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게임 IP의 현대 기기 이식, '게임의 영혼을 파악하라'

게임뉴스 | 김강욱 기자 | 댓글: 1개 |
유명 IP가 다른 플랫폼으로, 다른 게임으로 제작되는 경우는 흔하다. IP 자체가 가지고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마케팅 작업이 훨씬 쉬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IP만으로 모든게 해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힘에 눌려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받게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고전게임 IP를 어떻게 하면 현대 모바일 기기로 잘 이식할 수 있을까. Paladin Studios의 Derk De Geus CEO가 Devcom 2018 현장에서 이 주제로 강연했다.



▲ 강연을 진행한 Paladin Studios의 Derk De Geus CEO


강연자는 고전게임 IP의 재해석을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그 게임의 영혼을 가져와라'. 두 번째는 '레트로 체리를 얹어라 (오리지널 변형을 가해라)', '현대에 맞게 수정하라'이다. 그리고 설명을 위해 팔라딘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갤러그와 괴혼, 다마고치 모바일을 예로 들었다.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고전게임 IP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그 게임의 영혼을 훔쳐야 한다. 픽셀 그래픽이나 사운드, 게임 플레이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이야기다. 사람들에게는 클래식 IP에 대한 경험과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쉽게 공유할 수 있다. 영혼을 가져온다는 말은 과거 사람들이 그 게임을 할 때 느꼈던 좋은 경험, 재미 요소를 살리라는 말이다. 그 재료를 사용하되 비슷한, 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 세 가지를 기억하라


갤러그의 '영혼'은 적의 패턴을 읽고 완벽한 타이밍에 총을 발사해 적을 처치하고 공격을 피하는 것이다. 괴혼의 영혼은 공을 키우고 키우고 또 키우는 것이고, 다마고치의 영혼은 부모의 마음으로 펫을 키우는 것이다. 다마고치의 경우 예전에 해봤던 사람이라면 똥을 치워주지 않아 펫이 죽은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당시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요소를 살린다면 현대에서도 충분히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강연자는 이럴 때 주의해야 할 점을 말했다 "물론 판매도 중요하지만, 향수를 이용해서는 안된다." 고전 게임은 고전 게임일 때 의미가 있다. 현대로 가져왔다면 그에 맞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예전의 향수에만 기댄다면 게임의 수명은 급격하게 짧아진다. 하지만, 오래됐다고 해서 모두 구식인 것은 아니다. 그 당시의 게임은 지금보다 훨씬 단순하지만 직관적이고 흥미로웠다. 그런 부분을 잘 살려야 한다는 말이다.



▲ 게임의 영혼을 정확히 파악해 가져와야 한다.


이는 '체리를 얹어라'는 말과 상통한다. 단순히 예전 작품을 그대로 가져오는 데에서 끝내지 말고 자신만의 오리지널 재료를 추가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용자들이 과거의 경험에 더해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과거 게임을 그대로 가져와 이식한게 끝이라면, 굳이 신작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도 된다. 과거 게임을 다시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 과거와 지금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매출을 내는 방식도 패키지 판매에서 F2P 인앱결제 방식으로 이동했다. 광고와 결제 모델고 고려해야 한다. 조작법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물리 버튼은 없다. 과거에 비해 시간적/공간적으로 플레이가 자유로워졌다.

그 과정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넣을 것은 넣어야 한다. 스마트폰은 패드가 아니다. 복잡한 조작이 불가능하다. 갤러그에서는 발사 버튼을 없애고 회피에만 집중하도록 해 조작을 간편화했다. 괴혼의 재미는 단순히 공을 크게 키우는데서 끝나지 않는다. 시간 내에 최대한 크기를 키우고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정교한 조작으로 피하고 이동해야 한다. 전후좌우 이동, 방향 전환, 대쉬 등 패드에 맞춰진 조작법을 긴장감을 그대로 살리면서 스마트폰에 이식한다고 생각하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다마고치에서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경험. 똥을 치워주지 않아 펫이 죽는 경험은 모바일 시장에서는 다소 가혹하다. 특히 펫 육성에 인앱결제 아이템을 사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적용된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이럴 때는 다소 안타깝지만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 대신 다른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



▲ 향수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어떤 IP를 선택해야 할까. 강연자는 다섯 가지 조건을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가격이 적당해야 한다. 마블이나 스타워즈 같은 IP는 그 자체로 파괴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소 규모 개발사들은 너무 많은 계약금 때문에 게임이 완성되기도 전에 실패할 수 있다.

코어 팬층이 있어야 한다. 꾸준히 게임을 즐기고, 그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면 더 좋다. 다마고치는 일본에서 아직까지 새로운 모델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있다. 그렇기 때문에 IP의 힘을 빌릴 수도 있다.

과거에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공을 거뒀어야 한다. 스치듯 지나간 게임은 IP를 활용하는 의미가 없다. 물론 고전 게임을 선택하는 것이 꼭 IP의 힘을 빌리기 위함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둔 게임이라면 더 좋다.

현대 기기로 옮기기에 적당해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과거와는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현대로 가져오는 과정에서 게임의 '영혼'을 포기해야 한다면 굳이 그 작품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으로 실제로, 그리고 여전히 재미있는 게임이어야 한다.






8월 21일 개최되는 게임스컴(GAMESCOM) 최신 소식은 독일 현지에 나가 있는 정필권, 김강욱, 석준규 기자가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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