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슈퍼 루키'에서 'EU의 간판'까지, G2의 기둥 'Perkz'를 만나다

인터뷰 | 정재훈,석준규,장다솔 기자 | 댓글: 40개 |
지금이야 한국 출신의 프로게이머가 세계 곳곳에서 이름을 떨치지만, LoL e스포츠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지역은 바로 유럽(EU)이다. 이제는 LoL의 기본이 되어버린 EU 스타일도 이곳에서 정립되었고, LoL e스포츠가 태동하던 시절의 EU는 거의 무적에 가까웠다. 시즌1을 평정한 프나틱을 시작으로 말이다. 물론 지금은 그 위세가 빛이 바랜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EU 출신의 팀과 선수들은 세계 무대에서 꾸준히 성적을 올리고 있고, 가끔은 원조에 걸맞는 참신한 전략으로 뭇 게이머들을 즐겁게 만들어주곤 한다.

루카 'Perkz' 페르코비치(Luka Perković: 이하 퍽즈)는 EU 소속팀의 선수 중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인물 중 하나다. 예로부터 EU는 '엑스페케', '프로겐', '비역슨', '페비벤' 등 많은 이들에게 이름을 알린 뛰어난 미드레이너를 많이 배출해왔다. 그리고 그 끝에, '퍽즈'가 있다. 2015년 G2 Esports에 합류한 그는 2016년 한 해를 완전히 정복하며 EU LCS에서 G2를 '대마왕'의 위치에 올려놓았고, 2017년에 이르러서는 국제 무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G2라는 이름을 세계 팬들의 머리에 새겨넣었다.

그리고 2018년에 이르러, '퍽즈'는 프로게이머 인생에서 또 다른 막을 맞이했다.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즈벤'과 '미티'가 G2를 떠나 TSM으로 이적한 2018년 첫 시즌은 전과 같이 만만하지 않았다. 새롭게 출발한 G2는 결승에서 프나틱에게 왕좌를 내주었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퍽즈'는 자신의 기량을 점검하고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얼마 전 미스핏츠와 만남을 가졌던 그 호텔에서, 이번엔 '퍽즈'를 만났다. 세계 최고급의 기량을 뽐내던 루키에서 어느덧 원숙한 모습으로 접어들고 있는 '퍽즈'. 그의 최근은 어떠했을까?



▲ 루카 'Perkz' 페르코비치(Luka Perković)


Q. 만나서 반갑다. 최근 팀원도 바뀌고 많은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지냈나?

알다시피 이번 스프링 스플릿은 꽤 힘들었다. 팀이 통째로 다시 만들어지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코칭 스태프도 바뀌었고, 선수들도 바뀌었고... 시즌이 끝나고 나니 정신적으로 많이 지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2주간 쉬고 미스핏츠와 한국에 부트캠프 오기로 결정했다. 솔직히 말하면 한국의 솔로큐가 많이 그리웠다.


Q. 지난 2년간 대부분의 정규시즌을 우승했었는데, 이번엔 우승을 놓쳤다. 무엇이 이유였다고 생각하는가?

뭐 이미 지나간 경기에 후회는 없다. 단지 이유를 생각해보면 상대가 우리보다 월등히 잘해서였다기보단 호흡을 맞춘 시간의 차이였던 것 같다. 우리는 고작 몇 달간 함께했을 뿐이지만, 그들은 1년 반의 시간동안 팀워크를 맞춰왔다. 그 점에서 차이가 있었지만, 나중에는 우리가 더 잘할 것으로 믿고 있다.


Q. EU는 그간 좋은 미드레이너를 많이 배출했고, 지금 또한 그렇다. 그들 사이에서 본인의 위치를 자평하자면 어느 정도라 할 수 있겠는가?

난 분명히 최고점에 있다. 무조건. 흠.. 근데 이번에 캡스한테 졌으니, 지금은 캡스가 나보다 잘하는 거다. 난 이런건 굉장히 단순히 생각한다. 이긴 사람이 무조건 더 잘하는 거다. 지금은 캡스가 이겼으니 캡스가 잘하는거고, 작년엔 내가 이겼으니 그땐 내가 더 잘했다.





