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또 하고 싶은 VR 콘텐츠 개발이 목표" 차이나조이에서 만난 '브릴라'

인터뷰 | 김규만,원동현 기자 |


▲ 왼쪽부터 브릴라(VRillAR) 이원교 대표, 전승훈 이사

VR은 참 변덕스러운 산업입니다. 곧 현실로 다가올 것 같다가도 금새 달아나버리곤 하죠. 이에 혹자는 실패한 산업이라 평가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조만간 ‘붐’이 올 것이라 긍정적인 예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분명 미래의 핵심적인 가치로 와닿을 기술이자 산업임에는 분명하지만, 그 시기를 내다보기가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이렇게 요동치는 미래의 물결 속에서도 꿋꿋하게 뚝심 하나로 버텨내는 국내 VR 개발사가 있습니다. VR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내다봤을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대한 독특한 시야까지 갖춘 기업이죠. VR을 이용한 부동산 플랫폼부터 기본에 충실한 VR 슈팅 게임 ‘데드그라운드’, 그리고 경찰청과의 협력을 통해 제작된 'KCSI'까지. '양질의 VR 콘텐츠' 제작을 목표로 하는 '브릴라(VRillAR)'는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지금도 건강한 VR 생태계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차이나조이 2018 현장에서는 브릴라의 이원교 대표와 전승훈 이사를 만나 회사를 설립하게 된 계기부터 앞으로의 비저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서울VR/AR엑스포] 오늘은 내가 그리썸 반장! 'KCSI 과학수사대' 체험 영상



먼저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어떻게 VR 산업에 뛰어들게 되셨는지 말씀해 주세요.

이원교 대표: 브릴라(VRillAR)는 2년 전에 설립한 VR 전문회사로, 양질의 VR/AR 콘텐츠를 제공하는 개발사로 성장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엔씨소프트에 재직하던 시절 '오큘러스 DK1'을 통해 처음 VR을 접했는데, 체험했을 때 느낌이 강렬해서 앞으로 이 분야로 큰 시장이 열리겠다고 생각했죠.

새로운 플랫폼이 생겨나는 시기가 소규모 스타트업에게는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플랫폼이 일시적으로 유행하다가 말 플랫폼이 아닐 때 말이죠. VR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현재 브릴라는 12명의 직원으로 이뤄져 있고, 게임과 교육, 건설 등 다양한 분야의 VR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건축 산업에서 쓰이는 VR 콘텐츠는 어떤 계기로 개발하게 되었나요?

전승훈 이사: 보통 신축하는 아파트가 10개에서 20개의 서로 다른 형태의 집을 분양하는데, 모델하우스에 가서 직접 볼 수 있는 건 많아야 3개 정도 밖에 되지 않아요. 나머지 형태의 집들은 인형의 집같은 모형으로만 확인할 수가 있죠. 저희의 아이디어는 이런 모델하우스를 VR을 통해 둘러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어요.

이원교 대표: 예를 들어 105동 805호의 형태를 보고싶다고 하면, VR 디바이스를 쓰고 둘어볼 수 있는거죠. 그리고 가상현실에서도 집 안에 해가 어디로 들어오는지, 풍경 같은 일조권이나 조망권을 확인할 수도 있고요.

전승훈 이사: 창업하자마자 가장 먼저 시작한 사업이었어요. 앞으로 개발을 계속하기 위한 캐쉬플로우를 창출하기 위해 건축 시장을 노렸죠. 그게 인연이 돼서 지금은 베트남 같은 다른 국가들과 비즈니스 관련 협의를 차차 시작하고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의 부동산 회사들이 전 세계 시장에 판매하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직접 베트남에 와서 (매물을)구경하기 어려우니 VR 샵을 만들어서 리조트, 아파트, 상가 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니즈를 가지고 있죠.




그렇다면, 그 이후에 'KCSI'와 '데드 그라운드' 등의 제품 개발을 시작하신 것이군요.

이원교 대표: KCSI와 '데드 그라운드'는 회사 직원이 네다섯 명이었을 때 두 프로젝트를 모두 시작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직원들이 PC 기반 FPS를 제작하던 개발자들이었거든요. 스팀 상점에서 '아리조나 선샤인'이라는 게임이 VR 매출 1등을 기록하는 것을 보고 과감하게 '데드 그라운드'라는 타이틀을 도전했습니다.

