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018] "캐릭터는 사진빨이다" 교차편광촬영을 통한 텍스쳐 만들기

게임뉴스 | 정필권 기자 |


▲ 넥슨지티 윤진홍 파트장

최근 게임들은 실사풍 캐릭터를 제작할 때, 모델링에 사진 소스를 사용한다. 실제 모델의 얼굴을 촬영하고 이를 게임 내 캐릭터를 만들면서 텍스쳐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보다 현실 모델에 가깝고 실제와 같은 게임 속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다.

하지만 사진의 결과물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사람의 수작업을 통한 광원 제거가 필요하다. 사진에서 인물 얼굴에 표현된 하이라이트를 제거해야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후보정 과정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문제가 있다.

넥슨지티의 윤진홍 파트장은 캐릭터 모델링에 사용할 텍스쳐를 촬영할 때, 광이 없는 사진을 촬영하는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NDC 2018 현장에서 진행한 '사진에서 광이 사라지는 마술' 강연을 통해 '교차편광촬영'을 하는 방법과 시행 과정을 청중에게 전하려 했다.






■ 교차편광촬영을 쓰게 된 이유?

현재 서든어택에는 다양한 연예인 캐릭터가 들어가 있다. 지속적인 추가를 해왔기 때문에 현재 종류는 약 300종에 이른다. 넥슨지티에서는 연예인 캐릭터를 게임 내에 만들 때, 실제 인물과 캐릭터를 똑같이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강연자가 속한 캐릭터 파트는 연예인을 직접 촬영하고, 여러 각도에서 찍은 팔각사진을 캐릭터의 얼굴 텍스쳐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결국 촬영한 사진 소스가 캐릭터의 퀄리티에 직결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실사품 캐릭터 제작에 사진 소스를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실제 모델을 촬영한 사진 소스의 퀄리티는 실제 게임 내 캐릭터 모델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캐릭터는 사진빨이다"라는 말은 틀린 것만은 아니다.




작년까지는 증명사진을 찍듯이 사진 소스를 제작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사진에 표현되는 얼굴의 '광'이 문제였다. 얼굴 일부에 빛이 반사되는 결과물은 심미적으로 아름답지도 않았고 게임 내 라이트를 받으면 화장을 떡칠한 듯 어색한 결과를 보여줬다. 라이트 움직임에 따라서 캐릭터 광의 위치가 달라지기 마련인데, 이미 소스 자체에 광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었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진 소스에서 광을 제거해야만 했다.

그래서 촬영 단계부터 광을 없애기 위한 많은 시도를 했다. 모델에 화장을 해보기도 하고, 카메라 세팅과 라이트도 조정해봤다. 하지만 완벽하게 제거하기는 어려웠다. 편집 프로그램에서 수작업으로 보정을 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물론, 후보정에 들어가는 시간과 수고, 작업자에 따른 결과물 차이가 발생하기 마련이었다. 후보정을 작업하더라도 완벽한 소스를 확보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교차편광촬영 기법이다. 교차편광촬영에서 교차는 말 그대로 무언가를 겹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편광은 진동방향이 일정한 빛을 뜻하는 단어다. 즉, 교차편광촬영은 어떤 것을 교차시켜 빛의 진동방향을 정하는 것을 말한다.

교차편광촬영은 주로 의학사진을 촬영할 때 쓰는 기법이다 물체의 본래 색을 확인하고자 하기 위함이며, 주로 치아의 사진을 찍을 때 쓴다. 아래의 사진처럼 광이 제거된 상태로 사진 결과물이 나오며, 물체 원래의 색을 사진에서 표현할 수 있다.






■ 교차편광촬영은 어떻게 원래의 색을 표현하는가

교차편광촬영의 구조는 '빛 - 편광필름 - 피사체 - 편광렌즈 - 카메라'까지 다섯 단계로 진행된다. 사진은 빛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빛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물리학적으로 빛이 가지고 있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빛은 물리학적으로는 전자기 방사선이라는 일종의 에너지라고 볼 수 있다. 이 에너지는 다시 포톤이라고 하는 작은 입자를 분출한다. 즉, 우리가 느끼는 빛은 포톤이라는 작은 입자를 쏘아내고 있는 셈이다. 이 수많은 포톤들은 각자 다른 파장을 그리며 날아간다. 그리고 포톤들이 각자 가지는 파장의 간격은 우리 눈에 다른 색으로 표현된다.




