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 '네코제'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인터뷰 | 박광석,이두현 기자 | 댓글: 11개 |



넥슨이 자사 게임 IP를 활용하여 개최하는 제5회 넥슨 게임 콘텐츠 축제 '네코제'가 금일(26일), 서울 세운상가에서 개최됐습니다. 지난 2015년 첫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5회째를 맞는 ‘네코제’는 넥슨 콘텐츠 축제(Nexon Contents Festival)’의 줄임말로, 실제 넥슨 게임을 즐기고 있는 유저 아티스트들이 게임 속 캐릭터·음악·스토리를 활용해 제작한 2차 창작물을 교류하는 행사입니다.

첫 행사부터 지금까지 네코제에 참가한 700여 명의 유저 아티스트들은 단순한 문화 수용자를 넘어 한사람의 '창작자'로서 활동하며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유저들이 넥슨 게임 IP를 활용해 직접 제작한 액세서리·피규어·그림·인형 등 굿즈는 총 5만 7천 개에 달합니다.

매번 새로운 장소에서 개최되는 네코제가 '세운상가'라는 특별한 장소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그리고 세운상가에서 개최는 다섯 번째 네코제에 참가한 유저 아티스트들은 이번 행사를 어떤 방식으로 즐기고 있는지, 네코제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게렌보다 나은 부스' 레소진 아티스트
"누구나 좋아할만한 귀여움으로 준비"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레소진 - ‘마비노기’와 ‘마비노기 영웅전’을 주제로 굿즈를 만드는 ‘레소진’(활동명)이다. 네코제는 동생과 같이 참가했다.


Q. 네코제에 ‘게렌보다 나은 부스’라는 타이틀로 참가했다. 다소 특이한 타이틀인데.

레소진 - 즐기는 게임이 ‘마영전’이다. 초보 유저도 게임에서 쉽게 딸 수 있는 타이틀 중에 ‘게렌보다 나은’이 있는데, 이렇게 부스 이름을 지으면 많은 마영전 유저분들이 알아봐 주실 거 같아서 지었다.


Q. 마영전을 즐겨 하나.

레소진 - 한 7년 정도 즐긴 거 같다. 그 전에는 마비노기를 했다가, ‘마영전’이 나온 이후로 꾸준히 즐겼다. 최근에는 다시 ‘마비노기’를 시작했고... 결국 두 게임을 같이 즐기는 상태다.

‘마비노기’와 ‘마영전’은 같은 듯 다른 매력이 있다. 초반에는 두 게임이 비슷하게 진행되는 거 같았는데, 지금은 또 완전 다른 게임 같다. '마영전'이 유저의 목소리를 조금 더 들어줬으면 한다. 게임을 하면서 오랫동안 같이 플레이했던 유저들이 떠나는 걸 보니 마음이 아프다. 또, 네코제에서 '마영전' 유저의 빈도가 점점 줄어드는 게 확 느껴지기도 하고. 류금태 PD가 그립다. (웃음)


Q. 네코제 현장에서 유독 인기가 많은 부스가 '게렌보다 나은 부스' 같다.

레소진 - 다양한 연령층과 남녀 가릴 것 없이 좋아할 만한 귀여운 굿즈 덕분인 거 같다.


Q. 부스를 지켜봤는데, 친한 관람객이 많이 찾아오는 거 같은데.

레소진 - 지난 DDP에서 열린 네코제나 다른 행사에서 만난 분들이 많다. 일부러 저희 부스를 찾아주시는 것에 감사하다. 샀던 굿즈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한다. 굉장히 뿌듯하다. 오셨던 분들이 또 오시니, 새로운 굿즈를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다.


Q. 네코제를 1회부터 참가한 걸로 안다. 이번 세운상가에서 열린 네코제는 어떤가?

레소진 - 매번 장소가 바뀌면서 시행착오를 고치는 거 같다. 넥슨이 참가자, 관람객의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려는 게 눈에 보인다. 이번에는 야외행사라 걱정하기도 했는데, 그늘이 있도록 텐트나 음식 등 잘 준비한 거 같다. 넥슨이 여러 방면으로 신경 쓰는 걸 느낀다.



▲ 누구나 좋아할만한 귀여운 굿즈와



▲ 매번 찾아주는 관람객을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준비



▲ 아크릴 스탠드는 직접 도안하고 만든다


홍초선 사운드 디자이너
"듀랑고의 낯섬, 두려움, 외로움을 사운드 스토리로 전하고 싶었다"



▲ 홍초선 사운드 디자이너

Q.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홍초선 - 음악으로 전시, 영화, 게임의 사운드 작업을 하고 있다. 소리에 기반을 둔 거의 모든 장르를 하고 있다. 사운드 디자이너이자 디렉터, 작곡가이다. 영화는 상업영화를 별로 안 좋아해서, 독립영화 위주로 작업한다. 최근에는 '디뮤지엄'의 날씨 전에 참여하고 있다.


