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VR/AR엑스포] VR방, 어떻게 창업할 지 모르겠다면 브로틴에 오라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5개 |
PC방을 개업한다고 해보자.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우선은 공간이 필요할 테고 다음으론 PC를 들여놔야 한다. 회원 등을 관리하는 시스템도 빠질 수 없다. 그 외에 자질구레한 것들이 필요할 테지만 큰 틀에선 이와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VR방은 어떨까. 우선 PC방보다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다음은 역시 PC와 VR HMD를 들여놔야 한다. 하지만 이때 문제가 발생한다. 과연 어떤 사양의 PC를 준비해야 할까. 그리고 VR HMD는 어떤 걸 써야 할까. VR HMD는 지금 이 순간에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기에 섣불리 고르기가 어렵다. 뭐, 그래도 골랐다고 해보자. 회원 관리 시스템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간략하게 타이머는 해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PC방 관리 시스템과 비교하면 어설프기 짝을 없을 거다.

여기에 어떤 VR 게임을 들여놔야 할지부터,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한 게임인지 등 알아야 할 것들은 터무니없이 많다. 금일(19일) 코엑스 '서울 VR/AR 엑스포'에서 만난 브로틴은 이런 예비 VR방 업주들을 위한 시스템을 선보여 많은 관심을 끌었다. 국내 게임 산업의 성장 원동력이랄 수 있는 PC방의 발전처럼, VR방의 발전을 통해 VR 콘텐츠의 성장을 이끌고자 한다는 브로틴의 문성현 이사. 그들이 꿈꾸는 VR방의 미래는 어떤 것일지 그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브로틴 문성현 이사


Q. VR방 업주를 위해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패키지로 판매하는 이런 사업을 한 계기는 뭔가?

우선 우리 회사에 대해 좀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원래 우리는 VR 콘텐츠를 개발하던 회사다. 스팀, 오큘러스 리프트 스토어에 출시해봤고 탑셀러에 오르기도 했었다. 2015년부터 17년까지 꾸준히 진행했는데 온라인 시장을 통해 게임을 파는 것만으로는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자본수익률)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봤다.

VR이 비전은 있었지만, 수익을 내긴 힘들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찾아보니 오프라인 VR방이 꽤 수익이 나오고 있단 걸 알게 됐다. 그런데 알아보니 현재의 VR방은 여러모로 취약점이 있었다. 가장 큰 취약점은 바로 심의였다. VR방 사업을 한다고 하는데 스팀으로 VR 게임을 즐기면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도 있어서 불법을 저지르는 셈이었다.

그래서 아예 우리가 국내에서 스팀처럼 VR 게임을 서비스하는 플랫폼 사업을 해보자는 생각에 브로드캐스트(VRoadcast)라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여기에 들어간 게임들은 전부 우리가 심의를 받은 게임이어서 합법적이어서 더 이상 걸릴 것도 없었다.

그런데 이쯤 되니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VR방이라고 해서 VR 전문가가 하는 건 아니다. 대부분은 PC방을 차리는 것처럼 생업을 위해서 하시는 분들이었다. VR에 대해 잘 모르고 어떤 하드웨어를 골라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아예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째로 판매, 설치하는 사업을 하게 됐다.



▲ VR방용 게임 플랫폼 브로드캐스트


Q. 브로드캐스트란 건 VR용 게임 플랫폼이라고 보면 되나?

그렇다. 정확히는 한국 VR방용 플랫폼으로, 이를 위해 플랫폼에 탑재된 게임들은 전부 심의를 받았다.


Q. 가격은 얼마쯤 하나?

사업적인 부분이라 밝히기 곤란하다. 아예 한 번에 판매하는 게 아닌 리스 렌탈하는 식이다.


Q. 대중에겐 어트랙션 VR이 친숙한데 VR 유니버스가 가진 장점은 뭔가.

어트랙션 VR의 단점을 먼저 언급해야 할 것 같은데 어트랙션 VR은 특정 콘텐츠에 특화됐단 단점이 있다. 재활용할 수 없단 얘기다. 또, 하드웨어의 수명도 짧다. 잠깐 즐기긴 좋지만 계속 이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유지 보수되고 새로운 게임이 나오면 더 추가할 수 있단 장점이 있다. 하나의 게임이 재미가 없어도 다른 게임을 즐기면 된다.



