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 2018] 좋은 인디 후속작, 개발자의 탈모도 낫게 한다 '스팀월드 디그2'

게임뉴스 | 정필권 기자 | 댓글: 4개 |


▲ 브라이언 시구르게이르손(Brjann Sigurgeirsson), 이미지 앤 폼 대표

강연자 소개: 브라이언 시구르게이르손(Brjann Sigurgeirsson)은 스웨덴의 개발사인 이미지 앤 폼의 대표다. 현재 이미지 앤 폼에는 약 20명의 개발자가 재직 중이며, 2013년 출시한 '스팀월드 디그' 의 성공에 힘입어 다양한 게임들을 시리즈화 하여 제작 중인 인디 개발사이기도 하다.

아마 인디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쯤은 들어봤을 게임 '스팀월드 디그' 시리즈는 최근 출시된 인디게임 중에서는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매체와 구매자들의 호평은 물론이고, 닌텐도 스위치라는 새로운 기기와 맞물려 판매량 면에서도 의미 있는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들에게 항상 좋은 날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도 회사가 적자로 허덕이던 시기가 있었고, 게임의 퀄리티가 부족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첫 출시 후 5년간 꾸준히 개발을 지속해 왔고 '스팀월드' 시리즈라고 불릴 만한 인디게임 프랜차이즈를 만들어내는 데에도 성공했다.

스웨덴의 자그마한 인디 개발사는 어떻게 해서 좋은 후속작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작년 출시되어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던 '이미지 앤 폼'의 대표, 브라이언 시구르게이르손은 GDC 2018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청중에게 전달한다.




브라이언 시구르게이르손(Brjann Sigurgeirsson, 이하 브라이언)은 간단한 자기소개 후, 처음 게임을 런칭했던 2013년의 이야기부터 이야기를 꺼냈다. 스팀월드 디그1과 2 사이에 가장 큰 변화는 회사의 규모가 성장한 것과 더불어, 개발 인력이 증가했다는 점이었다.

2013년 '스팀월드 디그'를 런칭했을 때 이미지 앤 폼( Image and Form) 게임즈의 인원수는 10명 그리고 강아지 1마리(비 생산적이지만 사원들에게 정신적인 안정을 줬던)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작년 스팀월드 디그2를 출시하던 시점에서는 22명으로 회사의 인원수가 2배가량 증가했다.

레벨 디자이너를 추가적으로 채용했으며, 애니메이션 아티스트도 함께 개발에 참여하게 됐다. 이외에도 PR과 마케팅 직원을 영입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자사의 게임 홍보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3년 3DS를 시작으로 2018년 2월 스위치까지 출시한 '스팀월드 디그1'은 회사에는 기념할 만한 타이틀이었다. 출시 초반에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지만, 적어도 게임을 스팀에 출시했을 때는 꿈만 같았던 일이었다. 이후 다른 플랫폼으로 점차 게임을 출시하기 시작했으며, 총 4개의 플랫폼(3DS, Steam, PS, Wii U)까지 출시하는데 12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후속작인 '스팀월드 디그2'는 달랐다. 2017년 9월 닌텐도 스위치로 처음 출시되었고, 1개월 이내에 스팀과 S4/Vita로 연속해서 출시됐다. 개월 수로만 따지면 전작과 같이 총 4개의 플랫폼으로 출시한 기간이 5개월로 줄어들었고, 3개의 플랫폼 출시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5일 만에 이루어진 결과였다. 전작과 비교하자면 매우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된 셈이었다.

