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땀 한땀' 신뢰로 만든 대만 퍼블리셔 '해피툭'

인터뷰 | 강민우 기자 | 댓글: 2개 |


▲좌측부터 김봉균 부사장, 양민영 대표, 최정필 부사장, 권은효 팀장

7월 11일, 전날 태풍 '마리아'가 훑고 지나간 대만 타이베이는 생각보다 더 한적했다. 이날 해피툭 김봉균 부사장과 미팅이 예정되어 있었다 "근처 오시면 하이네켄 별 마크가 그려진 빨간 간판이 보일 거예요. 그 건물 6층입니다" 건물에 도착하자마자 김봉균 부사장과 권은효 팀장이 반갑게 회사로 안내했다. 평일 낮인데도 사무실에 빈자리가 가득했다. "직원이 왜 아무도 없네요?" 김봉균 부사장이 웃으며 말했다. "시(市)에서 태풍 때문에 휴무령을 내렸어요" 이럴 땐 타이베이에 근무하는 직장인은 절대 출근할 수 없어요"

인터뷰를 사전에 요청했던 터라 갑자기 난감해졌다. "그럼 혹시 저희 때문에 출근하신 건가요" 하하하, 웃음소리가 사무실 안쪽에서 들렸다. 함께 강제로(?) 출근한 양민영 대표와 최정필 부사장이 사무실에 나와서 반갑게 인사했다. 대만 게임 시장 조사 겸 요청한 미팅이었다. 안 왔다면 모를까 대만에 왔다면 산전수전을 다 겪은 해피툭을 만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미안한 마음으로 시작한 양민영 대표, 최정필 부사장, 김봉균 부사장, 권은효 팀장과 인터뷰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게 진행되었다.

현재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1,000억 달러(우리 돈 약 112조 2천억 원)에 달하며 그중 아시아가 절반에 가까운 47%를 차지하고 있다. 대만은 아시아 국가 중 5위, 시장규모는 약 10억 달러(우리 돈 1조 1천억 원)에 달한다. 많은 회사들이 동남아지역을 커버하는 국가로 대만을 선호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시장의 잠재력이다.

2015년과 2016의 성장률을 비교하면 아태지역의 게임 시장 성장률은 10.7%뿐이지만 대만의 성장률은 40%에 달할 정도고 급성장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뉴주(NEWZOO)는 대만 게임 시장 조사 보고서를 통해 2018년 대만의 게임 이용자 수가 1,40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대만 게임 시장 규모는 13억 달러(약 390억 NTD)로 전 세계에서 15번째로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처럼 대만 시장은 일명 '대홍마'라 부르는 중문 번체 언어권(대만, 홍콩, 마카오) 국가를 모두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동남아 시장의 전초기지로 일찌감치 자리매김했다.



▲중문 번체를 사용하는 대홍마(대만, 홍콩, 마카오)

하지만, 잠재력이 큰 시장인 만큼 위험부담도 높다. 많은 게임사들이 동남아판 골드러쉬처럼 대만 시장에 진출했지만 시장 트랜드를 제대로 읽지 못해 철수하거나 연락 사무소 수준으로 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도 많다. 대만은 하나의 문화권에 얽매이지 않고 한국, 중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전통과 문화를 흡수하면서 성장했다. 이런 특수 문화권의 대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게임을 서비스하면 곧장 낭패를 맞곤 한다.

2012년 양민영 대표가 설립한 해피툭(Happy Tuk)은 대만 시장에서 자리 잡은 몇 안 되는 게임전문 퍼블리셔다. 2013년 십이지천2, 2014년 테라, 2015년 열혈강호, 2016년 오디션, 2017년 클로저스 등 다양한 PC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며 대만 게임 시장에서 자리를 확고히 했다.

회사를 설립하면서 양민영 대표가 내세운 철학은 간단했다. 신뢰받는 퍼블리셔가 되자.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투명해야 한다. 자체 개발 플랫폼 'MANGO T5'도 그런 이유로 개발되었다. 양민영 대표는 "퍼블리싱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개발사에 요청할 게 많아요. MANGO T5는 개발사가 리소스를 덜 들이면서 개발에 필요한 유저 데이터를 편하게 제공해주기 위해서 만들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피툭 플랫폼(HappyCode)은 해피툭에서 자체 개발한 BI 분석 툴로 실시간 통계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인게임의 User 현황 지표, 매출& 구매 지표, CS &운영 지표가 Row 데이터와 함께 제공되며 Visualized Dashbord 형태로 만들어져 개발사가 모든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연동 작업(3Day-7Day)도 빨라 게임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으며 해피툭 플랫폼에서 개발한 쿠폰 시스템/ 웹 가챠 시스템으로 활용하여 이벤트에 활용할 수 있다.



