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리로만 적을 파악하는 좀비 VS 랜턴빛으로 적을 찾는 인간, 'HID'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3개 |



창의인재콘텐츠동반사업이란?

한국콘텐츠 진흥원의 지원 사업인 ‘2018 창의인재 콘텐츠 동반사업’은 미래 콘텐츠 산업을 이끌어갈 젊은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 창작 분야의 현장 전문가(멘토)를 통한 도제식 멘토링을 지원하여, 청년 인재의 창작능력 개발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는 사업이다.

또한 인디게임 개발에 대한 인프라 활성화를 위해 한국인디게임협회 및 인디터&인디라 등과 창의교육생(멘티) 모집 및 세미나 진행 등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종 선발된 20명의 멘티와 현역 개발자 10명의 멘토들과 약 7개월 간의 인디게임의 기획, 개발, 사업 등의 전반적인 프로세스에 대한 멘토링이 진행 중이다.


인간과 좀비의 싸움은 사실 그간 많은 작품에서 나온 소재였습니다. 비단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에서 다루어지기도 했죠. 다만 각 작품마다 좀비에 대한 묘사는 세부적으로 나뉘기도 했습니다. 월드워Z나 부산행처럼 빠르게 달리는 좀비가 있는 반면에, 카크니즈 vs 좀비스처럼 느릿느릿하고 우스꽝스러운 좀비도 있기도 하죠. 사람에게 무조건 달려드는 것처럼 묘사되는 작품도 있는 반면, 소리에 민감해서 소리를 죽이고 가만히 서있으면 반응을 미처 못한다고 묘사하기도 하죠.

2인 개발팀 핑퐁팩토리는 이 중에서 좀비가 소리에 반응을 한다는 컨셉을 최대화한 작품, 'HID'를 선보입니다. 어둠 속에 놓인 좀비와 인간은 각자의 방식대로 싸움을 시작하죠. 인간은 랜턴 불빛을 최대한 활용해서 어둠 속에서 자신을 노리는 좀비를 먼저 쓰러뜨리거나 탈출구를 찾아야 합니다. 좀비는 인간이 내는 발자국 소리가 반사될 때 나오는 파형을 통해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인간을 잡아야 하죠.

전원 문과생인 만큼, 독창적인 소재를 살리는 방향으로 꾸준히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핑퐁팩토리의 최경빈 대표와 황준연 프로그래머. 인벤에서는 그 둘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HID의 컨셉이 만들어진 계기와, 개발 현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핑퐁팩토리 황준연 프로그래머(좌), 최경빈 대표(우)


윤서호: 각자 소개하고 팀에 대해 짤막하게 소개 부탁 드려도 될까요?

최경빈: 저희 핑퐁팩토리는 창업한지 3년 정도 넘은 팀입니다. 현재 2명이서 메인으로 하고 있고, 객원 멤버까지 합치면 4명입니다. 처음에 테일밤이라는 게임을 출시해서, 재작년에 구글 인디페스티벌, BIC에 갔다 왔습니다. 다운로드는 10만 다운로드 정도 기록했는데, 돈은...(웃음)그땐 클린한 게임이었거든요.

아무튼 돈은 못 벌었어도 다운로드 나오고, 행사도 가기도 했죠. 그 다음으로 만드는 게 지금 만들고 있는 HID입니다. 이 게임으로 전에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선정되기도 했고. 창의인재지원사업에 선정되고, 멘토 분들의 지도 잘 받으면서 출시 준비하고 있습니다.

황준연: 팀의 특징이라면, 장르가 국한되어있는 게 아니라, 그냥 여러 장르 다 만들어요. 스릴과 공포, 슈팅 등, 출시는 안 했지만 드랍한 프로젝트 중에는 비주얼노벨도 있고요. 어드벤처도 있었고. 처음에 만든 건 캐주얼한 그냥 '길건너 친구들' 같은 그런 느낌의 게임이죠. 다양한 게임들을 이것저것 만지는 걸 좋아하고, 그래서 이것저것 도전하고 있습니다.

