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니티 대니 랭, "머신 러닝 AI,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강력한 툴"

인터뷰 | 허재민 기자 | 댓글: 2개 |


▲대니 랭(Danny Lange) 유니티 인공지능 및 머신 러닝 담당 부사장

인터뷰이 소개: 대니 랭(Danny Lange)는 유니티의 인공지능 및 머신 러닝 담당 부사장으로, 우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머신 러닝 개발을 주도한 머신 러닝 분야의 전문가다. 현재 그는 유니티의 AI 분야의 혁신을 주도하며 게임 및 AR/VR 개발자들에게 머신 러닝 기술을 소개하고, ML에이전트를 통해 머신 러닝 기술의 민주화에 힘쓰고 있다.

게임 속의 인공지능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지만, 이제는 룰 코딩을 기반한 AI가 아니라 머신 러닝을 통한 AI로의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의 행동을 통해 배워 나가는 인공지능은 더욱 인간과 흡사한,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유연함을 지닌 인공지능으로, 이를 통해 게임 개발자는 게임을 통해 더욱 새롭고 다이나믹한 경험을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난 2016년 유니티에 합류한 대니 랭은 인공지능 및 러닝 머신의 전문가다. 우버의 머신 러닝 플랫폼,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분야의 머신 러닝 연구, 마이크로소프트의 빅데이터 머신 러닝을 연구한 바 있다. 유니티는 지난해 9월 인공지능 프로그램, 앱, 게임 등을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ML에이전트'를 공개한 바 있으며, 머신 러닝을 통해 다양한 디바이스로의 최적화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 '라이브 튠' 기능을 소개한 바 있다.




Q.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및 마이크로소프트, 우버에서 머신 러닝을 연구해왔다. 어떤 비전을 보고 유니티에 합류하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대니 랭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우버에서 머신 러닝을 연구해오면서 머신 러닝이 기업에 미치는 커다란 영향을 보게 됐다. 추천 알고리즘, 다양한 부분에서의 최적화, 공급망 관리… 특정 기업에서의 머신 러닝이 활용되는 분야들이다. 하지만 나는 머신 러닝과 인공지능은 더욱 활용분야가 넓은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유니티 엔진을 보자. 유니티 엔진은 마치 완전한 ’생태계’와 같다. 게임 캐릭터, 3D 환경, 물리 엔진 등 이 모든 것을 포함한 생태계다. 나는 이를 바이오돔(Bio-Dome)이라고 부르는데, 이에 머신 러닝을 적용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유니티라는 생태계에 머신 러닝을 적용한다면 더욱 흥미로운 인공 지능을 개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마치 거대한 놀이터 같은 느낌이다.

대니 랭
정확하다. 유니티는 거대한 놀이터와 같다. 아마존을 생각해보면, 머신 러닝은 거의 물품 추천 시스템에 이용될 뿐이며, 우버에서는 자동차의 ETA 최적화나 카풀 시스템 등 정도에 이용된다. 한정된 용도로 활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거대한 놀이터인 유니티에서 머신 러닝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인공 지능의 새로운 발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본다.



Q. ML에이전트가 유니티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나?

대니 랭
ML에이전트는 두 가지 역할을 할 것이다. 첫 번째는 유니티 엔진으로 하여금 머신 러닝 및 AI 연구에 있어서 최고의 플랫폼이 되도록 할 것이다. 나는 모든 머신 러닝 및 AI 연구원들이 유니티로 오길 바란다. 유니티에서의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첫 번째 역할은 이러한 연구의 목적에 있다.

두 번째는 좀 더 중요한 역할이다. 나는 ML에이전트를 통해 게임 개발자들이 게임의 부분들을 좀 더 똑똑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게임을 개발할 때 개발자들은 여러 가지 룰을 만든다. 유저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등등. ML에이전트를 통해 개발자는 유저에 맞춰 변화하는 인공지능을 게임에 추가할 수 있는 것이다. 개발자가 만든 게임의 틀에 ML에이전트를 이용하면, 더욱 다이나믹하고 유기적인, 유저에게 적응하는 요소들을 추가할 수 있게 된다.



Q. 다른 영역에 비해 게임에 머신 러닝의 도입이 다소 늦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대니 랭
AI 자체는 게임 개발에 있어서 아주 오랫동안 활용되어왔다. 이전까지의 인공지능은 지능을 인공적으로 만든다는 개념에 가까웠다. 정확히 말하면 지능을 프로그래밍하는 것이다. 80년대의 인공지능에는 엄청난 수의 룰이 적용되어있었다. 결국, 정해진 룰에 기반한 인공지능인 것이다. NPC가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행동을, 저런 상황에서는 저런 행동을 한다고 정해주는 것이다. 룰 기반 AI라고 할 수 있다.

