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VR/AR엑스포] "버추얼 유튜버는 새로운 VR 콘텐츠" 쿠보타 슌 모구라 VR 편집장

게임뉴스 | 윤서호 기자 | 댓글: 9개 |


▲ 쿠보타 슌 모구라 VR 편집장

VR 상용화 이후, 많은 콘텐츠 제작자들이 VR 기술을 활용해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유저들에게 가장 친숙한 콘텐츠인 게임을 비롯해서, 각계에서 VR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활용하고 있다. 병원이나 군대, 기업에서 교육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모구라 VR의 공동 창업자이자 편집장인 쿠보타 슌은 VR 콘텐츠가 이런 사례 말고도 생각보다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VR 기기를 착용해서 즐기는 것만이 VR 콘텐츠가 아니라, VR 기술을 응용하고 활용하는 것도 VR 콘텐츠로 해석하면 생각보다 많은 분야에서 VR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례 중 하나가 버추얼 유튜버다. 버추얼 유튜버는 VR 기기 없이도 유저가 즐길 수 있지만, VR 기술을 활용해서 만들어낸 대표적인 VR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강연하기에 앞서 쿠보타 편집장은 VR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서 설명했다. 대학생 때 리니지 헤비 유저였던 그는 가상 세계에서 소통하는 과정에 푹 빠졌었다. 그때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서 가상현실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와 연관된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는 것이다.

모구라 VR은 VR, AR, MR에 관계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수집하고 있으며, 컨설팅을 하고 있다. 아울러 VR 기기를 사용할 때 필요한 위생용 도구인 닌자 마스크를 제작하는 등 VR에 관련된 여러 분야에 손을 뻗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쿠보타 편집장은 일반인들이 가장 접하기 쉬운 테마파크형 VR 외에도, 일본 내에서 다양한 VR 콘텐츠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쿠보타 편집장이 분석한 일본 VR 시장의 특징은 소프트웨어 중심에, 서비스 중심이라는 점이었다. 미국이나 유럽은 하드웨어, 디바이스, 콘텐츠, 플랫폼 전체를 다 아우르지만 일본은 몇몇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소프트웨어나 서비스에 치중해있다. 또한 이러한 소프트웨어나 서비스가 일반 소비자용으로 가기보다는 아직은 테마파크형 VR이나, 비즈니스 분야에서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툴 쪽으로 치중해있다.




로케이션 기반의 테마파크형 VR은 2016년부터 이미 다양한 회사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가, 반다이남코, 어도어즈 등 대기업들이 중심이 되어서 일본 VR 협회를 창설하기도 했다. 협회에서는 VR 활성화를 위해서 다방면으로 논의를 진행 중인데, 하나는 VR 연령제한 해제에 관한 문제이며 또 다른 문제는 매니지먼트 문제다. 현재 일본에서는 13세 미만 아동은 HMD 착용을 할 수 없도록 규제가 되어있다. 이 부분을 풀고 아동들에게도 VR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협회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또한 인건비나 기동 비용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논의 중에 있다.

일본에는 신주쿠에 있는 반다이남코의 VR 존이나 오다이바에 있는 세가의 도쿄 조이폴리스 외에도 다양한 VR 테마파크가 있다. 티폰이라는 스타트업 기업이 오다이바에 만든 테마파크형 VR인 티포니움이 그 사례 중 하나다. 원투텐에서 제작한 '오바케 헌터'는 헤드셋 없이 즐길 수 없는 VR 콘텐츠로, 일본의 VR 규제 때문에 VR 콘텐츠를 즐길 수 없는 아동들도 VR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 테마파크형 VR '티포니움'



▲ 원투텐에서 개발한 논 헤드셋 타입의 VR '오바케 헌터'

비즈니스 영역에서 VR은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활용이 되고 있다. 아직은 실험 단계, 시작 단계라는 단서가 붙은 곳이 많지만, 실제로 활용하는 곳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에 시뮬레이션을 한다거나, 직원 교육에 사용한다거나, 3D 모델링 작업을 통해 실물을 만들지 않고도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게 한다던가 하는 사례는 이미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케이스가 도요타의 리모트 3D 차량 인포메이션 셰어링 서비스다. 해외 공장에 직접 기술자가 가지 않아도, 본사에서 3D 모델링으로 구현된 차량을 해외 공장 직원들에게 보여주면서 직원을 교육할 수 있도록 했다.




