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부트 "성공하기 위해선 실패를 분석해라"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15개 |



경기도가 금일(5일) 판교에 있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훌륭한 실패, 부족한 성공'을 주제로 게임 리부트 세미나를 진행했다. 게임 리부트 세미나는 게임회사 대표 및 프로젝트 실무자가 게임 출시 이후 운영 과정에서 직면한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과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다. 리부트는 '다시 움직인다'라는 뜻으로 게임제작 등에서 중단된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할 때 흔히 쓰이는 표현이다.

1부 세션은 △인플루전 곽노진 대표의 '스톰본 시리즈 서비스를 통해 본 인디게임의 한계와 기회'를 시작으로, △에이엔게임즈 김환기 대표의 '글로벌 서비스 경험 나누기: 아스트로네스트' △그램퍼스 김지인 대표의 '쿠킹어드벤처의 포스트모템' △조이시티 박준승 부장의 '모바일 게임 마케팅 및 라이브 서비스의 성공과 실패 사례: 폴더스카이, 주사위의 신, 캐리비안의 해적: 전쟁의 물결 등'이 이어졌다.

세미나 2부 세션에서는 슈퍼크리에이티브 김윤하 팀장이 에픽세븐의 개발 사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스티키핸즈 김민우 대표가 '에이지 오브 솔리테어, 솔리테어 쿠킹 타워 글로벌 론칭 전략 및 피처드 신청 팁'을 주제로 강연을 마쳤다.

행사 진행을 맡은 차보경 아나운서는 “게임을 만들다 보면 헛걸음했던 경험이 나중에 소중한 자산이 될 수도 있고, 과거에 성공했던 방법만 사용하다가 트렌드 변화에 밀릴 수 있다”라고 전하며 “게임을 만들면서 겪었던 다양한 사례를 공유하는 오늘 같은 자리가 많아질수록, 더 재밌는 게임이 우리 곁에 많아질 것”이라고 세미나를 소개했다.


■ "중요한 것은 서비스 지표 분석!" -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생존기



▲ 인플루전 곽노진 대표

인플루전은 지난 2016년 ‘스톰본: 인피니티 아레나(스톰본1)’를 시작으로, 다음 해 ‘스톰본2’, 올해 3월 ‘스톰본3’를 출시한 게임 개발사다. 인플루전은 곽노진 대표를 포함해 3인의 소규모 개발사다. 곽노진 대표는 스톰본 시리즈에 대한 서비스 지표를 바탕으로 실패하는 이유를 분석해왔고, 그 결과를 세미나에서 청중들에게 들려줬다.

세미나를 시작하며 그는 "소수의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미화되기 마련"이라며 "그들이 행한 방식을 그대로 적용했다고 모두 성공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성공한 사람과 지금 시작하는 사람의 상황이 그대로 맞지 않고, 미화된 이야기로 인해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어서 그는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사례를 남긴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성공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운을 띄웠다.

곽 대표는 창업 초기에 소규모 개발사인 인플루전이 대형 게임사처럼 네트워크 중심의 서비스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가 선택한 장르는 액션 게임이다. 그간 액션 게임을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래픽이 돋보이게 하며 콘솔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든다면 충분히 유저 눈에 들 수 있을 거란 판단이었다.

인플루전은 주요 수입 모델로 ‘광고’를 택했다. 개발 경험밖에 없다 보니 인앱 상품 구성 등에 어려움을 겪었기에 많은 유저를 모집한 뒤 광고 수입을 기대했다. 이를 위해 곽노진 대표는 ‘저용량 원빌드 글로벌 서비스’에 맞춘 첫 작품 ‘스톰본1’를 선보인다. '스톰본1'은 당시 라이벌 작품과 비교해 높은 액션성을 보여주면서도 총용량은 81메가를 유지한 게임이다.