또한, 공간을 날아가고 있는 포톤은 같은 간격을 가지고 있는 두 개의 수직적인 파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직선으로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리저리 다양한 방향으로 회전하는 형태다. 따라서 관찰자의 시각에서 포톤은 사방으로 진동하는 파장을 가지게 된다.

피사체에 도달한 빛은 반사되어 카메라에 맺힌다. 이때 반사되는 빛은 난반사와 정반사로 나뉜다. 피사체는 어떠한 포톤은 흡수하고 어떤 것은 반사한다. 여기서 난반사되는 포톤이 그 물체의 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붉은 사과는 붉은 포톤을 난반사하는 셈이고, 여기서 정반사되는 포톤은 사과에서 빛을 받아 빛나는 부분이 된다.

일반적인 인물사진에서는 정반사와 난반사가 동시에 표현된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정반사되는 빛은 원래의 파장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이는 사방으로 진동하는 빛이 있다면 정반사 또한 사방으로 진동하는 성질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애초부터 빛이 사방으로 진동하지 않는다면? 정반사되는 빛 또한 진동하지 않는다. 편광 필름과 필터는 이와 같은 성질을 이용하여 정반사를 없애는 것이다.




인물 사진에서 광을 없애기 위해서는 편광 필름과 필터를 사용한다. 이 둘을 확대해보면 쇠창살과 같은 구조를 하고 있다. 이를 광원 앞에 설치하여 빛을 한 방향으로 걸러내는 형태다. 가루를 체로 곱게 거르듯이, 세로로 설치한 편광필터를 통해 세로 파장을 가진 빛만을 투과하는 것이다.

정반사된 빛은 앞서 말한 성질대로 세로파장으로 반사된다. 이때 반사된 빛을 담는 카메라에 가로 방향, 수직으로 편광필터를 배치하면, 세로 방향으로 진동하고 있는 정반사 광을 차단하여 제거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사진에서 광은 제거되고 순수한 색만이 찍힌다. 편광필름과 필터의 방향을 교차시키는 것. 이것이 교차편광촬영이자 색만을 담는 사진의 비밀이다.



■ 그렇다면 실제 촬영은 어떻게 하나요?

교차편광촬영을 위해서는 카메라와 줌렌즈, 삼각대, 3개의 조명, 동조기, 편광필름과 필터가 필요하다. 피사체의 전방에 주조명을 설치하고 빛을 편광시킬 수 있도록 필름을 설치한다. 그리고 카메라에는 편광필터를 장착하여 정반사되는 빛을 거른다. 필터는 회전이 되기 때문에 광이 제거되는 지점, 빛이 교차하는 지점을 찾아서 조절할 수 있다.



▲ 촬영 세팅은 이러한 구조로 설계.

또한, 양 사이드에는 보조 조명을 배치한다. 이는 주조명만 있으면 인물의 얼굴 주변이 어두워지기 때문이다. 빛의 강도가 강할 필요는 없으므로, 빛의 강도를 줄인다. 이를 이용하여 촬영한 결과는 텍스쳐로 사용하기 적합한 결과물로 이어진다. 사진 전체의 색이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필름과 필터만으로도 광이 제거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다만, 필름 자체가 빛을 걸러내므로 일반적인 세팅으로 촬영하면 어두워지는 단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조리개값과 셔터스피드를 이용해 사진을 밝게 촬영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조리개를 최대한 열되, 선명도가 떨어지지 않는 선에서 촬영해야 한다. 셔터스피드도 느리게 촬영해야 하므로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한 삼각대는 필수다.

기법과 이론 설명, 시연까지 마친 강연자는 "작업자의 스킬에 구애받지 않는 고른 퀄리티의 사진으로 생산성과 퀄리티, 효율성 모두를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렇듯 발상의 전환을 거친다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들을 마술처럼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 강연에서 설명한 세팅으로 교차편광촬영을 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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