브라이언은 이와 같은 결과를 전작의 좋은 평가에서 찾았다. 스팀월드 디그는 출시 이후부터 좋은 평가가 이어졌던 타이틀이었다. 메타크리틱 평점은 82점을 기록했고, IGN에서는 95점, 스팀 긍정적 평가는 95%를 기록하기도 했다. 후속작인 스팀월드 디그2 또한 매체와 유저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 좋은 평가를 받은 후속작 '스팀월드 디그2'

개발자들 스스로가 '비현실적인 경험'이라고 할 정도로 좋은 반응이었던 것은 당연하다. 특히, 스웨덴에서 이 정도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낸 게임사가 없었기 때문에 더욱 반가운 호평이었다. 성공을 바라고 있었음에도 믿기지 않을 정도의 결과였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꽃길'만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스팀월드 디그1을 출시하기 이전에는 회사의 재정상태가 최악을 달리고 있었다. 당시 이미지 앤 폼의 재정은 -56만 달러 (약 한화 5억 9천만 원의 부채). 회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돈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었고, 개발자금이 부족해서 게임의 콘텐츠 일부를 넣지 못하는 상황까지 몰리기도 했다.

스팀월드 디그의 성공은 회사의 재정상태를 한층 건강하게 만드는 기반이 됐다. 스팀월드 디그2를 출시하는 시점에서는 약 20만 달러의 자금이 남아있었고, 이를 이용하여 더 많은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개발 자금이 늘어나면서 게임의 완성도가 늘어난 것은 물론이다.

브라이언은 청중들에게 "게임 개발도 돈의 문제다"라고 표현했다. 스팀월드 디그1 출시 전과 스팀월드 디그2 출시 직전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이는 명확하게 드러난다. 2013년의 브라이언과 비교해서 한층 더 생기가 돌고, 분위기가 달라졌으니 말이다.



▲ 본인의 말에 따르면, 전후를 비교해서 확연한 결과가 나왔다고

그렇다면 전작과 후속작을 비교했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들이 달라졌을까. 먼저 브라이언은 '게임 콘텐츠의 길이'를 언급했다. '너무 짧다(Too Short)'라는 반응이 나왔던 전작에서 지적받았던 요소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게임의 질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애니메이터를 채용한 만큼,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플래시에서 블랜더로 수정했으며, 이를 통해 후속작에서는 더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게 만들었다. 새로운 아트 스타일도 적용했다. 전작의 마을 배경이 단순했던 것을 벗어나 더 복잡한 배경과 다양한 분위기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동시에 키아트의 종류도 늘리면서 게임에 어울리는 모션과 배경을 찾는 과정도 거쳤다.



▲ 후속작보다 아트 면에서 발전했던 후속작 '스팀월드 디그2'

다음으로는 더 현실적인 목표,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트렐로를 이용해서 더욱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성공했다. 또한, 기존 리소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것들을 추가하여 콘텐츠를 보강했다. 반복 플레이를 위해서 42개의 수집물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게임 엔딩 이후에도 수집물을 찾는 등 게임의 볼륨을 크게 늘렸다

성공적인 후속작으로 만들어진 스팀월드 디그2는 전작과 비교해서 판매량면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한 스팀월드 디그2는 같은 기간을 비교해서 7.5배가 더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개발자들조차 닌텐도에게 "어... 이거 혹시 시스템 오류 아니에요?"라고 문의를 보냈을 정도다. 첫날 이후에도 판매량이 이어졌으니, 놀랄만한 일이었다. 전작의 가격이 9.99달러, 후속작의 가격이 20달러임을 고려하면 1주일간의 수익 차이는 18.5배에 이른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브라이언은 스팀월드 디그의 성공에는 지난 5년간 게임을 판매했던 결과들이 쌓여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어려운 시기이긴 했으나, 꾸준하게 판매된 전작과 프리퀄 게임들이 하나의 프랜차이즈로 연결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완성도는 부족했지만, 의미 있는 시도가 되었던 첫 작품 '스팀월드 디그'는 닌텐도 스위치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딛고 큰 성공을 거머쥘 수 있었다. 후속작 출시 이후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활짝 웃을 수 있었다는 강연자의 말마따나, 게임에 대한 고민과 완성도를 늘리려는 시도가 좋은 후속작을 만드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