그러나 ‘스톰본1’은 개발사의 기대와 다르게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우선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지원하는 언어가 한국어와 영어뿐인 게 문제였다. 지표상으로는 잔존율과 인앱 결제 수익 모두 낮았다. 곽노진 대표는 낮은 잔존율 원인이 △높은 난도로 인한 빠른 이탈 △빈약한 콘텐츠 △부족한 동기 부여라고 생각했다. 낮은 인앱 결제 수익의 이유는 △유저가 갖고 싶은 아이템이 없다는 것과 △유저에게 유료 아이템의 기능을 이해시키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곽노진 대표가 공개한 ‘스톰본1’ 광고 수입은 1,000뷰당 5달러(eCPM) 정도였다. 지표를 분석하면 유저 1인당 매출이 6원(AD DAU) 수준이었다. 당시 인플루전의 월수입은 375만 원 정도여서 3인 소규모 개발사조차도 유지하기도 힘들었다. 이후 7개 언어를 지원하고 콘텐츠를 추가한 ‘스톰본2’를 선보였지만, AD DAU가 8원으로 올랐을 뿐이었다.

전작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톰본3’는 검증되고 흔히 사용하는 BM을 선택해 출시했다. 게임 시스템에도 대폭 변화를 줘 자동전투를 추가하고 성장 시스템을 보강했다. 잔존율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저들에게는 ‘양산형 게임’으로 보일 뿐이었다.



▲ 스톰본 시리즈 지표

꾸준히 분석하고 적용했음에도 결과는 나아지지 않았다. 대형 게임사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소규모 개발사의 차이는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불공정한 경쟁이라고 느껴지기도 했다. 이후 곽노진 대표는 “어떤 게임을 만들지만 생각하는 게 아닌, 수익화 모델에 대해서 심도 깊게 고민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게임의 수익 모델을 △부분유료 △광고수익 △유료 △하이브리드 모델로 나눴다. 그리고 곽노진 대표는 스톰본 시리즈의 수익 모델인 부분유료에 대해 자사의 경험을 들려줬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메이저 RPG 장르는 가능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고래 유저(높은 과금을 보이는 유저, VVIP)’를 모집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업데이트로 고래 유저가 떠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스톰본3’의 사례에서는 월 200만 원 이상 결제하는 유저가 한 명 있었다. 이때 인플루전의 월 수익은 300만 원대였다. 이 고래 유저 한 명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월 수익은 130만 원 대로 급감했다. 또한, 고래 유저가 다섯 명이었다고 가정한다면 월 수익이 1300만 원대로 훌쩍 오른다. 소규모 개발사로서는 충분한 수입이다.

개발에 자부심을 갖는 느끼는 것도 좋지만, 충분한 마케팅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곽노진 대표의 소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전체 예산에서 30%는 개발에 쓰고 70%는 마게팅에 활용하라고 권한다. 다만, 대부분 개발사에서는 꺼리는 선택이다. 자신들의 실력을 믿고 창업했는데 성패가 마케팅에 갈리는 걸 인정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좋은 상황은 좋은 게임을 만들고서 입소문을 타 유명해져 높은 수익을 거두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굉장히 드물다. 지표를 분석하고서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과감히 투자하는 것도 생각해보는 게 좋다.

현재 인플루전은 그간의 실패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아직 게임 시장에서 시도할만한 요소들이 많다. 그는 △하이퍼캐주얼 △서브컬처 △유료과금 △멀티 플랫폼을 예로 들었다. 곽노진 대표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걸 선택하자”라고 전하며 “성공 신화에 막연히 기대하지 말고, 항상 행복하게 생존하는 데 집중하면서 꾸준히 무언가를 개발하고 시도하자”라고 말하며 강연을 끝냈다.


■ "대박을 쫓지 말고, 현재보다 나아져라" - 실패를 분석해 성공의 발판으로



▲ 에이엔게임즈 김환기 대표

에이엔게임즈(AN Games)가 서비스하는 ‘아스트로네스트’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려진 게임이다. ‘아스트로네스트’는 지난 2014년 9월에 런칭한 게임으로, 3년 동안 약 30배 성장했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우상향으로 성장해 의미를 더한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환기 대표는 △넓은 시장 △자체 서비스 역량 △단순한 성공 공식을 강조했다.

