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C 2018] 블루홀 10년차 직원, 1인 개발자로 홀로서기 - '파더메이드' 이찬수 대표

게임뉴스 | 장민영 기자 | 댓글: 17개 |


▲ 파더메이드 이찬수 대표

[인벤게임컨퍼런스(IGC) 발표자 소개] 이찬수 대표는 2001년 조이온에서 시작해 엔씨소프트와 블루홀에서 테크니컬 아티스트로 활동했다. 테라-배틀 그라운드로 알려진 블루홀에서는 2007년부터 10년 동안 경력을 이어왔다. 이후, 2017년부터 '파더메이드'라는 자신의 스튜디오를 설립해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파더메이드' 이찬수 대표는 1인 게임 개발을 하면서 겪은 경험을 공유했다. 10년 동안 일한 블루홀에서 나오게 된 이유로 강의를 시작해 1인 개발자로 홀로서기에 나서면서 겪었던 경험까지. 1인 개발자로서 게임에 대한 ‘로망’과 철학을 말했고, 자신만의 경험과 노하우로 인디 게임 개발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 강연주제 : 블루홀 10년 차 직원, 1인 개발자가 되기까지


⊙ 1인 개발을 시작한 이유



이찬수 대표가 블루홀이라는 유명한 회사에서 나와 1인 개발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20대까지 액션 게임을 즐기고 만드는 것에도 자부심이 있었던 이찬수 대표는 아내의 말에 고민을 시작했다. "남편이 만든 게임은 같이 할 수가 없어"라는 한 마디에 아내와 자식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가족 게임'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수익성이 떨어져 투자를 받지 못하는 게임이기에 메이저 회사에서 개발하기 힘들다고 판단. 이찬수 대표는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1인 개발자로 회사를 설립했다. 아버지의 마음으로 게임을 만드는 회사 '파더메이드'를 말이다.


⊙ 1인 개발자가 되려면?




1인 개발자로 게임 개발을 시작하는 것 역시 만만치 않았다. 아트, 프로그램, 기획 단계까지 새롭게 다져야 할 부분이 많았다. 이찬수 대표는 테크니컬 아티스트지만, 원화를 그리던 사람이 아니었기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특히, 이찬수 대표는 기획 단계에서 어려움에 대해 말했다. 그동안 꾸준히 해왔다고 믿었지만, 기획력은 아트와 프로그램을 하는 과정보다 상대적으로 잘 늘지 않았다. "혼자서 기획서 몇백 페이지 정도 써봐야 할 정도다"며 기획 부분을 강조했다.

기획 단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로망'을 어떻게 게임에 풀어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이찬수 대표는 아이가 어린이집으로 가면서 부모와 매일 떨어져야 하는 경험을 게임에 녹여보고자 했다. 이찬수 대표가 개발한 게임 '동물의 정원' 역시 동물을 성장시키고 키우던 동물을 떠나보내는 '동물졸업' 이벤트가 있다. 이벤트를 통해 누군가에게 애정을 쏟을 수 있지만, 언젠가 떠나보내야 한다는 '이별'의 경험을 배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개발자로 홀로서기 위해 이찬수 대표는 자신의 특기를 어떻게 잘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오랫동안 테크니컬 아티스트로 경험을 쌓아온 이찬수 대표는 2D지만 3D처럼 보이는 화면을 구성할 수 있다는 능력을 발휘했다. 아기자기한 아트가 중요한 '가족 게임'에서 풀과 동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담았다. 자신의 특기를 살려 '동물의 정원' 아트만의 특색을 살려냈다.

가장 힘든 부분은 역시 두려움이었다. 미흡한 원화, 프로그램 실력으로 출시 가능한 게임이 나올 수 있을까. 혼자서 1년을 넘도록 출시할 때까지 싸워야 한다. 한동안 수입이 없을 수 있는 상황이 찾아오기에 이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했다.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이찬수 대표는 딸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 시간을 빼고 1년 동안 게임 개발에 몰두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다. 경제적인 부분은 ‘오버히트’ 관련 테크니컬 아트 디렉터를 맡아 해결할 수 있었다.






