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토크] "게임 개발, 어떻게 하고 계세요?" 인디개발자들의 대담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2개 |


▲ (좌측부터)PDDS 정세환 대표, 픽셀로소프트 홍종석 대표, 이종석 픽셀 아트 담당,
핑퐁팩토리 황준연 프로그래머, 최경빈 대표

창의인재콘텐츠동반사업이란?

한국콘텐츠 진흥원의 지원 사업인 ‘2018 창의인재 콘텐츠 동반사업’은 미래 콘텐츠 산업을 이끌어갈 젊은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 창작 분야의 현장 전문가(멘토)를 통한 도제식 멘토링을 지원하여, 청년 인재의 창작능력 개발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는 사업이다.

또한 인디게임 개발에 대한 인프라 활성화를 위해 한국인디게임협회 및 인디터&인디라 등과 창의교육생(멘티) 모집 및 세미나 진행 등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종 선발된 20명의 멘티와 현역 개발자 10명의 멘토들과 약 7개월 간의 인디게임의 기획, 개발, 사업 등의 전반적인 프로세스에 대한 멘토링이 진행 중이다.


'인디 게임'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가장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의미를 들자면 유통이나 스폰서 등의 간섭에서 독립적인 게임을 일컬을 것입니다. 또는 대형 기획사나 게임 회사 지원을 받지 않고 스스로, 혹은 소수의 힘으로 제작하거나 크라우드 펀딩 등의 방법으로만 자금을 조달해 제작한 게임도 여기에 속할 수 있겠죠.

그렇게 게임을 만드는 이유는 각자 다양합니다. 취미로 만들 수도 있고, 혹은 자신의 꿈이라서 만들 수도 있죠. 혹은 이렇게 개발할 수 있다, 라는 걸 알리고 싶어서 만들기도 합니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동일하죠. 비록 그 어려움이 각자의 능력과, 특기 분야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요.

이번 창의개발인재콘텐츠동반사업을 취재하면서 인디개발팀 세 팀(픽셀로소프트, 핑퐁팩토리, PDDS)과 같이 대담을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각자 개발하고 있는 게임도 다르고, 처한 상황도 제각각 다르죠. 또 게임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도 달랐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해야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자신의 열정을 불태우는 자세는 모두가 같았습니다.

사실 저 스스로가 1인 개발에 도전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보니, 다른 분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또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솔직하게 들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하게 된 대담을 여러분과 공유할까 합니다.


윤서호: 게임을 처음 개발해봐야겠다, 라고 마음 먹었던 때가 언제셨나요?

정세환(PDDS): 본격적으로 만든다고 한 건 2012년이었는데, 그때에는 게임을 팔아보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황준연(핑퐁팩토리): 저는 중고등학생 때도 그렇고, 게임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주로 하는 걸 좋아했는데, 대학생쯤에 되다보니까 게임을 즐기면서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그 아쉬움들을 제가 직접 만들어서 보충하면 어떨까, 하는 그런 욕심이 있었죠.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을 공부한 게 2014년 말쯤이었어요. 그때 대학교 선배가 꼬셨는데, 거기에 끌려 들어갔습니다.

홍종석(픽셀로소프트): 두 분이 동기신 건가요?

황준연, 최경빈(핑퐁팩토리): 네.

정세환(PDDS): 제 경우는 일단 제가 게임을 만들 수 있다, 그랬었는데 누군가가 "게임은 혼자 만드는 거 아니다" 이런 거에요. 그래서 오기가 생겼어요. 다른 창작, 예를 들어 책을 집필하는 건 혼자서 집필하는 데 게임을 혼자 못 만들겠냐, 이런 생각을 했죠. 당시는 심지어 웹툰도 혼자 그린다고 생각하던 때긴 해요. 지금 생각하면 뭘 모르는, 치기 어린 생각이긴 하지만요(웃음).

아무튼 말이 씨가 되어버려서, 게임을 개발하게 됐죠. 사실 저도 팀을 원하긴 했는데, 제가 청주에 살다 보니까 팀원을 구하기가 힘들었어요. 도전해봤는데, 정말 안 구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이러고 계속 해온 게 여기까지 온 거죠.



▲ 정세환 대표가 처음 만든 PRE 원안



▲ 혼자서 계속 하면서 현재 PRE:ONE까지 만들게 됐다고

윤서호: 제 경우는 원래 작가가 꿈이었어요. 그런데 취업 준비를 이거저거 하다가 2016년에 게임개발자 교육 국가 과정이 있더라고요? 그걸 하면서 아, 내 게임을 한 번 만들어보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당시엔 아무 것도 모르던 때라서 정말 터무니 없는 걸 생각했었죠. 초짜가 3D 액션을 덜컥 만들겠다고 했으니까요(웃음)

지금은 좀 이거저거 보다보니까 "이렇게 하면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하게 됐죠. 그리고 계속 미루다보면 안 할 거 같은 거에요. 그래서 "이거 기획으로 하겠습니다!" 하고 나서게 됐습니다(웃음).

