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술 한잔에 녹여낸 6년 차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쿠로' 이서행

인터뷰 | 박범, 석준규 기자 | 댓글: 63개 |



'쿠로' 이서행은 울보로 유명합니다. 방송 경기나 결승 무대에서 눈물을 보였던 유명한 일화 말고도 평소에 사석에도 눈물을 자주 보이는 것으로 말이죠. 팬들도 그의 잦은 눈물에 마음을 움직이곤 했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는 말이 되니까 인간적인 프로게이머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요.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이 끝나고 '쿠로'를 만나기로 마음 먹었던 것 역시 비슷한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쿠로'는 정말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이라는 점. 그 때문에 인터뷰 역시 약간 색다른 방법으로 진행하기로 했고요. 원래 사람은 약간의 술이 곁들여지면 더욱 자신의 감정과 생각에 솔직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일명 '술터뷰'를 '쿠로'와 함께 해보기로 했습니다.

삼겹살 가게에 '쿠로'가 도착하고 우리는 곧 담소를 나눴습니다. 아, 물론 아직은 서먹한 분위기도 띄울 겸 술도 조금씩 마시면서 말이죠. e스포츠 경기장에서는 오가며 자주 마주치고 인사도 나눴지만 술자리에서 세 명이 뭉친 건 또 처음이기에. 이내 알코올을 체내에 흡수시킨 두 명의 기자와 한 명의 LoL 프로게이머, 아니 그냥 남자 세 명은 곧 마음 가는대로 수다를 떨게 됐습니다.




▲ #반가우니까 #짠


'쿠로'와는 사석에서 처음 만났지만, 이야기가 잘 통했습니다. 고기도 입맛에 맞았는지 '쿠로'는 삼겹살 집 사장님이 구워주시는 가게였음에도 직접 집게를 잡고 이리저리 고기를 뒤적거리기도 했고요. 그렇게 고기집에서는 인터뷰를 하지 않은 채 열심히 먹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일을 위해 모였으니 주변 맥주집으로 가서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죠. 술이 약한 '쿠로'는 1차에서 본인이 좋아한다는 일명 '소맥(소주와 맥주를 적절한 비율로 섞은 것. 2:8 정도면 무방하다.)'을 너무 많이 마셨다면서 탄산 음료를 시켰습니다. 물론, 술을 좋아하는 기자 두 명은 맥주를 시켰고요.




▲ #고기굽기 #시킨거아님 #삼겹살 #진화에 #동참




▲ #10시30분 #인터뷰 #시작


만난 지 두 시간 반 만에 건낸 수줍은 첫 인사. 너나 할 것 없이 웃고 떠들었던 우리 세 명은 자신도 모르게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쿠로 : 25일까지 쉬어요. 휴가를 그리 길게 주시진 않더라고요. 이건 꼭 인터뷰에 들어갔으면 좋겠어요(웃음).

앤서 : 휴가 일정이 너무 빡빡하네요. 예전에 락스 타이거즈 때는 얼마나 쉬었어요?

쿠로 : 오래돼서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그래도 꽤 오래 쉬었어요. 2주 정도? 사실 그때는 성적이 엄청 잘 나왔잖아요. 사실 스프링 끝나고는 쉬어도 섬머 끝나고는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준비를 해야 하니까 쉴 시간이 적었죠.




아프리카 프릭스가 워낙 많은 연습량으로 유명하니까 휴가가 짧은 것도 이해는 됐습니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배하면서 2위를 기록했으니까 팀과 코치진 입장에서는 더 열심히 달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죠. 그래도 너무 적게 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스플릿 도중에는 프로게이머들이 거의 쉬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또 휴가하면 역시 여행 아니겠어요?

쿠로 : 제가 아직 혼자 가는 여행은 못해봤어요. 무섭던데.

라쏘 : 혼자 하는 여행이 진짠데. 가까운 일본에라도 가봐요. 저도 일본으로 혼자 여행을 시작했어요.

쿠로 : 아 진짜요? 일본을 가본 적이 없어서 꼭 가보고 싶긴 해요. 저는 외국 가면 꼭 유니버셜 스튜디오 가고 싶어요. 일본에도 있잖아요. 거기 정말 너무 가고 싶어요. 진짜 재밌다던데. 놀이기구도 재밌는거 많대요.

놀이기구를 못 타는 편은 아녜요. 아틀란티스, 자이로드롭, 자이로스윙 이런거 다 타봤어요. 근데 제가 어렸을 때 에버랜드를 딱 한 번 가보고 그 다음부터 못갔거든요. T 익스프레스 너무 타보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 휴가 때 친구들이랑 가려고 했어요. 근데 직장인들이라서 시간을 못 내더라고요.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 보니까.

