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주제에 가장 민감한 것은 현재 해당 콘텐츠들을 가장 많이 즐기고 있는 상위권 유저들일 것이다. PvP 콘텐츠에서도 높은 랭킹을 차지하고 있거나 성을 소유하고 있는 길드라면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인 '명품보이' 유저도 그런 유저 중 한 명이다. 현재 아룬 서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TOP 길드의 길드장인 그를 만나 직업 간 PvP 밸런스와 공성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 아룬 서버 TOP 길드의 길드장인 명품보이라고 한다.
Q. 현재 TOP 길드의 길드장인데 간단하게 길드 자랑도 부탁한다.
= 우리 길드는 랭커 지향 길드로 현재 길드 PvP 콘텐츠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유명 길드들이 많은 아룬 서버에서 유독 깨끗하고 매너가 있기로 소문난 길드라고 자부한다.
Q. TOP 길드의 길드장이 된 계기는 무엇인가?
= 길드 초창기에는 부 길드장으로 활동하다가 길드장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게임을 접게 되어 길드장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
우리 길드가 초창기에는 랭킹 1위를 고수했다가 10위까지 떨어질 정도로 많이 흔들렸었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길드를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마음으로 지금까지 노력하다 보니 다시 상위권 길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그동안 내 의견을 잘 따라준 길드원들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Q. 길드원들과 지내면서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 에피소드가 정말 많은데 굳이 하나를 뽑자면 한우 세트 이벤트가 있다. 길드원 중 형님 한 분이 길드 대전 점수가 가장 높은 1명에게 한우 세트를 선물하겠다는 이벤트를 개최했었다. 그 덕분에 우리 길드가 해당 주간의 길드 대전 1위를 달성했고, 길드장인 나에게도 선물을 줘서 인증했던 기억이 있다.
Q. 길드 대전과 길드 전장에서 맹활약 중이다. 평소에 PvP 콘텐츠를 어느 정도 플레이하는지?
= 테라M의 PvP 콘텐츠는 지하 결투장, 카이아의 전장, 길드 대전, 길드 전장, 분쟁지역, 친선전 등이 있는데 해당 콘텐츠들을 골고루 즐기고 있다. 카이아의 전장은 1위도 여러 번 했었고, 현재는 레전드3을 달성했다. 여러 PvP 콘텐츠를 즐기는 터라 PvP 레벨 30을 빠르게 달성할 수 있었다.
Q. PvE 콘텐츠와 비교했을 때 PvP 콘텐츠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PvP는 말 그대로 유저와 유저의 대결이다. 각본이 짜이지 않은 만큼 앞일을 예측할 수 없어 항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고, 고도의 컨트롤을 요구한다. 나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상위권 유저들은 PvE 보다는 PvP 콘텐츠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Q. 그렇다면 반대로 현재 PvP 콘텐츠의 문제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 PvP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의 상당수는 상위권 유저들이다. 따라서 이제 막 PvP 콘텐츠를 시작하는 유저들 입장에서는 진입 장벽이 높고, 랭커들과 마주하는 유저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밸런스에도 불균형이 있다. 어떤 게임이든 PvP 밸런스를 맞춘다는 것은 어려운 문제지만, 테라M에는 명확하게 보이는 밸런스 문제가 있어 많은 유저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인지 말해달라.
= 직업마다 고유 스킬이 있는데 스킬의 활용도가 PvP에 적절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반대로 PvP에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는 스킬도 있다.
또한, 논타겟 게임이다 보니 직업마다 서로 다른 공격 모션 문제로 스킬을 명중시키는 난이도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그래서 같은 실력이면 특정 직업이 우위를 점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밸런스 붕괴라는 말이 도는 것이다.
Q. PvP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PvP 밸런스를 완벽하게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유저와 유저의 대결인 만큼 체감하는 것도 유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다만,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직업 간의 격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은 필요하다. 흔히 OP라고 불리는 직업들을 하향하기보다는 PvP에서 약세인 직업들을 상향하는 방안으로 조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Q. 아룬 서버에서 아카디아 성을 소유하고 있다. 성을 소유한 지 얼마나 됐는가?