Q. 과거에 꽤 강도높은 발언들을 해와서 화제가 되었다. 일부러 의도한 면이 있는가? 아니면 그저 승부욕의 발로인가?

솔직히 말하면 그리 트래쉬토크를 많이 한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좀 강도가 센 발언들은 있었지만. 대부분 팀에 관한 발언들이었고 내 스스로에 관한 코멘트는 잘 하지 않았다. G2는 그래도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였고, 실질적으로 최고의 팀은 아니었지만 최고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팀에 대한 얘기를 할 때는 늘 자신감에 차서 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솔직히 발언의 수위를 좀 강하게 한 건 더 재미있는 화제를 만들기 위함도 있었다. 물론 나 스스로는 내가 했던 말에 믿음이 있고 자신감도 있지만, 씬의 재미를 위해 발언을 강하게 한 면도 없잖아 있다.


Q. 작년 월드 챔피언십 이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당시 운 이유를 말해줄 수 있는가?

그때 진짜 많이 울었던 것 같다. 평소의 난 감정 컨트롤을 꽤 잘 하는 편이지만 그때 진건 솔직히 감정적으로 타격이 컸다. 당시 우리는 이미 팀원들이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뿔뿔이 흩어질 것을 알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경기는 뭔가 더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좋은 결과를 내고 싶었다. 우리는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것을 좋아했고, 그 순간을 늘 즐겨왔다. 때문에 패배했을 때 모두가 슬픔을 느꼈고, 특히 난 그것을 더 억누르기 힘들었다.


Q. 미드 레이너들이 눈물이 많은 것 같다. 페이커도 울고, 크라운도 울고...

(웃음) 그러게 말이다.


Q. MSI와 월드 챔피언십을 거치면서, 세계 각국의 미드레이너와 진검승부를 벌여왔다. 개인적으로 가장 상대하기 힘들었던 선수는 누구였나?

아무래도 MSI때 페이커가 가장 힘든 상대였다. 어쩌다 라인전 단계에서 그를 압박한다 해도, 잠시 신경을 놓고 있으면 귀신같이 따라붙어 있었다. 이건 SKT T1의 강점이라 생각하는데, 그들은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큰 차이를 벌리지 않고 따라오는 것을 굉장히 잘 한다. 특히 페이커가 아리나 르블랑을 했을 때는 정말 조심해야 했다. 그가 공격형 암살자 챔피언을 고른 경우엔 언제나 킬 압박을 느꼈고, 무서운 갱킹이 이어졌다. 그래서 라인전을 설령 이기고 있다 해도 계속 겁먹고 주의하며 게임을 이어가야 했다.

페이커는 내가 만난 상대 중 가장 똑똑하고. 팀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선수였으며 당시 SKT T1은 총체적인 팀웍 면에서도 최고였다. 한 명을 더 꼽자면 '크라운'. 월드 챔피언십 당시 그가 탈리야나 갈리오를 고르면 정말 믿을 수 없는 팀플레이를 보여주곤 했다. 그룹스테이지 당시 나를 상대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다.





Q. 지난번에 레클레스와 인터뷰를 했는데, 당시 그가 LCK 진출에 대해 짧막히 말했고, 화제가 되었다. 혹시 본인도 LCK 진출을 생각해본 적이 있나?

물론 생각해본 적이 있고, 기회가 된다면 언젠간 해보고 이뤄 보고 싶은 일이다. 하지만 LCK 진출하려면 내가 한글을 배워야 할 거다. '트릭'이 말하길 한글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고 했으니 뭐 어떻게 잘 하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시간을 충분히 투자해야 하고 한국 문화에도 익숙해져야 할 거다. 아무튼,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근데, 내가 LCK에서 하려면 최고의 팀 중 하나가 돼야 할거다. 트릭이랑 같이 낮은 순위에 팀에서는 못한다. (웃음) LCK에서 뛴다는 건 세계 최고의 지역리그에서 뛴다는 건데, 이왕 그럴 거면 세계 최고의 팀에서 뛰어야 좋지 않겠나?


Q. 그럼 LCK 팀 중 한 팀을 고른다면, 혹은 같이 호흡을 맞추고 싶은 선수를 한 명을 고른다면 누가 좋을 것 같나?

한 팀을 고른다면 킹존이다. 피넛이 나랑 잘 맞을 것 같다.