라쏘 : 그럼 휴가 때는 어디 안가요?

쿠로 : 팀원들한테도 놀러 가자고 했는데 반응이 시원찮더라고요. 제가 먼저 가자고 했어요. 동남아나 일본 같이 가까운 해외 가자고 했거든요. 근데 완전 시큰둥하더라고요.

평소에 여행을 거의 가지 못하는 프로게이머들. 그래서 그런지 여행을 주제로 한 대화 내내 '쿠로'의 눈은 초롱초롱 빛났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니 어쩐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요. 그래서 꼭 해외 여행처럼 막연하고 먼 이야기처럼 들릴 만한 내용 말고 조금 더 친숙할 만한 대화로 주제를 바꿔봤습니다.

라쏘 : 더 가까운 국내 여행으로 경계심을 풀어주는 방법도 있죠. 제주도나 속초 이런 곳.

쿠로 : 속초는 포켓몬 잡으러 가지 않아요?(웃음)

앤서 : 그럼 다들 숙소에서 쉬어요? 지방에 사는 친구들도 있잖아요.

쿠로 : '투신' (박)종익이는 내려가고 나머지 친구들은 다 연습실에 있더라고요. '크레이머' (하)종훈이랑 '스피릿' (이)다윤이도 연습실에 있던데.

앤서 : 쉬는 기간이 너무 짧아서 그런가.

쿠로 : 딱 적당한 휴가 사이즈예요.

앤서 : 아까랑 말이 다르네요(웃음).

쿠로 : 근데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고. 스플릿 내내 한 번도 못 쉬었거든요. 그래서 한 2주 쉬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주시지는 않더라고요. 제가 작년부터 몸이 급격히 안 좋아졌거든요(웃음).




▲ '이~이~이~'

앤서 : 맞다. 이번 결승 끝나고도 울었다면서요.

쿠로 : 이번에는 진짜 안 울려고 했어요. 결승에서 지고 나서도 안 울었거든요. 근데 끝나고 팀 회식 때 술 먹으면서 얘기하다 보니까...

그때 종훈이네 막내 동생이 왔어요. 많이 어리거든요. 사진을 찍어주고 나서 뒤를 돌아보니까 종익이가 갑자기 울고 있더라고요. 엄청 크게 울었어요. 귀엽게 소리도 내면서. 막 아기들처럼 '이~이~이~' 하면서 우는거 있잖아요(웃음). 그거 보면서 웃겼는데, 달래주다 보니까 저도 감정이입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울었죠. 그리고 나서 감정 좀 추스르고 앉았는데 이번에는 종훈이가 울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세 명이 울었죠.

라쏘 : 울음은 전염되죠. 결승전 비하인드 스토리가 또 듣고 싶네요. 킹존 드래곤X가 결승전 오프닝 때 하늘에서 내려올 때 어땠어요?





쿠로 : 저희 그거 진짜 아예 모르고 있었어요. 우리처럼 걸어올 줄 알았거든요. 근데 갑자기 폼 잡고 하늘에서 내려오더라고요. 솔직히 진짜 웃겼어요. 저희 다들 웃었거든요. 그런데 킹존 드래곤X 선수들은 무표정으로 계속 내려오더라고요. 자세히 보니까 웃음 참는 것 같긴 하던데.

근데 솔직히 이번 결승 너무 아쉬웠어요. 솔직히 2등도 잘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방송을 나중에 보니까 저희가 아예 안나오더라고요. 시상식도 없었고. 우리도 열심히 했는데 2등에 대한 게 아무것도 없었고. 저희 퇴장할 때 현장 팬들이 박수 쳐주셔서 그건 기분 좋았어요.




이번 스프링 스플릿에 아프리카 프릭스는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만년 5위 팀에서 팀 창단 이후 최초 결승 진출에 2위라는 높은 성적까지 거뒀죠. 워낙 눈물이 많은 '쿠로'와 기량을 많이 발전시킨 만큼 그 누구보다 아쉬웠을 '크레이머'와 '투신'. 그 세 명이 눈물을 보였다는 게 어느 정도 이해가 됐습니다.

앤서 : 시즌 도중에 운 적은 없어요? 아니면 '멘붕' 같은 거 하게 되면 막 힘들다고 어필한다거나.