▲ 2016년 출시한 '테일밤' 트레일러


윤서호: 지금 개발하고 계신 'HID'는 제목이 특이한데,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최경빈: 영어를 풀어서 쓰면 히드 인 다크니스, 즉 '어둠에 숨어있는' 그런 의미겠습니다. 그걸 줄여서 HID라고 한 것이죠. 그런데 한국어 제목은 바뀔 거 같아요. 이 영문 제목에 대해서 직관적이지 않다는 유저들의 지적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한국어 제목은 지금 고민 중에 있습니다.


윤서호: 확실히 게임 초반에 들어갈 때 들리는 음악부터가 어둡고 으스스한 느낌이긴 하더라고요. 메뉴창은 딱히 무서운 느낌이 안 들어서 더 그런 느낌이랄까요? 그런 것도 의도하신 건가요?

최경빈: 그걸 딱히 의도한 건 아니에요.

황준연: 그건 의도한 건 아닌데요. 일단 유저들이 게임을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한 겁니다. 아무래도 캐주얼해야 좀 더 라이트하게 느껴지잖아요(웃음).





윤서호: 게임의 컨셉은 어떤 식으로 짜셨는지 궁금합니다.

최경빈: 기본 컨셉은 짜릿함에 포커스가 갖춰있습니다. 비록 그래픽이 카툰스럽게 나오긴 했지만요(웃음). HID는 1대 1로 플레이를 진행하게 되고, 두 유저가 다른 종족을 플레이하게 됩니다. 각 종족 플레이어의 게임 양상도 다르고, 화면도 달라요. 그러다보니까 다양한 요소들이 많이 발생하게 되죠. 그 중 핵심적인 게 상대를 속이는 거에요.

일단 인간도 좀비 플레이어를 잡아야 하는데, 필드에 좀비가 굉장히 많아요. 대부분이 AI고, 그 중 하나만 플레이어고요. 그 좀비 중 어떤 좀비가 플레이어 좀비인지 찾아서 없애는 게 목표죠.

반대로 말하면 좀비 플레이어는 자기가 봇인 척하면서, 인간을 잡는 게 목적이죠. 즉 인간은 인간 나름대로, 좀비는 좀비 나름대로 트릭으로 속여서 적을 처치하는 묘미가 있다고 해야 할까요?

여기에 대부분 게임이 단 한 방에 결정이 나요. 물론 아이템으로 체력을 늘릴 수 있긴 한데, 대부분 한 방에 끝나도록 설계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허무할 수 있지만, 단판에 끝난다는 그 묘미가 짜릿함의 결정적 요소라고 보고 있어서 그렇게 설계했습니다.



윤서호: 비대칭 대전은 서로 초반에 주어진 조건이 다른 만큼, 그 밸런스가 정말 중요한 게임입니다. 이 부분을 어떤 식으로 잡아가고 있으신가요?

최경빈: 이 부분은 개발 인원들과, 내부 GM 위주로 일종의 CBT를 하면서 파악하는 중이죠. 또 행사 같은 곳에서 불특정 유저들에게 노출될 때가 있잖아요? 그때 유저들의 피드백도 받죠.

그때마다 다들 하시는 말이 달라요. 어느 분은 인간이 유리하다고 하고, 또 어느 분은 좀비가 유리하다고 하고요. 각각 다 다르죠. 그걸 일단 다 참고는 하고 있어요.

밸런스는 사실 앞으로도 계속, 또 많이 맞춰나가야 할 거에요.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균형 자체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이걸 위해서 여러 요소를 넣었다 뺐다 하면서 개발 기간을 꽤 많이 소요하긴 했어요.

물론 수치적으로 완벽하다고 장담할 수 없어서. 서비스하면서 맞춰가야 할 부분이긴 해요. 수치적인 부분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밸런스가 안 맞는다 하는 건, 현재 노력을 통해서 어느 정도 극복하지 않는가 싶고요.


윤서호: 좀비 플레이어는 화면이 윤곽 정도만 보이고 나머지는 소리와 파형으로만 찾아야 하는데, 그 연출에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셨을 것 같습니다. 간단히 이 시스템에 대해 소개하자면?