Q. 그럼 현 주전인 Bdd를 밀어내야 하는데, 자신 있는가?

그렇다. Bdd랑 둘이 같이 할거다. 내가 주전이고 Bdd가 후보고. (웃음) 개인적으로 Bdd도 참 좋아한다.


Q. 반대로 NA로 간다고 생각하면, 기존 팀원들이자 TSM으로 이적한 '즈벤', '미티'와 함께 하고 싶은가 아니면 다른 팀으로 가서 혼내주고 싶은가?

이왕이면 같이 하고 싶다.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아직 NA가 EU보다 훨씬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내가 LCK에 도전하는 것은 상상할 수 있지만 NA로 가는 것은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 만일 간다면 내 멘탈이 터질거다. (웃음) NA에서 잘하는 선수 네 명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각자 포지션에 잘하는 선수들은 있지만 다 뿔뿔이 흩어져 있고 자기 팀을 떠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NA가는 것은 굉장히 비현실적인 일이다.

어쩌면 2년 정도 지나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2년 후에 내가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니까. 어쩌면 그때 ‘NA가서 돈이나 벌어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웃음) 한국 선수들도 그러지 않나. 돈 벌려고 해외 리그에 가는 경우도 있지 않나.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기기 위해 내 팀원들과 호흡을 맞추고 싶다. 나는 승부욕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고, 나와 내 팀원들이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길 바란다.

뭐... 한마디 더 하자면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LA 참 살기 좋지 않나? 날씨 좋고 음식 맛있고. 뭐가 더 필요한가? (웃음)


Q. 프로 게이머로서 롤모델이라 부를 만한 선수나 강한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 선수가 있나?

더 이상 롤모델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어릴 때는 페이커였고 항상 페이커의 모든 것을 찾아봤었는데 이제는 내 스스로도 벌써 프로경력 3년이다. 스스로 스케줄이나 루틴을 짜서 내 스스로를 발전시키려 노력한다. 항상 정신적으로 강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스스로 점점 배우는 것 같다. 작년에 나한테 딱 맞는 루틴을 찾아서 잘 됐었는데 올해는 팀도 다 바뀌었고 나 개인적인 책임도 늘었다. 작년과 똑같은 건 이제 통하지 않아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했다.


Q. 프로게이머로서 이루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가 있나?

일단 당연히 롤드컵 우승이다. 하지만 그건 굉장히 비현실적이다. 정규 시즌 우승 타이틀은 이미 여러 번 이뤄냈으니 더 이상 내게 큰 도전이 아니고.

흠.. 생각해보니 이번 봄에 졌으니 그건 다시 가져와야겠다. (웃음) 내가 항상 이기고 있을 때는 이길 때마다 점점 만족감이 떨어졌지만 이제 졌으니 다시 가져와야 한다.

롤드컵에서 우승하는건 비현실적인 얘기니까 최소한 조별단계는 통과하고 싶다. 롤드컵에 두 번 갔지만 두 번 다 조별단계에서 탈락했었으니 말이다.


Q. 여기 표가 하나 있다. 2013년. 그러니까 게임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인 2018년에 이르는 표다. 여기에 본인의 인생사를 간단히 그려줄 수 있는가?





(당황하며) 저걸 어떻게 기억하나. 저 때 몇 살이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완전 어렸었다. 열네살쯤 됐나? 와 이거 진짜 어려운 것 같다.(웃음) 난 어릴 때는 평범했다. 무난하게 그어야 할 것 같고... 그리고 한 번 토너먼트를 우승했다. 그리고 이때가 LCS 진출했을 때. 그리고 (그래프를 쭉 아래로 그으며) 이때는 오리겐 오퍼가 왔었는데 못가게 됐을 때다. (웃음)

그리곤 다시 쭉 올라간다. 이때는 스프링 스플릿 우승했을 때. 다시 2016 MSI. 또 다시 정규시즌 우승, 보면 알겠지만 첫 우승보다는 낮다. 그리고 2016 롤드컵. 17년도에는 다시 우승하면서 올라간다. 매 번 우승마다 만족감은 조금씩 떨어진다.





다시 MSI, LCS 우승… 그리고 또 롤드컵. 이때 롤드컵은 나한테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팀으로서 엄청 가까워지는 시간이었고 연습도 정말 많이 했다. 졌더라도 이 때 롤드컵은 내게 아주 좋은 추억이다. 정말 재밌었다.

