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리라'와 함께한 식스 플래그 롤러 코스터 정복기

인터뷰 | 김병호 기자 | 댓글: 15개 |

지난 NA LCS 스프링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 선수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마음에 걸렸던 선수가 있습니다. 클러치 게이밍 소속 정글러 ‘리라’ 남태유가 바로 그 선수인데요. 엔비어스에서 클러치 게이밍으로 팀을 옮기며 여러가지 고민이 있는게 눈에 띄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리라' 선수에게 지난 스프링 시즌은 꽤나 힘들만 했습니다. 리그 4위라는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결과가 좋다고 말할만큼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더욱이 ‘리라’ 선수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데도 소통이 매우 중요한 정글러 포지션에 있었고, 팀 내에 한국인은 ‘리라’ 선수 한 명 뿐이었죠. ‘리라’ 선수는 인벤과의 인터뷰에서 종종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섬머 시즌을 앞두고 ‘리라’ 선수가 다시 활기차게 시즌을 준비할 수 있도록 특별한 인터뷰를 준비해봤습니다. 미국 와서 생활하는 동안 놀러가 본 적이 거의 없다는 ‘리라’ 선수를 위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무서운 롤러코스터가 즐비한 놀이공원, 식스 플래그에서 힐링 캠프를 진행해봤습니다.







미국의 공휴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앞둔 주말, ‘리라’ 남태유 선수와 식스 플래그에 도착했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놀이공원을 찾아왔는데요. 놀이동산에서 즐겁게 놀거라는 기대와 너무 많은 사람들로 놀이기구를 몇 개 못타볼 것 같다는 불안감이 공존했습니다.





▲ 식스 플래그 도착 인증샷 (Feat. 리라)




▲ 왠지 모르게 부끄럽다는 '리라' 선수




▲ 긴장되니까 일단 목을 한 번 축이고




▲ 제일 처음 도전할 롤러코스터는 ‘골리앗’ 입니다.




◎ 골리앗 (Goliath)






※ 세계에서 가장 빠른, 목재로 만들어진 롤러 코스터. 50 미터( 아파트 16층 높이)의 세계에서 가장 긴 낙하구간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낙하 경사 또한, 85도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 생각보다 높이가 매우 높아 걱정하는 '리라' 선수





▲ 탑승을 위해 대기하는 동안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기자 : 지난 스프링 시즌 동안 힘든 모습을 많이 봐서 마음에 걸렸었어요. 그래서 오늘 이렇게 힐링 컨셉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어요. 미국에 와서 한 번도 놀러가본 적이 없는게 정말 사실인가요?   

리라 : 미국에 오고 2년 동안 딱 한 번 텍사스에 놀러간 적이 있어요. 올해는 진짜 처음으로 놀러와본거네요. 여기 오니까 너무 행복하네요. 사람들이 많아서 많이 탈 수 있을지 걱정은 되지만, 줄이 생각보다 긴 것 같지 않아요. 최소한 세 개 정도 타면 만족할 것 같아요.


기자 : 시즌 끝나고 한국에 돌아가 쉬면서 힐링은 많이 했나요?


리라 : 한달 좀 넘게 있는 동안 반은 술을 먹으면서 친구들과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잠도 많이 자고, 운동도 했어요. 다시 또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왔는데, 연습해보니까 또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 : 클러치 게이밍이 지난 시즌에 리그 4위를 했잖아요.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나쁜 성적은 아니지 않아요?







리라 : 1등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1등인 팀 리퀴드랑 우리 팀이 격차가 많이 심했어요. 팀 리퀴드랑 스크림을 하면 1차 목표가 20분을 버티는 거였으니까요. 그러다보니 ‘내가 왜 여기서 게임하고 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이곳 저곳에서 너무 많은 문제가 터졌거든요.