외국의 게임 데이터 분석 업체 뉴주(Newzoo)는 지난 2016년, 대한민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를 약 2조 원으로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는 수치다. 그러나 일본(6.5조 원)과 중국(10조 원)과 비교하면 낮다. 김환기 대표는 “어떤 게임도 세계 어딘가에는 좋아해 줄 사람이 반드시 있다”라고 전하며 “국내에서는 다소 마이너한 SF 장르도 세계적으로 보면 5천만 명 이상의 기대 유저가 있다”라고 사례를 들었다. 그는 “SF 장르인 ‘아스트로네스트’가 처음부터 글로벌 유저를 바라봤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게임 서비스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와 같은 마켓,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은 메신저 플랫폼, 퍼블리셔, 제작사로 나뉘어 운영된다. 각 회사들이 전문성을 갖추고 움직이지만, 결국 수입이 나뉘어 개발사가 가져가는 이익은 상당히 차감된다. 김환기 대표는 “각 회사를 거치지 않고 자체 서비스 역량을 갖춘다면,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모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재밌는 게임’은 게임성도 중요하지만, 수치를 더 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얻게 되는 다양한 수치들이 있다. DAU, MAU, ARPU, PPU 등이다. 해당 수치들이 좋은 의미를 내야 재밌는 게임이라고 김환기 대표는 설명했다.



▲ 결국 성공 공식도 지표로 보면 단순하다

에이엔 게임즈는 자사의 게임 수치에서 PPU(개인당 과금 정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앞서 강연에 소개된 고래 유저도 좋지만, 에이엔 게임즈는 소과금이라도 많은 유저가 지불하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때문에 에이엔 게임즈는 PPU를 높일 수 있는 게임 콘텐츠와 인앱 상품을 준비했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게임은 성공 확률이 낮은 사업이다. 대형 게임사가 수년에 걸쳐 내놓은 작품도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김환기 대표는 “3년을 버틴다”는 생각으로 게임을 만들기를 권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막연하게 ‘대박’을 기대하고 게임을 개발한다. 이 ‘대박’의 기준은 각 스타트업마다 달라서, 그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실망만 되돌아온다.

그는 “당장 성공보다 현재의 사례를 분석해 실패의 경험을 축적해라”라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지표를 분석하고, 차기작에서 개선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런 경험과 노력이 쌓인다면, 성공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라고 김환기 대표는 조언했다.


■ "페이스북 게임은 가볼만한 광산" - 세계 시장을 영리하게 봐라



▲ 그램퍼스 김지인 대표

지난 2014년 1월 설립된 그램퍼스는 캐주얼 게임 개발 스튜디오다. 대표작으로는 ‘쿠킹 어드벤처(한국 서비스 명: 마이 리틀 셰프)’가 있다. 그램퍼스는 설립 초기 북미 시장에 빙고 장르로 도전했었다. 하지만 이미 북미 시장에는 정통의 빙고 게임들이 굳건히 자리 잡았고, 그램퍼스는 장르를 빠르게 선회해 ‘쿠킹 어드벤처’를 선보였다.

그램퍼스가 ‘쿠킹 어드벤처’와 같은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북미 게임 시장에서 아직 비어있는 장르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램퍼스 내에는 이른바 타이쿤 류의 게임을 다수 만들어온 개발자들이 많았다. 스스로 잘 만들 수 있는 게임으로 비어있는 시장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램퍼스는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우선 동남아 9개국에서 ‘쿠킹 어드벤처’ 서비스를 시작했다. 동남아 국가에서 서비스한 경험으로 게임을 개선한 뒤 북미 지역에 내놓기 위해서다. 그램퍼스 김지인 대표는 동남아권에서 서비스할 당시 페이스북(PC)의 도움이 컸다고 전했다. 그는 “소규모 개발사이고 앞으로를 생각한다면 페이스북을 주시하는 게 좋다”라고 강조한다.

