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앤섬, "하늘을 나는 느낌만으로도 구매 가치 있다"

리뷰 | 박태학,김수진 기자 | 댓글: 8개 |




⊙개발사: 바이오웨어 ⊙장르: 액션, RPG ⊙플랫폼: PC, PS4, XBOX One ⊙발매일: 2019. 2. 22

작년 E3에서 깜짝 등장해 많은 게이머들의 눈도장을 받은 '앤섬'. 입이 떡 벌어지는 그래픽으로 표현된 광활한 대자연에서 첫번째, 자벨린 엑소 수트를 입고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파일럿들의 모습에서 두번 놀랐다. 그리고 세번째로 놀란 점은, 이러한 트리플 A급 슈팅액션 게임을 서구권 RPG 명가 중 하나인 '바이오웨어'에서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올해 E3 이틀차에 '앤섬'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한껏 올라간 유저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 약 30분 정도 코옵 플레이 게임을 해보고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기대할 가치는 충분하다.


* 개발진의 요청에 따라 영상 및 스크린샷 촬영은 불가능했습니다.






트레일러에서 본 그래픽 그대로였다. 깎아지른듯 한 계곡, 그 사이로 쏟아지는 폭포, 쨍한 곳은 쨍하게 뿌려주고, 습한 곳은 축축하게 적셔주는 그래픽. 큰 보정을 넣지 않으면서 현실적으로 그려낸 웅장한 가상 공간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이러한 자연 경관은 단순히 구경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무대로도 활용된다. 한 마디로, 작년에 본 트레일러는 거짓말이 아니었다. 오히려 실제 체험 버전의 그래픽이 더 좋다고 느껴질 정도.

배경뿐 만 아니라, 플레이어 캐릭터나 적 몬스터의 디테일도 매우 훌륭한 편이다. 각 파일럿의 수트 디자인은 각자 역할에 어울리는 뚜렷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이 덕분에 총알이 난무하고 폭탄이 뻥뻥 터지는 난전 속에서도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얼리고 태우는 온갖 이펙트가 난무하는 상황에서도 최대한 시안성을 확보한 점은 칭찬할 만 하다.





일단 하늘을 나는 느낌 자체가 좋다. 그냥 날기만 해도 '돈값'한다는 생각이 들 만큼, 조작감이나 연출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플레이어가 엑소 수트를 착용하고 처음 하늘을 나는 순간, 그 '짜릿함'을 전달하는 데 개발진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게 느껴질 정도. 그냥 하늘 날면서 부스터만 써도 '타격감'이 느껴지는데, 이런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은 드물다.

다만, 비행을 무제한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각 자벨린 수트마다 체공 시간이 조금씩 다르며, 오랫동안 비행하면 오버히트 상태가 되어 땅으로 착지한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대미지를 입지는 않았고, 체공시간 관련 스킬에 포인트를 투자하면 더 오랫동안 비행할 수 있다. 개발진의 설명에 의하면, 플레이어가 오버히트 게이지를 섬세하게 컨트롤할 단계가 되면 무제한에 가깝게 활공이 가능하다고.

자벨린 엑소 수트는 물에 취약하다. 폭포나 호수, 강에 닿을 때 게이지가 빠르게 떨어지고 곧바로 오버히트 상태가 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미션 도중 특정 장소로 가기 위해 모든 파일럿이 잠수해 이동하기도 했는데, 이때는 수트의 대부분 기능이 통제됐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물을 멀리해야 앤섬 월드에서 살아남는 데 유리할 것 같아보였다.

이번 시연에선 콜로서스(탱커), 레인저(물리 딜러), 스톰(마법 딜러)까지 총 3종의 자벨린 엑소 수트를 확인했다. 정식 버전에선 인터셉터(암살자) 수트도 만나볼 수 있다. 각 수트별로 뚜렷한 외형 차이를 갖고 있으며, 스탯, 스킬셋도 다르기에 각 역할에 맞는 플레이를 요구한다. 클래스를 강조하는 게임이 다 그렇듯 '앤섬'의 코옵플레이 역시 탱커 플레이어의 센스가 특히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투의 메인이 되는 총기류는 클래스 별로 크게 차이를 느낄 수 없었지만,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특수기는 그 차이가 매우 명확했다. 특수기는 XBOX one 패드 기준으로 LB, RB 버튼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레인저'의 경우 주변 적들을 동결시키는 능력의 수류탄과, 적을 락온한 뒤 강력한 타격을 주는 다연발 로켓 스킬을 보유하고 있었다. 수류탄은 다수의 적 및 포탑을 얼리는 데 유용하고, 다연발 로켓은 범위 내 적들을 순식간에 제압하거나 보스에게 대미지를 집중시켜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데 활용했다.





시연 버전의 난이도가 낮아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에임 맞추기나 스킬 사용이 어려운 게임은 아니었다. 특히, 비행과 슈팅, 스킬 사용까지 다 하려면 패드 적응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한 유저가 있다면, 걱정할 것 없다고 말하고 싶다.

다만, 비행을 하는 것과, 비행을 '잘' 하는 것은 꽤 차이가 있었다. 실제로 시연장에 온 기자들과 플레이 도우미들의 슈팅 능력에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엑소 수트 활용 면에서는 눈에 띄는 격차가 보였다. 일단 숙련된 플레이어의 경우 오버히트 게이지 조절을 통해 체공시간이 훨씬 길었으며, 공중에서 쏘는 특수기의 명중률도 훨씬 높았다. 다만, 활공 인터페이스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기에, 응용 능력에 관련한 요소이며 플레이가 익숙해지면서 점점 재미가 붙는 시스템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앤섬'은 어디로 보나 액션 게임이며, 스킬과 스탯, 클래스 등의 RPG 요소도 있지만 체험 버전 기준으로는 다소 평범한 편이었다. 무엇보다도, '바이오웨어' 특유의 깊이있는 내러티브를 확인해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조금 아쉬웠다. 물론, 애당초 체험 버전이 전투에 초점을 맞췄기에 그런 것이지만, 그 전투를 비롯한 액션성 부분에서 바이오웨어의 전작과 워낙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스토리를 풀어내는 방식도 기존과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앤섬'은 바이오웨어 본가(애드먼튼 스튜디오)에서 개발중인 만큼, '매스이펙트 안드로메다'처럼 팬들에게 실망을 줄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기존 작품들과는 프레임부터 다르기에, 본가 입장에서도 새로운 도전에 가까운 작품이다. 어떤 형태로 완성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이며, 일단 전투만 놓고 본다면,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E3가 진행됩니다.박태학, 박광석, 김수진 기자가 현지에서 인터뷰, 체험기, 포토 등 따끈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E3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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