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018] 메타포와 메커니즘, 아름다운 게임으로 이어진다 '모뉴먼트 밸리2'

게임뉴스 | 정필권 기자 | 댓글: 5개 |


▲ 레아 숀펠더 (Lea Schonfelder) USTWO 게임즈, 시니어 게임 디자이너

강연자 소개: 레아 숀펠더 (Lea Schonfelder)는 모뉴먼트 밸리1의 개발에 참여했고, 모뉴먼트 밸리2의 개발을 이끈 인물이다 . 독창적인 아트를 게임에 녹여내는 것으로 여러 비평가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또한, 유럽 지역의 인디게임 행사를 진행하며 청중들에게 비주얼의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데 힘쓰고 있다.

'게임은 예술이 될 수 있는가?' 지난 몇 년 전부터 아름다운 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화두가 되었던 질문이다. '저니'가 그러했고, '모뉴먼트 밸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두 게임은 뛰어난 색감과 비주얼을 보여주는 동시에 게임이 가지고 있는 재미를 동시에 전달하면서 예술에 가까운 게임이라는 평가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2018년, '모뉴먼트 밸리'의 후속작 '모뉴먼트 밸리2'가 출시됐다. 전작보다 아름다워진 비주얼, 그리고 발전된 게임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전작만큼의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예술적인 면에서는 발전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었다.

GDC 2018에서 마이크를 잡은 USTWO 게임즈의 레아 숀펠더는 '모뉴먼트 밸리2'를 준비하면서 성공한 전작의 모습에서 발전한, 새로운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게임 내에 등장하는 오브젝트를 기존 것의 재활용이 아닌 새로운 것들을 추가해야만 했으며, 전작에서 보여주지 못한 색감과 같은 요소를 보여주고자 했다.





■ 전작에서 이어지는 것 - '기하학적 퍼즐', '메타포'

하지만 전작의 모든 것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모뉴먼트 밸리는 아트적인 측면에서 매우 좋은 평가를 얻었으며, 모뉴먼트 밸리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징으로 자리 잡은 '기하학적 퍼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레아는 전작의 핵심적인 요소였던 기하학적 퍼즐은 유지하되, 새로운 것을 추가하는 것으로 후속작의 방향을 잡았다.

대신, 상대적으로 전작에서 부족했던 요소인 스토리텔링 부분을 강화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서 조작할 수 있는 캐릭터는 어머니와 딸, 두 캐릭터로 늘렸다. 이 둘의 이야기를 게임 내에서 풀어내고, 컷신을 통해 스토리를 전달하는 부분들을 전작보다 강화하고자 했다.



▲ 기하학적인 퍼즐은 정체성으로 남겼다.

다만, 모두를 직접적으로 구현하기보다는 게임의 메커니즘을 통해 전달하여, 플레이어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레아는 '모뉴먼트 밸리'의 지향점을 설명하며, '플로랜스'와 투 브라더즈'처럼 아무런 대사가 없어도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게임들을 예로 들었다.

플로랜스는 '모뉴먼트 밸리'의 아티스트로 알려진 '켄 웡'이 제작한 게임이다. 플로랜스에서 플레이어는 대화를 진행하며 퍼즐을 맞추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실제로 대사가 나오지는 않지만, 어떠한 내용인지를 짐작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겪는다. 투 브라더즈에서는 형제 두 명을 각자 하나의 아날로그 스틱으로 조작한다. 두 명의 캐릭터를 동시에 조작하고, 대사 없이도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구조다.

두 게임은 모두 '메타포'를 기반으로 한다. '어떠한 대상을 숨겨서 비유하는 수사'를 의미하는 메타포는 두 게임에서 대화를 숨기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메커니즘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플레이어에게 강한 인상과 경험을 전달하게 된다. 모뉴먼트 밸리2에서는 이러하나 메타포는 다양한 퍼즐들과 장치들, 캐릭터의 움직임 등이 역할을 하게 된다.



▲ 플로랜스의 대화 퍼즐이 그러했듯, '메타포'는 모뉴먼트 밸리2의 중요 개념으로 자리한다



■ 모뉴먼트 밸리2의 메커니즘 - 캐릭터의 정체성 표현하기

그렇다면 '모뉴먼트 밸리2'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을 전달하는 것이 좋을까. 레아는 스토리를 생각하기에 앞서 몇 가지 이야기들의 주제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전작의 주제가 '용서'였다면, 후속작에서는 자유, 수락, 자존감, 신뢰까지 몇 개의 대주제를 전달하고자 했다.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다른 측면에서 고려한 것은 캐릭터들의 움직임이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다수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을 기조로 삼았던 만큼, 캐릭터가 움직이는 메커니즘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만들지 고민해야 했다. 떄문에 여러 시뮬레이션을 거쳤으며, 이야기에 따라서 조작법이나 캐릭터가 작동하는 방식이 달라지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 기존의 메커니즘에 후속작만의 메커니즘을 추가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상황에 따라 변하는 캐릭터의 움직임은 곧 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자리 잡았다. 레벨디자인에 따라서 플레이어는 두 명의 캐릭터를 조작하거나, 딸이 어머니를 따라다니도록 설계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각 캐릭터의 감정을 게임에서 나타낸다.

예를들면, 딸은 어머니를 따라다니는 존재에서 독립된 행동을 할 수 있는 주체로 변하고, 어머니의 곁을 떠나 홀로 퍼즐을 풀어나가게 된다. 그리고 남은 어머니는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어머니의 외로움은 회색조의 스테이지로 표현된다. 그러나 점차 어머니는 과거를 돌아보며 색을 되찾아가고, 딸은 외로움을 겪으면서 색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 색상도 감정 표현의 메타포로 활용한다

이렇듯 게임 내에는 어떠한 대사도 나오지 않지만, 분위기를 통해 각 캐릭터의 성장과 감정변화, 각 캐릭터의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도록 메커니즘을 구현했다. 게임의 메커니즘은 메타포로 구현되어 모뉴먼트 밸리2의 스토리 텔링에 한 축으로 자리를 잡는다. 레아는 이와 같은 메커니즘에 기반을 둔 스토리텔링 외에도 댜앙한 방식에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유용한 것은 비주얼적인 메타포입니다. 캐릭터의 분위기를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효과음, 음악과 텍스트로도 이야기를 플레이어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외로움에 차 있다면, 묵직한 효과음을 낼 수 있고, 밝아진다면 몽환적인 효과음을 통해 감정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 각자의 심벌도 2D냐, 3D냐에 따라서 스토리텔링에 활용할 수 있다

'모뉴먼트 밸리2'에서 게임의 메커니즘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전달하는 방법을 보여준 레아는 "게임은 기술적인 면으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미디어가 전달할 수 없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정리했다. 그리고 캐릭터를 조작하는 메커니즘은 물론이고 레벨 디자인, 비주얼 측면의 메타포를 통해서 게임을 한층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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