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018] 연인 관계가 되어 알아가라, '던전앤파이터'의 유저 대응법

게임뉴스 | 허재민 기자 | 댓글: 59개 |


▲네오플 액션스튜디오 이원만 팀장

게임이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는 지속가능성. 어느 게임 개발자든 지속가능성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많은 개발자가 롱런하는 게임을 만들고자 한다. 던전앤파이터는 그 부분에서 봤을 때 '성공'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10년 넘게 서비스되고 있으며, 게임을 사랑하는 팬들이 두터우니까.

금일 'NDC2018'에서는 던전앤파이터가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유저 대응의 측면에서 확인해볼 수 있었다. 이날 강단에 오른 네오플 액션스튜디오 이원만 팀장은 과거 던전앤파이터의 라이브 개발팀 팀장과 라이브 유닛 부실장을 담당한 바 있으며, 현재는 모바일 던전앤파이터 신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유저 대응이 무엇이며, 유저 대응에 대한 이론적인 방법론에 대한 설명, 그리고 데이터 분석과 유저 대응의 상호보완적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라이브 개발에 유저 대응을 접목시키는 방법과 자동화 서비스 개발에 대한 설명도 이루어졌다.

강연을 시작하기 전, 이원만 팀장은 성공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실패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유저를 일부러 괴롭게 만들려고 하는 개발자도 없다. 이원만 팀장은 "개인적으로 성공은 본인이 임하는 프로젝트와 조직, 함께하는 유저 모두가 지속적으로 행복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하며 지속적인 성공을 위한 고민을 유저 대응을 주제로 풀어나가겠다고 전했다.


유저와 연인이 되어 알아가라
성공을 위해 필요한 변화, 그리고 그를 뒷받침해주는 유저 대응에 대하여




먼저 이원만 팀장은 ‘이카루스 패러독스’에 대해서 설명했다. 날개를 만들어 미로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이카루스는 바로 그 날개 때문에 추락하게 된다. 이카루스 패러독스는 성공과 실패의 요인이 같은 데 있다는 것을 뜻한다. 많은 뛰어난 제품들도 이 이카루스 패러독스를 뛰어넘지 못해 추락했다.

이원만 팀장
“던전앤파이터는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긴 게임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지속적인 성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장은 변화하고 유저의 눈높이는 계속 높아지니까. 그러나 던전앤파이터는 변화를 멈추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다행히도 아직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변화는 어렵다. 한번 성공을 맛보게 해준 요소를 포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성공해준 것을 포기하고 다른 행보를 걷는 것이 실패할 확률이 높다. 막연함이 두려우므로 시도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실패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원만 팀장은 유저 대응을 주제로 실패하지 않는 방법과 지속해서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먼저, 유저 대응이란 무엇일까?




대응. 대응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두 가지가 있다. 이원만 팀장은 처음에는 첫 번째 의미가 맞는 의미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유저를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생기면 행동을 취하는 딱딱한 방식으로 말이다. 이원만 팀장은 사실, 유저 대응의 의미는 좀 더 두 번째 의미에 가깝다고 이야기한다. 유저들은 게임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사람들이다. 이런 유저들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원만 팀장
“왜 유저 대응인가. 유저가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직관적으로 알아낼 수 있는 천재라면 필요가 없겠지만, 유저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쉽게 알 수 없다. 데이터 분석은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답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유저와 연인 관계에 있는 것처럼, 알아가야 한다.”



소통은 마치 펜션 사장님처럼
직접 소통하는 적극적인 유저 대응

유저 대응에는 적극적인 대응과 소극적인 대응이 있다. 적극적인 대응은 커뮤니티 모니터링, 더 나아가 커뮤니티에서 직접 활동하는 것을 뜻한다. 이원만 팀장은 실제로 개발자1이라는 아이디로 커뮤니티에서 3년 동안 활동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다소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직접적인 소통의 성공했던 사례와 아쉬웠던 사례를 설명했다.