전에 소속했던 엔비어스에서 제가 많이 돋보여서 이번 시즌에 기대를 많이 받았었어요. 그런데 팀을 옮겼고, 새로운 팀도 신생팀이다보니, 합이 맞지 않아 힘들던 거 같아요. 정글러는 팀원과 호흡이 중요하잖아요. 아마 클러치 게이밍 팬 분들은 저번 시즌만큼 잘하지 못하는 제가 달갑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전에 비교해 제 스타일도 많이 변했어요. 전에는 팀원들을 이용할 줄 아는 정글러였는데, 언어 문제도 있고, 이제는 스타일 자체가 없어진 거 같아요. 원래는 이기적이고, 욕심도 많은 플레이를 했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팀에 맞추기 바쁘네요.


그래도 해내야죠. 가끔 포기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러면 안되니까(웃음).







기자 : 힘들 때에 어떤 방식으로 본인을 힐링하나요?


리라 : 이기는 거요. 대회에서 이기면 그래도 힘이 나요. 가끔은 너무 힘들어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기도 한데, 이기면 버틸 수 있는  것 같아요.


기자 : 미국에서 활동하면 한국보다 돈을 많이 받잖아요. 그게 위로가 되진 않아요?  


리라 : 세금이..(웃음). 미국이 워낙 좋은 나라라서 세금이 엄청나요. 세금 떼기 전이라면 행복하겠는데, 세금 떼면 반토막 나요.





▲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어느새 골리앗을 탈 차례가 됐습니다.




▲ 미국에서 처음 타보는 롤러코스터의 기분은?




▲ 영상을 클릭하시면 골리앗의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음량주의)





▲ 생각보다 무서웠나 봅니다.





▲ 골리앗에 대한 '리라' 선수의 소감은?




타기 전에는 긴장이 많이 됐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처음에 올라갈 때 설레임도 충분했고, 땅을 거의 직각으로 보면서 내려올 때 짜릿함이 폭발했어요. 안전바가 어깨를 붙잡아 주지 않아서 더 많이 무서웠던 것 같아요. 한국의 T익스프레스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그거보다 더 빠르고 날카롭게 떨어져요. 막바지 부분에 빠르게 돌 때는 살짝 눈물도 났네요.


평점 : ★☆☆







▲ 두 번째로 타볼 롤러코스터는 트위스티드 콜로서스




◎ 트위스티드 콜로서스 (Twisted Colossus)






※ 목재와 철재를 혼합한, 세계에서 가장 길고 혁신적인 롤러코스터. 식스 플래그를 상징하는 랜드 마크로 놀이공원 밖에서도 잘 보여, 매년 이 곳을 지나가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가장 잘 보여지는 놀이기구다. 트랙을 올라가는 동안, 바로 옆의 트랙에 또 다른 롤러코스터가 올라오는 게 특징.





▲ 세계에서 가장 긴 롤러코스터라는 말을 듣고 긴장하는 모습.



기자 : 기다리는 동안 다시 인터뷰를 진행해볼까요? 이번 시즌에는 어느 정도 성적을 예상하고 있어요?


리라 : 인터뷰를 팀원들도 보겠죠? 솔직히 지금 이 시점에는 운을 비롯한 모든 요소를 종합해봐도 7등을 할 거 같아요. 지금은 팀원들이 모두 연습이 안되어 있어서요. 실력이 오를 때까지 다들 열심히 해야 될 거에요.


기자 : 그럼 혹시 이번 인터뷰 기회를 빌어서 팀원들에게 부탁하고 싶거나,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리라 : 피지컬도 중요하지만, 게임에 대한 공부를 했으면 좋겠어요. 대회도 많이보고요. 리그 오브 레전드가 다섯 명이 함께 하는 팀 게임이라서 한 명이라도 잘 모르면 구멍이 뚫리게 되요. 저도 매일 영상을 많이 보고, 연구하고 공부하거든요. 팀원들 모두 피지컬 좋으니까 게임 이해도만 올렸으면 좋겠어요.


기자 : 본인 인생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하면 어디쯤 왔을 거 같아요?


리라 : 이제 막 떨어지기 전까지 올라온 롤러코스터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제 시간도 없고, 손목도 좋지 않거든요. 마지막을 향해 올라가는 중인데, 시원하게 내려왔으면 좋겠어요. 후회없이. ‘벵기’ 선수처럼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다면 후회는 없을 거 같아요.