그런데 또 하다보니까, 주로 좋아하는 장르나 스타일하고 좀 차이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궁금한 건데, 지금 좋아하는 장르나 스타일이 자신이 만들고 있는 게임과 차이가 있으신가요?

홍종석(픽셀로소프트): 사실 인디 개발하시는 분은 대부분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러려고 인디를 하는 거 같고요.



▲ 픽셀 횡스크롤 슈팅을 좋아해서 해당 장르의 게임 '바벨'을 제작 중인 픽셀로소프트

최경빈(핑퐁팩토리): 저희 같은 경우에는 원래 스토리텔링 위주의 어드벤처 게임을 좋아해요. 또는 완전히 시뮬레이션 쪽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앞서 인터뷰 중에 제가 말씀드린 것 중에, 개발 과정에서 엎어진 프로젝트가 여러 개 있다고 했잖아요? 그 중에 그런 장르의 게임도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만들고 싶었던 게임을 만들다 보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서 좀 고난을 겪더라고요. 그래픽 디자이너 수급이 안 된다던가, 혹은 저희끼리 내부적으로 트러블이 있다던가. 아니면 시장성에서 암울해서 전망이 안 보인다던가 하는 그런 기타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었고, 그래서 결국 포기한 프로젝트가 많아요.

그러다가 중간중간에 꼭 스토리가 있는 게 아니더라도, 캐주얼하거나 혹은 또 다른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없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또 그런 것들이 막상 출시까지는 간 게 아이러니죠. HID까지 만약 출시된다고 하면, 그게 꼭 들어맞게 되겠죠.

굳이 지금 체감하고 있는 벽이 있다고 한다면, 아무래도 저희가 수익이 고정으로 나와서 수익 배분을 하면서 진행하는 상태가 아니라는 거죠. 그게 결속력이 있는 멤버들은 몰라도 없는 멤버는 떠나게 되죠. 또 상업적 보장이 안 되면, 먹고 살기가 그렇긴 하잖아요. 그거 생각하면 또 상업적 보장 없는 게임을 당장 만들기도 어렵고, 그런 부분도 있긴 해요.



▲ 스토리텔링 게임을 좋아하지만, 스토리 요소가 적은 게임을 출시하게 된 핑퐁팩토리


윤서호: 게임을 만들면서 “이건 잘 될 거야”라고 넣었다가, 사람들에게 반응이 없었던 아이디어가 있으신가요? 사실 전 예전에 만든 포트폴리오나 작품들이 딱 그 꼴이라서, 정말 이런 부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이거든요.

정세환(PDDS): 제 게임 'PRE:ONE'의 초기버전이 딱 그랬어요. 1.0부터 2.0되기까지가 정말 그랬어요. 특히 무기 같은 경우가, 저는 스테이지마다 무기가 바뀌는 게 약간 그것도 모험이다, 라고 생각해서 넣었거든요. 그런데 그거 때문에 약간 싸한 평가가 많았죠. 왜 기껏 먹은 무기를 끝까지 못 쓰냐, 정이 들고 마음에 드는 무기를 왜 끝까지 못 가져가냐, 라고 말이죠. 그래서 패치를 했죠.

저는 개선하겠습니다, 이렇게 답하고 안 바꾸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꾸 그 말이 떠오르는 거예요. 그래서 한 번 주운 무기는 다신 헤어지지 않을 거야, 끝까지 갈 거야. 이렇게 됐죠.



▲ 패치로 지적받은 부분이 수정된 PRE:ONE

홍종석(픽셀로소프트): 랜덤으로 바꾸는 걸로 하는 거면 어땠을까요?

정세환(PDDS): 기존 방식이 한 스테이지 끝난 다음에 소지한 무기가 다른 걸로 바뀌고, 또 그곳에서 얻은 다른 무기로 사용하게 했는데 사람들이 그걸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요.

홍종석(픽셀로소프트): 선택권을 주면 좋지 않을까요? 타 게임 방식하고, 그리고 기존에 하셨던 방식하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말이죠.

정세환(PDDS): 제 기술력이 딸려서요.

홍종석(픽셀로소프트): 아...