쿠로 : 도중에요? 너무 힘들긴 했는데 도중에 운 적은 없었어요. '멘붕'은 몇 번 했는데, 울진 않았아요. 그나마 저랑 '기인' (김)기인이가 좀 어필을 해요. 너무 쉴 시간이 없다고 징징대죠. 그런데 뭐... 바뀌는 건 없더라고요.

라쏘 : 하긴, 최연성 감독님은 계속 그렇게 해오시던 분이니까. 예전 스타 선수 때부터 스타 감독, LoL 감독까지 오시면서 연습 엄청 하시고 또 시키는 분이니까. 게다가 그렇게 하면 성적이 오르는 걸 경험하셨던 분이기도 하네요.

쿠로 : 맞아요. 그렇게 해서 이번에 결승에 올라갔잖아요. 그래서 아마... 섬머 때는 지금보다 더 할 거 같아요. 근데 지금보다 더 빡빡하게 연습하면 진짜 병날 거 같은데(웃음).

이제 막 프로를 시작한 2팀 친구들은 이게 정상인 줄 알아요(웃음). 오히려 좋은 걸수도 있어요. 만약 여기서 더 잘되서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그러면 다른 팀에서 훨씬 수월하게 연습에 임할 수 있겠죠. 제가 데뷔 이후에 이렇게 연습에 매진하는 팀은 처음이에요.


스플릿 중에 힘들었던 적이 있었냐는 질문에 '쿠로'는 항상 연습량이 많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걸 듣고 있다 보니, 과거 '쿠로'가 락스 타이거즈에 몸담고 있던 시절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죠. 매번 성적이 잘 나오면서도 상대적으로 '프리'한 연습량, 그리고 이를 통해 공개된 소속 선수들의 유쾌한 사생활 등. 확실히 지금이랑 다른 스타일이었죠.

앤서 : 게다가 락스 타이거즈 때는 좀 일정이 덜 빡빡했다고 알려졌잖아요.

쿠로 : 락스 타이거즈 때는 LoL 선수가 감독이 되셔서 그런지, 우리가 뭐 때문에 힘든지 잘 알았어요. 그래서 연습할 때 말고는 많이 풀어줬죠. 예를 들어 스크림을 하잖아요. 한 경기 하고 나서 우리가 상대 팀을 기다렸어요. 우리는 그때 스크림을 나름 잘했기 때문에 피드백이 짧았어요. 상대 팀은 길 때가 많았고요. 그 휴식 시간에 우리끼리 할 게 없어서 다른 게임도 하고 그랬어요(웃음). 상대 팀 피드백이 언제 끝날지 모르니까 빨리 끝나는 게임을 자주 했죠.

그리고 스크림이 다 끝나면 자유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팀원들끼리 노래방을 가거나, 술을 마시러 나가도 상관없었어요. 감독님 마인드가 '너희 인생이고 너희가 고생하는건데 열심히 해서 성적이 잘 나오면 쉴 시간이 많아지고, 성적이 안나오면 그건 너희 탓이다' 였어요. 그래서 많이 풀어줬죠. 경기를 진 날에는 새벽 늦게까지 연습 엄청 하고, 성적이 잘 나오면 많이 자거나 놀러 나갔죠.

앤서 : 그럼 할 때 바짝 하고 쉴 때 푹 쉬었던 락스 타이거즈랑, 매 순간 타이트하게 연습하는 아프리카 프릭스. 뭐가 더 본인한테 잘 맞아요?

쿠로 : 저는 항상 말해요. 푹 자야 잘 하는 스타일이라고. 사실 대부분 그렇잖아요. 그런데 또 그 전에는 맨날 5등 밖에 못했어요. 그리고 이번에 엄청 열심히 해서 2등을 찍었잖아요. 그러니까 절대 많은 연습량에 대해 반박할 수가 없어요. 만약에 5등보다 더 아래 등수를 받았으면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 있었겠죠. 근데 그게 아니잖아요. 어쩌겠어요(웃음).




과거 락스 타이거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문득 그때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도 서로 친하게 지내는 '구 락스' 멤버들의 모습에서 많은 팬이 그때를 추억하고 그리워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2018 LCK 스프링 스플릿에도 상위권에는 언제나 '구 락스' 멤버들이 포진한 팀이 자리잡고 있었죠. 언제나 회자되는 그런 팀이 당시의 락스 타이거즈입니다.

쿠로 : 솔직히 성적도 잘냈고, 서로 시너지도 좋았죠. 그 멤버가 다시 모이면 좋을 거 같은데, 그때를 너무 그리워만 하면 지금 같이 하고 있는 각자의 팀원들에게 민폐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좋으니까. 그때 기억은 좋은 추억이죠. 혹시 나중에 기회가 닿아서 뭉치면 좋을 수도 있겠죠. 실제로 그때 멤버들한테도 좋은 추억 정도지, 그리워하고 그러진 않아요.

