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게임잼은 창작과 열정, 창업의 원천" 에이큐브 게임잼에서 만난 사람들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1개 |



2박 3일 가량의 짧은 시간 내로 참가자들이 게임을 만들어나가는 행사인 '게임잼'은 현직 개발자들이나 지망생들이 찾는 대표적인 게임 개발 행사 중에 하나입니다. 단순히 게임을 만들기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게임을 좋아하는 또 다른 사람들과 만나서 개발에 대해 담화를 나누거나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자신이 만들고 싶어하는 게임을 다시금 설계해나가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이기도 하죠.

올해로 6회째인 '에이큐브 게임잼' 또한 그런 현장 중에 하나고, 국내에는 그 외에도 다양한 게임잼이 존재합니다. 지난 8월 11일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2018 대한민국 청소년 게임잼'이 진행되기도 했죠. 일각에서는 게임잼이 업계에 만연한 크런치 모드를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혹은 단기간에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만큼, 완성도를 보기보다는 '일단 만들고 보자'라는 자세로 늘 만들던 것만 만들지 않는가 하는 의문을 보이기도 합니다. 일부에서는 "게임잼은 핑계고 가서 노는 것 아니냐"라는 또 다른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게임잼을 통해서 게임을 좋아하는 다른 사람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창작에 큰 영감을 준다", "열정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만들고, 남들과 함께 작업하는 모습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꿨다." 버프스튜디오의 김도형 대표와 에이큐브 게임잼을 주관하는 안양창조산업진흥원의 이병선 책임은 게임잼이 단순히 개발해보는 것 그 이상의 가치를 가졌다고 평가했습니다. 현역 개발자에게는 창작의 영감을 주는 또 다른 자극이고, 관련 기관에서는 게임업계 사람들의 열정과 게임이 갖고 있는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자리라는 것이죠.

이번 에이큐브 게임잼 현장에서 버프스튜디오 김도형 대표, 안양창조산업진흥원의 이병선 책임과 개발자, 그리고 관련 기관에서 생각하는 게임잼과 업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 "게임잼의 열정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꿨다" - 안양창조산업진흥원 이병선 책임



▲ 안양창조산업진흥원 이병선 콘텐츠지원 책임

Q. 에이큐브 게임잼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병선: 에이큐브 게임잼은 이번에 6회차를 맡고 있는 게임잼인데, 아마 국내에서 제일 오래도록, 또 장기적으로 운용하는 게임잼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공간도 그렇지만, 다른 지원 같은 것도 타 게임잼에 밀리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찾아오는 그런 게임잼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안양창조산업진흥원과 시에서 잘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특히 안양창조산업진흥원에서 게임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요. 사람들이 게임잼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고, 또 어떻게 사전에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고 있고 그 부분을 잘 지원을 하고 있죠. 이번 게임잼은 모집 시작한지 1분 만에 마감이 됐다고 들었는데, 그만큼 호응을 얻고 있는 게임잼이기도 합니다.


Q. 사실 게임잼이라는 행사는 기관에서 하는 행사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데, 그런 점 때문에 처음에 시도하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쭉 유지하는 것도 힘들었을 것 같고요.

이병선: 처음에 게임업체로부터 제안이 왔어요. 게임잼이라는 이런 행사가 있는데, 그걸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었죠. 그게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가 만들고 싶어하는 게임을 만들고, 또 계획을 짜서 실행하는 그런 행사라는 거였죠.

그런 부분이 일단 창업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이 에이큐브라는 공간도 확보가 가능했죠. 이 에이큐브라는 공간 자체가 창업을 지원하는 곳이거든요. 게임 개발을 사람들이 하면서 창업이나, 그런 것을 이야기하는 게 되겠다 싶었어요.

또 저희 부서가 콘텐츠 융합 지원 부서에요. 게임이 문화 콘텐츠인 만큼, 이런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서포트해줘야겠다 그런 것도 있었죠. 그리고 이런 지원들이 있어야 또 다른 대형 게임사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요.

게임잼을 시작할 때 큰 장벽은 사실 없었습니다. 2016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게임 산업의 이미지가 많이 좋아지다보니, 위에서도 흔쾌히 허락을 해줬거든요.



