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큐레이터②] 당신의 목마름을 채워줄, 5월의 인디 게임들

기획기사 | 정필권 기자 | 댓글: 13개 |



2018년 5월은 상대적으로 AAA급 게임의 출시가 적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 6월 중순 E3 2018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었을까요? 큰 규모와 개발비를 자랑하는 게임보다는, 작아도 가치 있는 인디 게임들이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한편으로는 일본에서 비트서밋(BITSUMMIT 2018 VOLUME 6)이 개최되기도 했으며, 닌텐도가 인디 월드라는 프로그램을 공개하면서 인디 게임에 본격적인 힘들 쏟으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도 다양한 인디 게임들이 소개되었고, PC와 콘솔, 모바일에 이르기까지 주목받을만한 게임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매일 신작 페이지가 서너 개는 추가될 정도로 신작들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게임 중에서 정식 출시로 전환됐거나,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게임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래에서 소개할 인디 게임들은 5월 초부터 최근까지 출시된 게임들은 물론, 출시를 위해 개발 중인 게임들로 구성했습니다.


이것은 당구의 신기원이다? - '풀 패닉'
Pool Panic / Steam, NS / 연내 출시 예정


'풀 패닉'은 영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어디인가 나사가 하나둘 빠진듯한 디자인 또는 약을 한 사발은 들이킨 모습을 보여줍니다. 게임 플레이 모습도 마찬가지죠.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습니다. 분명 축구인 것 같은데 선수인 당구공을 구멍으로 빠뜨린다든가. 아니면 난데없이 스키를 탄다거나, 당구봉으로 상대방을 여기저기로 날려버리는 등 온갖 방식들이 공개됐습니다. 즉, 이 게임은 항상 이런 분위기라는 이야기죠.

개발사인 어덜트 스윔 게임즈(Adult Swim Games)마저 자신들의 게임을 풀장 시뮬레이터(Pool Simulator)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게임의 의도는 분명해집니다. 100개가 넘게 마련된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면서 한창 웃어보라는 의도입니다. 여기에 로컬 멀티 플레이를 통해서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 중입니다. 일단은 연내 출시 예정인 상태이므로, 조만간 깜짝 출시 소식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전투 마법사 - '위자드 오브 레전드'
Wizard of Legend / Steam, Xbox One, PS4, NS / 2018. 05. 15 출시


최근 출시된 게임 중에서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는 타이틀을 '위자드 오브 레전드'는 시원시원한 타격감과 액션으로 호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게임은 일반적으로 보호만 받던 '마법사'라는 존재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이 게임에서 마법사는 전투의 일선에 나서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마법 시전 시간은 짧고 간결하며, 스테이지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화려한 액션을 선보입니다. 여기에 빠른 근접 공격과 화면을 수놓는 대미지 표시, 마법과 오브젝트들의 연계는 시원시원한 액션을 만드는 데에 일조합니다. 또한, 게임에는 다양한 속성 마법들이 존재합니다. 이런 마법들은 던전 탐험 과정에서 새로운 마법들을 획득할 수 있고, 던전 탐험에 큰 보탬이 되죠. 1인 플레이는 물론이고, 대전모드 등 2인 플레이까지 지원합니다. 친구와 함께 던전을 탐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건전의 건전판? - '쥬시 렐름'
Juicy Realm / Steam, Xbox One, PS4, NS / 2018. 05. 03 출시


'쥬시 렐름'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엔터 더 건전의 귀여움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슈팅 로그라이크 장르라는 점에서 대략적인 플레이는 비슷한 구성을 보여줍니다. 쏘고, 피하고, 오래 살아남으면서 탐험하는 플레이를 생각하시면 딱 들어맞습니다.

다만, 난이도와 분량 면에서는 건전보다는 매우 라이트한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그라이크의 요소들을 차용했기에 반복적인 플레이가 기저에 깔려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적은 수의 적들, 스테이지를 가지고 있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난이도도 '빡세다' 싶을 정도는 아니기도 하고요. 하지만 귀여운 디자인과 아트, 다양한 패턴의 적들을 만나고 상황을 해결하는 재미만큼은 보장하는 게임입니다.


밤마다 투잡 뛰는 사장님 - '문라이터'
Moonlighter / Steam, Xbox One, PS4, NS / 2018. 05. 30 출시


'디스 워 오브 마인'의 11 bit 스튜디오가 배급하는 로그라이크 ARPG '문라이터'는 미려한 픽셀 그래픽, 독특한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기대작입니다. 단순히 던전을 탐험하는 로그라이크의 문법에 경영 시뮬레이션이라는 소재를 접목한 것이 특징입니다.

