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큐레이터] 누가 이들을 매니악한 장르의 게임이라 하는가?

기획기사 | 정필권 기자 | 댓글: 22개 |



세상에는 수많은 게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수많은 장르도 있죠. 게임 시장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게임들이 기획·개발되기 시작했고, 게임은 이제 하나의 장르에도 세부적인 차이가 있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몇 개의 장르를 섞으면서 발전하는 방향을 보여준 게임들도 있었고요.

하지만 동시에 '마니악'이라는 호칭을 붙일 수 있는 장르들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인기 있는 장르가 되지 못한 게임들도 있었고, 후속 시리즈가 나오지 않아 아쉬움을 자아낸 게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명맥이 완전히 끝이 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매니악 하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시장이 작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장르와 비교해서 수요가 적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동시에 거대 게임보다는 유저 취향에 맞춘 개발이 이루어지는 인디 게임들이 빛을 볼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매니악하다면 매니악할 수 있는. 하지만 플레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장르의 인디 게임들을 모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역사적인 배경을 보여준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많았습니다. 과거에 인기가 있었던 '세틀러' 시리즈가 그러했고, '시저' 시리즈 등 건설과 도시 관리를 모두 아우르는 역사 배경의 시뮬레이션 게임들이 다수 출시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도시 건설 시뮬레이터를 찾아보기도 어려워졌고, 동시에 장르 자체의 인기도 점차 식어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집트: 올드 킹덤'은 과거 시저 시리즈를 연상하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시대적인 배경이 로마가 아니라 기원전 이집트라는 점만 빼면요. 비록 인디 게임이라서 많은 콘텐츠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건설부터 정치까지 전반을 아우르는 시스템들을 갖췄습니다. 이집트 미술 양식을 담은 아트들도 볼거리고요.

거대한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것은 물론이고, 왕국을 발전시키며 필요한 정치적인 결정들도 내릴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새로운 지역을 탐험하거나 왕국의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들을 해야 합니다. 이 중에는 전쟁과 이주 등 파고들 만한 거리도 마련해 뒀습니다. 아름답고 복잡한 왕국 건설, 이집트로 떠나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과거 '어드벤처' 게임하면,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이 대표적이었습니다. 화면에 표시되는 단서들을 수집하고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이었죠. 포인트 앤 클릭 인터페이스의 등장은 명령어를 선택하던 방식에서 더 나아간 구조였습니다. 다른 게임들의 발전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전성기에는 '미스트' 시리즈, '원숭이 섬의 비밀' 등 명작들이 이름을 남긴 장르이기도 했습니다.

조작보다는 서사에 중점을 둔 구조는 '언포신 인시던트'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특정 장소에서 이야기를 진행하고, 힌트를 얻기 위한 요소들을 찾고, 퍼즐을 추리하는 과정도 경험하게 됩니다. 게임의 제목을 직역하면 '예상치 못한 사고'인 것처럼, 갑작스레 사고에 휘말리고 진상을 파악하는 과정이 게임의 주요 이야기고요.

자신의 스타일이 살아있는 아트도 눈에 띄며, 억양이 살아있는 음성 더빙도 동시에 우리의 귀를 만족하게 합니다. 게임 속에서 만나게 되는 퍼즐들도 플레이어의 도전욕구를 자극하고요. 전반적으로 평가하자면, 좋은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오피스 퀘스트' 또한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입니다. '언포레신 인시던트' 처럼 진중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가벼움에도 몰입감 있는 이야기를 선보이고자 했습니다. 가벼운 분위기라는 것은 캐릭터 디자인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지한 아트보다는 인형 탈을 쓰고 있는 캐릭터들을 보여주면서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고요.

게임의 시나리오도 무겁지는 않고 단순한 편입니다. 반복적인 작업만 하던 주인공은 어떤 사건을 통해 사무실을 탈출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모험들을 겪게 되죠. 사무실을 벗어나는 과정은 유쾌하게 그려지므로, 한껏 몰입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어드벤처 게임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퍼즐도 단순하고 직관적인 편입니다. 가끔은 어려운 것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따로 공략과 같은 것이 필요한 게임도 아닙니다. 말 그대로 게임 플레이를 즐기면서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형태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벼운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게임을 찾는다면, '더 오피스 퀘스트'는 아마도 최고의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모바일 버전은 2017년 출시되었으니, 이번 기회에 다시금 해보시는 것도 좋고요.