앤서 : 라이엇 게임즈에서 예전 멤버들끼리 모아서 구 락스 타이거즈, 구 SKT T1, 구 프나틱, 구 TSM 이런 식으로 이벤트 대회 열어도 재밌겠네요.

쿠로 : 그런게 만약 열린다면 재미있게 할 거 같긴 해요. 아무것도 안 걸려 있는 이벤트전으로. 그러면 서로 재미있는 픽 하면서 웃고 떠들면서 할 거 같아요.

그런데 또 박수칠 때 잘 떠났다는 생각도 들어요. 실제로 다들 지금까지 친하기도 하고. 하긴 한국 팀 중에 개인방송도 엄청 했고, 팀 내부 분위기도 자주 보여주고, 그러면서 성적도 잘 나왔고. 그런 팀이 처음이긴 했어요. 그런 부분이 많이 노출되서 팬들이 더 좋아해줬던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같이 팀으로 만나는 건 실현 가능성이 없긴 해요. 저 포함해서 그 친구들 모두 연봉도 엄청 높아졌고(웃음).

앤서 : 그래도 '단톡방'이 아직 있다면서요. 결승 미디어데이 전에 '스멥' 송경호 선수가 "프릴라 듀오랑 피넛이 우승하는 꼴은 못 본다"면서 응원한다고 전화했다고 했던데.

쿠로 : (송)경호는 그럴 수밖에 없는게 그 당시에 저희가 kt 롤스터를 꺾고 결승에 갔기 때문에(웃음). 사실 자기들을 꺾은 팀이 우승하는게 그나마 낫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결국 졌죠. 준우승을 하고 제가 경호한테 전화했어요. 우승 못해서 미안하다고. 그랬더니 "아~ 괜찮아. 열심히 했더만~" 이라고 해주더라고요. 다음에 술 한잔 하자고 했어요. 종익이까지 껴서.

종익이가 경호보다 술을 잘 마셔요. 경호는 술자리 분위기를 좋아하는거지, 술을 잘 먹지는 못해요. 저랑 종익이랑 경호까지 셋이서 마신 적이 꽤 있거든요. 셋이 ○코(술과 안주를 먹으면서 노래도 할 수 있는 가게)에 자주 가요. 그런데 경호가 어느 날 술을 계속 마시다 보니까 취해서 상의를 탈의하더라고요. 저랑 종익이는 완전 창피해서 웃기만 했죠. 경호는 그때 기억이 없대요. 정말 많이 놀렸어요.

앤서 : 결승 끝나고 '프릴라'나 '피넛' 선수랑 아직 못 만났어요?

쿠로 : 결승전에서 진 날에 솔직히 애들 얼굴 안 보고 싶었거든요. 우리를 이긴 팀이니까. 그런데 범현이가 같이 놀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부산 숙소에 찾아갔죠. 왕호랑 범현이랑 같이 놀았어요. 근데 왕호가 이미 밖에서 따로 술을 먹고 와서 그런지 갑자기 상의 탈의를 하더라고요(웃음). 범현이랑 왕호가 요즘 운동을 한대요. 왕호가 티셔츠를 벗더니 '형, 나 몸 좀 좋아지지 않았어?' 라고 했어요. 근데 그대로더라고요. 범현이도 상의를 벗진 않았는데 막 어깨 넓어진 거 같지 않냐고 물어보고.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둘 다 운동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결승 끝나고는 범현이랑 얼마 전에 만나서 쇼핑했어요. 제가 항상 그래요. 제가 평소에는 자신한테 돈을 거의 안쓰는데, 시즌 끝나면 쇼핑을 크게 해요. 신발이나 시계 같은거. 사실 오늘 이 신발이랑 시계가 그때 산 거예요.

앤서 : 쇼핑하니까 생각나네. 요새 향수 사려고 찾아보는 중이거든요. 혹시 향수 써요?

쿠로 : 아뇨, 저 귀찮은거 안 좋아해서 향수 안 뿌려요.

앤서 : 아, 그럼 혹시 스킨 로션 이런 것도 귀찮으니까 올인원?

쿠로 : 아뇨. 솔직히 올인원이 편해서 쓰고 싶긴 한데, 임혜성 코치님이 쓰는 거랑 같은 걸 쓰거든요. 코치님한테 추천 받아서 그거 쓰고 있어요. 피부 관리에 신경 많이 쓰시던데. 맨날 숙소에서 보면 팩 하고 있어요. 팩을 하는데 매일 하는거예요. 그래서 제가 "코치님, 그거 팩 일주일에 한두 번 하는건데" 라고 했더니, "아, 그래? 몰랐네" 하면서 깜짝 놀라더라고요.