최경빈: 다크에코라는 게임에서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우선 이 게임을 만들기 시작한 건 간단한 아이디어에서부터였어요. 윌 스미스가 주연인 '나는 전설이다'라는 영화 보면 랜턴을 들고 좀비들이 가득한 건물로 들어가잖아요? 그 긴장감이 좋았어요. 그래서 아, 저 긴장감을 살리자, 이런 생각이 든 거죠.

그래서 인간 쪽을 먼저 설계했어요. 어둠 속에서 랜턴을 껐다가 켰다가 하는, 그 긴장감을 살리자 한 거죠. 또 영화에서 좀비가 빛도 빛이지만 소리에 또 민감하거든요. 그래서 좀비는 소리에 민감하다는 요소도 이렇게 버무리게 된 거죠.

인간 플레이어는 어둠을 랜턴으로 제한적으로 헤쳐나가게 되죠. 반대로 좀비 플레이어는 화면 속에 어둠밖에 없는데, 소리가 들리면 그 파형으로 파악해나가는 구도가 된 거죠. 이렇게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 긴장감이 있지 않을까 싶었죠. 그렇게 해서 만든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 HID 좀비 플레이 영상


윤서호: 아이템은 현재 몇 종류가 있고, 또 어떤 것들을 구현하실 예정인가요?

최경빈: 게임 내에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이 몇 개 있는데, 일단 인간과 좀비 공통으로 열 수 있는 상자가 있어요. 이 상자를 열면 안에 인간 NPC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어요. 일종의 꽝, 혹은 당첨인 셈이죠(웃음)

인간 NPC가 있으면, 인간 플레이어에게는 다양한 선물을 주게 돼요. 체력을 늘려주거나, 혹은 탄환을 주기도 하죠. 처음에 게임을 하게 되면 탄환이 5발, 이 정도로 굉장히 제한이 되어있어요. 그러다 보니 탄환을 보급 받는 게 중요하죠.

좀비도 똑같은 상자를 열 수 있어요. 좀비가 만약 인간 NPC가 있는 상자를 연다, 그러면 그 인간 NPC를 감염시켜서 부하 좀비로 만들 수 있어요. 부하 좀비는 컨트롤은 불가능한 대신, 더 빠르고 소리가 더 커요. 그래서 음파를 더 넓게 퍼뜨릴 수 있죠. 그러면서 주변을 좀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돼요. 일종의 와드 역할을 한다고 할까요? 동일한 아이템으로도, 인간과 좀비가 각자 다른, 그러면서도 이로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죠.

인간 플레이어를 위한 아이템 중에는 조명탄이 또 있어요. 이건 맵에 랜덤하게 있는데, 사용하게 되면 우선 화면이 밝아져요. 그리고 소리가 들리죠. 게임에서 총을 쏘면 빨간 음파가 나오는데, 그거랑 똑같은 음파가 나오게 돼요.

그렇게 하면 또 주변을 밝힐 수 있지만, 좀비 플레이어도 또 그 소리를 통해서 인간 플레이어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기도 해요. 그걸 또 역이용해서 인간 플레이어가 일종의 낚시를 할 수도 있죠. 조명탄을 터뜨린 뒤에, 그 근처에 숨어있다가 그쪽으로 올 좀비 플레이어를 노려서 쏘는 거죠.

좀비 같은 경우에는 봇 좀비를 죽인 다음에 시체를 파먹는 스킬이 있어요. 그렇게 하면 게이지를 채워서 일종의 부활권을 만들 수 있어요. 그걸로 인간 플레이어에게 죽었을 때 다시 살아나서 반격할 수 있어요. 이런 요소들을 통해서 밸런스를 잡아가는 거죠.


윤서호: 플레이타임은 어느 정도로 잡아두셨는지 궁금합니다.

최경빈: 판당 3분 가량으로 잡았어요. 오픈베타를 진행하면서 어느 정도 변동의 여지가 있는데요, 모바일 내에서는 5분을 넘지 않는 게 좋지 않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정했습니다.


윤서호: 인터페이스를 세로로 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최경빈: 사실 지금 가로로 잡고 있습니다. 처음에 세로 화면으로 한 것은, 핸드폰을 하다가 화면 돌리는 게 싫어서였어요. 그러는 게 사실 매번 좀 귀찮아서요(웃음). 또 게임에 크게 영향이 없으면 그렇게 가자 싶었어요.

