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돌아온 그랜드체이스 "유저의 추억만 바라는 게임이 되지 않겠다"

인터뷰 | 이두현 | 댓글: 96개 |
▲ '그랜드체이스 for kakao' CBT 플레이

'그랜드체이스'를 기억하시나요? 지난 2003년 서비스를 시작한 그랜드체이스는 개성 있는 캐릭터와 다양한 던전, 특유의 손맛으로 유저의 사랑받았습니다. 그랜드체이스 IP를 사랑해주는 유저도 많이 생겨 다양한 굿즈들도 생겨났죠.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브라질에서는 국민게임이라고 불리기도 했고요. 그런 만큼, 지난 2015년 12월 31일. 원작의 서비스 종료는 아쉬웠습니다.

그랜드체이스가 곧 모바일로 돌아옵니다. 원작의 개발사 KOG가 제대로 만들어서요.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성우의 목소리와 일러스트 역시 모바일에 잘 담겨있습니다. 특히, 서비스 종료와 함께 끝난 시나리오를 모바일에서 이어 볼 수 있습니다.

CBT와 지난해 지스타에서 만난 '그랜드체이스 for kakao'는 원작과 확연히 달랐습니다. 횡 스크롤 액션 RPG에서 쿼터 뷰 시점 파티형 RPG로 바뀐 게 대표적이죠. 원작이 손맛을 강조한 액션이었다면, 모바일 버전은 상황판단과 알맞은 전술 선택이 중요해 보였습니다. 새롭게 돌아온 그랜드체이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KOG 이창우 디렉터, 윤승원 기획팀장, 김효중 개발PM을 만났습니다.





▲ (왼쪽부터) 김효중 개발PM, 이창우 디렉터, 윤승원 기획팀장

지난 지스타에서 해봤는데 완성도가 높아 재밌었어요. 출시 버전은 지스타 때와 얼마나 다른가요?

이창우 : 당시 지스타에서 내놓은 건 CBT 버전이었어요. 이후로 추가 콘텐츠를 많이 준비했습니다. 지난 CBT 때 '그랜드체이스'는 RPG다 보니, 다른 게임처럼 반복적인 부분이 있는 데요. 지루하게 반복하지 않아도 성장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개선했습니다.

CBT 때 한 유저분이 "원작의 외전 같다"라는 의견을 주셨었습니다. 이걸 고려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부분을 더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썼고요. 이번에 만나는 '그랜드체이스'는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구나"라고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반복 콘텐츠 없이 성장한다는 점을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이창우 : 속된 말로 '뺑뺑이 돈다'고 하죠? 모바일 RPG를 하는 대부분의 유저들이 핸드폰을 켜고, 자동사냥인 상태로 둘 거예요. 저희는 이런 모습이 싫었습니다.

'그랜드체이스'에는 '원정'이라고 해서, 캐릭터들이 원정을 나가 돌아오면 보상을 받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플레이는 유저가 직접 하고요, 게임을 안 할 때는 원정을 보내서 다시 접속하면 보상을 얻는 방법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타 게임사의 '그랜드체이스M'도 있습니다. 그 게임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이창우 : 우선 '그랜드체이스M'은 KOG가 IP를 빌려주기만 한 게임이에요. 개발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스토리와 캐릭터도요. 이번에 저희가 선보이는 '그랜드체이스'는 원작에 참여했던 개발자가 직접 만들고, 기존 세계관이 정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습니다.


KOG는 액션 게임을 주로 만들던 개발사입니다. 그런데 이번 '그랜드체이스'는 이전까지 KOG가 선보인 액션과는 거리가 멀어 보여요. KOG만의 액션은 어떻게 보여주실 건가요?

