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018] 크립토키티, 블록체인과 게임의 미래를 시사하다

게임뉴스 | 원동현 기자 | 댓글: 2개 |


▲ 액시엄 젠의 소프트 엔지니어 맥시밀리아노 카스트로

블록체인은 어렵다. 일반적인 경제관념에 익숙해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블록체인이 시사하는 경제적 가치는 생소하게 와닿을 수밖에 없다. 오늘날 각종 미디어에서 4차 산업 시대의 핵심기술로 블록체인을 거론하지만, 대다수는 암호화폐를 떠올리며 투자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 현실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분명 대중화가 필요하다. 계속 멀게만 느껴진다면, 새로운 시대는 가능성만을 보인 채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액시엄 젠(Axiom Zen)의 소프트 엔지니어 맥시밀리아노 카스트로(Maximiliano Castro)는 연단에 올라 자사에서 개발한 최초의 블록체인 게임 ‘크립토키티(Cryptokitties)가 가진 의미와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해 논했다.








크립토키티는 블록체인의 대중화를 위해 탄생했다. 모두가 귀여워하고 친근하게 느끼는 고양이를 상징으로 삼은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카스트로는 고양이를 ‘온라인의 지배자’라 표현하기도 했다.

출시 이후, 크립토키티는 상상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 회사 내부적으로 큰 기대 없이 한 번 만들어본 게임이었는데 여러모로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다. 출시 이후 1만 달러 이상의 고양이가 100마리 이상 거래됐고, 경제 규모는 4천만 달러에 달했다. 심지어 몇몇 이용자들은 10만 달러 이상의 고양이를 거래하기도 했다.




게임 자체는 단순하다. 각자 고유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고양이들을 수집하고 교배해 새로운 유전자를 지닌 종을 탄생시키면 된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팔면 되고, 원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사면 된다. 단순한 외형의 문제가 아니다. 고양이의 유전자가 ‘경제적 가치’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카스트로는 크립토키티를 제작하면서 블록체인이 굉장히 안전한 기술이라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분산화를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 시스템은 복잡한 수학적 연산을 통해 철저한 암호화가 이루어진다. 아울러 네트워크는 한 주체가 소유하지 않고, 여러 개의 노드에서 블록들이 프로세싱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간섭 역시 쉽지 않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모든 유저들은 프라이빗 키를 가지게 된다. 이 키를 이용해 서명을 진행하고, 합의의 알고리즘으로 거래의 유효성을 판단한다. 굳이 현실처럼 거래자를 일일이 알아보고 신뢰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아울러 블록을 처리한 채굴자(마이너)는 5이더리움 정도의 보상을 받게 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비트코인은 의외로 이용에 제약이 심한 편이다. 반면, 이더리움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클뿐더러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편의성에서 큰 차이가 난다. 카스트로는 스마트 콘트랙트 담긴 정보들은 분산화를 통해 무결성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일일이 코드를 컨트롤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은 바로 ‘분산화’다. 카스트로는 페이스북과 와우를 예로 들며 중앙화와 분산화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페이스북과 와우는 운영 측에서 서비스를 중단할 경우 개인 이용자들의 재산이 단숨에 사라질 수도 있다. 반면 대다수의 암호화폐는 분산화를 기반으로 하기 떄문에, 가상의 재산에 대해서도 소유권을 증명할 수가 있다는 강점이 있다.

카스트로는 크립토키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영감을 받아 ‘크립토펑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크립토펑크는 Erc20 스탠다드에 기반한 제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캐릭터 숫자가 한정되어있다. 또한 캐릭터를 사고팔 수는 있지만 이용자 스스로 만들기는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크립토키티에서 사용 중인 Erc721은 모든 토큰이 고유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로인해 누가 매 토큰의 소유주인지를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다. 고유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남다른 희귀성도 갖추고 있다.




카스트로는 크립토키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털어놨다. 그는 가장 처음으로 저질렀던 실수가 헤들리스 크롬(Headless Chrome)을 선택했던 것이였다고 밝혔다. 당시 액시엄 젠은 호스팅 사이트로 헤로쿠(Heroku)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헤들리스 크롬이 지나치게 느리고 메모리도 크게 차지하는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더군다나 당시 팀 규모도 작았기에 머신을 적절하게 셋업해줄 사람도 없어서 더욱 곤란했다고 회고했다.

헤들리스 크롬에서는 PNG 이미지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 탓에 이미지를 변경하거나 컬러를 조합하는 게 상당히 어렵다. 이에 액시엄 젠 측은 별도의 템플릿 엔진과 SBG를 사용해 컬러와 모양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또 하나의 실수는 ‘정의(definition)의 부족’이었다. 카스토르는 가벼운 마음으로 진행했던 프로젝트인 만큼, 정확한 방향성을 잡아놓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됐다고 토로했다. 고양이 속성을 몇 가지로 나눌 것인지, 512비트와 256비트 중 어느 게 더 적합할지 등등 제대로 결정하지 못하고 진행했던 탓에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버그 역시 문제였다. 크립토키티는 11월 11일이 출시 예정일이었지만, 컨트랙트와 관련된 치명적인 버그가 발견되어 기존의 고양이들을 다 없애야만 했다. 그는 결국 11월 28일 날 출시할 수밖에 없었다며,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출시는 늦어졌지만, 분명 성공적이었다. 11월 28일 출시 이후, BBC를 비롯한 각종 유명 매체에서 크립토키티와 관련된 각종 기사가 쏟아져나왔다. 투자업계 역시 크립토키티가 가진 잠재력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폭발적인 관심 탓에 여러 문제도 발생했다. 고양이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 나머지 대기명단이 지나치게 길어진 것이다. 더군다나 처리 속도에 약점을 보이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탓에 병목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당시 크립토키티의 거래량이 이더리움 네트워크 트래픽의 약 25%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병목현상 외에도 블럭 컨퍼메이션(Block confirmation), 게스 동기화(Geth synchronisation) 지연 등 다양한 잡음을 겪었다고 밝혔다. 특히 게스 동기화의 경우, 이미 판매된 고양이가 구매목록에 등장하는 등 큰 금액이 오고가는 크립토키티 시장에서 굉장히 민감한 이슈로 작용했다.

한편, 강연 말미에 카스트로는 크립토키티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과 목표를 제시했다. 본격적인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해 모바일 앱을 출시할 계획이며, IPFS 분산환 스토리지 시스템도 활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그는 개발자 커뮤니티에도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The next big thing always starts out being dismissed as a toy”
혁신은 언제나 장난감이란 오해와 함께 시작된다

전화는 처음 등장했을 당시 전보에 비해 품질도, 신뢰성도 떨어져 놀이도구라는 오명을 얻었다. 하지만 기술의 개선이 이루어지며 전화의 보급화가 이루어진 뒤, 오히려 전보가 역사의 뒤안길로 그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미래가 현재가 되고, 현재가 과거로 물러난 것이다.

카스토르는 훗날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게임 내 재산도 실질적인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게임 아이템들은 중앙화된 서버에서 관리되기 때문에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띄기 힘들었으나, 블록체인으로 분산화될 경우 아이템의 실소유권을 플레이가 가질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서로 다른 게임끼리의 자산 거래도 가능해진다.

그는 앞으로 찾아올 미래가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했다. 또한, 블록체인은 그 미래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그는 “아직 블록체인 기술이 대부분의 사람에게 어렵게 와닿는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모두가 재미있게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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