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개발자의 의도를 벗어나지 않게 할까? 읽을 수 있는 세상 만들기

게임뉴스 | 김강욱 기자 | 댓글: 1개 |
개발자는 게임에서 길을 만든다. 사람들이 그 길을 따라 진행할 때 어느 부분에서 어떤 재미를 느낄지를 미리 예상하고 모든 것을 구상한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이 언제나 그 길을 따라가는 것은 아니. 문제는, 유저가 일부러 그 길을 벗어난게 아닐때다. 이럴 때 유저는 게임에 대한 흥미가 급감하고, 최종적으로는 플레이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유저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방법. 유저가 길을 확실히 볼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데브컴 2018 현장에서 Mata Haggis-Burridge 교수가 강연을 진행했다.



▲ 강연을 진행한 Mata Haggis-Burridge 교수


강연자는 유저가 파악하기 쉬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세 가지 포인트를 짚었다.

"다음엔 뭘 해야하지?" (What do I Next?)
"그걸 어떻게 할 수 있지?" (How could I do it?)
"이게 맞는걸까?" (Am I doing Right?)

이 세 가지를 충족하면 좋은 게임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저 위의 내용이 게임 플레이에서 가장 주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단순하지만 어려운 일이다.

"다음엔 뭘 하지?"는 게임에 목적을 명확히 하라는 의미다. 단기 목적, 장기 목적, 최종 목적과 함께 거기까지 가는 길과 전략을 안내하라는 것. 모바일 게임 '저니'는 이에 대한 모범답안이다. 멀리 보이는 산까지 가라. 반짝이고 빛나는 표시를 넣어 누가 봐도 목적지다. 플레이어는 잠시 길에서 벗어날 수는 있지만, 목적을 잃지는 않는다.

"그걸 어떻게 하지?"는 목적까지의 방법 제시를 말한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시도해야 하는 내용을 말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들을 게임 속에 충분히 녹여야 한다. 단순히 '어떻게 하라'를 직접 말해주는 것은 물론, 플레이 중에 간접적으로 깨달을 수 있도록 장치를 만드는 것도 좋다. 방법 제시해야 하는 내용은 아주 작은 것 부터 아주 큰 것까지 다양하다. 강연자는 '다크소울'을 예로 들며, 세계를 탐험하고 무기와 장비를 갖추어라. 그리고 죽기 싫다면 실력을 키워라를 안내하고 있다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게 맞나?"를 충족하기 위해 뚜렷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이 맞는지 틀리는지다. 옳은 행동에는 긍정적 피드백을, 잘못된 행동에는 부정적 피드백을 제공한다. '저니'에서는 목표로 한 산의 크기 변화로 긍정적/부정적 피드백을 모두 제공한다. '다크소울'에서는 전투 중의 컷신이나 무기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YOU DIED로 부정적 피드백을 준다. 요점은 유저로 하여금 "지금 하고 있는게 틀린건 아닐까"라는 걱정을 갖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 세 개를 모두 충족하면 플레이어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



▲ 망치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게임 안의 각종 요소를 의도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행동 유도가 필요하다. 오브젝트나 상황 내에서 가능한 액션을 예상할 수 있도록. 이를테면, 의자가 있다면 '앉을 수 있다'를 말해주는 식이다. 강연자는 이 내용에 대해 "올바른 망치를 만드는 방법"을 예로 들며 여섯가지 요소를 설명했다.

모양(Shape). 망치는 망치답게 생겨야 한다. 망치의 디자인을 화려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그런 요소 때문에 유저가 "저건 망치다"라는 유추를 할 수 없는 일은 없어야 한다. 단순히 모양 만이 아니라 "쓸모를 유추할 수 있는" 모양이 중요하다.

크기(Scale). 일반적인 크기를 맞춰야 한다. 망치가 동상만큼 크거나 바늘만큼 작으면 의미가 없다.

구성요소(Material). 망치는 머리와 막대로 구분된다. 머리만 있거나 막대만 있으면 망치가 아니다. 한 물건의 구성 요소를 정확히 파악해 적용해야 한다.

공간적 맥락(Spatial Context). "이게 여기 있는게 맞나?"를 생각해야 한다. 망치가 문의 걸쇠가 될 수는 있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시간적 맥락(Temporal Context). "지금 이게 있어야 하나"를 생각해야 한다. 공간적 맥락과 연계해서 고려해야 한다. 이를테면, "집에 들어갈 때는 무조건 문을 통해야 한다"라는 게임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폭격을 맞아 무너진 집에 문만 덩그러니 남아있고, 심지어 그 문을 열고 들어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문화적 언어(Cultural Language). 위의 요소를 모두 고려하되, 실제 사람들의 경험을 게임으로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망치가 없는 경우라면 주변의 돌로도 비슷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라면 신발을 벗어 대용품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만약 미래를 배경으로 하기에 '문'의 표현이 지금과는 달라야 한다면, 게임 '포탈'처럼 비상구 마크 등을 사용해 말해줄 수 있다.

강연자는 마무리에 "읽기 쉽게 만들라는 말은 쉽게 만들라는 뜻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게임 안의 각종 표지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게임의 난이도와는 상관 없다. 길을 찾기 어렵게 함으로써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은 좋지 않다 말했다. '읽기 쉽다'는, 유저가 개발자가 의도한 재미와 길을 모두 경험하게 하는 방법이다.






게임스컴 최신 소식은 독일 현지에 나가 있는 정필권, 김강욱, 석준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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