= 3월 4일부터 현재까지 아카디아 성을 지키고 있다. 공성전 업데이트 이후부터 아카디아 성을 소유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편할 것이다.
Q. 성을 계속 소유하고 있다니 대단하다. 공성전 중 어려웠던 상황은 없었나?
= 아쉽게도 우리 길드는 공성과 수성 모두 경쟁을 해 본 이력이 없다. 최근 아카디아 공성에 입찰하는 길드들은 공성전 참가 보상을 얻기 위해 신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외에는 애초에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다른 성에 입찰을 한 것 같다.
Q. 성을 소유한 길드에서 새로운 길드를 만들어 공성 입찰을 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 현재 공성전 콘텐츠를 즐길 만한 길드가 얼마 없는 상황이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상위권 길드가 소유한 성에는 공성 입찰을 하는 길드가 하나도 없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 보니 성주 길드가 따로 길드를 만들어 공성 입찰을 하지 않는다면 공선전 자체가 성립되지 않고, 수성 측에서도 공성전 참가 보상인 100만 골드와 PvP 경험치를 획득하지 못한다.
현 시스템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생각하고, 악용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상위권 길드에서는 다른 길드에서 공성 입찰을 해주길 바라고 있을 정도다.
Q. 그렇다면 공성전에서는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하겠는가?
=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우선 세 가지를 뽑을 수 있다.
첫 번째는 공성 입찰을 중복할 수 있도록 개선했으면 좋겠다. 현재 성주 길드는 다른 성에 공성 입찰을 할 수 없고, 공성전을 준비하는 길드도 1개의 성에만 공성 입찰을 할 수밖에 없다. 중복 입찰이 가능해지면 상위 길드끼리 8개의 성을 두고 경쟁하거나 길드들이 연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이전보다 더 전략적으로 공성전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는 성주 길드에는 외부적으로 다른 길드와 차별화를 둘 수 있는 보상을 지급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성주 길드만 사용 가능한 길드 깃발이나 스킨처럼 능력치는 없으나 외형 변경이 가능한 아이템이 있다. 이런 방식으로 차별화를 둔다면 지금까지 공성전에 참여하지 않은 길드에도 동기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세 번째는 성마다 보상에 차이를 뒀으면 한다. 8개의 성이 모두 보상이 다르다면 상위권 길드들은 더 많은 보상을 주는 성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고, 지금까지 진입장벽 때문에 공성전에 참여하지 못했던 길드들은 상대적으로 보상이 적은 성을 목표로 공성전에 참여할 만한 여건이 갖춰질 수 있다.
물론 상위권 길드에서 공성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비교적 보상이 적은 성을 노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상위권 길드에 속한 길드원들은 대부분 더 많은 보상을 원한다. 그래서 자신의 길드가 하위권 성에 공성전을 진행한다면 상위권 성을 소유한 길드로 이동할 가능성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Q. 곧 서버 통합이 진행될 텐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 서버 통합에 대해선 상당히 긍정적이다. 우선 서버에 인원이 많아지는 만큼 PvE, PvE를 가리지 않고 모든 콘텐츠가 이전보다 활성화될테니 말이다.
또한, 서버 통합이 되면 공성전도 상위 길드 간의 경쟁으로 매우 치열해질 것 같다. 다만, 공성전의 경우 몇 주가 지나면 지금과 같은 '경쟁이 없는 수성 길드'가 생겨날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서버 통합이 되어도 공성전 보상 차등 지급을 비롯해 꾸준한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테라M을 플레이하면서 사귄 길드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게임에는 유통기한이 있을지언정 인연에는 기한이 없다고 생각한다.
길드장인 내가 사회초년생임에도 불구하고 잘 따라주고 아낌없이 조언해준 길드원들에게 격하게 아낀다고 말하고 싶다. "사랑합니다, TOP 길드!"
desk@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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