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13] 서관희 대표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인정받겠다"

인터뷰 | 이두현 기자 | 댓글: 6개 |
1세대 게임 개발자들을 되돌아볼 때, 서관희라는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손노리에서 화이트데이 개발자로 이름을 알린 서관희는 지난 2016년 4월, 오랫동안 몸담았던 게임 업계를 잠시 떠났다. 이후 그는 게임사를 창업하고 대표라는 직함을 달고 돌아왔다. 현재 그는 신생 게임사 원더스쿼드의 서관희 대표다.

서관희 대표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진행되는 BIC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원더스쿼드 부스에 가보니 시연용 스마트폰 기기 한 대만이 놓여있었고, '타임 서바이버'가 구동 중이었다. 그리고 서관희 대표의 부스스한 모습을 보자 지난 성공과 상관없이 정말 게임 개발자로 돌아왔음이 느껴졌다.

부스에서 만난 서관희 대표는 "PC게임에서 많이 나오는 '생존'의 맛을 모바일에서도 잘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한 게임"이라고 설명하며, 앞으로의 계획과 '원더스쿼드'에 대해 소개했다.





▲ 원더스쿼드 서관희 대표

손노리에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화이트데이, 엔트리브소프트에서 팡야를 성공시킨 이후 '원더스쿼드'를 창업했다. 충분히 성공한 게임 개발자의 길을 걷다가 모험을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그냥 게임을 만들고 싶었으면, 다른 게임사로 들어갔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새로운 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었다. 또, 그런 문화를 가진 회사가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회사를 만들었다. 작게 시작하는 만큼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거 같았으니까.

현재 게임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급변하는 만큼 빠르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원더스쿼드 멤버 7명은 모두 게임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개발자들이다. 이들과 함께 '타임 서바이버' 외에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원더스쿼드는 어떤 게임을 만들고 있나?

'워봇아이오'를 시작으로 지금 BIC에서 선보이고 있는 '타임 서바이버'가 주력 작품이다. 이외에도 넥슨과 같이 개발 중인 '사파리 배틀로얄'이 있다. '사파리 배틀로얄'은 기존 배틀로얄 룰에서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이 생존하는 게임이다.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을 먹고, 초식동물은 풀을 먹고... 배틀로얄에 먹이사슬을 추가했다고 보면 된다. 그 외에 방치형이나 로그라이크 등 다양한 게임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BIC에 전시한 '타임 서바이버'는 어떤 게임인가?

생존을 기반으로 하는 어드벤처 게임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생존 게임은 보통 PC 플랫폼에서 많이 나온다. 장르 자체가 굉장히 하드코어 하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할 게 많다 보니 모바일에서는 생존을 제대로 살리기 힘들다. 그러나 생존의 맛을 모바일에서도 잘 살릴 수 있다면, 좋은 결과를 낼 거 같아 개발하기 시작했다.

생존은 살아남는 거 외에 스토리도 중요하다. 왜 살아남아야 하는지 플레이어가 납득해야하기 때문이다. '타임 서바이버'의 시나리오는 '화이트데이'에서 메인 PD까지 했던 친구가 맡고 있다. '화이트데이'는 내용 자체가 무서워 이야기를 끝까지 진행하기 어려웠지만, '타임 서바이버'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생존 이야기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타임 서바이버'는 올해 1월에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었던 게임이다. 꽤 괜찮다고 생각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했다. 전체적인 개발 타임 라인으로 보면 이제 절반 정도 완성된 상태다. 게임 시스템 부분은 거의 다 완성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BIC 출품작은 기획한 볼륨의 10% 정도이다.


생존이 중요한 컨셉이라고 하니 어떤 모바일 게임이 떠오른다. '타임 서바이버'도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나?

현재는 게임 자체가 초기 버전이고,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이어서 싱글 플레이만 생각하고 있다. 멀티 플레이 여부는 고민 중이다. 현재는 싱글 플레이, 유료 게임으로 출시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생존 게임을 기획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맞이하는 상황 자체가 굉장히 다양하다. 이걸 하나씩 풀어나가며 해결할 때 플레이어가 카타르시스를 느끼도록 기획하고 있다. 그리고 제삼자가 봐도 재밌는 게임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생존 장르는 BJ나 스트리머가 다루기 좋은 게임이다. 애초에 생존은 보는 재미가 있는 장르다. BJ가 엉뚱하게 죽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는 재미가 느껴진다. 이점을 염두에 두고 개발하는 게 요즘 시대에 맞다고 생각한다.


타이틀 '타임 서바이버'가 갖는 의미가 궁금하다. 더불어 시나리오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부탁한다

'타임 서바이버'는 2065년 정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다. 이 세계관에서 미래는 AI의 지배를 받는 시대다. 어떤 과학자들이 현재를 바꾸고자, 과거로 향하는 타임 포탈을 만들어 여자아이를 보낸다. 그러나 타임 포탈 기술은 완벽한 기술이 아니어서 모든 걸 보내지 못했다. 우선 여자아이와 드론을 보내는데, 이 드론이 고장 난다. 게임은 이 시점부터 시작한다. 아마 게임을 하는 유저들은 튜토리얼 단계인 '드론 고치기'부터 시작할 것이다.

주인공인 여자 아이는 평범한 인간이다. 드론은 주인공이 평범한 인물이어서 도입한 요소다. 이 드론을 통해 생존 게임에서 맞이하는 재난, 굶주림, 각종 질병 등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주인공은 드론과 함께 조금씩 미래를 바꾸어 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미스터리한 요소를 보고, 또 반전도 있다. 주인공이 바꾸어가는 미래가 원래 과학자들이 원했던 결과가 아닐 수도 있다.




그래픽이 독특하다. 세기말 분위기를 표현한 건가?

생각한 걸 다 표현해내지는 못했다. 앞으로 개선할 것이다. 분위기는 암울한 세기말을 생각하며 작업을 했다. 배경은 리얼풍으로, 캐릭터는 카툰풍, NPC는 리얼풍으로 제작됐다. 이게 모이면 오묘한 느낌을 가져다준다.

그리고 신경 쓴 건 카메라의 뷰다. 모바일에서 생존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고안했다. 단순히 탑뷰 방식이 아닌, 상황에 따라 뷰가 변한다. 우리는 '독립 뷰'라고 부르기도 한다. 현재 개발 단계다 보니 오류가 종종 나오지만, 완성 버전에서는 좋은 효과를 줄 거라 기대한다.


캐릭터의 이목구비가 없던데 의도한 점인가?

의도한 게 맞다. 플레이어가 생각하고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이목구비를 없앴다.


'타임 서바이버'의 정식 출시일은 언제인가?

우선 국내 출시는 2019년 초 정도로 예상한다. 해외는 로컬라이징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더 걸릴 수 있다. 개발이 순탄하면 올해 말 정도에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싶다. 베타 테스트 참여 방법은 이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겠다. 유료 출시를 목표로 하는 만큼 많은 사람의 피드백이 중요하다. 특히 우리같이 소규모 개발사는 더 그렇다. 많은 분이 베타 테스트에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바란다.


원더스쿼드의 목표가 궁금하다.

새로운 게임들을 퀄리티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 게이머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우리의 IP를 사랑해주는 분들이 많이 생기는 게 목표이자 꿈이다. 그럴 수 있도록 계속해서 게임을 만들겠다. 그리고 3년 안에, 작은 스튜디오지만 실력 있는 게임사라고 인정받고 싶다.

내부적으로는 인정받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이머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작은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게이머들의 관심과 애정이 참 중요하더라. 우리를 주목해주신다면, 좋은 게임을 만들어 보답하겠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