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리그] 메르시 너프로 얻은 추진력? 뉴 메타와 함께 서울 일어설 것인가

기획기사 | 장민영 기자 | 댓글: 39개 |



약 2주 전, 오버워치 리그에서 쉽사리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와버렸다. LA 발리언트에게 서울 다이너스티가 0:3으로 완패하면서 플레이오프라고 할 수 있는 타이틀 매치에 오르지 못한 것이다. 리그 초반부터 연승행진을 이어가면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명되고 많은 강팀들이 경계했던 서울팀의 성적이라고 믿기 힘들었다. 과연 다시 일어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경기력이었다.

그런 서울이 22일 경기에서 LA 발리언트에게 복수전에 성공하면서 부활의 신호를 알렸다. 4:0이라는 더 큰 스코어 격차를 벌리면서 압도적인 모습으로 말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자주 끊기던 지원가들이 되살아났고, 동시에 탱커 라인 역시 단단함을 더했다는 것이었다. 딜러진마저 팀원들에게 힘을 받으면서 한동안 볼 수 없던 서울만의 호흡과 스타일이 완성한 듯했다.

이런 변화의 이유 중 하나로 메르시 너프와 함께 게임 양상이 바뀐 것을 들 수 있다. 메르시 메타와 확연히 멀어진 스테이지2의 경기 양상은 어떨지 확인해봤다.


"영웅은 죽지..." 메르시 너프로 생긴 변화
이젠 생존 게임이 아닌 슈팅 게임




▲ 출처 : 오버워치 리그 공식 방송 화면

지난 스테이지1에서 경기의 초점은 생존이었다. 아군을 살리는 메르시의 능력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메르시만 살면 궁극기를 채워 후반을 도모할 수 있었다. 그와 함께 아군을 살릴 수 있는 젠야타의 초월 스킬이 핵심 궁극기로 지목되면서 지원가의 생존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뉴욕 엑셀시어의 '아크'가 경기당 평균 최저 데스를 기록하면서 팀을 정규 리그에서 1위에 올리는 데 기여했듯이 말이다. 반대로, 메르시가 잘 끊기는 팀이 승리까지 고전하는 경우가 자주 나왔다. 동시에 다시 살아나는 적군들 사이로 파고들어야 하는 탱커진들 역시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스테이지1의 게임 양상은 버티기와 대치전의 연속이었다. 딜러진들의 화끈한 공격으로 상대를 끊고 시작하더라도 바로 살려내는 장면이 나오면서 큰 실효를 거두기 힘들었던 것. 반대로, 메르시가 살려내지 못하는 타이밍에 끊기는 선수에게 화살이 쏠리기도 했다. 그렇게 생존을 우선하는 경기에서 많은 팀들이 과감한 플레이를 선보이긴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메르시 너프로 오버워치 리그 경기에서 새로운 양상이 일어나고 있다. 위 이미지대로 메르시의 능력이 너프되면서 손쉽게 아군을 살려내는 장면이 나오지 못했다. 그러면서 루시우-아나-모이라와 같은 지원가들이 다시 활발하게 기용되면서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킬을 이어가면서 확실히 스노우볼을 굴려 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한번 승기를 잡으면 궁극기 게이지를 꾸준히 채워나가면서 확실하게 격차를 벌릴 수 있게 됐다. 경기 진행에 확실히 속도가 붙은 것이다.


지원가 딜 차이가 승부에 영향?
궁극기 차이로 압도해버린 서울





루나틱 하이 시절부터 '류제홍-토비'는 국가 대표 힐러진으로 평가받았다. 단순히, 힐만 잘하는 지원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경기 중에 의외의 킬을 내면서 유유히 살아남았다. 스테이지1에서 그런 모습이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면, 이번 경기에서는 1세트부터 잘 드러났다고 할 수있다. 킬과 관련된 eliminations 부분에서 '토비'가 21을 기록했다. 상대인 '벌보'는 4를 기록하면서 확실한 격차를 벌린 것이다. 궁극기 활용에서도 '토비'가 무려 9번이나 소리 방벽을 더 활용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승자팀이 유리한 지표를 보이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지표에서 확실히 상대를 넘어섰다.