▲ 제 1회 에이큐브 게임잼 포스터. 2016년 7월부터 시작된 에이큐브 게임잼은 올해로 6회차를 맞았다


Q. 안양에서 벌써 6회째 꾸준히 진행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병선: 일단 첫 번째로 꼽자면 참가자의 열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예전에는 좀 안 좋았잖아요. 흔히 생각하는 오락실의 퇴폐적이고 좀 불량한 이미지, 그런 것과 결부하는 경향이 있었죠.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분이 지금도 없진 않아요. 그렇지만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자세, 이런 것들이 보이니까 인식이 좀 바뀐 거죠.

또 게임 자체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고 있는 것도 이유라고 봅니다. 점차 게임업계가 커지고, 또 수출이 늘고 하면서 어엿한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죠. 그리고 언론 등에서도 e스포츠도 점차 크게 다루기 시작하고 있고요.

또 시장님이 특히 콘텐츠를 굉장히 강조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산업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일 거라고요. 이제 게임은 콘텐츠이자,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죠. 이런 점이 어필이 되다보니까, 게임에 관계된 이런 행사를 줄곧 진행해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아무래도 최근에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가 자꾸 오가다보니까 그 부분은 조금 의외인데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이병선: 물론 모든 부서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든 곳이 다 닫혀있는 건 아니에요. 시에서도 게임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그게 창업으로 이어지고 하면 시의 산업으로 자리잡지 않을까 이렇게 여기고 있어요. 그런 점을 보면 게임에 대한 이미지가 오히려 상당히 긍정적이기도 하죠.


Q. 일각에서는 게임잼을 게임업계의 크런치 모드와 연관시켜서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내부에서 그런 우려가 있지 않았나요? 또 기관에서 인선이 바뀌다보면 게임이나 게임잼에 대한 기조도 바뀌기도 할 텐데, 그 부분도 궁금합니다.

이병선: 그런 게 사실 있긴 해요. 팀이 리빌딩될 때 특히 그렇죠. "왜 이런 걸 해야 하지?" 그때 이런 의견이 종종 올라오고는 하거든요. 하지만 그런 분들도 직접 게임잼 현장을 찾아오면 견해가 바뀌어요.

사실 게임잼은 어떻게 보면 개발을 하고 창업으로 이루어지는 창업의 현장이라고 봐요. 그 과정을 사실 압축했다고 보기도 해요. 사람들과 팀을 짜서 의견을 모으고, 그 의견을 토대로 결과물을 만들어서 발표하고 사람들에게 어필하잖아요? 이걸 단기간에 해내기 위해서 자신의 열정을 다 하는 그런 자세도 엿볼 수 있고요. 게임잼 현장에서 그런 열정, 또 앞서 말한 과정들이 2박 3일간 진행되는 걸 보면서 게임잼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거죠.

또 게임잼을 통해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기도 해요. 게임이 단순히 오락거리가 아니라 산업이고, 창작 콘텐츠라는 것을 인지하는 거죠. 에이큐브 게임잼을 통해서 내부에서도 게임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Q. 게임잼은 정부나 기관에서 하는 행사와 달리 굉장히 자유로운 분위기라서 기관에서도 좀 낯설게 여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병선: 행사를 하면서 많이 놀라시죠. 사실 자발적 참여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사실 기관에서 행사를 할 때 보면. 어떻게 보면 주입식이잖아요. 그런 틀에서 벗어나서, 참여자들이 직접적으로 개발하고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간다는 것에 기관에 있는 분들도 매력을 느끼곤 해요.

그리고 2박 3일이라는 굉장한 기간인데, 게임이라는 하나의 콘텐츠가 만들어진다는 걸 보고 또 놀래죠. 이게 이렇게 금방 만들어지는데, 또 괜찮네? 여기서 좀만 더하면 창업까지 연결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여기시는 거죠. 또 앞서 말씀드린 거지만, 참가자들의 열정도 높게 평가하고 있지 않나 싶고요.






▲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행사를 참여하는 모습은 시나 기관에서도 높게 샀다


Q. 6회까지 진행하시면서 특별히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고 하면 어떤 부분이 있나요? 또 이번에는 전과 달리 좀 더 추가된 부분이 있다고 하면 어떤 점이 있나요?

이병선: 사실 행사 자체를 진행할 때는 여태까지 큰 문제는 없었어요. 시의 창조산업진흥원에서 게임잼에 대한 이해도가 있었다보니, 게임잼에서 필수적인 휴식 공간에 포커스를 많이 맞추고 준비를 해뒀죠. 그 외에 텐트나 식사, 안전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서 보험 가입도 다 해두었고요.