그런데 계속 하다보니까, 유저들한테 시야가 안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어요. 가뜩이나 화면도 어둡다보니, 답답하다는 지적도 받았고요. 그래서 지금은 가로 모드로 개발 중에 있습니다

▲ 최근에는 개발 방향을 바꿔서 가로 화면으로 적용하고 있다


윤서호: 개발은 어느 정도 진척이 됐나요?

최경빈: 1:1모드는 사실상 개발이 다 됐어요. 저희 멘토와 얘기해서 새로운 모드를 추가하고 있어요. IO모드라는 모드인데요, 1:1과는 룰이 다르겠지만 기본적인 건 비슷해요. 이 모드까지 추가해서 아마 10월에서 11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현재 개발 상황은 70퍼센트 정도, 그 정도로 보고 있어요.


윤서호: 개발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어떤 부분이었나요?

황준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밸런스 부분이 굉장히 어려웠어요. 그 부분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거기에 제일 시간을 많이 투자했어요. 좀비와 인간이 워낙 다르다보니까, 두 양쪽 유저가 승리하든, 패배하든 다 똑같은 짜릿함을 느끼고, 승부욕을 느끼도록 하는 게 정말 힘들었죠.

거기에 욕심을 또 냈어요. 단순히 인간과 좀비가 각각 서로만을 위한 아이템이나 요소, 장치들만 있는 게 아니라 공통의 아이템이 서로에게 다른 효과를 주면서, 다른 이익을 주는 게 좀 더 차별화가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래서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 중 한 예가 천둥번개에요. 일단 천둥을 생각해보면, 소리가 치잖아요? 그 말은 소리로 주변을 파악하는 좀비에게 유리하다는 거죠. 번개가 친다는 건 주변이 갑자기 환해진다는 거고, 그러면 인간 쪽에서 시야를 확보하기가 좋죠. 주변 지형지물을 파악하기도 좋고요. 그렇게 하나의 요소를 다 넣으면서, 서로 다르지만, 또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안했죠.

이 부분은 사실 예상치 못했지만 좋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천둥번개가 각각 타이밍이 다르잖아요? 실제로도 번개가 먼저 치고, 몇 초 뒤에 천둥이 치죠. 그러니까 번개가 치는 순간에는 좀비가 멈춰야 하죠. 인간 쪽에 시야의 유리함이 있으니까요. 그러면서도 몇 초 후에 천둥이 칠 걸 인지하고, 그에 맞춰서 준비를 해야 하죠. 천둥이 치면 그때는 좀비가 소리를 듣고 주변을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식으로 현실에도 맞으면서, 또 밸런스적으로도 맞게끔 설정이 된 거죠.

인간으로 플레이할 때는 특히나 빛이 중요해요. 랜턴이 있어도 화면의 6~70%가 어둡기 때문에, 하다보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거든요. 그게 또 번개가 칠 때 어느 정도 해소가 되다보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감초로 잘 작동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해요.

그리고 좀비에게 또 이득이라고 한 부분은, 사실 좀비는 평소에는 주변 환경을 보기 위해서는 고함을 지른 뒤에 그 반사되는 파형을 통해서 주변 지형지물을 보게 돼요. 소나 장비 같다고 할까요? 아무튼 그 함성이 굉장히 리스크죠. 사운드가 들리면, 인간 플레이어로서는 "근처에 좀비가 있네?" 하고서 준비를 할 수 있죠. 그렇지만 천둥이 치면 그 천둥소리가 이리저리 반사되면서 파형이 생기고, 그걸 통해서 주변 지형지물과 누가 있는지도 알 수 있죠. 각자가 나름의 제약이 있으면서도, 또 이득이 있는 시스템을 통해서 묘미를 주고자 하고 있습니다.



▲ 천둥번개가 치면 양쪽 모두 이득과 제약이 생긴다


윤서호: 아무래도 화면도 어둡고 또 소리라는 요소도 많이 강조를 하셨는데, 사운드 쪽에 신경을 많이 쓰셨을 것 같습니다.