게임 업계에 있어서 AI에 새롭게 도입되고 있는 부분은 러닝 시스템이다. 우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대형 기업들은 이미 딥러닝과 같은 러닝 시스템을 AI에 도입해왔다. 이를 통해 AI의 추천 시스템과 같은 다양한 부분을 개선할 수 있었다. 이제 이 파트가 게임으로 넘어오는 것이다.




▲행동을 보고 배우는 머신 러닝 AI

게임 개발에 있어서 AI는 오래된 개념이나 이제는 새로운 의미의 AI가 도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게임 개발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Q. 게임 개발에 AI가 미치는 영향이 어디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나?

대니 랭
앞서 말했듯,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은 AI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새로운 단계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인공지능은 새로운 단계에 접근했으며, 더욱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툴로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그래픽 및 내러티브를 개발하는데 툴로써 이용되고 있다. 내가 재미있게 보고 있는 것은 게임 속에 적용되는 AI다. 이미테이션 러닝을 통해 AI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모든 디테일을 코딩할 필요없이 5분, 10분, 1시간, 등등 원하는 만큼의 시간과 인력을 투자해 NPC를 가르치면 된다. 이를 통해 AI는 유저의 행동에 따라 배워가는 것이다. 머신 러닝을 통한 AI는 로봇이라기보다는 보다 사람과 같을 것이다.

코딩을 한다고 생각해보라. 코딩을 통해 제어되는 AI는 언제나 완벽할 것이다. 도로를 주행한다면 완벽하게 운전을 해낼 것이고. 하지만 사람을 통해 배운 AI라면, 완벽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머신 러닝은 인공지능을 위한 툴이고, 그 힘은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상황에 AI가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 있다. 배운 것과 다른 상황에 맞닥트리게 된다고 하더라도 유연하게 그 상황에 적응해나갈 수 있다.



Q. AI를 통해서 게임 개발 과정의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보나?

대니 랭
그렇다고 생각한다. 신규 추가된 이미테이션 러닝을 통해 고작 5분이면 트레이닝이 가능하다. 그전까지는 코딩에 시간을 들여야 했던 것에 비하면 아주 짧은 시간만으로도 효과적인 NPC 트레이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Q. 개인적으로는 AI의 한계를 어디까지로 보고 있나. 창의성이 필요한 부분들-스토리, 연출의 예술성 등-에서도 AI를 적용할 수 있을까? 만약 가능하다면 AI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대니 랭
AI는 빠르게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창의성을 요구하는 작업을 도울 수 있는 툴로써. 이미 나무, 바위 등.그래픽 에셋을 개발하는데 AI가 이용되는 예는 있다. 연구를 통해보면, AI는 스케치 단계의 에셋을 충분히 퀄리티가 좋은 그래픽 에셋으로 개발해내고 있다. 또한, AI는 이미지를 고화질화하는 사례도 연구된 바 있다. 이는 디자이너로 하여금 더이상 4K로 작업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작은 이미지로 작업한 후에 AI를 통해 고화질로 변환하면 되니까.

이는 앞으로 디자이너나 예술가들이 사라질 것이라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예술가들이 이용할 수 있는 아주 강력한 툴이 생긴다는 뜻이다.



Q. 앞으로 게임업계 전반에 AI가 어느 정도의 위치를 가질 것으로 예상하나?

대니 랭
기본적으로 아티스트들에게 많은 가능성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게임의 아트가 훨씬 더 풍부해질 것이다. 수작업으로 게임의 장면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많은 리소스가 필요하다. AI가 이런 창조적인 작업에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더욱 풍부한 장면들을, 더욱 빠르게 작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AI는 게임 개발자로 하여금 게임의 내러티브, 스토리를 개발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AI의 강점 중 하나는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플레이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게임의 룰이 제대로 구성되어있는지 테스트해볼 수 있다.

AI를 통해 버그 테스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강점이다. 심지어 AI에게 게임을 평가하게 시킬 수도 있다. 얼마나 재미있는 상황이 일어났는지, 얼마나 재미없는 상황들이 일어났는지. 또한, AI를 통해 게임의 특정 부분을 확인해볼 수도 있다. AI로 하여금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하고, 특정 부분만을 모아오도록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AI는 게임 개발에 있어서 개발부터 테스트까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AI는 게임 개발에 있어서 개발부터 테스트까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Q. 게임 외에서 유니티의 머신 러닝 에이전트가 사용될 수 있을까? 활용도는 어디까지 내다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대니 랭
좋은 질문이다. 머신 러닝을 통한 AI는 여러 분야에서 이용될 수 있다. 좀 더 산업적인 부분에 쓰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빌딩을 설계하는 건축가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ML에이전트를 통해 그 빌딩에 살아가는 것이 어떤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볼 수 있다. 인공지능 가족을 빌딩에 적용해서 그 빌딩에 살아보도록 하는 것이다. 그럼 이 에이전트들이 피드백을 가져다준다. 부엌이 너무 좁다든지 말이다.