다만 행사가 계속 진행되면서, 전국에 알려지다보니까 정작 안양에 계신 분들이 참가를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 부분이 시나 안양창조산업진흥원에선 좀 아쉬워한 부분이죠. 시에서 지원하는 사업인데, 정작 저희 시에 있는 분들에게 편의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조금 아쉽고 시민들이 섭섭해하실 것 같다고 생각도 들고요. 이 부분은 조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이번엔 특별하게, 네트워크 기반의 게임을 제작을 따로 하는 팀을 꾸렸어요. 이 팀의 개발자들이 네트워크 기반 게임을 어떤 식으로 만들어가는지 개발 단계에서의 노하우를 참가자들과 교류하도록 한 거죠. 그렇게 해서 네트워크 기반 게임도 이번 게임잼에서 시도를 해보도록 유도를 할 예정입니다.


Q. 앞서 시에서 콘텐츠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하는데, 그 부분을 좀 더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병선: 사실 지원 부분은 콘텐츠에만 하고 있는 건 아니에요.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사업 자체가 많이 진행하고 있죠. 그 중에서 IT에 굉장히 많은 걸 지원하고 있죠. 1인 오피스나 멘토링, 자금 지원 등이 대표적인 예죠.

특히 올해는 12월 7일부터 8일까지, 1박 2일 창업 페스티벌도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멘토링 외에도 해커톤, 데모데이까지 여러 가지를 진행하고 있으니 혹시라도 필요하신 분이 있다면 많이 참석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다시 게임잼으로 넘어가보면, 분명 순기능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개발'과 관련된 행사다보니까 심리적인 장벽이 있는 행사이기도 합니다. 개발을 못하는 사람들은 참가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을 느낄 수 있는 행사고요.

이병선: 이 부분은 사실 저희도 고민을 하긴 했어요. 2박 3일 동안 게임 개발을 한다는 데, 게임 개발 안 해본 입장에서는 "아, 저기엔 다 수준 있는 사람들만 오는 거 아냐? 경험해본 사람만 오는 거 아냐?"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죠. 그래서 또 접하기 어려워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실제로 게임잼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보면, 다 그렇지는 않아요. 물론 개발 경력이 있는 분들이 오시지만, 개중에는 순수하게 게임이 좋아서 오시는 분도 있어요. 그 분들이 오셔서 자기가 어떤 게임을 해왔고, 또 어떤 게임을 좋아하고, 어떤 식으로 게임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도 해요.

참고로 이 에이큐브 게임잼에서는 고등학생들도 참가합니다. 또 개발자, 대학생,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타 직종의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하고요. 이렇듯 게임을 좋아하면 와서 즐길 수 있는 행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에이큐브 게임잼에 참가한 분들과, 혹은 참가를 희망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병선: 에이큐브 게임잼은 항상 열려있는 마음으로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론 경험이 없어서 망설이시는 분도 있지만, 게임에 관심과 열정 그리고 아이디어만 있다고 하면 경험은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사실 처음부터 경력자인 건 아니잖아요? 오히려 이곳에 와서 경험과 경력을 쌓아간다 생각하시고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게임잼은 창작을 위한 자극이자 소통의 장 - 버프스튜디오 김도형 대표



▲ 버프스튜디오 김도형 대표

Q. 오랜만에 뵙습니다. 이번에 에이큐브 게임잼에는 어떻게 오셨는지 궁금합니다.

김도형: 일단 멘토로 참가한다고 봐야 할까요? 저희가 이 건물에 회사가 있다보니까 작년부터 종종 와서 잠깐 개발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어떤 식으로 만들어가면 좋을까 이야기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올해도 그런 식으로 해서 가끔 들려서 멘토식으로 이야기하거나, 혹은 개발자들과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기술적인 부분도 고민한다고 봐야겠죠.

다만 저희도 지금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서 상주하기는 조금 어렵고, 말 그대로 정말 가끔씩 오는 거지만요(웃음)


Q. 버프스튜디오의 근황은 어떤가요?

김도형: 마이 오아시스 얼마 전에 800만을 돌파했습니다. 올해 안에 천만 다운로드가 목표이긴 한데 사실 쉽진 않아보이긴 하지만요. 올해 안에 달성하면 좋겠습니다(웃음).