최경빈(핑퐁팩토리): 저희 같은 경우에는 난이도 문제랄까요. 사실 개발자들은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도 있고, 또 자기가 만든 게임이니까 게임의 일정 부분을 다 꿰고 있잖아요. 그래서 개발자들은 막 재미있게 하는데, 대부분 유저들은 개발자가 생각하지 못한 허들에 걸려서 이탈을 하는 거 같아요.

생각해보면 많은 분들에게 보여주고, 그들이 하는 말에 대해서 귀기울이면서 이런 분들이 많다는 것을 인지하는 마인드가 필요한 것 같아요. 아이디어 자체가 대중적이지 못하다, 대중적이다, 이런 것과는 별개로 말이죠.


윤서호: 1인 개발이 아닌 한에는 개발 간에 의견 충돌은 불가피한 부분이잖아요? 제 경우도 약간 그랬던 게, 사실 교육 과정에서 다른 분들과 작업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만들려고 했던 게 워낙 제 색이 강했던 탓에 결국 못했거든요. 원래 소설로 쓰고 싶었던 걸 게임으로 옮긴 거라서 그런 것도 있기도 하고, 사운드의 경우는 저는 모던한 힙합, 락 같은 걸 원하는데 작곡가 분은 클래식, 이런 쪽 전공이라서 안 맞기도 해서 결국 전 제가 혼자했어요. 결국 실패했지만요(웃음)

홍종석(픽셀로소프트): 저희 픽셀로소프트 같은 경우에는 제가 기획을 해요. 그런데 형도 아이디어를 많이 내요. 사실 친형이다 보니까 의견 충돌이 일어났을 때 안 받아들이기는 좀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초반에는 제 의견 반 형 의견 반 이런 식으로 진행했어요. 그때는 둘이서 작업할 때였어요. 제 의견이 많이 먹히면 제 느낌으로 갔다가, 또 형 의견 받으면 형 느낌의 게임으로 갔죠. 그러다 보니까 근본 없는 게임으로 가더라고요.

그렇게 몇 번 시행착오를 겪은 다음에는 제가 기획이니까 제가 메인이 되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99:1의 비율로 기획을 담당하고 있어요.

사실 소수 개발을 하니까 모두의 의견이 다 들어간 게 이상적일 수는 있는데, 개발하다보면 아무리 취향이 같고, 경험이 같다고 해도 사소한 것에서 다 차이가 나더라고요. 분명 같은 게임을 좋아하고, 같이 하고 그랬는데도 그게 차이점이 느껴졌어요. 그러다 보니까 한 사람이 키를 잡고 가는 게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황준연(핑퐁팩토리): 제가 생각할 때는 인디 개발자 같은 경우에는 다 게임에 관심 있는 사람이 모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각자 만들고 싶어하는 게 확실해요. 나름 그에 대한 고집도 있고요.

그걸 다 모아서 게임을 만들면, 피카소 그림처럼 되는 거에요. 키메라가 되는 거죠. 제 경험에서 생각해볼 때, 개발자는 개발자로서의 역할, 기획자는 기획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죠. 개발에서 아이디어를 모으는 건 기획자의 역할인 거죠. 그래서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모아서 가장 쓸만한 것 100개 정도가 모인다고 치면, 기획자는 그 중에서 많아봐야 한 다섯 개 정도 추린다고 봐요. 그렇게 해서 게임이 나온다고 보고 있어요. 즉 나머지 95개는 기획자가 선택적으로 버린 거다, 라고 이해해주는 게 다른 사람들이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고요.



▲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고, 요리사가 많으면 수프를 망친다는 말을 직접 체감했다고

홍종석(픽셀로소프트): 기획은 누가 하세요?

최경빈(핑퐁팩토리): 제가 합니다

황준연(핑퐁팩토리): 그래서 담아둔 게 많아요(웃음).

홍종석(픽셀로소프트): 저희는 다음에 할 때는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기획을 맡는 걸로 했어요. 그래서 다음엔 형이 아이디어 내면 그렇게 될지도 모르죠.

정세환(PDDS): 저는 여태까지는 혼자서만 개발하다보니까 잘 몰랐는데, 멘토링하고 나니까 의견 충돌이라는 걸 느꼈던 것 같아요. 여러 면에서 굉장히 많이 느꼈죠.

윤서호: 그 중에서 가장 심하게 충돌한 부분은 어떤 부분이셨나요?

정세환(PDDS): 사실 전 그냥 오류, 시행착오 겪은 걸 하나하나 뜯어고치면서 체득한 터라 전문적인 기법은 잘 몰라요. 그냥 눈대중, 경험으로 아 이런 거구나, 이런 식으로 아는 편이죠. 그런데 멘토님은 일단 기술적으로 잘 알고 계시는 분이라서, 제 걸 보고 굉장히 난잡하다고 하신 거에요.