그와 함께 개발하면서 떠오른 아이디어들이 있었는데, 경찰청에서 하는 공모전과 잘 맞아 떨어져서 VR 과학수사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서 데모 버전을 응모했어요. 그리고 최우수상에 선정됐죠.

전승훈 이사: 최우수상에 선정된 이후부터 'KCSI'는 경찰대학교 과학수사 학과와 공동으로 개발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우수 콘텐츠로 선정되어 개발비를 지원받기도 했죠. 경찰대와 공동으로 작업하다 보니 실제 사건을 VR로 재구성할 수도 있었고, 과학 수사관이 사용하는 도구 또한 참고할 수 있었고요. 이런 일련의 과정이 일단락되고 나서, 현재는 방탈출 형식의 콘텐츠도 기획 협의 단계에 있습니다.


차이나조이 2018 현장에서 보니, KCSI 또한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킬 계획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이원교 대표: 물론입니다. 홍콩 경찰청에서도 관심을 보이셔서 'KCSI'의 전체 콘텐츠를 영문으로 번역하는 작업을 진행해 데모 버전을 보내놓은 상태입니다. 저희가 경찰청에서 하는 행사는 거의 참가하는데, 저번에 인터폴 행사 당시 시연회에서도 중동을 포함한 세계 각국 인사들이 와서 체험하고 가셨어요.

그밖에도 직업 체험이나, 교육 분야에서도 (KCSI)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세요. 지금 제품은 너무 전문적이라서 추후 비즈니스가 성사되면 난이도를 변경해서 납품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승훈 이사: 'KCSI'의 방식이 기본적으로 조사하고, 사건 현장의 단서들을 공부하는 기능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이나 의료 등 다양한 콘텐츠로 변형이 가능한 측면이 있습니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국제 안전체험박람회에도 초청을 받아서 출품하기로 했어요.




지난번에 스팀 플랫폼을 통해 'KCSI'를 일반 유저들도 즐길 수 있도록 하실 계획이라고 했는데, 현재 진행 상황은 어느정도인가요?

전승훈 이사: VR방 같은 아케이드 로케이션 사업자분들이 'KCSI'를 방탈출 형태의 게임으로 만들기를 원하고 계세요. 현재는 이러한 방향으로 개발을 우선할 예정이기 때문에 스팀 발매는 조금 연기된 상태입니다. 아무래도 스팀의 VR 콘텐츠는 슈팅 게임이 대세잖아요. 반면 오프라인 로케이션 사업자들은 커플이 와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방탈출 장르가 더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다면, KCSI와 함께 개발하고 계신 '데드 그라운드'의 개발 진황 상황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전승훈 이사: VR의 경험을 전달하는 데 집중한 '데드 그라운드: 아레나'는 지난 4월에 스팀에서 얼리액세스로 출시됐어요. 북미/유럽 지역을 목표로 하는 '데드 그라운드 Z'는 스토리가 포함되어 출시할 예정이죠. 아마도 데드 그라운드 Z가 얼리액세스로 출시될 즈음에는 '데드 그라운드: 아레나'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데드 그라운드: 아레나'는 좀 더 오프라인 로케이션에 맞게 아케이드 형식으로 난이도를 조절해서 납품할 목표도 가지고 있어요. 이번 달 내로 마무리 지어서 한국과 캐나다에서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원교 대표: 그 버전은 VR 아케이드 시장을 위해 2인용 플레이도 지원합니다. 국내에서는 VR플러스나 몬스터VR 등에서 만나보실 수 있고, 캐나다의 컨트롤VR에서도 선보일 계획이고요.




한국 공동관을 통해 '차이나조이 2018'에 참여하셨는데, 소감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전승훈 이사: 소규모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단독으로 참여하는 것 보다는 공동관을 통해 참가했을 때의 시너지를 누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큰 기업들의 부스 사이에 끼어 있으면, 업계 관계자들이 어떤 목적성을 가지고 부스를 찾으러 오기가 쉽지 않잖아요. 아무래도 한국 공동관에 있으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보니 방문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또 기회가 생기는 거죠.