최경빈: 사실 그 부분은 좀, 뭐랄까요? 저희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는데, 스스로 만족하고 있지는 않아요. 퀄리티가 사실 부족하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어느 정도 단계, 혹은 개발 막바지에 다다라서는 사운드 부분에서 조언 같은 것을 구하고자 하고 있어요. 사운드 퀄리티를 좀 더 업그레이드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하거든요.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작업이 될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윤서호: 창의인재동반사업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어떤 걸 지원받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경빈: 금전적 지원을 두 명분, 그러니까 240만 원을 받고 있어요. 그런데 그것도 그거지만, 멘토님들 통해서 멘토링 받는 게 좋은 거 같아요. 그분들 뵙고 나서 게임이 바뀌어가는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1:1 모드 말고도 다른 모드 개발하고 있는데, 그 부분도 멘토분과 얘기한 끝에 나온 거에요. 기획적인 단점들, 사업적인 부분의 불확실성, 이런 걸 메울 수 있는 적당한 모드에 대해 기획하고 또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저희 모두가 아 이렇게 다르구나, 이렇게 배우는 거구나라고 느끼고 있어요.


윤서호: 서로 생존을 다투는 게임인데, 배틀로얄 모드 같은 것도 생각하고 계신가요?

최경빈: IO 모드 같은 경우에 서바이벌 요소가 아예 없다고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배틀로얄보다는 오히려 라스트맨 스탠딩에 가까운 게임이 되지 않을까, 지금으로선 생각하고 있어요. 우선 1차 계획이 나와있긴 하지만, 그 부분은 또 바뀔 수 있는 부분이라서요. 이 부분은 확언드리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웃음)


윤서호: 모바일 대전 게임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하는 추세인데, 해외 쪽에도 알릴 생각이 있으신가요?

최경빈: 처음부터 출시를 글로벌로 할 생각은 없어요. 일단은 한국에서 출시를 하고, 한국에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결과를 얻고, 성과를 거뒀을 때 글로벌 진출을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윤서호: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경빈: 사실 3년 넘게 게임을 만들고 있고, 그동안 돈을 못 벌어서(웃음) 외부에서 투자 받고 그런 게 없이 버티고 있습니다. 사실 중간중간 유혹이 많았어요. 소위 말하는 견적이 나오는 게임이 있잖아요? 소규모 개발사도 만들 수 있으면서도, 또 다운로드나 일정 수익이 보장이 되는 게임 같은 거요.

그런 거 만들면서 먹고 살자는 고민이 없던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희 색깔에 맞는 게임들, 개성에 부합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왔어요. 그랬던 이유가 당장 먹고 사는 게 중요하지 않아, 이런 건 아니에요. 그게 궁극적으로 저희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저희 색깔을 가진, 다른 분들이 “이건 흔한 게임이 아니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독특함을 넘어 이상한 게임은 아니게끔 여겨지도록, 그런 인상을 드릴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그랬을 때 저희만의 색깔이 되고, 또 저희의 경쟁력이 되어서 다른 게임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HID를 만들고 있고요.

아마 다른 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나름의 독특함을 살리는 방향으로 그렇게 개발해나가겠죠? 물론 먹고 살 수 있을 때겠지만요(웃음). 그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전보다는 조금 대중적인 요소가 많이 는 것 같기도 해요.

황준연: 저희 팀 이력을 보면 공대생, 혹은 기술 전공이 아무도 없어요. 문과생만 모였거든요. 저희가 내세울 수 있는 건 기술적인 우위를 갖춘 게임보다는 인문학적인 소양으로 독창적인, 특별한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 아닌가 싶어요.

인디 회사도 종종 수익 때문에 독창성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걸 만들기도 해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우리 색이 없어지지 않을까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테일밤과 HID가 뭔가 특이한 걸 만들어보자는 고민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실 그렇게 한 이유는 기술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에요. 참고로 제가 프로그래머인데, 프로그래밍은 3년 차, 지금은 거의 4년 차에 가까워지고 있는데 아무튼 그거 밖에 안 돼요. 테일밤 이전에도 그냥 개인 연습으로 이거저거 만들고, 이것저것 많이 해보면서 이렇게 게임을 내고 또 개발하게 됐습니다. 아무튼 기술적으로는 부족할지 몰라도, 저희만이 만들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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