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성능 컴퓨터만 갖추고 있으면 최고의 시스템이라 할 수 있을까? 과거에는 가능했을지 몰라도 최근에는 고성능 컴퓨터의 퍼포먼스를 표현해줄 수 있는 모니터도 갖추고 있어야 비로소 최고의 시스템이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FHD를 넘어선 WQHD, UHD 등의 고해상도 등장과 60Hz를 넘어서는 144, 160Hz 주사율 모니터의 등장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이제 FHD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생각이라면 굳이 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성능의 그래픽카드를 구매할 이유가 적어졌다. 30만 원부터 60만 원에 판매 중인 그래픽카드를 구매해도 웬만한 최신 게임은 적당한 사양 타협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해상도까지 갖춘 최고의 시스템에서 게임을 즐길 생각이라면 보급형 제품을 뛰어넘는 하이엔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엔비디아에서 출시한 최신 그래픽카드 'RTX 시리즈'는 RT코어를 필두로 RTX 그래픽 기술을 지원하는 초고성능의 그래픽카드이다. 아쉽게도 현재 RTX 그래픽 기술을 지원하는 게임이 없기 때문에 기술의 성능을 체감하긴 어렵지만, RTX 그래픽 지원을 제외하더라도 고해상도 환경에서는 이전 GTX 10xx 시리즈보다 안정적인 프레임 유지가 가능하다는 벤치 결과가 있었다.
이번 시간에는 정말 순수하게 일반적인 게이머가 고해상도 시스템에서 게임을 즐긴다는 가정하에 RTX 시리즈의 4K 게임 환경을 테스트해보고자 한다. RTX 시리즈 중 100만 원 초반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RTX 2080' 시리즈를 통해 4K UHD 해상도에서 최신 게임의 프레임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보도록 하자.
■ ZOTAC 지포스 RTX 2080 AMP D6 8GB
오늘 테스트에 사용할 제품은 조텍에서 출시한 '지포스 RTX 2080 AMP D6 8GB'이다. 조텍 RTX 2080 AMP는 2944개의 쿠다 코어와 GDDR6 8GB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으며, 1830MHz의 코어클럭을 갖추고 있다.
조텍의 인기 시리즈인 'AMP'는 안정적인 쿨링 시스템과 품질 좋은 GPU를 사용하여 안정적으로 잘 쓸 수 있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RTX로 넘어오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기존의 2팬이 아닌 3팬으로 업그레이드되며, 이전보다 월등히 뛰어난 쿨링 시스템을 보여준 덕분이다.
쿨링 시스템에 대해 조금 덧붙이자면, GTX 10xx 시리즈만 하더라도 AMP 시리즈는 팬이 2개밖에 달리지 않았다. 조텍 제품 중 3팬은 오직 'EXTREME' 뿐이었다. 하지만, RTX로 넘어오면서 발열을 더욱 확실히 잡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인지 AMP 시리즈도 3팬이 장착되었다. 이로써 EXTREME과 AMP의 차이점은 조금 더 뛰어난 팩토리 오버와 화려한 LED로 나뉘게 된 셈이다. 최고를 원한다면 EXTREME을, 가성비를 추구한다면 AMP를 선택하면 된다.
▲ 박스포장에 독특한 착시 효과가 새겨져 있다. 상자를 당기면 마치 3팬이 돌아가는 듯한 효과를 준다 ▲ 금속재질의 튼튼한 백플레이트가 장착되어 있다 ▲ 3팬이라 제품의 길이가 꽤나 길다 (308mm) ▲ 두께는 일반적인 그래픽카드와 비슷하다
■ ZOTAC RTX 2080 AMP 테스트에 사용된 시스템 사양
CPU: AMD 라이젠 2700X / 기본 지급 레이스 프리즘 쿨러 사용
메인보드: ASRock X370M-HDV
그래픽카드: ZOTAC RTX 2080 AMP
램: 삼성 DDR4 8G 21300 X 2개
SSD: WDC Blue 240G
파워 서플라이: 잘만 ZM600-XE
디스플레이: ASUS ROG SWIFT PG27UQ
테스트는 조립PC에서 진행되었으며, 국내 조립PC 업체인 '포유컴'의 지원을 받아서 진행되었다. CPU는 멀티코어 탑재로 주목받고 있는 AMD의 '라이젠 2700X'에 번들로 지급되는 '레이스 프리즘 쿨러'를 사용하였다. 메인보드는 ASRock에서 출시한 'X370M-HDV', 메모리는 삼성 DDR4 8G가 2개가 탑재되었다.