그래서 그 분이 말씀하신 대로 했는데, 그렇게 한지 몇 주 만에 갑자기 민둥산이 되어버린 거에요. 아까 말했던 것처럼 자연 배경이 많았는데, 그런 게 다 없어지고 심플한 SF풍의 배경이 되어버린 거죠. 그걸 보니까 "이건 내 게임이 아닌데"라는 회의감도 들긴 했어요. 그런데 이거 아닌 거 같아요, 라고 하면 또 불편하기도 할 거 같고, 멘토님이 뜻이 있으니까 그러신 거겠지, 하나의 방법이겠지, 하고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래서 게임이 굉장히 심플해졌어요.

의견 충돌해서 더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또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보니 저는 일단 반영하고 있어요.

최경빈(핑퐁팩토리): 어차피 이게 마지막 게임도 아니니까, 지금은 일단 해보는 거죠.

정세환(PDDS): 마지막에 정 마음에 안 들면 또 제가 바꾸면 되니까요(웃음)


윤서호: 1인 개발하면서 “아 이런 파트를 맡아줄 사람이 있었으면 싶다” 하는 파트는 어떤 파트였나요? 또 팀에서 개발하시면서 이런 인력이 있었으면 싶었다 하는 파트가 있다고 하면?

정세환(PDDS): 프로그래밍이요. 절실합니다. 제가 프로그래밍을 잘 못해요. 그래서 에셋스토어에서 있는 것들을 사서, 제가 개조해서 쓰거든요. 제 게임에 맞춰서요. 일단 쓰다 보면 이유 없이 문제가 일어나요. 로그를 보면 여기서 문제가 일어났다고 계속 뜨는 데, 그걸 몰라요.

그래서 제가 그걸 하나하나 지워보고, 삭제해보고, 이걸 지우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파악해나가요. 일단 게임을 만들다가 진행에 문제가 생기는 버그가 생기면, 그것부터 파헤쳐 나가고 있죠.

제일 오래 걸리는 게 마우스 감도 문제였어요. 이게 수정하는 데 3주가 걸렸어요. 어떤 문제냐면, 한 스테이지에서 마우스 감도를 조절한 게 다음 씬에서 초기화가 되는 버그였어요. FPS에서 마우스 감도는 굉장히 중요하다보니까 수정을 해야겠는데. 정말 뭐가 문제인지 몰라서 그렇게 수정을 반복했어요. 지금은 해결했는데, 어쨌든 시간과 의지가 있으면 뭐가 되는 구나, 이런 걸 느꼈어요.

윤서호: 진짜 프로그래밍 문제는 공감이 가네요. 저도 프로그래밍을 몰라서 이 소스 코드 저 소스 코드 붙여 쓰는데, 제 경우에는 적이 플레이어를 인지하면 공격하도록 코드를 짰는데 적이 플레이어를 인지를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상담 받으니까 리소스를 구현해놔야 하는데 그걸 안 해서 함수 호출이 안 됐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 "여기저기에서 코드를 긁어모았는데, 오류가 났어요. 그런데 어디서 오류가 났는지 모르겠어요."

정세환(PDDS): 저도 적을 만들면서 이것저것 건드렸는데, 뭘 잘못 건드렸는지 다른 분들이 에임핵 쓰는 거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부분을 롤백시켰습니다.

홍종석(픽셀로소프트): FPS에서는 일부러 적들이 빗맞추도록 짠다고 하던데요

정세환(PDDS): 그렇죠. 일단 이게 심리적으로 보면, 적이 쏘는 것만 해도 부담감이 들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빗맞추게 쏘면서 또 몇 발 정도 맞으면, 그러면 실제보다 더 잘 맞추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일단 저는 그냥 다 맞추게 이런 식으로 짰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정말 에임핵이었던 거죠.

홍종석(픽셀로소프트): 저희 팀 같은 경우에는 사운드 파트가 있었으면 싶기도 해요. 왜냐하면 저희 중에 음향 감각이 있는 사람이 없거든요. 그래서 오픈소스 찾아서 쓰고 있어요. 저희 딴에는 나름 괜찮다 싶었는데, 유저들은 사운드의 통일성이 안 맞는다는 지적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사운드 파트를 보충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요.

그런데 단순히 음악하는 거랑, 게임 음악이 다르다보니까 이런 분을 찾기는 힘들더라고요.