건설회사인 츠미키 제작소에서 사용하는 안전교육 솔루션은 VR 기기를 통해 직원의 안전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 항공에서는 홀로렌즈를 활용해서 정비사에게 제트엔진의 역학이나 구동 원리, 정비 과정을 교육하고 있다. 자동차 정비회사인 야마가타 사는 종이 매뉴얼을 대체해서 홀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정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정비 과정에서 장갑에 오일이나 기름 때가 묻기 때문에 매뉴얼을 읽기가 힘든데, 홀로그램 인터페이스는 그런 제한이 없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산업용 VR은 단순히 직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 활용되기도 한다. 사이킥 VR 랩은 쇼핑할 때 옷을 직접 입어보지 않아도 가상현실에 구현된 본인의 아바타를 통해서 핏을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시범적용하고 있다. 부동산 회사인 노무라에서는 건물이 지어지기 전에 미리 외관과 방의 모습을 VR로 구축해두고 고객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외에도 VR 속 커뮤니케이션 툴인 뉴트랑스, 재해 시 피난 훈련을 위한 NTT 도코모의 VR/AR 긴급대피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곳에서 VR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고 쿠보타 편집장은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일본 VR 시장에서 최근 부각되고 있는 것은 버추얼 유튜버라는 새로운 장르라고 언급했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VR 그 자체라고 보기에는 여러 모로 견해 차가 있긴 하지만, VR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VR의 일종으로 편입했다고 쿠보타 편집장은 설명했다.

최초의 버추얼 유튜버는 2016년 10월에 등장한 키즈나 아이다. 키즈나 아이는 170만 명 이상의 팬과 1억 뷰 이상을 기록해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버추얼 유튜버이기도 하다. 키즈나 아이가 이와 같은 성공을 기록하자, 일본에서는 다양한 버추얼 유튜버가 등장했다. 2017년 9월만 해도 버추얼 유튜버의 수는 10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2018년 현재 1700명 이상의 버추얼 유튜버가 등장하는 등 버추얼 유튜버의 수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5개 이상의 버추얼 유튜버 프로덕션이 존재하고 있고, 그와 관련된 분야가 새롭게 나오고 있다.



▲ 키즈나 아이의 흥행 이후



▲ 일본 버추얼 유튜버 산업은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쿠보타 편집장은 버추얼 유튜버에 활용되고 있는 아바타 기술이나 모션 캡처 기술은 VR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존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움직임은 필수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모션 캡처를 사용하게 되는데, 버추얼 유튜버가 등장하기 전까지 유저들은 모션 캡처가 고도의 전문적인 기술이나 기기를 요구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자연히 이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는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버추얼 유튜버가 등장하면서 이런 인식은 점차 걷히고, 다양한 방식으로 기술을 소화해내게 됐다.



▲ 간단한 VR 애니메이션 툴로 버추얼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시노노메 메구

아바타 역시도 VR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현재의 VR 콘텐츠에서는 중요시되고 있지 않지만, 채팅 등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생각해보면 아바타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버추얼 유튜버는 이미 아바타가 리소스로 구현이 되어있기 때문에, 이들을 활용해서 VR 채팅 프로그램이나 VR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버추얼 유튜버와 같은 공간에서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유저 역시도 아바타를 통해서 VR 속에서 활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도를 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이 클러스터라는 플랫폼이다. 버추얼 유튜버와 VR에서 직접 만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했으며, 이를 활용해서 유저가 가상현실 속 버추얼 유튜버와 대면하고 채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버추얼 유튜버와 VR을 접목해서 유저들이 VR 콘텐츠나 기술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버추얼 유튜버는 아직까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바타의 형태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쿠보타 편집장은 강조했다. 일본에서 호응을 얻는 아바타의 모습은 대체로 애니메이션풍의 미소녀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런 아바타의 모습 때문에 VR 콘텐츠라고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도 하다. 아바타의 생김새가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버추얼 유튜버 문화가 퍼지면 현실에 가까운 아바타들이 만들어지고, 더 현실적인 가상현실 속에서 버추얼 유튜버와 유저들의 소통이 이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버추얼 유튜버는 유저들이 언제든지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VR 콘텐츠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쿠보타 편집장은 강조했다. 아울러 새롭게 등장할 수 있는 VR 콘텐츠는, 버추얼 유튜버처럼 기존의 정의와 다른 방향에서 나올 수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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