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순양함은 1897년부터 진행된 러시아 해상 전력 확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발된 다이아나급 방호순양함의 3번함입니다. 러시아어 발음으로는 '아브로라'라고 하지요. 철갑함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1850년대 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현재 전함에게 조상이자 증조할아버지뻘 되는 배라고 할만 합니다.
물론, 오로라 호의 의미는 그저 전함으로서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로라 호는 건조 후 발틱 함대에 배치되어 러일전쟁에 참여했고, 1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했으며, 러시아 혁명의 한가운데서 꿋꿋이 서 있었습니다. 사실상 전함으로서의 생명이 끝난 이후인 2차 세계 대전에서도 활약했으며, 끝내 그 공적을 인정받아 기념함으로 남았습니다. 그리고 3년이 더 지난 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중심을 흐르는 '네바 강'위의 박물관이 되었죠.
'월드오브워쉽'에서도 소련의 3티어 프리미어 함선으로 등장했습니다. 전투에선 그냥 그런 함선이지만, 적어도 네바 강변에 멈춰있는 배가 직접 움직이는 것을 볼 수는 있지요. 저 또한 이 함선을 보유중이고, 간혹 전투에 데리고 가기도 합니다. 세인트루이스를 만나면 두들겨 맞기 바쁘지만요.
그래서 실물을 보았을때, 그리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조금은 반가웠죠. 이미 박물관이 되어버린지 수십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외관은 당당히 바다를 가르던 그 모습 그대로였죠. 볼 수만 없어서 빠르게 배 위로 올랐습니다. 올해로 건조 115년을 맞은 '오로라' 순양함.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