▲ VR 유니버스는 일종의 개인 VR 룸이라고 볼 수 있다


Q. 이미 VR방을 운영 중인 업주가 브로드캐스트만 따로 받을 수 있을까?

아직은 별도로 판매하는 사업은 안 하고 있다. 브로드캐스트와 VR 유니버스 하나의 패키지로 판매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플랫폼만 따로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Q. 현재 브로드캐스트에는 39개 게임이 있다.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계약을 하고 심의를 받은 게임이 39개로 올해 말까지는 170여 개의 게임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그리고 그 수는 더욱 늘 것이다.


Q. 많은 HMD 중에서 바이브를 쓴 이유가 있는지 듣고 싶다.

국내에서 상업용 라이선스를 가진 게 바이브뿐이다. PS VR은 상업용이 아니고 오큘러스 리프트는 아예 정식 발매도 안 된 상태다. 삼성 오디세이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바이브가 가장 나은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바이브만 쓴다는 건 아니다. 삼성 오디세이가 더 발전하면 HMD만 교체하면 될 뿐이다.





Q. 회사 소개를 할 때 VR 게임을 개발했다고 했는데 지금도 개발 중인가?

지금은 브로드캐스트와 VR 유니버스를 판매하는 데 집중하고 있기에 개발은 하고 있지 않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좀 더 여유가 생기면 그때는 다시 자체 개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도 20년 차 개발자로 언제나 개발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다.


Q. VR 대중화는 VR방과 가정 어느 쪽에서 먼저 시작될까?

가격, 공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가정에서 커지긴 무리지 않을까 싶다. 다만, MR HMD로 인해 공간적인 제약은 어느 정도 해소된 것 같다. 물론 여전히 더 발전해야 하고 가격이라는 장애물이 있기에 힘든 건 마찬가지다.

그리고 VR 대중화라고 뭉뚱그려서 물었는데 크게 2개의 콘텐츠로 나눠서 각자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테면 VR 전용 게임의 경우는 VR방을 통해서, VR 영상 콘텐츠는 가정에서 각자 대중화될 것이라고 본다.


Q. 독립형 무선 VR HMD가 HMD의 미래라는 말이 있다.

그렇게 보긴 힘들 것 같다. 현재 HMD의 다음 단계라기보다는 아예 태생이 다르다고 보는 게 맞다. 독립형 무선 VR HMD하면 스마트폰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어서 흔히 VR하면 생각하는 고사양의 게임이 돌아가지 않는다. 다음 단계, 미래라고 하면 기존의 하위 단계의 콘텐츠를 포함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다른 노선으로 접근한 거로 생각한다. 물론, 영상 콘텐츠를 보기엔 무리가 없으니 가정에서는 유용할 거다.



▲ 스냅드래곤 835가 탑재된 HTC 바이브 포커스


Q. 처음 VR 유니버스를 보고 코인 노래방 개념인 건가 싶었다.

틀린 건 아니다. VR방에 여러 대를 납품할 수도 있지만, 오락실에 한 두개만 넣는 식으로도 서비스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앱을 통해서 시간 관리도 수월해 원격으로도 관리할 수 있다.


Q. 시장이 대중화되려면 VR HMD와 게임 콘텐츠 어느 쪽이 먼저 발전해야 할까.

VR HMD는 현재 수준이라면 재미를 전달하는 데는 충분하다. 다만, 콘텐츠는 다르다. VR의 역사가 짧고 UX도 기존의 게임과는 전혀 다르다 보니 그 패러다임을 깰 필요가 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VR 콘텐츠를 만들어봤자 돈이 안 되니 대형 개발사가 아니면 뛰어들기 힘든데 대형 개발사는 이쪽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 때문에 콘텐츠의 발전이 더딘 문제가 있다. VR HMD는 대기업이 견인하는 것과는 상반된 현실이다.


Q. 끝으로 브로틴의 목표를 알려달라.

VR이라는 플랫폼을 게임을 통해 대중화하는 게 목표다. 그래서 처음 VR을 하면서 느꼈던 그 즐거움을 다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다. 더 많은 사람들이 VR을 즐겨서 언젠가는 모두가 VR 속에서 함께 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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