현재 페이스북 게임 시장은 대부분 소셜 카지노 장르다. 그 외 장르는 강자가 아직 없어 모든 게임사가 노려볼 만 하다는 게 김지인 대표가 페이스북 게임 플랫폼을 추천하는 이유다. 현재 그램퍼스는 모바일과 함께 페이스북 캔버스앱과 게임룸을 활용해 ‘쿠킹 어드벤처’를 서비스하고 있다.

‘쿠킹 어드벤처’의 다운로드 수는 850만이다. 이중 페이스북에서 400만 다운로드 성과를 이뤘다. ‘쿠킹 어드벤처’의 누적 매출액은 약 900만 달러다. 김지인 대표는 “만약 페이스북에서 서비스하지 않았다면, 약 450만 달러의 매출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플랫폼 확장 전에 준비할 것이 많다

게임 엔진으로 유니티를 활용한 그램퍼스는 포팅 기능으로 페이스북 버전을 준비했다. 단, 포팅은 버전만 맞춰주는 것으로 최적화 작업을 거쳐야만 한다. 김지인 대표는 터치 스크린 기능을 하는 편의 기능을 추가, 마우스로 즐기는 특성 때문에 모바일보다 30%의 추가 시간을 적용, 난이도 설정에 대한 게임룸 버전을 소폭 조정했다고 전했다.

김지인 대표는 페이스북을 한 번쯤은 가볼 만 한 ‘새로운 광산’에 비유했다. 현재 그램퍼스는 ‘쿠킹 어드벤처’ IP의 다각화를 준비 중이다. 강연 끝에 김지인 대표는 “가야 할 시장을 명확히 하면서 자신이 가진 IP를 계속해서 키워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 "분석하고 또 분석해라" - '주사위 신' 홍콩 광고에 런닝맨을 쓴 이유는?



▲ 조이시티 박준승 부장

다음으로 조이시티 박준승 부장이 자사의 게임을 예로 들어 성공의 이유를 전했다. 조이시티는 스마트폰 게임 시장 초기 시절 ‘룰 더 스카이’를 시작으로 홍콩에서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은 ‘주사위의 신’, 북미와 남미 등에 100여 개 국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캐리비안의 해적: 전쟁의 물결’을 서비스 중이다. 먼저 박준승 부장은 성공의 전제는 좋은 제품이라고 전하며, 마케팅과 서비스를 통해 날개를 달 수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 초기에 나온 ‘룰 더 스카이’는 많은 기록을 세웠다. 300일 넘게 양대 마켓에서 매출 1위, 국내 첫 500만 가입자 돌파, 6개월 이후 리텐션 92% 유지 등이다. 그러나 ‘룰 더 스카이’ 역시 출시 1년이 지나자 급격한 침체기가 왔다. 그리고 3개월 뒤, 조이시티의 마케팅과 서비스를 통해 ‘룰 더 스카이’는 다시 한번 최고 DAU를 갱신했다.

이 3개월 동안 조이시티는 모바일 게임 최초의 글로벌 매스미디어 마케팅을 시도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조이시티가 마케팅 비용에만 의존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회사는 차별화된 인식을 통해 성공적인 브랜딩을 이뤄냈다. 조이시티가 분석한 유저들이 ‘룰스’를 하는 이유는 사람이란 가치에 기대하기 때문이었다. 조이시티는 이에 기반해 의미 있는 광고를 선보인다.

▲ 관계를 강조한 '룰스' 광고

광고 외에도 조이시티는 ‘룰스’를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회, 지하철역 광고를 내보냈다. 유저들이 꾸민 섬을 광고판에 세우거나 청담동 뮤지엄을 대관해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한, 심장병 환자 기부 캠패인을 진행하는 등 ‘사람과 가까워질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도구로 제시했다. 이로 인해 기존 유저가 ‘룰스’로 복귀하고, 새로운 유저가 접했다.

박준승 부장은 마케팅 규모를 고민하기 전에 제품이 타겟에게 어떤 브랜드로 인지될 것인지 먼지 설계하라고 조언한다. 이후 철저히 브랜드 전략하에 메시지와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이때 피해야 할 것은 ‘남들이 다 하는, 요새는 이게 유행이다’ 식의 접근이다. 그리고 꾸준히 마케팅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성과에 대한 명확한 추적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다음으로 그가 전한 사례는 ‘주사위의 신’을 홍콩의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게 만든 과정이다. 게임이 공개될 당시에는 이미 같은 장르의 게임이 국내 시장을 선점한 상황이었다. 그 때문에 조이시티는 중화권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지역 유저 눈에 들기 위한 마케팅 계획을 수립했다.