이창우 : 액션을 보여줄 방법은 많다고 생각해요. 빠른 판단과 조작을 요구하는 액션이 있다면, 상황을 판단하는 액션도 있겠죠. 모바일에서는 PC 버전만큼 빠른 타이밍과 조작을 요구하기에는...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바일 버전의 '그랜드체이스'는 상황을 판단하는 액션을 살리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연출에서 캐릭터의 개성을 담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 지스타 때 해본 '그랜드체이스', 손가락이 바빴습니다

카카오게임즈와 같이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이창우 : 서비스를 위해 퍼블리셔를 많이 찾았는데요, 저희와 계약하려는 곳이 별로 없더라고요.(웃음) 다행히 카카오게임즈가 저희 게임을 좋게 봐줘서 같이하게 됐습니다.


최근 '대작 MMORPG'가 강세입니다. '그랜드체이스'는 핵 앤 슬래쉬 장르인데 부담감은 없나요?

이창우 : 부담은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MMORPG는 켜놓고 놔두는 게임이 많다고 생각해요. 직접 플레이하는 맛을 유저분들도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하고, 직접 깨나가는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라면, 유저분들이 저희 게임을 좋아해 주실 거에요.


1월부터 대작 게임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매출 목표가 궁금해요.

이창우 : 조금 긴장하게 만드는 질문인데요.(웃음) 저희가 개발하면서 우스개소리로 "사실상 3등이 1등 아니냐?"라는 말이 오갔어요. 그래서 우선 매출 3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원작 캐릭터는 얼마나 만날 수 있을까요?

이창우 : 20명 정도 예상합니다. 오픈 시점에는 7명이 먼저 등장하고요.


아무래도 원작을 했던 유저가 주 타겟층일텐데요. 그 유저가 모바일 버전도 만족할까요?

이창우 : 우선 원작 성우분들이 모바일 버전에서도 그대로 참여합니다. 캐릭터 담당자도 기존의 캐릭터를 개발했던 분이라 특징을 잘 살려서 모바일에 녹여냈고요. 원화 역시 기존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대로 참여했습니다. 이런 노력을 유저분들이 알아주실 거 같아요.

윤승원 : 원작과 비교하는 부분에서 보충 설명을 하자면... 기존에 있던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이어 나가고, 원작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원작 서비스 당시 기술의 한계와 환경으로 인해 보여드리지 못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기존 유저가 모바일 버전으로 돌아와 몰랐던 이야기를 확인하고, 경험시켜드리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 "단순히 원작을 답습해 만든 게임이 아닙니다"

원작은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았어요. 해외 서비스 계획은 어떤가요.

이창우 : 퍼블리셔는 계속해서 만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계약과 일정이 정해지진 않았어요. KOG 내에서는 올해 안에 해외 서비스를 시작하는 게 목표입니다.


원작은 브라질에서 국민게임으로 불렸는데요. 해외 팬 반응도 있었나요?

이창우 : 유트브 영상 댓글은 보면 잘 모르는 글자로 쓰인 반응들이 있습니다. 번역기로 돌려 보고, '아직 그랜드체이스를 기억하는 해외 팬이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분들과 게임으로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개발사가 대구에 있는데 카카오게임즈와 어떻게 소통하는지 궁금합니다.

이창우 : 소통은 카카오톡으로 꾸준히 하고 있어요.(웃음) 그 외에도 소통을 위한 도구들이 많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는 문제가 없어요. 또, 저희가 판교로 올라가거나 카카오게임즈에서 대구로 내려오는 경우도 많고요.


스토리가 강점이라고 하셨습니다. 플레이 분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이창우 : 오픈 스펙 기준으로 스토리는 70시간 정도입니다. 추가 스토리도 준비하고 있어요. 전체 플레이는... 약 200시간 정도면 유저분들이 마지막 콘텐츠까지 즐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랜드체이스'만의 콘텐츠가 있을까요?

윤승원 : 요즘 어느 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독창적인 콘텐츠는 만들기 쉽지 않은 거 같아요. 완벽하게 독특해서 어느 누구도 따라하지 못하는... 그런 콘텐츠는요. 비슷한 콘텐츠라도 '그랜드체이스'만의 차별화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PVP에서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단순히 강력한 영웅을 선택했다고 해서 무조건 이기는 건 아니에요. 상성과 전술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캐릭터 이해와 스킬 이해, 전술 이해 등 다양한 변수를 넣었죠.