기자 : 이번 시즌에는 북미 리그에서 어느 팀이 잘할 것 같아요?


리라 : 이번 시즌은 싸움이 많이 나는 메타라서 확신을 가지기가 힘드네요. 아마 대부분의 게임이 초반에 끝날 거 같아요. 그래서 잘 준비하는 팀이 잘할 거고, 대충 준비하면 후회만 하다가 집에 갈 거 같아요.





▲ 두 번째 롤러코스터, 트위스티드 콜로서스 지금 출발합니다.





▲ 영상을 클릭하시면 트위스티드 콜로서스의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음량주의)






▲ 지금까지 살면서 타본 롤러코스터 중 가장 재미있었다고 하네요.




트위스티드 콜로서스. 일단 보통 롤러코스터는 올라가서 떨어지는 게 한 번이잖아요. 그런데 트위스티드 콜로서스는 두 번 떨어져요. 그게 굉장히 재미있었고, 아는 느낌을 한 번 더 받을 수 있다보니 더 짜릿하고 무서운 느낌이 들었어요. 만약 타시는 분들이 있다면 꼭 마음의 준비를 하고 타야할 것 같아요.


평점 : ★






▲ 놀이공원에 왔다면 인형 뽑기 게임도 꼭 해봐야겠죠?




▲ 인형을 향한 집념이 담긴 류현진급 강속구




▲ 한 개 맞추고 조그만 인형을 받았지만, 매우 만족한 모습이네요.




▲ 놀이기구를 두 개나 탔더니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프네요.










▲ 행복감 폭발하는 '리라' 선수




▲ 이번에는 프리첼을 먹어볼 차례입니다. 음~ 스멜~







▲ 생각보다 조금 짰다고 하네요. 위에 묻은 하얀 가루가 모두 소금입니다.





▲ 이번에 타볼 롤러코스터는 탓수(Tatsu) 입니다.




▲ 기분 좋은 마음을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리라' 선수




◎ 탓수 (Tatsu)







※ 발이 허공에 뜬 채로 매달려 타는 롤러코스터. 떨어지는 느낌을 제대로 받을 수 있기에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하이라이트는 360도 회전구간. 아래에서 올라가는 게 아닌 위에서 떨어지는 형태로 도는데, 탑승 자세가 특이하기 때문에 기존의 롤러코스터와는 전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 연달아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피곤해진 모습이네요.



기자 : 예전에 인터뷰에서 정글러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적이 있잖아요. 정글러 중심으로 팀을 운영한다는 건 어떤 장점이 있는거에요?


리라 : 정글러가 게임을 잘 풀면, 팀에게 시야 측면에서 굉장한 도움이 되요. 그리고 정글러가 센 팀은 탑, 미드, 봇 라인 모두에 압박을 줄 수 있어요. 그래서 정글러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는게 가장 이기기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기자 : 정글러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는 곳 중에 가장 강한 팀은 어디일까요?


리라 : 예전에 락스 타이거즈가 생각나네요. 그 팀이 정말 말도 안되게 카운터 정글을 많이 하면 편이었는데, 라이너들의 백업은 더 빨랐거든요. 거기보다 센 팀이라면 삼성 화이트가 있을 것 같아요. ‘댄디-마타’가 있을 때 삼성 화이트는, 그 팀 상대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요. 그 팀의 운영은 몇 년이 지난 후에 생각해봐도 정말 강하다고 느껴요.


기자 : 정글러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려면 라이너들 백업이 빨라야 하잖아요. 백업이 빠르다는 건 라이너들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온다는 거거든요.


리라 : 보통 한 웨이브가 대략 100 골드 정도거든요. 대포 미니언 포함하면 150원 정도에요. 그런데 정글 한 캠프가 150 골드 가량 되요. 만약에 제가 카운터 정글을 당하게 되면, 제가 잃은 골드에 상대가 먹은 골드까지 300원 차이가 나게 되요. 거기에 돌아가서 자기 정글러 캠프를 먹으면 세 배가 차이나게 되요.