▲ 매끈해진 피부의 임혜성 코치. 기자 시절보다 신수가 훤해졌다.


임혜성 코치가 기자 생활을 했을 당시, 같은 팀에서 근무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도 시간이 맞으면 가끔 사석에서 만나곤 하죠. 임혜성 코치 이야기가 나온 김에, 아프리카 프릭스의 임혜성 코치와 '쿠로'는 어떤 사이일지 궁금해졌습니다. 피부 관리에 대한 조언 같은 이야기 말고요. 그래서 사석에서 임혜성 코치와 '쿠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던 일화를 들려줬습니다. '쿠로' 요즘 잘하냐고 물어보면 항상 "1인분은 해요" 라고 대답한다는 이야기를 해줬죠.

쿠로 : 제가 대회 때랑 스크림 때랑 많이 다르거든요. 전 항상 말해요. 저는 대회파라고. 그래서 코치님도 우리가 이긴 경기 때 부스에 들어와서 하이파이브 하시면서 그래요. "야~ 역시 대회파네!" 사실 그래요. 스크림 때 잘하면 뭐해요, 대회 때 잘해야죠. 프로는 대회 때 제일 잘해야 하는게 맞는 거 같아요. 게임 잘해서 그걸로 돈 버는 사람들이니까.

라쏘 : 임혜성 코치 항상 시크한 척 하잖아요(웃음). '츤데레' 라고 해야 하나.

쿠로 : 시크한 척이라기 보다는, 쿨한 척을 자주 해요. 사실 놀란 게 완전 패셔니스타예요. 휴가 다녀오면 항상 옷을 사와요. 그거 볼 때마다 예쁜 옷 잘 산다 생각하거든요. 젊으시잖아요. 저랑 두 살 차이 밖에 안나고. 혜성 코치님 정말 좋아요.




LoL 프로게이머에서 기자로, 기자에서 코치로. e스포츠와 언제나 함께 하고 있는 임혜성 코치를 떠올리자, 어느덧 데뷔 6년 차에 접어든 '쿠로'의 미래가 궁금해졌습니다. 프로게이머 생활은 언제까지 하고 싶은지, 나중에 은퇴를 하게 된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여느 술자리에서의 대화가 그런 것처럼, 의식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는 그쪽으로 향했습니다.

라쏘 : 이제 6년 차 프로게이머네요. 어때요? 6년이면 정말 긴 시간인데.

쿠로 : 학창 시절에는 6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안갔거든요. 그런데 프로 하다 보니까 정말 시간이 훅 갔어요. 제가 학생 때 주변 20대 형이나 누나들이 그랬거든요. 시간 정말 빨리 간다고. 그게 지금 실제로 느껴져요. 프로게이머를 얼마 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6살, 조금 있으면 결혼할 나이.

3년 차 까지는 대회를 하면서 긴장을 정말 많이 했어요. IM 시절에는 구토까지 해봤어요. 근데 지금은 긴장감은 조금만 있고, 대회 자체를 즐겨요. 여유가 어느 정도 생겼죠. 감정 컨트롤을 조금 할 수 있게 된 느낌?

이런 것도 있어요. 20대 초중반이 친구들과 가장 많이 놀 때잖아요. 저는 그때 일을 했고, 그래서 친구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친구들은 맨날 같이 모여서 노는데, 저는 같이 놀지 못하니까. 물론, 일찍 일을 시작한 만큼 포기한 것들에 대한 보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긴 해요. 지금 벌 수 있을 때 많이 벌고, 30대 때 놀자는 마인드가 생겼어요.

라쏘 : 친구들 결혼하면 또 같이 놀기 힘들텐데요. 가정이 생기니까.

쿠로 : 친구들은 지금 와서는 또 저를 부러워하죠. 게임을 하면서 돈 버는 걸 엄청 부러워해요. 하지만 다들 알겠지만, 아무리 좋아하는 것도 그게 직업이 되면 재미가 없어져요. 그나마 재밌는 건 숙소 생활? 스크림을 하고 피드백을 받고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가 쌓여요. 그런데 제 친구들 뿐만 아니라 또래 분들은 프로게이머가 그냥 게임 재밌게 하면서 돈도 버는 줄 아시잖아요.