▲양민영 해피툭 대표

해피툭의 강점중 하나는 대만시장에서 A~Z까지 모든 것을 겪어본 대만통이 설립한 전문 퍼블리셔라는 점이다. 소규모 개발사들은 대만 사정에 밝지 않아 홍보나 마케팅을 대행사에 맡기곤 하는데 결국 그 대행사 역시 분야별로 쪼개 다른 대행사에 맡기는 형태로 업무가 진행된다. 수치적인 측면은 대행사에서 보장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실효과는 물음표가 될 수밖에 없다. 양 대표는 이 부분이 해피툭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한국 회사들이 대만 시장에 직접 서비스할 때 홍보나 마케팅은 그냥 글로벌 광고 대행사에 맡기는 경우가 많죠. 해피툭은 다른 대행사에 맡기지 않고 모든 걸 내부 전문 인력이 직접 처리해요. 시장 흐름에 따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 많죠"

대만 게임 유저층은 그 어떤 국가보다 열정이 뜨겁다. 그러나 운영이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거나 게임 콘텐츠가 고갈되면 빠르게 식는다. 그래서 많은 한국 게임들이 대만 시장에서 초기 큰 성공을 거뒀지만 롱런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시장 분위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만이라는 나라와 국민의 특성을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만 국가의 면적은 약 36,000㎢로 한국(99,720㎢)에 비하면 작은 나라지만 전체 인구 2300만 명 중 스마트폰 이용자가 17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정보에 민감하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이 197분으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특히 페이스북은 월간 이용자가 1600만 명으로 인구 대비 사용자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만 게이머 대부분이 페이스북을 이용한다고 무방할 만큼 페이스북 활용도가 높다. 그래서 게임 운영도 다른 국가와 다른 부분이 많다. 한국에서는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공식홈페이지를 만들거나 게임포탈에 카페를 개설해 유저 대응을 하는데 대만에서는 대부분은 페이스북을 공식홈페이지처럼 운영한다.

해피툭은 긴밀하게 벌어지는 운영 이슈를 대응하기 위해 자사의 플랫폼 MANG T5내 홈페이지는 물론, 라인, 페이스북을 동시에 운영하며 많은 이슈에 함께 대응하고 있다. 많은 대만 게임 퍼블리셔나 한국 지사들이 같은 대응을 하겠지만 해피툭 만큼 운영 노하우를 가진 회사는 드물다. 양민영 대표는 "대만 유저들은 모든 게임을 다 받을 준비가 다 되어 있는것 처럼 열려 있어요. 하지만 새로운 신작이 나오면 또 금방 이동합니다.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운영 서비스가 중요합니다. 이 또한 서비스하는 회사의 신뢰도와 영향이 있습니다"라고 서비스의 신뢰도를 강조했다.

요즘 해피툭이 신경쓰는 서비스 중 하나가 바로 오프라인 대회다. Yahoo Kimo 게임 리서치에 따르면 대만 유저들은 게임 플레이를 좋아하는 것 외에도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보는 것 역시 좋아하며, 40%(약 320만 명)의 사람들이 게임 스트리밍을 시청한다. 이 시청자의 절반 이상(약 173만 명)은 TV e스포츠 방송을 즐겨 본다. 만약 전 세계 도시랭킹으로 보자면 타이베이는 전 세계에서 e스포츠 시청률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가된다.



▲오디션 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해피툭

해피툭은 큰 규모는 아니지만 소규모 오프라인 대회를 꾸준히 열어 페이스북, 트위치를 통해 대회 방송을 공유한다. 클로저스와 오디션 역시 수차례 오프라인 경기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매회 참가 선수가 수백명을 넘어서면서 시청자 수도 대폭 증가했다. 콘텐츠 소모 속도가 한국보다 빠른 대만에서 게임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런 오프라인 대회나 이벤트를 주기적으로 열어야 한다. 직접적인 매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해피툭이 이런 대회를 지속해서 개최하는 이유다.

"대만 유저들은 어떤 문화권의 게임이 와도 다 받아들이는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신 과시욕이 높고 개인 콘텐츠에 대한 소비욕도 매우 강해서 가장 빠른 속도로 게임을 클리어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죠. 그래서 만약 게임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순식간에 흥미를 잃기도 합니다. 저희가 지속적으로 대회를 개최하는 이유죠"

대만도 모바일게임 열풍이 불면서 많은 이용자가 모바일게임으로 이동했다. 한국 게임은 특히 더 인기다. 9월 13일 자 구글스토어 매출 통계에 따르면 현재 Top10에는 리니지M, 킹스레이드, 리니지2 레볼루션, 라그나로크M, 다크어벤져3 등 다수의 게임이 랭킹에 포진되어 있다. 해피툭은 올해 온라인게임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양민영 해피툭 대표는 "기존 IP 홀더들과 협력한 대형 IP 기반의 한,중,일 모바일 게임이 계속적으로 출시되고 경쟁을 하는 대만 시장에서 대만 고객을 가장 잘 이해하는 중견 퍼블리셔로 성장을 계속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해피툭은 2018년 연말까지 5개 이상 모바일 게임을 대만, 태국, 일본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대만 유저들에겐 친숙한 퍼블리셔로, 개발사에게는 투명한 파트너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해피툭의 목표다. 양민영 대표는 "해외 시장으로 진출을 고민하실 때, 한국 개발사와 한국 모바일 게임 알리기 위한 좋은 창구 역할을 할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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