그 결과로 서울이 LA 발리언트를 상대로 확실히 앞서갔던 것은 궁극기였다. 확실히 궁극기를 빠르게 채워내면서 경기를 주도적으로 펼친 것. '토비' 양진모는 1세트에서 첫 정면 돌파부터 소리 방벽을 활용해 아군을 지원하는 장면이 나올 정도였다. 거점에서 다시 한번 터지는 소리 방벽은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한번 속도를 높이자 상대가 그 흐름을 감당하지 못하는 장면이 나왔다.

▲ 소리 방벽-나노 강화제가 빠지지 않는다(출처 : Official Overwatch Highlights)

'류제홍' 역시 아나와 젠야타로 확실히 힘을 실어줬다. 아나로는 나노 강화제를 적절하게 활용해 '플레타'의 플레이가 더욱 빛나게 했다. 오래전부터 활용했던 젠야타 안정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정교한 에임으로 '순'의 트레이서와 1:1 대결에서 승리하는 장면까지 나온 것. 게다가, 상대 겐지가 용검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리 초월을 키고 먼저 잡아버리는 과감한 판단을 내리리도 했다. 이렇듯 정교한 에임을 바탕으로 모은 궁극기로 서울 다이너스티가 경기 양상을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번 벌린 격차를 확실하게 승리로 완성할 수 있었다.

힐러들의 왕성한 지원이 계속되자 딜러-탱커들 역시 살아났다. 스테이지1에서 아쉽게 끊긴다는 평가가 있던 '미로'의 윈스턴이 함께 들어갈 동료가 생긴 것이다. 이전까지 후방에서 메르시가 따로 움직였다면, 이제는 비트와 함께하는 루시우와 '버니'의 트레이서를 비롯한 '플레타'의 다양한 영웅들이 함꼐 활동할 수 있게 됐다. 때로는 '플레타'가 솜브라와 같은 영웅으로 우회하고, 위도우메이커로 전진 라인을 뚫어내는 등 다양한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메르시의 생존이 우선이었던 시기가 지나면서 이전보다 다양한 움직임이 나올 수 있게 됐다.


'어질어질' 했을 뿐... 서울 아직 모른다?
메타와 실력 사이의 기로에 서다




▲ 출처 : 오버워치 리그 공식 페이스북


서울 다이너스티의 스테이지2 1승 만으로 확실히 이전 명성만큼 실력이 뛰어나다고 아직 확답할 수 없다. 분명, 상대 선수인 '어질리티'가 겐지로 용검을 꺼낼 때마다 별다른 활약 없이 주저앉는 장면이 수차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타는 확실히 서울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이전보다 다양한 공격 스타일과 기량을 뽐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메르시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대치, 생존 플레이를 벗어나 할 수 있는 많은 것을 펼칠 수 있게 됐다. 당일, 상하이 드래곤즈가 '디야'의 자리야를 필두로 할리우드에서 4탱커를 기용했고, 샌프란시스코 쇼크 역시 탱커 중심의 조합을 선보인 바 있다. '준바'의 자리야가 나오지 말란 법 역시 없다. 게다가, 왕의 길과 볼스카야 인더스트리, 66번 국도처럼 새로운 맵이 추가됨에 따라 라인하르트, 솜브라의 활약 역시 눈에 띄었다.

이제 어떤 팀이 적재적소에 영웅을 잘 활용하느냐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첫 경기 승리가 실력인지, 단순히 메타 때문에 얻은 승리인지는 아직 확답할 수는 없다. 24일에 진행하는 샌프란시스코 쇼크전부터 시작해 스테이지2에서 서울이 확실한 부활을 알릴 수 있을까. 진짜 서울의 실력은 남은 경기에서 입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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