▲ 사운드 파트가 없어 오픈소스를 짜집기한 탓에 그 부분이 아쉬움이 남았다고


윤서호: 개발하시면서 공간 확보하시는 것도 굉장히 어려웠을 거 같아요. 저야 그냥 취미 반 일 반으로 하고 있는 거라서 집에서 하면 되긴 하지만요. 그런데 요즘엔 날이 더운 데다가 제 게이밍 노트북의 발열이 아주 펄펄 끓어서 전기세가 몇 배는 더 드는 느낌이에요(웃음)

정세환(PDDS): 일단 청주엔 게임 관련 비즈니스가 없어요. 그래서 어려워요(웃음)

황준연(핑퐁팩토리): 사실 공간 문제, 정말 어렵죠. 작업할 때 따로 쓸 공간이 있어야 회의도 자유롭고, 또 개발도 편하고요. 그런데 서울은 또 비싸잖아요. 저희가 사무실 구하는 게 사실 어려웠어요. 3년 동안 참 많이 옮겼어요. 영등포, 은평구, 증산, 홍대...지금은 디지털미디어단지고요. 거의 1년에 한 번은 이사를 갔던 거 같아요. 인디 개발자들은 딱 한 자리 잡는 게 어려워요.

최경빈(핑퐁팩토리): 작년 12월 이때쯤에 SK 게임랩이라고, 상암동에 오픈스페이스가 있어요. 1인 개발자들 위주로 해주는 그런 곳인데, 거기가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그쪽으로 들어가있죠. 그 전에는 월 40~50만 원하는 곳을 찾아서 있었는데, 사실 그런 곳을 구하기가 어려웠어요. 이제는 좀 살만해요.

그 전에 여름에는 정말...여름엔 냉방이, 겨울엔 난방이 안 되는 곳에서 있었죠.



▲ 겨울엔 그래도 발열이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여름엔...


정세환(PDDS): 저 같은 경우엔 청주에서 원룸 구해서 쓰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사업자 등록이 또 안 되죠. 그래서 애로사항이 있었어요. 지금 작업실이 거의 1년 동안 쓰고 있는데, 쓰다 보니까 딱히 장소는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개인 사업자로 등록해서 혼자서 개인적으로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홍종석(픽셀로소프트):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팜 신촌 센터에 있기 전까지는 자취방에서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전기세가 많이 나왔죠. 그리고 또 이불 근처에 있으니까 졸리기도 하고요. 지금은 오렌지팜에 사무실 있으니까 전기세 안 내는 게 일단 좋더라고요.

정세환(PDDS): 거긴 전기세 안 내요?

홍종석(픽셀로소프트): 안 내요.

정세환(PDDS): 그거 한 번 생각해봐야겠는데요. 전 그 작업실에서 전기세 20만 원 나왔거든요. 거기서 살 수는 없나요?

홍종석(픽셀로소프트): 그게 완전히 방으로 딱 나뉜 건 아니고, 유리벽 정도로 나눠놨어요. 그래서 사는 건 좀 제한될 거에요. 그냥 잠 정도는 잘 수 있긴 해요.

황준연(핑퐁팩토리): 쉐어오피스나 그런 곳을 보면 사실 사무실에서 지내다시피하는 그런 곳이 많아요. IT 업계는 다 그런 거 같아요.


윤서호: BIC 같은 행사도 많이 가보셨을 거 같은데요, 뭔가 팁이 있다고 하면?



▲ 올해로 4회째인 BIC, PDDS를 제외한 두 팀은 BIC 부스 참가 경력이 있다

최경빈(핑퐁팩토리): BIC 같은 경우에는 숙소도 제공해서 좋아요(웃음).

정세환(PDDS): 전시할 때 사람들에게 게임 잘 설명하는 게 중요한 거죠?

홍종석(픽셀로소프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게 중요하죠.

정세환(PDDS): 그래서 핸드폰 파는 친구를 데려가기로 했어요. 그 친구가 마케팅은 자기한테 맡기라고 하더라고요.

홍종석(픽셀로소프트): 입담은 진짜 좋으시겠네요. 딱 제격이실 거 같은데요? 거기서 스팀키도 푸실 생각인가요?

정세환(PDDS): 지금 일단 스팀에 999개 신청은 했어요. 너무 많다 싶어서 안 내줄 거다, 이러면 거기에 프로모션용이라고 말하면 OK해주더라고요.

홍종석(픽셀로소프트): BIC에서 장비 대여도 하면 괜찮아요.

정세환(PDDS): 42인치 모니터가 있으면 딱 좋을 거 같긴 한데.

황준연(핑퐁팩토리): 예전에 엔터 더 건전이 딱 그랬거든요. 큰 모니터로 사람들이 하는 걸 보여주니까, 사람들이 그쪽으로 많이들 가시더라고요. 모니터는 필요한 거 같아요.



▲ 시연하는 게임을 유저들에게 어필하려면 큰 모니터 대여가 필요할 거 같다고

홍종석(픽셀로소프트): 개발자 중에는 스팀키 명함에다 붙여서 나눠주고 그러신 분도 있더라고요.