그냥 친구들이 프로게이머를 직접 해봤으면 좋겠어요. 이게 절대 쉬운 직업이 아니거든요. 사실 열 받아요. 저는 제 직업에 자부심이 엄청 있거든요. 아무나 못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다시 처음부터 하라고 하면 못할 거 같아요.

다른 직업군들은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잖아요. 그런데 프로게이머들은 점심에 일 시작해서 새벽까지 한단 말이죠. 쉴 시간도 거의 없고요. 물론, 모든 프로 스포츠는 다 힘들겠죠. 그래서 직장 생활도 해보고 싶긴 했어요. 만약 내가 프로게이머를 안했다면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도 궁금하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또 일반 직장인은 하기 싫네요. 그냥 지금 돈 많이 벌어서 나중에 가게 하나 차리거나 건물주가 되는 게 꿈이에요.

라쏘 : 나중에 정말! 호기심이 생기면 정말 기자도 노려봐요. 아까 고기집에서도 관심 보였잖아요.

쿠로 : 나중에 군대 다녀와서 조금 쉬다가 기자를 구하는 매체가 있다면 신청은 해볼 것 같아요. 기자에도 관심이 있고,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도 가보고 싶긴 해요. 게임 관련 일을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있죠. 코치진이나 중계진도 해보고 싶고요.

앤서 : 본인이 나중에 코치나 감독을 하면 잘할 거 같아요?

쿠로 : 감독님이 저한테 하는 말이 있어요. 코치 보다는 감독이 어울린다고 하셨어요. 제가 약간 혼내거나 화내기 보다는 다독여주는 스타일이거든요. 아무래도 코치는 피드백하고 이러면서 싫은 말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니까. 해설은 해보고 싶긴 한데, 제가 말을 잘 못해서. 제가 예전에 챌린저스 코리아 객원해설을 했었거든요. 옆에서 '빛돌' 하광석 해설위원님이랑 '단군' 김의중 캐스터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그나마 괜찮았지, 정말 힘들었어요.

범현이 같은 경우는 말도 잘하니까 해설도 잘할 거 같아요. 실제로 나중에 해설하고 싶다는 생각 정도는 있다고 했어요. 그래도 프로게이머는 오래 할 수록 좋은 거 같아요. 임요환, 홍진호 그분들도 그렇게 말씀하셨더라고요. 제가 알아보니까 30살에는 군대를 가야하더라고요. 그때까지는 계속 프로게이머 하고 싶어요.

라쏘 : 그렇게 되면 (김)동준좌처럼 아직까지 예비군에 가게 되는 거죠(웃음). 그럼 한 번쯤은 해외 이적에 대한 생각은 없었어요?




쿠로 : 저는 락스 타이거즈에서 나오면서 해외 이적에 대한 생각은 항상 있었어요. 오래 생각해보니 가면 좋을 거 같은데 거기서 오래 살 만한 지는 모르겠더라고요. 저한테 안 맞을 거 같아서. 그리고 해외로 진출하면 아무래도 팬들이 저를 잊게 될 수도 있잖아요. 그런 것도 싫었어요. 팬들이 너무 하나하나 잘 챙겨주시고 응원도 엄청 해주시니까. 그게 너무 좋아요.

앤서 : 해외 팬들도 응원은 엄청 열성적으로 해주잖아요.

쿠로 : 제가 해외 무대에 가봤잖아요. 거기서 현지 팬들이 'TSM'을 연호하는 걸 직접 들어봤는데 엄청나더라고요. 그런걸 직접 느껴보고 싶긴 해요. 만약, 해외로 진출한다면 미국을 가보고 싶어요.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엄청 크잖아요. 영어에 대한 욕심이 좀 있기도 하거든요. 오픈 부스라는 점도 매력적이고요.

라쏘 : 언젠가라도 미국으로 진출하게 되면 좋은 영어 선생님을 소개시켜 드릴게요. 그 분이랑 인터뷰도 진행했었어요. 그 분 덕분에 지금 NA LCS 진출한 선수들이 영어가 많이 늘었대요. '플레임' 이호종 선수나 '썸데이' 김찬호 선수, '애로우' 노동현 선수도 그 분한테 배웠어요. 물론 본인도 엄청 노력해야죠.





'쿠로'는 약 6년의 프로게이머 생활 동안 많은 팀을 거쳤습니다. IM(현 킹존 드래곤 X)를 시작으로 나진 e엠파이어와 락스 타이거즈, 그리고 현재 몸담고 있는 아프리카 프릭스까지. 그런 그가 프로게이머 인생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는데, 그건 바로 주장이라는 책임감 가득한 직책이었습니다.