Q. '듀랑고'를 주제로 '게임스토리 사운드'를 선보였다.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음악을 만들었는지.

홍초선 - '듀랑고'라는 게임 자체가 공간이동이 매우 중요한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유저가 듀랑고를 하게 되면, 게임 속 캐릭터를 움직이게 되는데, 실제의 내가 공간이동 됐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듀랑고처럼 21세기의 현대인이 원시 밀림으로 이동한다면 느낄 낯섬과 두려움 등의 느낌을.

사실, 넥슨으로부터 음악 작업을 제의받은 뒤로 어떻게 해야 이 느낌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영감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로부터 받았다. 소설 내용 중에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타임워프 되어, 갑자기 어디론가 이동하게 되는 내용이 있다. 이 느낌을 시작으로 음악을 준비했다.

'게임사운드 스토리'는 5분 동안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외롭고 두렵지만 앞으로 헤쳐 나아가야 하는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전반적인 공간 소리는 스스로 작업했고 워프홀 소리, 공룡 소리 등은 듀랑고 사운드 팀의 도움을 받았다.


Q. '게임사운드 스토리' 작업 후기가 궁금한데.

홍초선 - 굉장히 힘들었다. (웃음) 그렇지만 재밌었다. 다른 전시 작업 때는 하나의 부분만 보고 작업을 했는데, 이번 음악은 하나의 스토리를 구성했다. 과정은 어려웠지만, 결과적으로 재밌었다. 관객들에게 이미지가 아닌 스토리를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Q. 작업한 음악이 류재용 마이스터의 진공관 앰프를 통해 흘러나온다. 다른 영화, 게임 사운드 작업과 비교해 차이점이나 특징을 느끼신다면.

홍초선 - 우선 진공관 앰프와 가장 어울리는 게임이 '듀랑고'라고 생각했다. 진공관 앰프는 자연적인 공간 소리를 특히 잘 전달하니까. 다른 작업물과 비교하면, 공간 소리와 자연의 소리를 잘 풀어냈다고 느낀다. 특히 공간 소리에서는 깊이가 달랐다. 자연의 소리는 다른 스피커보다 더 풍부했고.



▲ 풍부한 공간음이 특징인 진공관 앰프

Q. 네코제 현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들어본 소감이 궁금한데.

홍초선 - 약간의 아쉬움을 느낀다. 류재용 마이스터의 진공관 앰프가 주는 특성을 조금 더 테스트할 기회가 있었다면 더 좋은 사운드를 만들었을 텐데. 진공관 앰프와의 접점을 맞추기 위해 더 풍부한 소리를 썼어야 했다.


Q. 게임에 있어서 사운드에 대한 생각을 들을 수 있을까?

홍초선 -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 사운드의 역할을 굉장히 크다. 흔히 찰진 타격감을 말하는데, 이때 찰진 소리가 타격감에 큰 영향을 준다. 사운드 디자이너들은 이 찰진 타격음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인다. 다만, 인지도는 비주얼 아트에 비해 사운드가 낮은 거 같다. 유저분들께 사운드 작업이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지 알려드리고 싶다.


Q. 네코제를 둘러보셨는데, 어떤가?

홍초선 - 국내에 이렇게나 유저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는 드물다. 유저들이 직접 만들어나가는 콘텐츠 축제이다 보니 놀랍기도 하고 새롭다. 매년 장소를 달리하면서 규모가 점점 커지고, 아티스트도 많이 참여하는 걸 봤다. 앞으로 게임 IP 산업이 더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본다. 이번 세운상가에서 열린 네코제는 장인과 아티스트가 협업할 수 있다는 걸 봐서 굉장히 신선했다.



넥슨 콘텐츠산업팀 조정현 팀장, 권용주 파트장
"'네코제' 브랜드로 유저 아티스트 작품 소개하는 새로운 공간 선보일 것"



▲ 넥슨 콘텐츠산업팀 조정현 팀장, 권용주 파트장

Q. '제5회 네코제' 행사를 세운상가에서 개최하게 된 이유가 있나?

조정현 팀장 (이하 조정현) - 네코제는 매년 행사가 개최되는 '공간'에 의미를 부여해왔다. 네코제는 넥슨 게임의 IP를 활용한 2차 창작 작품을 소개하는 행사인데, 이번에는 같은 창작의 영역에서 게임 이외에 예술이나 미술 쪽의 가치를 더 부각하고 싶었다. 이전 행사에서는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진행했다면, 이번에는 장인들과 협업하기 위해 세운상가를 선택한 것이다.


Q. 이전 네코제 행사와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다면?

조정현 - 콘텐츠적인 측면에서도 매번 새로운 장르를 계속 추가하고 있다. 올해에는 만화와 소설 장르까지 추가해서 다양한 유저 작품들을 모집했다. 여기에 앞에서도 말했듯 세운상가 장인들과의 협업이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오직 기술 하나로 오랫동안 살아남은 장인들과 네코제를 결합하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에 많은 의미를 부여한 편이다. 그래서 이번 행사의 슬로건도 '마스터 & 넥슨'으로 정해졌다.