최근에 신작을 네 개 개발 중인데, 그 중 세븐데이즈라는 게임이 9월에 국내에 출시됐고. 11월 말에 글로벌 출시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중 하나는 빠르면 올해 말에 소프트런칭을 할 것 같고, 내년 초에 아마 본격적으로 내지 않을까 싶어요.

네 프로젝트가 각각 다 다른 장르고 스타일이다 보니까, 잘 짬이 나질 않아요. 내심 게임잼에 참가는 하고 싶은데, 시간이나 여건이 허락을 하지 않아서 이렇게 종종 와서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러던 게 운영진 분들과 이야기가 맞아서, 멘토 형식으로 작년부터 잠깐잠깐씩 오는 형태가 되었죠.



▲ 버프스튜디오는 지난 9월에 신작 '세븐데이즈'를 출시하고, 또 다른 신작 세 개를 준비 중에 있다


Q. 어느 정도 성과도 내셨고, 거기다가 각각 다른 스타일과 장르인 작품을 동시에 준비하는 모험을 하고 계신 것을 높게 산 것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이런 시도를 하고 계신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김도형: 안정적인 것만 추구하면 한 단계 더 발전한 게임이 나오기 어렵죠. 그래서 변화를 추구하는 게임을 만들고자 하고 있어요. 그런데 너무 그런 게임들만 만들게 되면 회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있고요.

저희 회사 같은 경우에는 신작 네 개를 50:50 비율로 리스크 낮은 게임과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게임을 맞춰서 만들고 있습니다. 리스크가 낮은 게임의 경우는 요즘 트렌드에 맞는 그런 게임들, 흥행 공식들, 레퍼런스 게임들을 참고해서 만들고 있죠. 나머지 리스크가 큰 게임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방식이라거나 미래에는 이런 것이 잘 될 것 같다, 라는 것을 골라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료 게임이 잘 되어야 다양한 게임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무료 게임은 광고, 인앱결제로 매출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 외에 다른 것을 신경을 써야 해요. 사실 게임의 본질적인 요소인 '재미'에 신경 써도 시간이 부족한데, 그 외에 부분에 신경을 쓰면 더 말할 것도 없죠. 그런 게 좀 아쉬워요.

유료 게임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하면, 유료 게임에서 성과를 내고 싶어요. 또 그런 수익 구조가 날 수 있는 게임을 내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싶기도 하고요. 그렇게 해서 낸 게 세븐데이즈였습니다. 그것까지 포함해서 신작이 네 개 나오고, 그 중 두 개 정도가 잘 되면 다음 스텝으로 건너갈 수 있다고 봅니다. 스팀하고 콘솔에 도전하는 건데, 그런 것도 성과가 나와야만 가능하겠죠.

이번에 출시한 세븐데이즈에 대해서 짤막하게 소개하자면 좀 독특한, 카툰이나 그래픽노블풍의 그래픽을 추구한 작품입니다.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라는 사르트르의 말이 있잖아요? 그걸 게임화하고 싶었습니다. 시나리오 베이스의 멀티 엔딩 게임이죠.


Q. 그런 이야기를 좀 더 이곳에 있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 교류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좀 아쉽네요.

김도형: 아무래도 이번에 여러 가지 준비하고 있다보니, 저도 여건이 안 되는 게 좀 아쉽긴 해요. 여건이 허락한다면 참가해서 다른 분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또 그러고 싶죠. 사실 게임잼이라는 행사가 매력이 있는 게 게임을 좋아하는, 그런데 낯선 사람과 만나서 서로 터놓고 이야기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인 거죠. 그러면서 아이디어가 넓어지고, 영감을 받는 거니까요.



▲ "여건만 되면 참가하고 싶지만, 허락하지 않네요(웃음)"


Q. 게임잼에 개발자를 지망하고 있거나 인디 개발자인 분들도 계시던데, 그런 분들에게 글로벌 서비스 노하우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셔도 좋을 거 같아요.

김도형: 저희 같은 경우엔 처음부터 글로벌을 타겟으로 모든 기준을 맞췄어요. 소재부터 그래픽, 이 부분을 특히 중시했죠. 소재도 어느 한 지역색이 너무 강하면 다른 지역에 어필하도록 하는 게 너무 어려워요. 그래서 그 부분은 조금 피했죠.