쿠로 : 팀에서 주장인 저한테 바라는 게 많더라고요. 그것도 좀 부담이었는데, 딱히 주장이라고 하는 건 별로 없고 팀원들 챙기는거?

앤서 : 그게 중요하죠. e스포츠는 다른 스포츠랑 다르게 경기 도중에 감독이나 코치가 경기에 대한 조언 같은 걸 할 수가 없잖아요. 전략을 수정하거나 뭐 그런거. 그럼 이제 주장한테 그 역할이 대부분 가고요.

쿠로 : 저도 멘탈 케어를 안에서 받는 입장이었는데 아프리카 프릭스에서는 나이도 가장 많고 주장이라서 역할이 바뀌었죠. 어린 친구들이랑 같이 하잖아요. 그러다 보면 애들이 정신을 못 차릴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열심히 다독여주죠. 그런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가끔 같이 멘탈이 터질 때가 있어요. '아니, 거기서 왜 죽어가지고'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할 때도 있죠(웃음). 그럴 때는 짜증 섞인 말투로 말하기도 해요. 저도 사람이라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그리고 다윤이가 부주장이거든요. 그런데 비슷해요. 멘탈 나갈 때는 같이 나가고, 챙겨줄 땐 또 잘 챙기고. 팀원들이 많이 의지하죠. 솔직히 경기 중에는 각자 자기 할 것들 바빠서 자주 못 챙겨요. 그래도 그런 건 있어요. 팀 내부적으로 뭔가 별로다 싶은게 있으면 다들 저한테만 뭐라고 해요. "아~ 주장 뭐해~" 하면서. 그러면 저는 "내가 말한다고 바뀌는 게 별로 없다, 너희랑 같이 힘을 합쳐야 된다"고 하죠.

애들은 근데 뒤에서는 엄청 잘 말하고 칭얼대면서도 직접 말씀은 못드려요. 그것 때문에 짜증나서 이제는 대변 안해요(웃음). 제가 불만사항이나 건의사항 말씀드리면 감독님이 다같이 모아놓고 물어보시거든요. 그러면 애들이 항상 "아 넵 저희는 괜찮습니다!" 이러고 있어요. 그런 거 볼 때마다 어이가 없어요.

앤서 : 하긴 일반 회사 생활도 비슷하죠. 사장이나 대표가 와서 "자네들 요새 힘든 거 없나?" 하면 거기서 누가 말해요. "괜찮습니다!" 하는거지(웃음). 그럼 진짜 고민이 심하거나 해결할 수 없을 땐 어떻게 해요? 팀적인 그런거 말고 개인적인 고민이요.

쿠로 : 저는 혼자 고민하고 누르는 스타일이에요. 나중에 친구들이랑 만나서 술 한 잔 하면 그때 털어놓는 스타일? 부모님한테는 걱정 끼쳐 드리고 싶지 않아서 잘 말씀 안드리고요.




술기운을 빌어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농담 섞인 말도 하던 '쿠로'의 눈빛이 조금 더 진지해졌습니다. 아무래도 부모님과 관련된 이야기가 시작됐기 때문이었을까요? 프로게이머이기에 겪는 다양한 고민과 스트레스, 이를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가족들의 이야기도 '쿠로'는 담담하게 풀어냈습니다.

앤서 : 저희 부모님은 고민거리가 있는데 걱정하실까봐 말씀을 안드려도 다 눈치 채시더라고요. 비슷하시지 않아요?

쿠로 : 맞아요. TV로 제 경기를 보시면 아파보인다거나 힘들어하는 것 같아 보인다고 하실 때가 있어요. 그래도 힘든 걸 말씀드릴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그냥 걱정하시지 말라고 하죠.

저희 집이 삼남매예요. 위에 형이 있고, 밑에 여동생이 있어요. 제가 그래도 잘 풀린 편이라서 의지를 많이 하시죠. 형도 저한테 의지해요. 저한테 장난 식으로 "네가 가장이다" 라고 하고(웃음). 그러다 보니 책임감도 어느 정도 생겼어요. 부모님이 저희 어렷을 때 고생을 많이 하셨거든요. 거기에 언제나 보답해드리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그래도 어느 정도 보답하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부모님에게 선물을 해드릴 때도 있고, 어머니 가게도 차려드렸어요. 저희 집 빚도 다 갚았고. 필요한 돈이 있다고 하시면 부쳐드리고요.

앤서 : 프로게이머라는 직업 특성상 부모님이나 가족이랑 오래 같이 있지 못하잖아요. 그런 건 어때요?

