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 개발자들의 뜨거운 열정 느꼈다" 캡콤 토쿠다 유야 디렉터

인터뷰 | 박광석,김수진 기자 | 댓글: 16개 |


▲ 캡콤 토쿠다 유야 디렉터

IGC 2018이 진행된 3일간, 국내외 게임 업계에서 다방면으로 활약 중인 여러 개발자들이 연단에 올라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평소라면 쉽게 만날 수 없는 인기 개발자를 직접 만나고, 그들이 쌓아올린 다양한 실전 노하우와 경험들을 들어볼 수 있었죠.

IGC 행사의 마지막 날, 강연을 위해 한국에 방문한 캡콤의 토쿠다 유야 디렉터는 '몬스터 헌터: 월드의 게임 컨셉과 레벨 디자인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강연이 끝난 이후에도 그는 강연에서 미처 못다 한 참관객들의 질문들에 답하는 것은 물론, 한국 헌터들과의 더 가까운 만남을 위해 한 시간 이상 별도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와 몬헌 월드를 사랑하는 여러 참관객들이 그의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참관객들과의 만남 이후, 한국에서 예정된 모든 일정을 마친 그와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몬헌 월드 출시 이후에도 전세계를 누비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그의 근황을 직접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이번 인터뷰에서는 아쉽지만 많은 헌터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있을 몬헌 월드의 최신 업데이트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소식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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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난 세덱 강연 이후 한국에서 다시 인사드리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IGC 강연도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한국에 오는 건 지난 몬스터 헌터 월드 코리아 챔피언십 이후로 두 번째에요. 한국에 오면 꼭 하고 싶었던 일들도 있고, 강연도 무사히 마쳐서 한시름 놨습니다.


Q. IGC에 참여하기 전에는 싱가포르에 계셨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정말 바쁜 일정을 보내고 계신 것 같아요.

보통 게임 개발 중에는 '출시만 되면 꼭 이런 것들을 해야지!'라는 계획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출시 후에도 다른 생각이 전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출시 이후에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가를 돌아다니며 몬헌 월드와 관련된 게임 이벤트, 토크쇼에 계속 참여했죠. 힘든 일정이었지만 많은 유저들이 계속 관심을 가져주시고, 행사에도 참여해주셔서 정말 기뻤습니다. 싱가포르 일정을 마치고 딱 하루 집에서 쉬고, 이번에 IGC에 참석하게 됐어요.


Q. '몬헌 월드 코리아 챔피언십'은 물론, 지난 TGS에서 개최된 '몬헌 월드 드림 매치'까지. 바쁜 일정 속에서도 몬헌 대회에는 꼭 직접 참여하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파이널판타지14' 콜라보 이벤트를 위해 베히모스의 개발 작업을 하고 있을 당시에도 매주 일본의 각 지방에서는 사냥왕 대회 예선전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이때도 지방에서 개최되는 모든 대회에 꼭 직접 참석했습니다. 업데이트 개발도 중요하지만, 오프라인 행사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몬헌 월드 코리아 챔피언십'에도 직접 참여한 토쿠다 디렉터

Q. 여러 대회에 참여하다보면 각 국가의 헌터들이 보이는 플레이 성향이나 특성 같은 것도 보일 것 같습니다.

물론이죠.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일본의 선수들 사이에서는 특히 타임어택 커뮤니티가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커뮤니티 일원들끼리 서로 공략 정보를 교환하면서 더욱 효율적인 방법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죠. 효율적인 공략법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다 보니 대부분 같은 무기와 공략을 사용하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무기가 가장 좋다는 믿음을 갖고 자신이 좋아하는 무기 하나에 깊게 파고드는 유저들이 많았습니다. 또 e스포츠의 종주국답게 청중들에게 개성적이고 멋진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도 많았습니다. 이런 모습이 각 국가별 특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역시 직접 게임을 하는 것도 좋지만, 고수들의 놀라운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도 정말 즐거운 일이죠. 이후에도 또 몬헌 월드 오프라인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 있나요?

각국의 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던 지난 '몬헌 월드 드림 매치'를 끝으로 오프라인 대회 일정은 어느 정도 일단락을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럽이나 아시아의 몇 개 국가에서는 아직 한 번도 대회를 개최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국가에서는 언젠가 대회를 개최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츠지모토 프로듀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




Q. IGC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볼게요. 이번 강연을 진행하며 한국의 많은 학생, 개발자, 그리고 헌터들을 직접 만나셨는데, 소감이 듣고 싶습니다.