정세환(PDDS): 그건 상상도 못했네요. 그런데 지금 버전이 영어라서 잘 안 나갈 거 같아요. 만약에 하더라도 한국어 패치 된 다음에 줘야 할 거 같아요.

윤서호: BIC 시연 버전은 한국어 패치 아닌가요?

정세환(PDDS): 그렇긴 하지만, 전시판은 상관이 없는 게 전시판은 심의 안 받잖아요. 생각해보니까 이게 좀 그런 게, 모바일은 심의를 안 받아도 되잖아요? 그런데 PC는 받아야 하죠. 사실 PC 포기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심의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망설여지거든요.

윤서호: 심의 비용이 어느 정도 드셨나요?

정세환(PDDS): 예전엔 메가바이트 단위라서 좀 용량 크면 비싸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바뀌었어요. 지금 기준으로 PRE:ONE 심의는 38만 원인데, 옛날 방식으로 하면 200만 원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윤서호: 이거 한 번 다뤄볼까 싶네요.

황준연(핑퐁팩토리): 그런데 이거 다루시면 PC 심의 완화로 가는 게 아니고 오히려 모바일 쪽 심의를 엄격하게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웃음).


윤서호: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건 그렇다 치고, 또 게임 만들다 보면 항상 "이건 꼭 만들어 보고 싶다" 이런 이상향이 있잖아요?

정세환(PDDS): 저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 같은 느낌을 주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마치 영화를 직접 체험한 것 같은 그런 류의 게임이랄까요? 그건 시간과 노력이 알아서 해줄 거 같긴 해요.


▲ 앞으로도 더 발전해서, 유저가 직접 이야기를 체험한 것 같이 만들고 싶다는 PDDS

최경빈(핑퐁팩토리):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게임은 인터렉티브 스토리텔링으로서의 게임에 가까울 거 같아요. 저희가 규모를 어느 정도로 만들어갈지, 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가능한 선에서는 색다른 스토리텔링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게임을 아마도 구상하고 진행하지 않을까 싶어요.



▲핑퐁팩토리는 인터렉티브 스토리텔링 게임을 좋아하는 만큼, 한 번쯤은 시도해보고 싶다고

윤서호: 그 부분은 두 분이 공유하신 건가요?

황준연(핑퐁팩토리): 네, 저희 둘이 공감하는 부분이, 단순 노가다성 게임이 아니라 즐기고 나서 한 편의 재미있는 영화를 본 것 같은 그런 스토리텔링 요소거든요.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고, 또 많이 부각이 됐으면 해요.

최경빈(핑퐁팩토리): 저희 취향이 그렇습니다.

홍종석(픽셀로소프트): 전 개인적으로 고퀄의 픽셀그래픽의 메트로배니아 스타일의 액션을 꿈꾸고 있어요. 뭐라고 해야 할까, 비유하자면 몬스터헌터를 2D로 옮긴 것처럼 액션감과 타격감 있는 그런 게임이라고 해야 할까요? 타격감이 있고, 또 잡는 맛이 있는 보스가 있는 그런 횡스크롤 액션 말이죠.

▲ 좀 더 발전된 픽셀그래픽과 타격감, 액션감을 선보이고 싶다고 밝힌 픽셀로소프트

윤서호: 저도 액션을 생각하고는 있는데, 뭐라고 해야 할까, 마치 네크로댄서처럼 리듬 액션 요소를 넣는 거에요. 원래 예전 포트폴리오에 넣으려고 했던 게 그거였거든요. 원래부터가 리듬 액션 배틀 게임 판타지, 이랬던 소설이기도 하고. 도시를 이리저리 쏘다니면서, 리듬에 맞춰서 누르는 이능력자 배틀, 이런 거였죠.



▲ 정확히 말하면 이 둘의 혼종에 가깝습니다

정세환(PDDS): 사실 그런데 이거야말로 개발자가 보면 괜찮아 보이는데, 유저가 느끼기엔 이건 아니다 싶은 거 아닌가요? 약간 그런 느낌이 드는 요소들 같은 생각이 들어요.

윤서호: 사실 제가 생각해봐도 그럴 가능성이 굉장히 높을 거 같긴 해요(웃음). 뭐 아무튼 아이디어는 그냥 떠올랐고, 그걸 해보려다가 실패하긴 했지만요.


그런데 혼자 하면 그냥 이렇게 망상이, 막 아이디어로 떠오르고 그냥 그걸 밀어붙이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팀으로 개발하면 그런 게 아니잖아요. 팀으로 작업할 때 아이디어 같은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 구체화하시나요?