먼저 조이시티는 홍콩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러닝맨’ 연예인을 섭외했다. ‘런닝맨’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무한도전’과 인지도가 겹쳤던 유재석과 하하는 빼기도 했다. 이후 중화권 대중이 좋아하는 광고 유형을 분석했다. 그리고 비교적 홍콩 사람들에게 친숙한 일본 게임처럼 보이기 위해 인지도 높은 성우 기용하고, 인게임 아트를 전형적인 아니메 문법에 따랐다.

▲ 광고 모델에 유재석과 하하가 빠진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 결과, ‘주사위의 신’은 홍콩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서 1년간 매출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 한국 모바일 게임으로는 최초로 홍콩 전국 대회를 개최했으며, 2년 연속 구글플레이 우수게임에 선정되기도 했다.

박준승 부장은 “비싼 모델이 좋은 브랜드를 만들어 주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이어 "어려워 보이는 상황도 고민하면 반드시 방법이 있으며, 불가능은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아직 아무도 이루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그는 조이시티가 ‘캐리비안의 해적: 전쟁의 물결(이하 POTC)’을 준비하던 상황을 전했다. 먼저 아직 ‘캐리비안의 해적’ IP를 선택하기 전, 조이시티는 장기적인 사업 지속이 가능한 글로벌 시장을 원했다.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100위권을 유지해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는 이미 이름만으로도 마케팅이 되는 회사들이 있었다. 블리자드, 슈퍼셀 등이다. 조이시티는 ‘동양의 작은 회사’가 글로벌 공룡 게임사와 경쟁하기 위해 인지도 높은 IP를 물색했다. 그 결과, 월드 디즈니 스튜디오가 가진 ‘캐리비안의 해적’이 회사 눈에 들어왔다.



▲ 전략과 가장 맞았던 '캐리비안의 해적'

그의 설명에 따르면, 서구권에서 해적은 어릴 적 로망과도 같다고 한다. 그리고 영화에 등장하는 조니뎁과 올랜도 블룸은 얼굴만으로도 마케팅이 되는 배우들이다. 조이시티는 ‘캐리비안의 해적’을 IP를 확보한 뒤, 글로벌 유저 취향에 맞추기 위해 현지의 프리랜서 마케터를 고용한다. 각국의 문화적 이슈와 감성은 서현동(조이시티가 있는 지역)에서 모두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POTC는 30여개 국가에서 30위권, 70여개 국가에서 100위권을 유지하며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박준승 부장은 ‘POTC’ 사례를 통해 무대가 글로벌 전역으로 확대되었다면 시야 또한 충분히 넓히고 관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전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마케팅의 기본이자 시작은 UA이다. UA의 퍼포먼스가 한계에 도달할 조짐이 보인다면, 회사는 빠르게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마케팅&서비스 성공을 다음의 육하원칙으로 정리했다.






■ 일곱 번 깨지고 깨질 '에픽세븐' - 4대 명검부터 도살자 라비는 왜?



▲ 슈퍼크리에이티브 김윤하 팀장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가 서비스하는 ‘에픽세븐’은 현재 가장 인기있는 수집형 RPG다.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상용 엔진으로 개발이 힘들다고 판단해 자체적으로 ‘유나 엔진’을 개발하기까지 했다. 슈퍼크리에이티브의 김윤하 팀장은 개발사가 겪고, 앞으로 겪을 일곱 가지 어려움을 ‘일곱 번의 파괴와 재생 이야기’라는 주제로 소개했다.