유저로서 먼저 해본 '그랜드체이스'는 어떤가요?

윤승원 : 개발팀 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많이 해봤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해본 게임 중에서 가장 즐겁게 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특히 전략을 짜는 게 재밌었습니다. 내가 만든 게임이지만 쉽지 않더라고요. 마치 퍼즐을 푸는 것과 같았어요. 상대방이 공들인 조합을 깨는 맛도 있고요. 캐릭터 디자인이 굉장히 잘 나와서, 다양한 퍼즐 요소가 있습니다.

이창우 : 전투뿐만 아니라, 저희가 강조한 스토리를 꼽겠습니다. 게임 내 시나리오 모드가 재밌었어요. 다음 이야기가 계속 궁금하게 될 겁니다.

김효중 : 지루할 틈 없이 많은 걸 할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매번 테스트 때마다 느끼고 있어요.



▲ "매 순간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이전까지 IP를 활용한 게임 중, 이름만 가져다 붙인 게임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유저가 빠르게 빠져나간 경우도 많았고요. '그랜드체이스'는 원작 팬을 위한 게임인지, 몰라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인지요.

이창우 : 그 부분은 개발 초기부터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시작 자체는 원작을 즐겼던 유저가 더 재밌게 할 거 같아요. 원작보다 확장성을 다 갖추었다고 해야 할까요? 선보이는 '그랜드체이스'는 원작을 몰랐더라도, 시나리오를 궁금해하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KOG는 그랜드체이스 IP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이창우 : CBT 전까지는 그랜드체이스 IP가 많이 잊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안 하겠구나... 라고 여겼어요. 과거에는 다시 서비스해달라고 청원까지 올라왔지만, 이제는 잊힌 줄 알았죠. 그러나 CBT의 반응과 카페톡에 빨리 오픈해달라는 글을 보면서 '아직은 나쁘지 않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대중적이진 않다고 봐요. 원작 때도 대중적인 게임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래도 '아직 기억해주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원작 그랜드체이스 서비스를 종료했을 때 심정이 궁금합니다.

이창우 : 아주 서글펐습니다. 그랜드체이스는 저와 20대를 같이 보낸 게임이에요. 그런 게임이 종료돼서 많이 슬펐습니다. 그랜드체이스를 같이 개발했던 친구도 프로젝트가 사라지면서 게임사를 떠나거나, 업계로 흩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유저들의 다시 살려내라는 글을 보면서 미안했습니다.

윤승원 : 원작을 직접 개발하지는 않고 게임 업계에서 지켜본 입장입니다. 오랫동안 팬덤을 가지고 종료 순간까지 유저들이 환호한 게임은 많지 않아요. 개발자로서 아주 아쉬웠습니다. 당시에 업계에서도 많이 회자했죠. 유저들이 그랜드체이스를 추억하며 만든 영상이 유튜브에 많이 올라오기도 했었습니다.

이런 게임을 언젠가 KOG의 이름으로 살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유저와 만나게 하고 싶었어요. 일종의 사명감이죠. 마음만 있다고 되는 건 아니니,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김효중 : 당시에 저는 KOG의 다른 게임을 담당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기로는 '아직 더 할 수 있을 거 같은데..'하고 조금 의아했죠. 아주 아쉬웠습니다. 유저분들이 그랜드체이스 서비스 종료에 대한 아쉬움을 그린 만화도 봤는데,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왜 죽은 IP 다시 살려내냐'라는 반응도 있었어요. 그러나 응원하고 기대해주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저 역시 사명감이라고 할까요? 그랜드체이스만큼은 다시 많은 사람이 즐겨주셨으면 하고 바랍니다. 이런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어요.



▲ "유저의 추억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다시 만들었습니다"

유저분들께 인사 한마디 하시겠어요?

이창우 : CBT를 진행하면서, '왜 죽은 IP 살려내냐, 괴롭히냐, 그냥 보내줘라'는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반면, 응원하는 분들도 많았고요. 정말 유저분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했습니다. 1월 30일 오픈 때, 앞서 반응하신 분들도 게임을 재밌게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많이 노력했으니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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