테스트는 논 오버 상태에서 진행하였고 케이스 전면과 후면, 상단에 각각 1개의 공랭 쿨러를 장착하였다. 게임 플레이 중에는 케이스 측면 커버를 닫아뒀다.
마지막으로 모니터는 에이수스의 'ROG SWIFT PG27UQ'를 사용하였다. 컴퓨터만 최고면 그만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 고사양 시스템에는 모니터도 포함되어 있다. 이유는 해상도와 주사율에 따라 그래픽의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 고해상도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사실 RTX 2080급의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를 구매할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다.
ROG SWIFT PG27UQ는 4K UHD 해상도를 지원하는 제품으로써, HDR 기능과 144Hz 주사율을 가진 사실상 현존 최고 성능의 게이밍 모니터다. 위 모니터를 통해 UHD 환경에서 조텍 RTX 2080 AMP가 어느 정도의 안정적인 프레임과 온도를 보여줄 수 있을지 객관적으로 분석해보도록 하겠다.
■ 거두절미하고 실전 테스트 시작!
테스트 방식은 간단하다. 최신 게임 1종, 인기 PC게임 1종, 고사양 게임 1종을 선정한 뒤 각 게임당 약 2시간 가량 플레이를 해봤다. 테스트 결과는 게임 플레이 중 프레임의 변화와 게임을 마친 뒤의 온도 변화를 중점으로 살펴봤다.
선정한 게임은 '콜 오브 듀티 : 블랙옵스4', '어크 오디세이', '검은사막'으로 모든 게임을 UHD 해상도에 최고사양으로 설정한 뒤 플레이했다. 아쉽지만 RTX 시리즈가 출시된 지 약 두달여가 지난 현재까지 RTX를 지원하는 게임이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RTX 그래픽을 테스트하기보단 제품의 하드웨어 성능 테스트에 집중하였다.
테스트에 사용된 프로그램
Fraps: 게임 플레이 중 실시간으로 프레임을 확인하고 기록하는데 사용
hwmonitor: 컴퓨터 부품의 온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데 사용
*컴퓨터 시스템과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으므로 테스트 결과는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 콜 오브 듀티 : 블랙옵스4 [블랙아웃 모드]
▲ 해상도 4K(3840x2160)와 ▲ 모든 그래픽 품질을 최상으로 맞춘 뒤 테스트를 진행했다 ▲ 첫 낙하 구간에 약간의 프레임 드랍이 느껴졌지만 극히 미미했다 ▲ 착지 이후 열심히 파밍 중 ▲ 차량도 한번 타보고 ▲ 헬기도 조종하는 등 인게임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콘텐츠를 체험해봤다 ▲ 첫 낙하부터 초반 전투까지의 프레임 변화를 측정한 그래프
2시간 동안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은 4K로 즐기기엔 뭔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위 그래프는 콜 오브 듀티 : 블랙옵스4의 블랙아웃 모드를 플레이하면서 기록한 프레임의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4K 환경에서 60fps가 고정되지 않고 평균 50~70 사이를 요동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초반 적과의 조우 이후 창문을 부수면서 건물로 들어간 뒤 샷건을 쏘는 찰나에 1번의 프레임 드랍이 발생했으며, 이후에는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하고 게임이 마무리되었다. 전반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은 무리가 없었지만, 프레임에 따라 플레이 환경이 달라지는 FPS 장르의 특성상 4K로 즐기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된다.
■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 오디세이 역시 해상도 4K(3840x2160)와 ▲ 모든 그래픽 품질을 최상으로 설정한 뒤 플레이하였다 ▲ 해상도 때문인지 게임 풍경이 더욱 예뻐보인다 ▲ 마을에서도 프레임을 측정해보고 ▲ 산길에서 전투를 치뤄보기도 했다 ▲ 테스티클래스! 프레임을 측정하러 왔소 ▲ 일반 평지에서 전투를 치른 프레임 변화를 측정한 그래프
정말 오랜만에 유비스코어라 불리는 마의 80점을 돌파하고 좋은 평가를 받는 오디세이. 위 그래프는 일반 평지에서 전투를 치르고 산길로 이동하면서 측정한 프레임의 변화이다. 평균 40~55 사이에서 프레임이 왔다 갔다 하였으며, 60fps로 고정되진 않았지만, 게임 플레이 중 딱히 흐름이 끊긴다는 느낌을 받진 않았다.