라이너가 백업을 와줄 때는 최대한 자기 라인의 손해를 안보고 오는게 중요하죠. 그래도 꼭 와야한다면, 라인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오는게 팀 전체에 더 이득이라고 생각해요. 싸움에서 이겨서 생기는 골드까지 계산하면 절대 손해가 아니라고 봐요.






기자 : 만약에 나중에 코치가 된다면, 정글러 중심으로 팀을 운영할 것 같아요?


리라 : 코치들만 봐도 미드 라이너 출신이면, 미드 라인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더라고요(웃음). 저도 정글러니까 그렇게 할 것 같아요.


기자 : 본인이 감독으로서 자기 팀의 선수를 뽑는다면 어떤 선수들을 뽑고 싶으세요?


리라 : 일단 정글러에는 ‘스코어’ 고동빈을 뽑고 싶어요. 그 선수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절대 말리지 않고, 이기는 픽은 확실히 이겨줘요. 확실히 경험치가 쌓여서 엄청나게 노련한 선수가 된 거 같아요. 봇 라인에는 ‘상윤’ 권상윤이랑 ‘마타’ 조세형을 둘 거에요. 상윤이가 분위기도 밝게 만들고 라인전도 굉장히 잘하거든요. ‘마타’ 선수는 제가 좋아하는 운영을 하는 선수에요.


그리고 미드에는 ‘페이커’ 이상혁. ‘페이커’ 선수는 상대 팀에 있으면 너무 부담스러워요. 우리 팀에 함께 있는게 더 믿음직스럽고 안심이 될 것 같아요. 탑 라인에는 ‘칸’ 김동하를 둘 거에요. 상윤이랑 ‘칸’ 선수는 분위기메이커 역할이에요(웃음).





▲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느낌을 무서워 한다는 '리라' 선수.




▲ 발을 둘 곳이 없어 굉장히 신경이는 듯한 모습이네요. 출발~!




▲ 영상을 클릭하시면 탓수의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음량주의)






▲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리라' 선수의 소감은 어떨까요?




다른 롤러코스터는 위에서 떨어질 때가 하이라이트인데, 탓수는 올라가면서 발 밑에 아무 것도 없는게 ‘이러다 사람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회전 구간마다 몸이 밖으로 튕겨져나가는 기분이 들고, 다른 롤러코스터와는 다른 굉장히 특별한 느낌을 받았어요. 롤러코스터를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평점 : ★☆







▲ 놀이기구를 세 개 밖에 타지 못했는데 어느덧 가야할 시간이 됐습니다.




▲ 식스 플래그에서 가장 무섭다는 X2를 타지 못한 건 굉장히 아쉬웠네요.



기자 : 오늘 하루 어떠셨어요? 즐거우셨나요?


리라 : 정말 재미있었어요.주말에 사람이 많아서 놀이기구 당 두 시간은 기다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단 줄이 길지 않았어요. 텍사스에 놀라가본 것만 자랑하고 다녔는데, 자랑거리가 하나 더 생겼네요.


기자 : 오늘 컨셉이 힐링이었어요. 앞으로 본인의 힐링을 위해 뭔가를 해야한다면 뭘 하고 싶으세요?


리라 : 취미를 찾고 있는 중인데, 아마 운동이 될 것 같아요. 한국에서 운동을 하다 왔는데, 몸이 점점 좋아지는 걸 느껴서 기분이 좋았어요. 시간이 있다면 필라테스를 배우고 싶어요. 다이어트 하면서 게임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몸을 만들 예정이에요.


기자 : 인터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팬 분들이나 아는 지인들에게?


리라 : 지난 스프링 시즌은 걱정도 많았고, 완벽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경험치를 쌓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4등이라는 성적을 거둬서 좋긴 하지만, 갈 길이 더 머네요. 다같이 만들어가는 단계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더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게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올해 열리는 롤드컵이 제가 한국에서 게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것 같아요. 세계대회에 나가서 ‘리라’라는 정글러가 있다는 걸 다시 각인시키고 싶어요.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