이원만 팀장
“유저가 어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물어보기도 하고, 접는 유저가 있으면 블로그를 찾아가 애원하기도 했다(웃음). 사실, 직접 댓글을 달고 소통하는 것은 위험하다. 의도와 다르게 오해할 수도 있고, 유저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해줄 수 없기 때문에 입장이 난처해지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대응, 직접적인 소통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목적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저와 직접 소통하다 보면 들뜨기도 하고, 팀의 사기가 올라가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조심스러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라이브 서비스를 하다보면 유저의 모든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할 수 있는 것을 우직하게 해내는 돌쇠의 태도가 필요하다.

이원만 팀장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펜션 사장님의 포지션이라고 보면 된다. 불도 피워주고, 고기도 구워주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주지만, 손님과 함께 술 마시고 놀면 안 된다. 유저가 즐길 수 있도록 펜션 사장님은 빠져줘야 한다.”






유저 대응, 일관성을 통한 신뢰도를 쌓아라
데이터 분석과 유저 대응의 상호보완적 관계

그럼 이론적인 유저 대응법을 실제로 진행하는 데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원만 팀장은 ‘일관성’을 강조한다. 개발자로서 직접 유저와 소통하면서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관성을 가지고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다는 것이다. 이야기한것은 지킨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대답을 하기 전 모든 것을 검토해야 했고, 어떤 유저는 속 시원하게 대답해주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었다. 동시에, 조직 구성원들에게는 유저가 요청한 것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도록 설득할 필요가 있었다. 오랜 시간을 걸친 그의 일관적인 행동은 팀으로서는 최선을 다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고, 유저와는 신뢰도를 쌓을 수 있게 만들어준 요인이 되었다.




이원만 팀장은 소통은 실제로 액션이 되고 의사결정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서포트 해줘야 한다. 유저 대응과 데이터 분석은 서로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다. 유저 대응은 침묵하고 있는 유저들을 간과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데이터 분석은 드러난 데이터의 단면만 본다는 취약점이 있다.

특히, 이탈 유저를 분석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미 이탈한 유저를 추적하기는 어려우므로 데이터를 얻기 힘들다. 하지만 유저 대응으로 유저와 소통하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현장의 이야기 속에서 데이터 속 빠진 퍼즐을 찾을 수 있다. 유저 반응은 입소문이나 밴드웨건으로 예상보다 더 잘될 경우도 있듯, 복잡미묘한 요소들로 구성되어있다. 따라서 유저 대응과 데이터 분석, 양측을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

이어 이원만 팀장은 슬로트 발전소와 하늘성 폴리싱을 사례로 들었다. 동급 파밍던전 중 입장 수가 가장 낮았던 슬로트 발전소에 대해서 만약 단순히 난이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잘 해결되지 않았을 것이다. 반복성이나 난이도에 대한 꼼꼼한 유저 리뷰는 보다 임팩트 있는 변화를 줄수 있도록 했고,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반면 이탈률이 높았던 하늘성의 폴리싱은 분명 데이터 상으로 감소한 이탈률을 보였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반응은 생각보다 호응이 적었다. 이원만 팀장은 만약 커뮤니티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마케팅 시너지를 낼수 있는 방법을 좀 더 고민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브 개발과 유저 대응의 접목
내가 원하는 것과 유저가 원하는 것이 다를 때는?

여기서 더 확장해 라이브 개발과 유저 대응을 접목해보자. 무엇을 업데이트해야 성과가 있을까? 그리고 반응이 좋을까? 개발자는 자주 본인이 원했던 것과 유저가 원하는 것이 다른 상황에 직면한다. 때로는 그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었을 뿐인데 대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유저가 원하는 것과 개발자가 원하는 것이 일치한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이원만 팀장은 이에 대해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내가 만들고 싶은 것과 유저가 원하는 것을 비슷하게 만들 수 있을까’로.

우리는 시험기간과 같은 하기 싫지만 중요한 일에 직면했을 때, 갑자기 평소에 관심 없던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가령, 웹툰이 너무나도 재밌게 느껴진다든가, 책이 너무 재밌다던가. 이원만 팀장은 여기에 집중했고, 한가지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 업무시간에 게임을 할수 있도록 하고, 대신 던전앤파이터만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자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다. 다른 게임이라는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던전앤파이터를 플레이했던 직원들이 점점 던전앤파이터에 재미를 붙이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유저의 니즈를 관통할 수 있는 요인이 되었다. 이원만 팀장은 이렇게 유저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로 미러 아라드를 꼽았다.