또한, 도시의 도로 설계를 할 때도 AI의 시뮬레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 보행자, 자동차 등을 적용해 교차로가 제대로 구성되어있는지 테스트해보는 것이다. 사고 시뮬레이션을 돌려서 어떤 상황이 일어나는지 테스트해보고 어떻게 하면 더욱 안전한 설계를 할 수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대형 기업들은 이처럼 안전성을 확보하는데 AI 시뮬레이션을 이용하고 있다.

유니티 엔진의 머신 러닝을 이용하면 시뮬레이션을 훨씬 많이 돌려볼 수 있고 그만큼 안정성은 올라간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현실에서 제조하기 전에 게임 엔진에서 수천 마일을 미리 달려볼 수 있고, 테스트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 바로 로봇이다. 로봇을 만들 때 유니티로 먼저 개발하고, 유니티로 트레이닝을 하고, 테스트를 통해 제대로 구동됨을 확인했을 때, 그 소프트웨어를 실제 로봇에 적용하면 되는 것이다. 물리적인 로봇을 트레이닝한다면, 물리적이라는 제약 때문에 한계적으로만 트레이닝이 가능하므로 유니티를 통해 먼저 테스트해본다면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인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Q. 유니티 키노트 발표에서 '라이브 튠'을 발표한 바 있다. 라이브 튠과 머신 러닝에 대해 앞으로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대니 랭
라이브 튠과 같은 기술의 어려운 점은 게임을 맞추는 데에 있다. 이는 단순히 게임의 그래픽이나 랜더링을 바꾸는 정도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까지는 게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게임 개발자들이 직접 했던 작업을 머신 러닝 AI가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할수 있다는 것이다. 머신 러닝을 통해 AI는 효율적으로 에셋에서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판단하고 해결할 수 있다. 프레임레이트를 높이기 위해서는 바꿔야 할 다양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의의는 개발자로 하여금 이러한 부분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돕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 5만여 종의 스마트폰 종류가 있고, 각각의 종류에 따라 일일이 바꿔줘야 했다. 이에 머신 러닝을 통해 각각의 디바이스가 최적화되기 위해 어떤 변화를 주어야 하는지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다.




▲유니티 라이브 튠을 통해 어느 스마트폰 기기에서나 실시간으로 최적의 플레이 경험을 줄 수 있다

확실히 게임 개발자라면 모든 기기에서 게임이 제대로 돌아가는지가 관건일 것이다.

대니 랭
그렇다. 내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있을 때도 같은 일을 겪고 있었다. 개발용 PC를 구매하는 데에 제한이 없었고, 그러다 보니 최신의 PC부터 아무도 구입하지 않을 것 같은 PC까지 너무나도 다양한 PC 이용자들이 생겨났다. 지금 이 말을 듣고 우린 웃지만,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가 겪었던 어려움 중의 하나였다. 그땐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를 가져와서 도입하면 어떤 PC는 너무나도 느려졌다. 게임 개발 환경은 어떠냐. 사실 똑같다.

개인적으로 중국에서 일할 때 사람들이 내게 생전 처음 보는 스마트폰을 가져오더라. 생산은 빠르게 진행되고, 그런 만큼 디바이스의 종류도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제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최적화할 수 없는 단계로 넘어왔다. 개발자라면 모든 디바이스에 게임이 돌아가도록 하고 싶을 것이고, 우리는 그럴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Q. 유니티를 통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ML에이전트를 고려할 때 인공지능 프로그램 개발툴은 어떻게 진화해 나갈까? 이와 관련된 유니티의 다음 목표가 궁금하다.

대니 랭
현재 툴은 유니티 에디터에 포커스를 집중하고 있다. 머신 러닝 프로그램은 PC에 내려받을 수 있고. 우리는 앞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접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개발자가 개발환경을 만들고 거기에 NPC를 추가하고, 버튼을 누르면 모든 것을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활성화할 수 있다. 작업이 끝나면 다시 돌아오고. 이를 통해 랩탑에 국한되지 않고 수많은 기기에서 돌릴 수 있는 것이다.

머신 러닝은 시간문제다. 배우는데 시간이 걸리니까. 하나의 머신이 배우는 데 10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10개를 이용하면 한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이 시뮬레이션 과정이 가능하도록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할 것이다.

▲트레이닝 시간에 따라 수행 능력이 확연히 달라진다

또한,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툴들을 추가할 예정이다. 게임 개발 분야라던가. 이를 통해 개발자는 AI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수월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AI를 활용하기 쉽게 만들자는 것이다. 기술의 민주화. 유니티의 목표이기도 하다. 아직까지 이러한 기술은 기술적으로 발달한 대형 기업에만 열려있었다. 우리는 모든 개발자가 이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쉽게’ 만들고자 한다. 이게 가장 중요한 핵심이고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작업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이념이다.

우리가 모든 유저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제 유니티 키노트 발표가 끝나고 다들 “그래서 이 기술은 어디서 살 수 있는 거냐”하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말해줬다. 가서 마음대로 받아 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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