하지 않고 도전하는 정신을 게임으로 배울 수 있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과의 협업을 배울 수 있고, 이타적인 행동을 익힙니다. 아이가 게임에서 길드에 기부하는 것을 본 적이 있나요? 길드가 강해져야 내가 강해진다는 걸 알아요. 또, 자신이 익힌 노하우를 공짜로 알려 줍니다. 어딜 가면 레벨 업이 빠르고, 퀘스트는 어떻게 빠르게 깨는지 알려주죠."

그렇다면, 게임 과몰입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양재진 의사는 아이가 게임을 오래 하는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전한다. 그리고 문제 대부분은 부모에게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부모 스스로 도박, 주식, 알코올 등에 중독이라면 어떻게든 아이가 게임하는 걸 막으라고 강조했다. 양재진 의사는 "쉽게 중독되는 현상은 유전됩니다. 만약, 나 또는 배우자에게 중독 문제가 있다면 아이도 쉽게 중독될 위험이 있어요"라며 아이를 지킬 것을 당부했다.

양재진 의사는 게임 과몰입 예방의 가장 좋은 방법으로 '부모와 아이의 대화'를 꼽았다. 그는 "제발 아이와 대화를 하세요. 잔소리가 아닌 대화를요. 단순히 '엄마와 얘기 좀 하자'고 하면 아이는 겁먹습니다"라고 말하며 "아이가 현실에서 보상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부모가 이끈다면, 걱정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보는 게임의 습격 - 도티
대중문화 소비의 중심! 게임 콘텐츠



▲ 도티 유튜브 크리에이터

도티는 "먼저 어른의 게임에 대한 색안경을 벗는 게 중요하다"는 말로 토크콘서트를 시작했다. 도티는 '좋아하는 게 뭐에요?'라는 물음에 축구, 야구, 영화 보기 등의 대답은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게임을 해요', '게임 콘텐츠 보는 거 좋아해요'라고 답한다면, 안 좋은 문화를 소비하는 거 같은 인식이 있다고 한다.

그는 "현재도 '게임'이라는 말에는 즐길 거리에 불과하다는 뉘앙스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도티는 게임의 좋은 예로 '마인크래프트'를 들었다. 도티는 마인크래프트를 게임과 교육의 접점에 있다고 평가했다.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원하는 세상을 창조하고, 역할을 부여해 놀고, 나만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티는 "마인크래프트는 게임 과정에서 학습적인 효과를 보는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해요"라고 전했다.

도티는 어린 시절, 부모님께서 굳이 말리지 않아 다양한 게임을 해볼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가 인상 깊게 즐긴 장르는 RPG다. 도티는 RPG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맛볼 수 있었다고 전한다. 그리고 그 경험은 독서나 영화 감상에 못지않았다고 덧붙였다. 도티의 부모가 방관한 게 아니냐는 물음이 있을 수 있다. 그는 "부모님은 다 할거하고 게임을 하면 즐거움이 배가 된다고 알려주셨어요"라고 답했다. 도티는 "돌이켜 보면 부모의 소통으로 지금의 도티가 있었다"고 전한다.

이어 그는 유튜브 게임 콘텐츠에 관해 설명했다. 현재 유튜브에는 다양한 장르의 영상이 있다. 그중에서 상위권은 게임이 차지한다. 특히 아이들이 게임 콘텐츠를 많이 본다. 왜일까? 도티는 어른이 TV로 드라마를 보는 것과 아이들이 유튜브로 게임 콘텐츠를 보는 게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TV에는 어른 취향에 맞는 콘텐츠가 있지만, 유튜브에는 아이 취향에 맞는 콘텐츠가 많다는 것. 그게 게임 콘텐츠다. 아이 입장에서 당연히 유튜브에서 게임 콘텐츠를 보는 게, 다른 것보다 재밌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아이가 어떻게 유튜브 게임 콘텐츠를 보게 할지 고민하는 게 현명할 수 있다. 도티는 유튜브에 1분 동안 500시간 이상 분량의 영상이 업로드된다고 전하며, 쏟아지는 콘텐츠 속에서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유튜브 추천 동영상 시스템이 알고리즘에 의해 정해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유튜브는 방송 심의에서 자유롭다. 의도치 않게 불건전한 콘텐츠를 봤다면, 관련 콘텐츠가 추천으로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부모가 주기적으로 히스토리 삭제와 구독 채널을 정돈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도티는 전한다.

마지막으로 도티는 자신에게 항상 쏟아지는 질문 '어떻게 하면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어요?'에 답했다.

"저는 게임 크리에이터는 게임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크리에이터는 소통하는 사람입니다. 콘텐츠로 사람들에게 말 거는 사람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공감 능력이 중요해요. 그리고 다른 사람 말에 귀 기울이는 능력이 좋아야 하죠. 좋은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면, 옆에 있는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세요. 많은 경험을 하고 책도 많이 읽으시고요. 그게 좋은 크리에이터가 되는 길인 거 같습니다. 절대 게임만 하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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