추억은 보정되기 마련이다. 분명 재밌었던 영화나 게임도 막상 지금 다시 보면 실망을 하게 된다. 콘텐츠는 그대로 남아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트랜드도, 소비하는 자신도 변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원만 팀장은 던전앤파이터 속에 스토리나 음악, 이미지는 그대로 가져가되, 예전 그 컨트롤이 불가능해진 지금의 유저들을 위해서 보다 쉽고 호쾌한 액션을 담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미러 아라드는 이렇게 소비자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호쾌하게 공격했던 그 좋은 기억만을 남기고 보정되었다.







시장은 급변한다. 따라서 명확한 정답은 없다. 유저와의 접점은 온라인 게임시장으로 트랜드가 변화하면서 생긴 요소다. 시장은 계속 변화하고, 경쟁은 치열하며, 유저의 눈높이는 올라갔다. 보다 높은 서비스 품질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라는 것이다.

점검도 인식이 변화하는 요소 중에 하나였다. 과거에 점검은 온라인게임이라면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는 요소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점검에 의한 유저의 고통을 줄여 서비스 품질을 높일 필요가 있었다. ‘점검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던파'의 4대 명검, 변화할 필요가 있었다

점검을 하게 되면 유저들은 손해를 본다. 어떤 유저는 횟수 제한 던전의 플레이 횟수에서 손해를 보기도 한다. 하지만 점검이 오히려 이득을 준다면? 이원만 팀장은 점검 때에는 파밍던전의 횟수를 초기화해 유저가 이득을 보도록 만들었다. 분명 파밍기간이 짧아지는 문제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이를 통한 유저의 신뢰를 얻는 것이 더 중요했고, 이는 더 많은 유저를 유입하는 요인이 되었다. ‘던전앤파이터에는 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도 괜찮다. 그 노력은 지켜질 것이니까’라는 믿음을 얻는 것이 중요했다는 것이다.





프로세스의 개선은 유저 대응을 원활히 해준다
시스템 자동화를 통한 점검 빈도의 감소

빠른 유저 대응을 위한 프로세스의 개선 또한 중요했다. 유저의 눈높이는 빠르게 높아지고 트랜드는 바뀐다. 이에 바로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성이 높아질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프로세스의 개선이 없다면, 개발자들은 무리하게 업무를 할수 밖에 없고 퀄리티는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 결과적으로 유저 대응을 제대로 할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다.

이원만 팀장
“프로세스 개선은 어려운 부분이다. 끈기와 용기를 요구하는 과정이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기민한 유저 대응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그럼 프로세스 개선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원만 팀장은 프로세스의 자동화에서 그 답을 찾는다. 실수 하나에도 모든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이 생기곤 한다. 스트립트에 잘못 쓰인 단어 하나가 모든 과정을 불가능하게 할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직관을 요구하는 작업 외에는 모두 자동화로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 이원만 팀장은 전문적인 조직을 구성해 진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함께 ‘지금보다 더욱 행복하게 일하자는 모토’로 시스템 자동화를 통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자동화는 기존에도 업무를 훌륭히 해왔던 직원들에게 더욱 편리한 툴을 제공한 것이었고, 그들은 더욱 큰 업무 성과를 가져다주었다. 노동가치는 높아지고 동시에 생산성 또한 크게 증가했다. 이원만 팀장은 시스템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과 안정성이 높아졌으며, 점검 빈도가 줄어들었고, 결과적으로 유저 대응을 더욱 기민하고 퀄리티 있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원만 팀장
“유저 대응은 지속적인 성공을 위한 것이다. 게임은 유저에게 많은 추억을 선사하고, 그 추억은 그 유저에게 중요한 일부가 되기도 한다. 유저에게 최대한 좋은 추억이 되어 언제까지나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제작자의 본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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