쿠로 : 휴가를 받으면 어머니랑 영화를 자주 보러 가요. 형이랑 여동생도 같이 가고요. 저희 아버지가 귀찮은 걸 싫어하셔서 영화는 같이 안 보러 가시더라고요. 제가 귀찮은 걸 싫어하는데 아버지를 닮았나봐요. 아무튼 저는 영화 보면서 탄산 음료랑 팝콘 먹는 걸 좋아해서 어머니가 같이 가자고 하시면 최대한 같이 가려고 하죠.

가끔 아버지랑 술도 마셔요. 어머니가 안주 해주시고. 그럴 때마다 아버지가 저한테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부모님한테 당연히 항상 감사하죠. 저희를 키워주셨잖아요. 집에다가 돈 쓰거나 하는 건 절대 아깝지 않아요.

아버지들이 그런 게 있는 거 같아요. 어쩐지 쑥쓰러워서? 저희 아버지가 특히 그러셔서 술 좀 드셔야 대화를 많이 하세요. 어머니는 저랑 얘기하는 걸 워낙 좋아하셔서 자주 하죠. 어머니가 특히 고생을 많이 하셨거든요. 그런 걸 보고 자랐다 보니까 열심히 살 수 밖에 없어요.


가족에 대한 '쿠로'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니 앞서 들었던 대견한 마음이 더욱 커지는 걸 느꼈습니다. 바쁘고 힘든 프로게이머 생활을 이어가는 중에도 항상 부모님과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생각하는 아들. 그리고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마음까지. 기자보다 어린 나이지만, 어쩌면 기자보다 훨씬 성숙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죠.

다시 이야기의 중심을 '쿠로' 쪽으로 옮겨보기로 했습니다. 락스 타이거즈 시절에는 밥 먹는 것처럼 당연하게 여겨졌던 '쿠로'의 결승 진출. 하지만 락스 타이거즈에서 나온 이후로 '쿠로'는 유난히 우승은 커녕 결승 무대와도 인연이 닿지 않았습니다. '피넛' 한왕호나 '프릴라' 김종인-강범현, 그리고 '스멥' 송경호까지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것과는 사뭇 달랐죠. 그러다가 약 1년 반 만에 '쿠로'는 아프리카 프릭스와 함께 다시 결승 무대를 밟았습니다.


앤서 : 락스 타이거즈 나오고 첫 결승이었죠?

쿠로 : 1년 반 만에 결승이더라고요. 락스 타이거즈에서는 한 시즌 빼고 밥 먹듯이 갔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상하긴 해요. 사실 팀 나와서 5위만 하다 보니까 내 인생에서 결승전은 더 없나 싶었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다시 올라가보니까 감정이 북받쳤어요. 큰 무대의 현장감도 오랜만에 느껴봤고. 정말 좋았어요.

저는 항상 해외 무대에 가고 싶어요. 작년에는 MVP한테 패배해서 리프트 라이벌즈에 못갔잖아요. 탑 자르반 4세한테 완전 무너졌을 때. 이번에는 리프트 라이벌즈에 진출하게 됐죠. 사실 너무 아쉬워요. MSI가 유럽이고, 롤드컵은 한국에서 열리잖아요. 해외를 나갈 기회가 MSI랑 리프트 라이벌즈 밖에 없어서 스프링 스플릿 우승을 꼭 하고 싶었는데... 저는 그래도 아프리카 프릭스가 결승에 올랐다는 것 자체에 만족해요. 이게 단계라는 게 있잖아요. 이번에 결승 무대에 올라봤으니 다음 번에는 우승, 이런 느낌으로. 어? 임혜성 코치님 전화왔어요.




쿠로 : 범현이한테도 연락이 왔네요. 인터뷰 끝났냐고. 여기 오고 싶었는데 사정상 못 올 거 같다고, 아쉽다고 하네요.

앤서 : 나중에 같이 보면 좋겠어요.

쿠로 : 그럴까요?


6년 차 프로게이머 '쿠로'와 약 2시간 동안 나눈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정말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쿠로' 역시 솔직하게 답변을 해줬습니다. 인터뷰를 함께 했던 모든 e스포츠 관계자와 선수들에게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지만, 이번만큼 사람 대 사람으로 친근감이 느껴진 적은 또 처음인 것 같았죠.

30살까지 프로게이머 생활을 계속 하고 싶다는 '쿠로'. 오랫동안 대화를 나눠본 '쿠로'를 보고 있으면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이는 그의 꿈도 충분히 현실화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쿠로'가 꾸준히 써내려갈 진심어린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 #쿠로 #남자셋 #술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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