그래픽 같은 경우에 피처드에 선정되는 기준이 구글과 애플이 좀 다른 것 같아요. 제 사견이지만 구글은 국가별로 봤을 때 널리, 호불호가 안 갈리는 스타일을 좀 더 선호하는 느낌이에요. 그러면서도 유니크함이 있는, 그런 걸 원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Q. 로컬라이징이나 번역 관련된 부분도 물어보시는 분이 있을 거 같은데요. 아무래도 요즘에는 번역, 로컬라이징 이슈가 게임 외에도 문화 콘텐츠에서 여러 건 있었고, 관심도 높아졌으니까요.

김도형: 사실 그 부분은 좀 난제이긴 해요. 시나리오 베이스 게임의 가장 큰 난관이기도 하고요. 일단 제가 겪었던 걸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5만 단어가 넘어가면 거의 1,000만 원 이상의 번역비가 필요했어요. '마이오아시스'가 14개 언어로 번역이 되었는데, 그 정도를 번역한다고 치면 1억이 벌써 넘어가는 거죠.

그게 여건이 안 되니까 중소 업체는 번역은 최소한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어요. '세븐데이즈' 같은 경우엔 중국어 간체, 번체, 영어, 일본어만 하고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정부 지원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번역과 로컬라이제이션은 글로벌 서비스의 기본이니까요.

특히 게임은 게임을 모르는 사람이 번역하면 엉뚱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전문 업체와 같이 해야 하는데, 그것도 사실 쉽지 않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체계적으로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면 어떨까,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해요.


Q. 이야기가 좀 샌 것 같은데 다시 게임잼으로 넘어갈게요. 일부에서는 게임잼을 열정페이, 크런치와 연관지어서 오해를 하는 경우도 있어요. 현역 개발자의 입장에서 볼 때 게임잼이 어떤 행사인지 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도형: 게임잼은 회사를 다니는 분은 다니는 대로, 또 게임을 개발하지 못했던 학생이면 학생대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학생 입장에서는 처음 게임을 만들어보는 과정을 압축해서 진행해보는 거죠. 굉장히 짧은 시간 동안, 개발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핵심을 쏙 담아서 빠르게 진행하는 그 경험이 크다고 봅니다.

또 회사에 있던 분들은 사실, 평소에 자기가 원하는 게임을 주도해서 만들기 어려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긴 하지만, 아무튼 그 때문에 자기가 만들고 싶어도 못 만드는 게임들이 있죠. 그걸 계속 눌러두고 있으면 스트레스기도 하고, 또 꾹꾹 눌러두면 나중에 만들려고 하다가도 못 만들기도 해요. 그런 점에서 보면 잠시 압박에서 벗어나서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보고자 시도하는 것이 굉장히 의미가 있죠.

또 여럿이서 같이 게임을 만들어가는 경험 그 자체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봐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아이디어를 막 털어놓는 커뮤니케이션 장소가 솔직히 많지 않잖아요. 또 게임잼을 통해서 이렇게 나온 아이디어들이 발전을 해서 좋은 성과가 나온 게임들이 해외엔 좀 있어요. 예를 들면 슈퍼핫 같은 작품이 있죠. 그 외에도 생각보다 많은 게임들이, 게임잼에서 처음 아이디어가 나온 뒤에 발전해서 올라온 케이스들이에요.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케이스가 나오지 않을까, 게임잼들이 계속 진행되다 보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아무래도 게임잼 자체가 기간이 짧은 행사다보니, 게임잼에서 만들어지는 게임이 퀄리티가 떨어진다던가 그런 인식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김도형: 물리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긴 해요. 대신에 그만큼 게임이 독특하고, 또 기존에 볼 수 없던 참신함을 추구하죠. 기존에 있던 방식으로 만들면 한계가 있으니까, 그 방식을 벗어나서 "이렇게 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식으로 나오는 거죠.

또 게임잼의 게임은 상업적인 게 아니라, 어떤 게 재미있고 또 사람들이 재미있게 봐줄까 하는 부분에 집중해요.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어떻게 표현할까에 좀 더 포커스가 맞춰진 거죠. 그래서 게임잼에서 나온 작품들이 유저들이 봤을 때 기존에 볼 수 없던 플레이 메커니즘이나, 그런 특징을 갖고 나오곤 해요. 앞에서도 한 이야기지만 이런 것들이 좀 더 지나고 나면,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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