일단, IGC가 정말 큰 규모의 이벤트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강연에도 그렇게 많은 참관객들이 오실 줄 몰랐는데, 좌석이 가득 찬 것은 물론 서서 강연을 듣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정말로 너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보통 강연을 마치고 난 뒤 질문할 것이 있느냐고 물으면 질문이 몇 개 없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에서는 정말 많은 분이 열정을 가지고 다양한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자신이 듣고 싶은 것에 대한 목적의식을 확실히 가지고 강연에 참여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Q. 시간 부족으로 미처 답변해주시지 못한 유저 질문 중에 '몬헌 월드의 스토리에서는 유저가 아니라 접수원이 주인공인 것 같다. 새로운 지역을 탐사하거나 위험에 닥치는 것도 모두 접수원이고, 유저는 그저 뒤를 봐주는 역할로 등장하는 데 이는 의도된 것인가?'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이 맞습니다. 몬헌 월드는 자신이 캐릭터를 직접 커스터마이징해서 만들 수 있는 게임인데요. 이러한 게임에서 유저는 캐릭터에 자신을 이입하게 됩니다. 이때 주인공 캐릭터가 앞에 나서서 이것저것 사고를 치고 문제를 일으킨다면 '나라면 저렇게 말하지 않아!, 나는 이런 캐릭터가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유저들도 생기기 마련이죠. 그래서 주인공 캐릭터는 이야기에 너무 빠져들지 않는 위치에 두고, 대신 접수원 캐릭터를 내세워서 이야기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의도한 것입니다.


Q. 오는 11월 2일에는 스팀 버전 몬헌 월드에도 신규 콘텐츠 '맘 타로트'가 추가되는데요. PS4를 통해 먼저 이 콘텐츠를 접해보지 못한 유저들에게 전하는 팁이 있다면?

이전의 몬스터들이 모두 단순하게 사냥하러 가서 보수를 받는 방식이라면, 맘 타로트는 집회구역을 통해 계속 몬스터를 추적하는 독특한 형태로 진행됩니다. 이전까지 한 번도 4층 집회구역에 가본 적 없는 헌터들도 맘 타로트를 잡으려면 다른 유저들과 파티를 이뤄 효율을 높여야 하죠. '맘 타로트 같이 잡아요!'라고 쓰여 있는 파티를 검색해서 다른 유저들과 함께 사냥하는 재미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Q. 토쿠다 유야 디렉터가 직접 도마뱀을 기를 정도로 파충류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국내 유저들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요.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지금보다 젊었을 때, 그러니까 벌써 7년 전이네요. 회사에서 몬스터 헌터 개발에 참고할 수 있도록 집에서 기르고 있는 도마뱀을 한번 데리고 와보라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보통의 회사라면 도마뱀을 보고 '으악'하고 놀랄 법도 한데, 캡콤 디자이너들은 전부 좋아하면서 자세히 살펴보려 하더라고요. '이 축 처진 목이 참 예쁘네', '이빨도 정말 멋있네!'하고 말이죠. 이때 이 회사에 들어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죠.

몬헌 월드 개발 당시에는 파충류 조사를 위한 로케이션 일정을 직접 짜기도 했어요. 다양한 파충류를 볼 수 있는 동물원이나, 이벤트에 참가하고 싶었거든요. 그때 이구아나를 구매하기도 했고요. 이름을 정해줄까 싶었는데, 얘가 저한테 지금도 영역싸움을 걸어오고 그래요. 아직 가족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은 것 같달까요. 좀 더 친해지면 이름도 꼭 정해줄 생각입니다.



▲ 토쿠다 디렉터의 파충류 사랑은 이미 캡콤 내부에서도 유명하다

Q. G급 업데이트를 기대하고 있는 유저들도 많은데요. 국내 헌터들을 위해 지금 시점에서 공개해주실 수 있는 최신 업데이트 정보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유감스럽게도 현시점에서 제공할 수 있는 업데이트 정보는 없습니다. 물론, 더욱 재미있는 컨텐츠를 유저 여러분께 전달하기 위해서, 지금도 몬헌 월드의 업데이트 개발 작업이 계속 진행 중입니다. 앞으로 새롭게 공개될 정보들을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Q. 끝으로 한국의 헌터들과 레벨 디자이너를 꿈꾸는 수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강연을 진행하며 한국 유저들, 그리고 개발자들의 게임 디자인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질문을 주셨던 분들 중에는 일본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씀해주신 분들도 많이 계셨죠. 캡콤에서는 한국인 디자이너들은 물론, 전 세계에서 다양한 능력자들이 모여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 폭은 계속 넓어질 것이니, 캡콤에서 저와 함께 일하고 싶은 분들이 계신다면 꼭 지원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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