이전에 테스트했던 콜옵 블랙옵스4와 달리 오디세이는 혼자 즐기는 싱글 게임인지라 프레임의 변화가 크게 체감되지 않았다. 일반적인 이동은 물론이고 전투, 심지어 보스전까지. 게임 플레이에서 느껴지는 프레임 드랍은 없었으며, 화면 이동도 비교적 부드럽게 이뤄졌다. 60fps 고정이 되지 않는 것은 매우 아쉬웠지만, 아름다운 그리스의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고 싶다면 4K 환경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한다.
■ 검은사막 [울트라 모드]
▲ 해상도 4K(3840x2160)와 울트라 모드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 해가 쨍쨍한 날씨에서 테스트하고 싶었지만 게임 날씨가 따라주지 않는다 ▲ 급한대로 불빛과 오브젝트가 많은 곳에서 프레임을 측정해봤다 ▲ NPC가 많이 있는 곳에도 가보고 ▲ 최대한 이펙트가 화려한 스킬을 난사하며 전투도 치뤄봤다 ▲ 마을에서 대기할 때와 전투 중의 프레임 변화를 측정한 그래프
지난번 2K 환경에서 테스트했던 때와 달리 4K 환경에서 테스트해 본 검은사막 울트라모드는 확실히 달랐다. 다시 한번 실플레이가 아니라 사진 이쁘게 찍는 모드란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위 그래프는 마을에서 대기한 것과 실제 필드에서 전투를 진행하며 측정한 프레임의 변화이다.
2시간 동안의 테스트 중 가장 높게 나온 프레임이 30을 넘기지 못하며, 평균 20 전후를 왔다 갔다 하였다. 재미있는 점은 유저와 NPC, 오브젝트가 많은 마을이 전투 중보다 더 낮은 프레임이 나온 점이다. 물론 전투가 고렙 구간에 수십 마리를 몰이 사냥해서 싸운 것이 아닌지라 테스트 환경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 온도
3종의 게임을 플레이 한 뒤 그래픽카드의 온도를 측정한 결과다. 참고로 테스트 당시 실내 온도는 25도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기본 상태에서는 평균 35도의 온도를 유지했으며, 3종 게임 모두 70도 이상을 넘기지 않는 엄청난 쿨링 능력을 보여주었다. 테스트 컴퓨터를 책상에 올려두고 진행하였는데 매우 정숙한 소음이었다.
그래픽카드의 소음에 대해 조금 더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 위해 케이스 측면을 모두 열고 케이스에 장착된 쿨러 3개를 꺼보았다. 결과는 CPU 온도를 제어하는 라이젠 프리즘 쿨러 소음만 들렸으며, 그래픽카드 팬이 돌아가는지 의심이 들 만큼 소음이 거의 없었다. 또한, 게임 중 백플레이트 위에 손을 올려도 될 만큼 안정적인 발열을 자랑했다.
■ 총평
지금까지 조텍 지포스 RTX 2080 AMP D6 8GB를 테스트해봤다. RTX 2080 AMP는 시리즈 최초로 3팬을 달고 나왔으며, 단순히 팬 하나만 추가되고 끝이란 느낌보단 전반적인 쿨링 성능이 확 늘어났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성능은 위 테스트를 통해 확인했듯 현재 최고의 시스템 환경인 4K에서 사용하기엔 다소 부족한 느낌이 컸다. RTX 시리즈가 하드웨어의 성능을 월등히 뛰어나게 설계한 것이 아니라 RTX란 그래픽 환경에 맞춰 그래픽 기술을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개념의 그래픽카드기 때문에 이러한 점이 더욱 드러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RTX 시리즈의 성능을 깎아내리기엔 이르다. 현재의 RTX 시리즈는 여의봉 없는 손오공과 같다. 손오공 자체도 세지만, 여의봉을 들어야 비로소 완전체란 느낌이 나듯 RTX 그래픽을 지원하는 게임으로 성능을 비교해봐야 RTX 시리즈의 참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소음에 민감하면서 2K 환경의 시스템으로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라면 3개의 팬으로 업그레이드 된 조텍의 AMP를 사용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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