홍종석(픽셀로소프트): 제가 미술을 했다 보니까,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는 형한테 계속 제가 그린 것들을 보여줘요. 일단 말씀드리자면, 그림을 최대한 많이 그려요. 단순 스케치나, 애니메이션 동작이라던가, 아무튼 뭐가 됐든 최대한 많이 그려주고, 그걸 베이스로 시뮬레이션을 먼저 거친다고 보면 될 거 같아요. 그러고 나서 리소스 작업에 들어가요.

뭐 사실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에요. 그런 식으로 작업하면서 또 수정하고 있어요.

▲ '바벨'의 2016년 테스트 영상. 시행착오를 거쳐서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고

황준연(핑퐁팩토리): 일단 저희는 둘이 알고 지낸 지 10년이 넘었어요. 대학 입학하면서부터 알고 지냈죠. 그래서 업무 외에 또 술 먹고, 커피 먹으면서 거의 항상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거죠. 어젯밤 꿈 속에 이런 게 나왔는데 괜찮더라, 친구들이랑 이런 거 얘기했는데 괜찮더라. 마치 친구들 간의 수다 떨듯이 하고 있습니다.

둘 다 좋아하는 것이 채택되고, 그 외에도 또 대중성이 있고 또 괜찮다 하면 공식 선상에 올려둬요. 그리고 나서 난도질을 시작하죠.

최경빈(핑퐁팩토리): 각 게임마다 핵심적인 게임성이 있잖아요. 일단 베이스는 모두가 아는 장르의 기본적인 부분, 그걸 깔아둬요. 그리고 나서 거기에 더해진 아이디어나 개성이라 할 수 있는 특징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검증을 우선시해요. 간단히 문서로 정리한다던가, 그런 작업을 거치고 나서 가장 먼저 하는 건 프로토타입을 일단 만들고 관찰하는 거죠. 단순한 도형이라도 좋으니, 저희가 생각했던 걸 하나하나씩 만들어가는 거죠. 사실 그런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요.

일단 테일밤을 처음 만들었을 때를 예로 들자면, 최초에 '기체 뒤에 꼬리가 붙어서 싸우는 게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었죠. 그때 꼬리가 따라 움직이는 게 사실 어려운 건 아니에요. 다만 그걸 먼저 하면서, 그것이 움직이는 모양새라던가, 조작했을 때 손맛 같은 걸 좀 더 구체적으로 손보는 거죠. 그러다가 괜찮다 싶으면 바로 구체화하는 거죠.

그러다 드랍된 것도 많긴 하지만요(웃음).

▲ 테일밤은 간단한 도형으로 먼저 테스트한 뒤, 좀 더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 HID 역시도 심플하게 프로토타입을 먼저 구현하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나갔다

정세환(PDDS): 저는 혼자 개발하니까 그렇긴 한데, 일단 전에 인터뷰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냥 그림으로 먼저 그려요. 컴퓨터로 작업하는 게 아니라, A4 용지에 먼저 그리죠. 그걸 이미지화하고, 갖고 있죠. 그리고 부연 설명을 하나하나 해가죠. 그러면서 머릿속에서 또 다른 질문을 던지죠. "이거 어떠냐?"라고요.

일단 나온 아이디어가 괜찮으면 사실 아이디어의 80%는 거의 적용한다고 보면 돼요. 사실 게임에 관해서 의견 교류를 해본 게 이번이 처음이긴 해요.









▲ 그림과 간단한 모델링에서 점차 아이디어를 구체화해나간 PRE 시리즈

윤서호: 멘토분이랑 의견 교류하신 거 말인가요?

정세환(PDDS): 그래픽 부분만요. 스토리까지 하게 되면 솔직히, 좀 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있을 거 같아서요. 일단 스토리 파트는 친구들한테 물어보는데, 다들 그냥 "괜찮아"라고만 하죠.

홍종석(픽셀로소프트):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대부분 다 그렇게 말하죠.

정세환(PDDS): 좀 직설적인 애들한테 물어봐야 하는데, 그런 애들한테 또 안 보여주는 이유는 사실 "취업이나 해, 가능성이나 있냐"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이후에는 잘 안 물어봐요. 제 게임 만드는 걸 물어보는데, 갑자기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그렇더라고요.

사실 직설적인 말은 스팀으로도 충분해요. 이미 스팀으로 직설적인 발언을 많이 듣고 있거든요(웃음)

윤서호: 외국애들이 확실히 그러잖아요.

정세환(PDDS): 외국애들은 확실히 그런 게 장단점을 다이렉트로 이야기해주고 비추천을 해주더라고요. 많이 참고는 되고 있어요.