이원교 대표: BTOC관에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참가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비즈니스를 위해서 참가하는 것 (한국 공동관)이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회사를 창업하고 약 2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도쿄, 중국, 독일 등 한국 공동관에 계속 참여하고 있어요. 그만큼 많은 계약이 여기서 만들어졌죠. '데드 그라운드Z'같은 경우는 스팀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지난해 독일에서 만난 유럽 퍼블리셔와 계약에 성공했어요. 그 뿐 아니라 그 퍼블리셔를 통해 다양한 IP를 가지고 북미 유럽에 맞는 VR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제 브릴라를 창업하신 지 2년이 되었는데, 그 동안 보아 온 VR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원교 대표: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는 성장 속도가 더딘 것은 사실이죠. 그래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좋은 콘텐츠가 나오기 시작했고, 소비자의 관심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요즘은 VR을 하고 나서 '멀미 나서 못하겠다'같은 이야기들이 점점 없어져서 이제는 좀 시작할만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개발자의 질이 좋아지는 것도 있지만, 오프라인 비즈니스 사업장에서도 이제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윤곽이 잡혀간다는 측면을 봤을 때 VR시장은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BTOC 시장의 성장은 아직 더디죠.

전승훈 이사: 중국을 예로 들어도 약 2년 전에 VR 붐이 확 일었잖아요. 새로운 산업이고, 정부에서 자금을 지원해 주니 실력 있는 개발자들 보다는 소위 한 몫을 챙기려는 이들이 질 낮은 콘텐츠를 대량으로 생산했죠. 그 결과 VR을 처음 접한 소비자들은 안좋은 경험을 할 수 밖에 없었고요.

그렇게 작년 한 해동안 중국에서도 VR은 어려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이 때 "VR은 어지러운 것"이라는 첫인상을 고객에게 남기게 됐는데, 지금은 보다 실력 있는 분들이 시장에 진입해 양질의 콘텐츠를 내기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생각했던 것 과 다르네?'라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서 나오고 있기도 하고.

이원교 대표: 예전 소비자들은 VR에 대해 체험을 우선시했다면, 지금은 게임성을 보기 시작했어요. 오프라인 사업장에 가면 특정 게임에 줄을 서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런 것들에서 실제 게임 유저가 VR에 진입하게 됐고, 예전보다 시장 양상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VR 시장의 부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급선무인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원교 대표: 하드웨어 가격 하락과 무선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중에 나온 무선 모델들도 모듈을 따로 붙여야 하거든요, 결국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디바이스 가격은 이래저래 100만 원 가까이 됩니다. 이 부분에서 가격이 많이 낮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이 없어야 유저들이 한 단계 높은 체험을 할 수 있어요. VR을 즐기다가 선이 꼬이면 몰입도가 확 떨어지거든요. 그리고 하드웨어 스펙도 좋아져서 멀미를 유발하는 것도 많이 줄어들었고, 현실성 있는 그래픽을 구현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지금은 그게 최고 사양이잖아요. 어느 정도 보편화가 이뤄지면 (VR 시장이)폭발적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승훈 이사: 애플에서 최근 발표한 것이 저희가 원하는 디바이스를 2020년 내로 출시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최근 출시된 '오큘러스 GO'의 경우 저렴한 가격과 무선을 특징으로 하는데, 이와 같은 디바이스의 추가가 어느 정도 VR 시장의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고 계신가요?

이원교 대표: 오큘러스 GO는 하드웨서 스펙으로 보면 갤러시 S8정도인데요. VR 사용자들을 고퀄리티 유저와 캐주얼 유저로 구분한다고 하면, 캐주얼 유저층을 확대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개발자 입장에서는 물론 캐주얼 유저를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게 되겠죠.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하드웨어 성능의 한계로 캐주얼 게임들이 흥행했던 것을 보면, VR시장에서도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저희도 오큘러스 GO가 편의성도 좋고, 충분히 개발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캐주얼 시장에)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VR에 결합하는 노력 또한 여러 사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브릴라 또한 이러한 영역에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원교 대표: 물론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서 어떤 식으로든 접목시키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브릴라의 콘텐츠 중에는 AR 프로젝트에 블록체인이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블록체인을 항상 염두에 두고 테스트 및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VR 시장에 대한 브릴라의 비전과 각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전승훈 이사: 지금까지 VR 시장은 말하자면 "WOW!"하고 끝나는 시장이었어요. 사람들이 처음 VR을 접하면 신기해 하지만, 그게 끝이었죠. 저희는 그것을 넘어 '계속 하고 싶은 콘텐츠'를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고, 차차 VR 생태계를 제대로 만들어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유저들이 현실 세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VR 디바이스를 쓰는 순간 잊고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차이나조이가 열리는 8월 3일부터 6일까지 양영석, 여현구, 김규만, 원유식, 이두현, 원동현 기자가 현지에서 인터뷰, 체험기, 포토 등 따끈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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