대체적으로 오프시즌은 그냥 오르락내리락한다. 그리고 2위는 이쯤 되겠다. 우승 못했으니 최고는 아니지만, 거의 새 팀인걸 감안하면 괜찮게 했다. 내가 좀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저~ 아래에 찍겠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다. 다음에 이기면 된다.





Q. 그럼 잠시 뒤로 물러서서, 좀 멀리 뒤로 가보자. 프로게이머가 되기 전의 퍽즈. 그러니까 어린 시절의 '루카'는 어떤 사람이었나?

어린 시절이라... 어릴 때의 난 과할 정도로 활동적이었다. 운동하는걸 굉장히 좋아했다. 하지만 무릎에 문제가 많아서 운동을 할 수 없었고, 결국 게임을 더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음악도 정말 좋아해서 기타를 연주하곤 했다.

사실 좋은 학생은 아니었다. 고등학교에 입학 후 바로 학교를 자주 빠지기 시작했고, 점점 반사회적인 면이 늘어갔다. 사람들과 대화를 잘 하지 않게 되었고, 점점 쑥쓰럼을 많이 타게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에게 생기는 문제를 회피하고, 게임을 통해 현실도피를 했다.

그렇기에 프로게이머가 된 것이 당시의 나에게는 일종의 구원과 같았다. 프로게이머의 삶은 나를 새로운 사람으로 바꿨고 그냥 평범한 학생으로 지내는 것에 비해 나를 굉장히 빠르게 성장시켰다.


Q. 만약 프로게이머가 되지 않았다면, 혹은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지금 무얼 하고 있을 것 같은가?

음.. 지금은 아마 대학을 다니고 있지 않을까. 솔직히 뭘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사회학과 인류학을 참 좋아한다. 사람을 공부하는 것, 심리학. 사람과 관련된 모든 것에 흥미를 느낀다.

예전에는 동물을 참 좋아했다. 그래서 수의사가 되거나 동물원이나 사파리에서 일하고 싶어했다. 난 참 좋아하는 것이 많다. 그래서 프로게이머가 안됐을 경우 무엇을 하고 있을지 결정하기 참 어렵다.


Q. 그럼 프로게이머를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는 건가?

없다. 절대. 프로게이머가 된 건 내 삶에서 일어난 최고의 사건이다.





Q. 프로게이머를 하기로 결정한 건 언제였나?

고등학교 시절에 앞서 말했다시피 학교를 자주 나가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땡땡이'를 자주 쳤다. 그 이후 내 성적은 바닥을 쳤다. 더 어릴 때는 공부를 굉장히 잘했는데, 그 시기가 지난 이후엔 게임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 부모님이랑 참 많이 싸웠다. 왜 그 부모님과 흔히 하는 싸움 있잖나? 게임은 하고 싶은데 하지 말라 하시니 싸우고... 그런거 말이다.

근데 찾아 보니 학교 외에도 공부를 마칠 다른 방법이 생기더라. 나 혼자 공부하고 시험을 보는 방법이 있었다. (일종의 검정고시) 그때가 16-17살쯤이었나. 뭐 다들 그렇겠지만 당시엔 정말 더는 학교에 가기 싫었고 프로 게이머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렸다. 지나서 생각해보니 학교도 참 즐겁게 다녔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더 많은 걸 배우고 싶기도 하고...


Q. 하지만 프로게이머의 삶이 늘 쉬운 건 아닐 테다. 힘들 때는 어떻게 극복하는가? 누군가 의지할 사람이 있나?

2016년 월드 챔피언십때 많이 힘들었다. 작년에는 무대에서 울었지만 당시는 무대에서 내려온 후 많이 울었다. 너무 크게 실망한 나머지 프로생활을 하기 싫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렇게 힘들어할 때 당시 팀의 오너인 카를로스와 통화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카를로스가 날 참 많이 위로해줬다. 솔직히 말하면 팀의 오너로서 성적을 거두지 못한 팀 멤버가 미울 수도 있을 텐데, 그는 끝까지 날 위로해 주었다.