윤서호: 저는 소설 썼을 때 제 친구들한테 이야기하니까 "넌 안 팔려" 이러더라고요. 제가 취향이 굉장히 독특하다보니까 그런 스타일로 쓰긴 했는데, 그냥 다짜고짜 "넌 안 팔린다니까" 이러긴 하더라고요.

홍종석(픽셀로소프트): 이번엔 또 반대이긴 한데, 결국엔 또 똑같은 경우네요.

윤서호: 그런 셈이죠. 그런 뒤에 저도 친구들한테는 잘 안 물어보게 되더라고요.


최경빈(핑퐁팩토리): 좀 궁금한 게 있는데, 다들 상업적 성공을 바라시나요?

홍종석(픽셀로소프트): 물론이죠. 거기에 게임적으로도 성공하고 싶고요.

정세환(PDDS): 제 게임갖고 2차 창작을 하시는 분이 생겼으면 싶기도 해요. 여기에 제 게임 IP로 미디어믹스화 되길 원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걸 하려면 정말 돈이 필요하더라고요. 계속 하려면 말이죠.

제 생존과 더불어 제 게임을 계속 만들 수 있기 위해서는 상업적인 성공도 필요할 거 같아요. 다른 일을 하면서 진행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죠.

사실 이 부분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좀 심란하긴 해요. 제가 이 길을 잘 가고 있는 게 맞긴 한가 고민도 많기도 하고요. 또 그저께 취업해라 이런 말도 듣기도 하고요. 일단은 BIC에 가보고, 또 사업적으로 들어온 것도 있고 하니까 그런 것들 해보면서 나중에 더 생각해보고자 해요. 언제나 길은 있더라고요.


윤서호: 성공하시길 바라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할 거 같긴 하네요. 핑퐁팩토리 팀도 그렇지 않나요?

최경빈(핑퐁팩토리): 당연히 그렇죠.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사실 소규모 개발이 꼭 인디, 이런 느낌은 아니라고 봐요. 영세사업자라는 측면에서 보게 되더라고요. 먹고 살 걱정 때문에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라는 약간 영세한 사업자의 입장 말이죠. 그것에서 좀 벗어날 때 진짜로 인디, 말 그대로 독립적인 그런 게임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먹고 살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완벽하게 인디가 될 수 있나, 그런 인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종종 있어요.

제 사견이지만 어디까지가 인디, 즉 그런 것에서 벗어나서 자기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드는 것과 어디까지가 영세사업자인가, 이 비율은 계속 진행하면서 변하고 있다고 봐요.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사실 100% 인디는 힘들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다 보니 다른 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나 궁금해지더라고요. 어디까지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어디까지 자기만의 독립적인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인디 게이머의 마인드를 갖고 있는지, 이런 걸 좀 털어놓고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게 사실, 제 입장에서는 저 두 입장이 공존한다고 하기엔 살짝 애매하다고 보거든요. 다른 분들은 그걸 어떻게 고민하고 계시는 지 궁금했어요.



▲ 먹고 사는 문제가 걸린 만큼, 수익과 돈에 대해서 아예 생각을 안 할 수는 없다

정세환(PDDS): 인디 자체가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걸 넣는 거잖아요. 인디 자체가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게임인데, 저는 여기에 약간의 현실성, 그러니까 상업적인 걸 좀 넣는다고 봐요. 제가 하고 싶은 건, 제가 만들고 싶은 걸 만들되, 살짝 현실성, 즉 상업성을 부여하는 게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사실 전 만들고 싶은 걸 만들다 보니까 이렇게 됐는데, 이 과정까지가 사실 잘 기억이 안 나요. 사람들이 처음에 게임을 만들 때, 그런 현실 같은 걸 일부러 안 보는 것도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이게 상업성이 있을까? 이런 것을 끊고 그냥 만들어보자고 하니까 집중이 더 잘 되더라고요. 좋은 평가, 세간의 평판 이런 것들에서 한 번은 멀어지고, 도전해보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윤서호: 제가 기획을 처음에 올렸을 때, 하긴 수익성 부분을 전 아예 생각을 안 하고 올렸거든요. 그러니까 오히려 집중이 잘 되는 거 같긴 하네요. 제 게임으로 만약에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러면 전 아마 못했을 거 같아요. "이걸 누가 사?"라는 생각이 좀 들거든요. 아까 제 소설 보고서 "누가 이걸 읽어?" 라는 말을 들었던 것처럼요.

이래저래 다들 각자 고민이 있고, 어려움도 있지만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결국 게임을 만드는 과정인 거 같아요. 다들 힘내시고, 각자 게임 무사히 출시하고 또 꾸준히 시리즈를 이어나가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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