비행 시뮬레이터라고 한다면, 게임 메뉴얼이 책 한 권에 이르던 '팰콘 4.0', 실제 조종 연습에도 쓰이던 '플라잉 시뮬레이터'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지향점은 다르지만, 비행 슈팅 게임으로는 가장 팬층이 두터운 '에이스 컴뱃' 시리즈를 들 수 있고요. 어찌 됐건, 비행 시뮬레이터 계열이던, 슈팅 장르 게임이던 메이저한 장르는 아니었기에 다양한 게임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프로젝트 윙맨'은 약간은 매니악한 장르에서 영감을 받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뮬레이터보다는 비행 슈팅을 추구하므로 에이스 컴뱃 스타일의 게임이라고 불리고 있죠. 에이스 컴뱃 시리즈 자체가 2007년 '에이스 컴뱃6'가 출시됐고, 최신작인 '에이스 컴뱃7'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현재 킥스타터를 진행하는 프로젝트 윙맨은 개발자 1인을 통해서 게임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킥스타터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플레이 영상, 데모 버전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놀랍게도 16시간 만에 모금액을 전부 달성하면서 전 세계 유저들이 비행 슈팅 장르에 가진 열망을 증명했습니다.



게임은 즐겁기만 하면 될까요? 아니면 다른 의미를 담을 수 있을까요? '세이브 원 모어'는 이 질문에 이렇게 답합니다. "가능"이라고요. 그렇기에 전쟁을 배경으로 하지만 다른 시각을 전달하기 위해서 게임을 설계했습니다. 누군가를 쏘고, 죽이는 폭력적인 요소는 존재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한 게임 플레이를 진행하게 됩니다. 즉, 전투병이 아니라 전장에서 누군가를 살리는 의무병들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리고 스테이지는 극한의 전투 상황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폭격이 진행 중인 전장, 적의 배후에서 급습을 준비하는 밤의 전장, 추위와 싸워야 하는 한겨울의 전장 등 의무병이 투입될 수 있는 대부분의 전장을 준비해뒀습니다.

'세이브 원 모어'는 큰 서사가 준비된 것도 아닌데다, 조작마저 오직 마우스만을 사용할 정도로 단순합니다. 하지만 전장에서 쓰러진 모든 전우를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들입니다. 단순한 조작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서사적이고,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후래쉬맨'이나 '바이오맨'을 추억하는 게이머라면. 또는 가면라이더 시리즈를 아직 사랑하는 특촬물 열성 팬이라면, '크로마 스쿼드'에 많은 애정을 보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 많이 보이지는 않는 SRPG 장르에, 주연 배우들의 복장부터 능력치까지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합니다.

심지어 5인 합동 필살기의 이름이나, 거대 로봇의 이름, 로봇을 호출하는 구호까지. 말 그대로 '전대물'을 촬영하면서 필요한 일련의 과정들을 전부 설정하고, 게임 플레이에서 활용하게 됩니다. 일단 개발자들부터가 전대물의 팬이라서, 온갖 오마쥬들이 게임 속에 녹아든 것은 물론이고요.

게임의 장르인 SPRG 면에서 보자면, 파고들 수 있는 요소들을 잔뜩 마련해 뒀습니다. 다양한 아이템과 복장, 거대 로봇 전투에서의 QTE 등 컨셉에 맞춰서 기존 SPRG와는 차별화된 구성을 기획하기도 했죠. 2015년에 출시된 게임이지만, 지금 봐서도 이만한 구성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현재 '크로마 스쿼드'는 한국 기준 스팀 버전에서는 구매할 수 없고, GOG 또는 험블번들을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옆에서 게임을 구경할 때, "머임? 그게 보임?"을 외치게 하는 장르들이 몇 개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전 격투, 리듬, 탄막 슈팅 같은 장르들이 예죠. 대중적인 장르이면서도 깊게 파고들면 이만큼 마니악한 장르도 따로 없을 겁니다. 순간의 판단, 반사신경이 모두 활용되는 게임이니까요.

'저스트 셰이프 앤 비트'는 대충 이 세 개의 장르들을 버무린 느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최대 4인 코옵을 지원하고, 온라인을 통한 플레이까지 지원합니다. 한 스테이지가 끝나면 개인마다 획득한 점수가 나오면서 경쟁이 되기도 하고요. 여기에 신이 나는 EDM 음악 (무려 정식 라이센스를 받은)에 맞춰 쏟아져 나오는 무수한 탄막과 방해물까지. 친구들과 피지컬을 논하기에는 이만한 게임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소위 말하는 '괴수'들만을 위한 게임은 아닙니다. 놀랍게도 게임 내에 스토리 모드가 존재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캐주얼 모드까지 갖춰뒀거든요. 훌륭한 음악과 함께 쏟아지는 비트를 피하고 싶다면? 셰이프 앤 비트에 주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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