⊙ 1인 개발자로 1년, 좋은 게임 vs 돈

[파더메이드 게임 ‘동물의 정원’]

1년을 투자해 만든 동물의 정원은 다양한 성과를 냈다. 27만 명의 유저가 다운 받았고, 구글에서 4.84, iOS 4.9점이라는 좋은 평을 받았다. 대만 모바일 게임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적도 있고, 일본 차트에서도 6위까지 오른 바 있었다. 부산을 비롯한 해외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상까지 받을 정도로 첫 인디게임으로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개발자의 입장에서 게임 전시회를 통해 많은 인상 깊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게임 전시회에서 유저와 만나 많은 이야기와 피드백을 나누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세계 인디게임 페스티벌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고, 그중 일본의 'BitSummit'에서 신기한 경험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게임 문화가 일찍 자리 잡은 일본에는 50대 할아버지가 30대 아버지와 함께 찾아오는 놀라운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동물의 정원을 시연하면서 '이별'하는 과정을 거치자 눈물을 쏟는 일본 유저를 보면서 개발자로서 뿌듯함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찬수 대표 역시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했다. 좋은 게임을 만들어 유저를 모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시작했지만, 사업적으로 성공까진 보장하진 못했다. 동물의 정원 역시 안정적인 유저의 추가 유입이 없었기에 큰돈이 되진 않았다. 게임 내에서도 돈을 벌려면, 자신이 키운 동물을 끝까지 보유해 다른 이들과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개발자의 의도와 맞지 않았기에 ‘이별’이라는 게임의 교훈을 살리고 상업적인 시도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수익성 높은 게임이 광고로 새로운 유저를 유입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LTV (Long Time Value) > UAC (User Acquisition Cost)라는 말처럼 사용자 한 명이 게임에서 쓰는 돈이 유저 한 명을 데려오기 위한 광고 비용보다 크지 않다면, 유저를 안정적으로 데려올 수 없다는 현실에 부딪히고 말았다.


⊙ 아쉬운 수익, 게임 개발 계속할 것인가?

까둘기 의상점만으로 수익은...

그럼에도 이찬수 대표는 게임 개발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동물의 정원’을 통해 높은 평점의 게임을 출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고, 이제는 돈을 벌 수 있는 게임 역시 필요하다고 느꼈다. 돈이 필요하지만, 돈을 벌어서 어떻게 쓸지에 대해 역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찬수 대표는 수익성 장르 게임과 도전 장르 게임, 두 라인으로 제작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존 유저들은 새로운 장르의 게임이 나왔을 때, 거부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수익성 장르 게임은 기존 유저가 많은 장르로 기존 유저들에게 더 좋은 경험을 시켜줄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찬수 대표는 차후작으로 컬러링 게임을 생각하고 있다는 목표를 밝혔다.

도전 장르 게임으로는 경영 장르 게임을 생각하고 있으며, 모바일 기기에 가장 잘 맞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부모님한테 가져다드려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런 장르로만 회사를 운영할 수 없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찬수 대표는 이런 개발 과정이 테라로 수익을 거둔 후 수많은 실패 후 배틀그라운드로 성공한 블루홀에서 경험한 과정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이찬수 대표는 미래의 개발자들에게 철학이 있는 회사/개발자가 되기를 강조했다. 돈이 필요하지만, 돈을 어떻게 쓸지에 대한 고민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미래의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남기는 Tip



▲ 중요한 건 자세? 노력으로 아쉬운 원화를 극복

이어서 1인 개발, 인디게임을 개발하려는 분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가장 먼저 개발 초기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다면 정부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찬수 대표의 경우는 회사를 나와 가족과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스토리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어서 인디게임 대회에 참가를 권유했다. 자신의 게임 퀄리티에 자신이 있다면 반드시 신청해야 한다며, BIC-게임 창조 오디션-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을 추천했다. 대회에 따라 지역 구분과 제한이 있으며, 구글 페스티벌은 가장 난이도가 높지만 출시 후 혜택이 가장 크다는 걸 최고의 장점으로 뽑았다.

마지막으로 마켓에서 직접 게임을 추천해주는 ‘피쳐드’에 대해 언급했다. 인디 게임 개발자에겐 거의 유일한, 유의미한 마케팅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개발한 인디 게임이 평점, 리텐션, 수익 지표 모두 기본 이상을 넘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앱 시장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마켓 별로 선호하는 아트 스타일/UI 디자인이 있는 편이라며 구글/iOS 마켓을 비교했다.

구글은 첫 시작이라면, 인디 대회 입상이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출시전 베타플레이에 이어 출시 후 피쳐드를 받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임을 말했다. iOS는 준비를 잘하고 6주 전에 신청하고 기다려야 하며, 간택되기가 쉽지 않음을 다시 한번 말했다. 피처드는 현실적으로 운도 따라줘야 하기에 이것만 믿고 1인 개발에 뛰어들기 힘들다는 조언 역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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