Q. 실제로 네코제의 유저 아티스트와 세운상가 장인의 협력을 통해 어떤 콘텐츠들이 만들어졌나?

권용주 파트장 (이하 권용주) -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야생의 땅: 듀랑소 사운드 워프전' 전시 행사다. 오랜 시간 진공관 앰프로 소리를 만들어온 장인과 사운드 디자이너를 만나 '사운드만으로 게임의 스토리를 연상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전시를 준비했다. 줄곧 듀랑고의 고퀄리티 사운드를 대중에 소개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이번 장인과의 콜라보를 통해 멋진 모습으로 완성시킬 수 있었다.

조정현 - 행사를 위한 1회성 협업은 보여주기식에 그칠 수 있기 때문에, 넥슨에서는 앞으로도 장인과의 협업을 장기적으로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 진공관 사운드 특성과 결합한 새로운 제품을 더 만들어서 장인들과 함께 판매하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Q. 네코제 행사를 통해 발생한 수익은 어떻게 사용돼나?

조정현- 올해에는 지난 행사보다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티켓 판매로 한정된 인원만 참가할 수 있었던 지난 행사와 달리, 올해에는 게임 유저 이외에도 일반 참관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열린 행사로 기획됐기 때문이다. 물론 유저 판매 수익은 100% 유저들의 몪이며, 원데이클래스 등 티켓 판매가 진행된 일부 프로그램에서 발생한 수익은 지난 행사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기부에 사용될 예정이다.


Q. 행사장을 세운상가로 정하면서 행사를 준비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조정현- 게임과 2차 창작 작품을 주제로 하는 '네코제' 행사에 대해 세운상가의 상가협의회 분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는데, '협업'이라는 행사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저 장소를 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래된 장인들과 직접 만나고 대화하면서 가장 맞는 협업의 방식을 찾을 수 있었다.


Q. 앞으로 바라보고 있는 네코제의 목표 규모가 있다면?

조정현- 어느 정도 규모가 되겠다고 정해둔 수치는 없지만, 네코제가 유저들에게 '넥슨이 진행하는 행사 중에서 절대 빠지지 않고 참가해야 하는 행사'라고 인정받겠다는 목표가 있다. 유저 간담회나 다양한 콘텐츠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네코제만큼 유저들이 만족하는 행사는 그리 많지 않다. 유저들이 정말로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고, 조금씩 들려오는 비판적인 시선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Q. 유저들의 비판적인 시선 중에 네코제 참가 심사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의견이 있다.

조정현- 작품의 퀄리티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사실 '퀄리티'라는 것이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상대적인 기준이다. 이 때문에 게임의 콘텐츠를 그대로 본뜬 제품보다 유저들의 재해석이 담긴 작품들을 우선하여 선정하고 있다.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성과 기발한 재해석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권용주 - 유저 상점에 나오는 상품의 종류가 다양하므로, 어떤 한 쪽으로 제품군이 편중되지 않도록 고려하고 있다.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네코제를 찾아온 참관객들도 즐겁게 돌아볼 수 있는 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특정 게임과 관련된 것으로 상품이 몰리지 않도록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


Q. 네코제 행사가 벌써 5회째를 맞이했다. 유저 아티스트 중에서도 숙련도가 쌓인 사람들이 있을 텐데, 이들을 계속 키워나갈 수 있는 방편도 함께 준비하고 있나?

조정현- '네코제'와 함께 진행되는 '네코랩'이 바로 그러한 유저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번 행사에서도 네코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세운상가의 장인들과 함께하는 '원데이클래스'가 진행됐다. 2차 창작을 하는 많은 유저들이 더 좋은 퀄리티와 다양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관련 기술을 보유한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진로에 대한 고민도 해결하고 여러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자리를 계속 확대해나갈 생각이다.


Q. 네코제를 통해 공개되는 유저들의 2차 창작 작품을 더 다양한 곳에서 만나볼 수는 없나?

조정현- 온라인에 '네코장'이 있는 것처럼, 오프라인에서도 상시 유저들의 2차 창작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홍대 엘큐브에 전용 공간을 구성할 예정이다. '네코제'라는 브랜드로 런칭되는 이 공간은 유저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생산한 제품을 소개하고, 그 몫을 유저들에게 돌려주는 형태로 운영된다. 물론, 특정 유저의 상품만 계속해서 소개되기보다는 다양한 유저들의 제품이 소개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네코제를 사랑하고, 즐기고 있는 유저들에게 끝으로 한마디 부탁한다.

조정현- 네코제는 처음 기획부터 모든 것이 철저하게 유저 아티스트들을 위한 행사다. 네코제를 찾는 모든 분들이 만족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고, 다음 행사도 이러한 마음가짐을 담아서 준비할 것이니 많은 기대와 관심을 부탁드린다.

권용주 - 많은 문화행사가 있지만, 게임이라는 주제 아래에서 공연과 전시, 판매, 원데이클래스, 사운드까지 범위를 확장한 행사는 많지 않다. 이것이 네코제의 매력이며, 앞으로도 다른 곳에서 접하지 못했던 신선한 콘텐츠를 네코제에서 만나실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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