‘에픽세븐’이 겪은 첫 번째 파괴는 이른바 ‘4대 명검’이다. 지난 8월 30일 런칭한 ‘에픽세븐’은 당일 긴급 점검, 임시 점검, 연장 점검을 잇달아 발표했다. 개발사 측은 임시 점검 당시 문제점을 찾지 못했고 이는 곧바로 낮은 평점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낮은 평점은 피처드가 취소되는 이유가 됐다. 그래도 ‘에픽세븐’은 오픈 첫날인 덕분에 정기 점검은 하지 않았다.

서버가 안정화되자 오버 밸런스 영웅이 드러났다. 이른바 ‘도살자 라비’다. 김윤하 팀장에 따르면 ‘라비’는 내부 테스트 당시 강했던 적이 없던 캐릭터다. 그렇기에 꼼꼼하게 테스트를 한다고 하더라도, 라비까지 체크하지는 못했다.

보통 수집형 RPG에서 너프 패치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사항이다. 그러나 ‘라비’가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판단한 개발사는 너프 패치를 감행했다. 이후 ‘라비’를 갖기 위해 재화를 쓴 유저에게 비난을 받게 된다.

이외에도 슈퍼크리에이티브는 ‘누나가 거기서 왜 나와?’처럼 어뷰징 플레이로 ‘빛의 루엘’을 갖는 사건을 겪는다. 당시 개발사는 어뷰징 플레이 처리 이후 ‘빛의 루엘’을 회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가 곧바로 철회해 비난을 받는다. 또한, 결제 시스템 악용과 ‘금빛 전승석’으로 인한 영웅 획득 문제로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김윤하 팀장은 앞으로 ‘리소스 다운로드’ 문제와 4분기 예정된 글로벌 런칭이 다가올 고통들이라고 꼽았다. 아울러 “현재 슈퍼크리에이티브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 해당 문제들을 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 "피처드 신청은 사연보다 데이터로" - 왜 우리가 선정돼야하는지 설명



▲ 스티키핸즈 김민우 대표

세미나 마지막 순서로 스티키핸즈의 김민우 대표가 글로벌 런칭 전략 및 퍼처드 신청 팁을 공유했다. 김민우 대표는 지난 2000년부터 현재까지 게임 기획자를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5인 개발사의 대표이자 기획자, 인사, 총무, 경리, 운영, 마케팅 등을 담당한다고 소개했다.

먼저 시기상 피처드 신청은 구글을 먼저 하고 애플에 신청하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애플은 피처드 신청을 3주 전까지 받기 때문이다. 동시 런칭할 여건이 안 된다면, 애플 런칭 3주 전 구글 서비스를 시작한다. 구글에서 3주간 서비스를 진행하며 게임을 개선해, 애플 버전과 맞춘다. 3주가 지나 애플 서비스가 시작되면, 구글 피처드를 신청해 양대 마켓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게 좋다.

피처드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와 같은 기본이 중요하다. 게임은 재밌어야 하고, 그래픽은 좋아야 하며, 최적화는 물론이고, 태플릿 지원까지 준비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피처드를 노린다면 G7의 언어 지원 정도는 갖추는 게 좋다. 그리고 각 스토어가 제공하는 기본 가이드에 충실해야 한다.

다음으로 김민우 대표는 피처드 신청 메일의 팁을 전했다. 신청할 때는 피처드가 필요한 이유를 구구절절하게 써내는 건 좋지 않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왜 우리 게임이 피처드에 선정되야만 하는가를 전하는 게 좋다. 꾸준히 우상향 되는 성장, 의미 있는 잔존율 등을 수치와 그래프로 설명하는 게 보다 효과적이다. 피처드를 선정하는 직원도 사람이기에 ‘내가 선택한 게 피처드가 되어 우리 마켓에 도움이 됐다’는 설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마켓도 효과적인 피처드 선정으로 높은 수수료를 받는 게 낫기 때문이다.

김민우 대표는 게임의 출시는 개발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게임사는 마켓 트렌드를 꾸준히 파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그는 마켓이 생물과 같이 끊임없이 변한다고 전했다. 그 때문에 직접 부딪히며 시도하고, 결과를 분석해 개선하는 과정이 필수다.






▲ 피처드 신청은 '왜 선정되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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