낮에는 상점 주인으로 일하지만, 밤에는 던전에 가서 새로운 장비들을 획득하고 다음날 다시 장사를 시작하는 주인공을 보여주고 있죠. 마을 내의 NPC들로부터 퀘스트를 받기도 하고, 던전을 탐험하거나, 상품을 훔쳐가는 도둑을 잡는 등 소소한 요소들도 잔뜩 갖췄습니다. '문라이터'는 한국시각 5월 30일 스팀으로 먼저 선보이며, PC와 PS4, Xbox One 등 거의 모든 플랫폼으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선택 속에서 살아간다 - '인간 혹은 뱀파이어'
Man or Vampire / 모바일 / 2018년 6월 출시 목표


'인간 혹은 뱀파이어'는 선택에 초점을 맞춘 로그라이크 SRPG입니다. 죽음에 대한 리스크가 없지만 성장할 수 없는 '뱀파이어', 계속해서 성장하지만 죽으면 모든 것을 잃는 '인간'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선택을 계속해서 강요합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언제 동료를 뱀파이어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극한의 성장을 택할 것인지 항상 고민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SRPG임에도 스테이지는 매번 변하고 주인공 캐릭터는 동료의 스킬들을 자유롭게 배울 수 있죠. 단순히 동료뿐만 아니라 주인공 캐릭터를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도 플레이어의 선택인 셈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선택 속에서 고민하고 답을 내리는 과정이 곧 재미가 됩니다. 지난 플레이엑스포에서 시연까지 마친 '인간 혹은 뱀파이어'는 현재 6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입니다.


브렉시트 이후의 영국에서 - '낫 투나잇'
Not Tonight / Steam, PS4, Xbox One, NS / 2018년 여름 출시 예정


다양한 소재들과 메시지를 담는 인디 게임은 때로는 현실을 풍자하고 비트는 역할을 맡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낫 투나잇'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충분히 정치적일 수 있는 메시지를 게임 플레이에서 녹여내기도 했죠. 이 게임은 2016년 전 세계에서 많은 논란이 되었던 '브랙시트'를 소재로 합니다. 플레이어는 브랙시트 이후 극우 정당이 정권을 잡은 영국에서 일하고 있는 문지기 역할을 맡습니다. 그리고 거주권을 증명할 수 없는 외국인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어떤 것을 보고, 통제한다는 점에서 '페이퍼 플리즈'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다만, 출입국 관리가 아니라 클럽이나 펍이라는 점이 차이가 있죠. 플레이 방식이 유사하기는 하지만 낫 투나잇 만의 정체성은 충분합니다. 단순 작업을 하는 게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메시지가 되니 마련이니까요. 있을 법한 이야기를 풀어낸 '낫 투나잇'은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기대할 만할 것 같습니다.


네온 사인 속에서 우리는 싸운다 - '레이저 리그'
Laser League / Steam, PS4, Xbox One / 2018. 05. 11 출시


형형색색 네온사인이 마음에 드시나요? 아니면 먼 미래 2150년에 진행되는 스포츠와 관련한 상상을 해본 적이 있나요? 그런 당신을 위해 준비된 게임 '레이저 리그'가 있습니다. 검은 배경에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구성된 멀티 플레이 인디 게임이 되겠습니다.

딱 미래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처럼 보이는 비주얼이지만, 화려함과 플레이 인식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배경이 검어서 캐릭터는 확실히 눈에 띄고, 플레이 방식이 직관적이면서도 화려한 느낌을 주거든요. 경기장에서는 레이저를 날려 상대방을 제압해야 하고, 레이저를 발사할 수 있는 기둥들이 경기장마다 다른 패턴으로 등장합니다. 여기에 특수 기술이 다른 6개의 클래스, 2vs2 또는 3vs3의 온라인 매치까지 확실하게 지원합니다.


이게 밭이야 던전이야? - '녹색던전'
VerDungeon / 미정 / 출시일 미정


로그라이크 게임들은 이제 인디 게임에서는 주류로 자리 잡은 모습입니다. 많은 게임이 로그라이크를 차용했고, 라이트함을 가미한 로그라이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로그라이크의 문법을 활용하면서 자신들만의 특색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들도 계속되고 있고요. 그런 면에서 '녹색던전'은 로그라이크 던전 크롤러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해석한 게임입니다. (녹색이라는 뜻의 로망슈어 verd와 Dungeon의 합성어로 판단하여 번역했습니다)

던전을 탐험하는 흐름은 같지만, 전투와 이동에서 '주사위'를 활용한다는 점이 차별점이 될 것 같습니다. 전투나 이동에서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만큼 행동을 할 수 있으므로, 턴제임에도 실시간 전투와 같은 긴장감이 감돕니다. 더불어 새로운 장비를 획득하는 것이 아닌, 좋은 주사위를 확보하는 것이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아직은 게임의 전반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독특한 플레이를 선보인 녹색던전은 현재 게임을 계속해서 개발 중입니다.


만들고 공유하고 달려라 - '애니멀 슈퍼 스쿼드'
Animal Super Squad / Steam, PS4, NS, iOS / 2018. 05. 15 정식 출시


돌부리에만 걸려도 팔다리가 분해되고 피가 튀던 플래시 게임 '해피 휠즈'를 기억하십니까? 잔혹한 일면이 있었던 이 게임에서 피와 사지 분해를 빼고, 전연령에 맞게 시스템을 약간 손본다면? '애니멀 슈퍼 스쿼드'가 탄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임 자체는 해피 휠즈 처럼 간단합니다. 변기나 자전거 같은 탈것을 타고, 골까지 도착하면 되는 게임이죠.

하지만 그 과정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골까지 도착하는 것을 방해하는 스테이지 구조들, 플레이하는 사람의 멘탈을 뒤집어 놓고 뒤통수를 세 번쯤은 후려치는 물리 엔진과 상호작용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는 점은 스테이지를 만들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 끔찍한 스테이지나 재미있는 스테이지를 친구 또는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은근한 병맛 속에서 고난을 극복하고 싶다면, '애니멀 슈퍼 스쿼드'를 달려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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