최근에는 마음에 걸리는 게 있거나 고민이 있다면 미티(Mithy)랑 얘기한다. 미티는 내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하면서 나와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고민이 있을 때는 아무래도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과 얘기하는 게 가장 도움이 되지 않나. 그래서 대체적으로 미티랑 얘기하면서 푼다.


Q.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Mithy와 Zven이 팀을 옮긴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

사실 미티가 NA로 가고싶어한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G2 이전 심지어 오리겐 이전부터 그는 NA로 가고자 했다. 물론 난 함께 그와 함께한 시간이 좋았고, 여전히 함께 하고싶었기 때문에 슬펐다. 그간 우리가 한 팀으로 키워온 실력과 팀워크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닌가.

예를 들어 우리가 이전에 90까지 만들었다면 갑자기 10에서 새로운 팀원들과 다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거다. 그런 현실이 나에게는 우리 모두가 후퇴하는 것 처럼 느껴졌다. 난 준우승에 머물렀고 그들(TSM)은 그보다 못했으니까. 그래도 개인적인 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은 내 친구들이고 그리고 그들의 결정이 행복하다면 그렇게 하는게 맞는거니까.





Q. 그들이 TSM으로 가고 난 후 경기를 직접 본 적이 있는가?

이번 시즌 동안은 둘 다 잘한거 같다. 특히 Zven이 잘했다. 근데 클러치 게이밍 상대로는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8강 경기가 그랬다. 사실 그 경기는 비역슨을 제외한 다른 모든 선수들이 조금 이상하긴 했다. 무슨일이 일어났었는지는 모르지만 항상 잘하던 친구들이 갑자기 못하니 보는 입장에서는 믿기지가 않았다.


Q. 만약 국제대회에서 TSM을 상대로 만나게 된다면, 바텀 레인에 더 자주 로밍을 갈 생각인가? 혹은 옛 정을 봐서 바텀 레인은 그냥 둘 생각인가?

아마 열심히 로밍을 갈 것 같다. 보통 나는 로밍형 챔피언을 잘 쓰지 않는 편인데, 그들을 만나면 미리 연습을 해서라도 탈리야나 갈리오 같은 로밍 챔피언을 고른 후에 아예 바텀 레인에 살림을 차려버릴 생각이다. (웃음)


Q. 몇 년 후, 아니면 그보다 더 후에 프로게이머 생활에서 은퇴하게 된다면 무슨 일을 할 지 생각해 보았나?

난 이미 미래의 내가 뭘 할지 알고 있다. 나는 코치가 될거다. 확실하다. 난 누군가를 지도하는 것을 매우 즐기며, 그 과정에서 나와 팀원들이 함께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 분명 쉽지 않은 일이지만 도전하는 즐거움이 있다. 하지만 그게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다. 난 아직 프로게이머로서의 커리어를 길게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도 그 어떤 때보다 프로게이머로서 동기부여가 잘 되어있다. 만에 하나 코치가 될 수 없다면, G2에서 뭔가 다른걸 하지 않을까.

아니면 다시 학교를 다닐 수도 있겠다. 평범하게 공부하고 졸업하고 일하고... 정말 모르겠다. 음악을 좋아하니 작곡을 하게 될 수도 있고... (웃음) 인생 모른다.





Q. 본인의 전체 인생을 생각할 때, 살면서 꼭 이루고 싶은 무언가가 있나?

모르겠다. 그런 건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난 그저 하루하루 내가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게 그 무엇도 될 수 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운동, 음악, 게임이 될 수도 있다. 조금이라도 내가 발전할 수 있는게 있다면 그거로 족하다. 심지어 사람으로서나 팀메이트로서 발전하는 것도 좋다. 그게 내가 가장 행복할 때다.

아! 하나를 말하자면, 좋은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것이다. 가족들한테 잘하고. 그리고 한참 지나고 나면 아이들한테 잘하고, 잘 키우고.


Q. 벌써 한 시간이 지났다. 이제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세계 곳곳의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간단히 남겨줄 수 있는가?

언제나 내 경기를 보는, 그리고 날 응원해주는 모든 팬들에게 감사하다. 내가 어디에 있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이렇게 응원해 주는 것들이 실제로 나에게 큰 힘이 된다. 또, 올해 롤드컵 왔을 때 한국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음... 당연히 올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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