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국제관#9] 인디, PC게임에 친화적인 폴란드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인터뷰 | 허재민 기자 | 댓글: 3개 |



올해 지스타에서는 폴란드 게임사를 많이 만나볼 수 있었다. 참가한 유럽 게임사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할 정도로 프로스트펑크의 11bit 스튜디오, '레이어즈 오브 피어'의 Bloober 팀 등, 한국에서도 많이 사랑받았던 게임 타이틀의 개발사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한 CD 프로젝트 레드까지.

폴란드 관에서는 인디 게임 폴란드 협회의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Jakub Marszalkowski), 유럽 산업 네트워크의 폴란드 부서를 담당하고 있는 슬라보미르 비에데르만(Slawomir Biedermann) 담당자를 만나 이번 지스타에 참가한 소감과 폴란드 게임 시장에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특히, 인디 게임이 진출하기에 좋은 폴란드 게임 시장의 성향을 들어볼 수 있었다. 또한, 그들이 바라보는 게임 시장에 대한 의견까지, 많은 이야기들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유럽 산업 네트워크의 슬라보미르 비에데르만(좌), 인디 게임 폴란드 협회의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우)

Q. 만나서 반갑다. 먼저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
인디 게임 폴란드 협회의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다. 동유럽에서 가장 큰 게임 컨퍼런스이자 BTB 행사인 게임 산업 컨퍼런스 또한 담당하고 있다.

슬라보미르 비에데르만
반갑다. 나는 슬라보미르 비에데르만라고 한다. 정부 에이전시인 유럽 산업 네트워크의 폴란드 부서를 담당하고 있다. 폴란드 회사들의 해외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Q. 이번 지스타에서 폴란드는 처음으로 부스참가를 했다. 주요 목표는 무엇인가?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
처음인 만큼, 서로 알아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한국 시장을 이해하는 중이다. 내년에는 좀 더 한국 시장에 알맞은 게임사를 선정해 참여하고 싶다. 올해 지스타에 참가한 유럽 게임사 중에서 폴란드 게임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에 참가한 게임사들도 여러 가지 미팅을 진행 중이다. 아직 피드백을 받지는 못했지만 무엇을 성취했고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는지 한국의 파트너들과 논의해 내년에 더욱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의 게임사들을 폴란드로 초청해 폴란드와 유럽의 게임사들과의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폴란드에는 비즈니스 이벤트가 정말 잘 이루어져 있어 많은 가능성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처음 참가한 지스타에 대한 인상은 어땠나.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
사실 조금 놀랐다. 이렇게나 모바일 시장이 클 줄 몰랐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활발할 줄 알았지만, 거의 모바일로만 이루어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만큼 이번에 참가한 폴란드 게임사들이 많은 것을 얻어가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큰 엑스포인데다가 미팅도 잘 이루어진 만큼, 후년에는 좀더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인디 게임 폴란드 협회와 한국게임산업협회의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한 MOU도 체결됐는데. 앞으로 어떤 것들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는가?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
우리는 한국 게임 산업과 폴란드의 게임 산업 간의 의미 있는 협력관계를 만들고자 한다. 한국 시장을 포함해 아시아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폴란드 게임 회사의 퍼블리싱을 지원하거나, 반대로 폴란드와 유럽 시장에 게임을 출시하고 싶어하는 한국 게임사를 도울 수 있는 상호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기업 간의 도움도 가능해질 수 있고.




Q. 게임쇼 협력도 언급된 부분 중 하나였다. 폴란드의 게임쇼에 대하여 들어보고 싶다.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
맞다. 2019년에도 폴란드 게임사를 지스타로 초청하거나, 한국 게임사를 폴란드의 게임쇼에 초청하는 등 활발한 관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양국의 에이전시들과의 관계를 통해 각국의 기업이 서로의 나라에서 사업적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폴란드의 게임에 대한 인식은 어떤 편인가? MOU에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을 위핸 협력도 언급됐다.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
몇 가지 사건들을 통해 한국에서 게임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있기도 하다는 이야기를 언뜻 들었다. 폴란드는 그 단계를 넘어섰다는 생각이 든다. 폴란드에서 게임 산업은 정부에서도 중요하게 보고 있는 산업일 뿐만 아니라 문화이기도 하다. 만약 게임에 대한 옳지 않은 인식이 있다면, 한국게임산업협회와 협력해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못 느낀다. 이미 게임은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산업이자 문화라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으니까. 실제로 게이머들도 정말 많고.

분명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한 대처는 필요하다. 유럽 연합에서도 게임 산업에 대한 논의에서도 게이머와 게임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 말아야 할 것과 지양할 것에 대한 규제는 논의되고 있다.


Q. 루트 박스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폴란드의 게임에 대한 규제는 어떤가?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
엄격하지 않은 편이다. 물론, 기업에 대한 기준은 있다. 나이 제한과 같은 기준. 자율 규제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폴란드에서는 아직 루트 박스에 대한 규제가 강하지 않은 편이다. 루트 박스에대한 이슈가 유럽에서 컸던 것은 사실인 만큼, 다시 폴란드에서도 이슈가 될 수는 있겠다.


Q. 폴란드의 게임 시장에 대해서 궁금하다. 규모는 어떤지, 성향은 어떤지.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
폴란드는 인디게임에 대한 문화가 큰 편이다. 폴란드 게임쇼에서도 인디존이 크게 형성되어있는데, 전 세계 130여 개의 게임들이 소개된다. 스팀 스파이의 2017년 마켓 리포트에서는 인디 게임 소비 규모에 있어서 폴란드를 7위로 나타나기도 했다. 중국, 브라질, 러시아 시장 또한 크지만, 이러한 나라에는 게임의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만큼 폴란드는 인디게임이 진출하고 수익을 내기 좋은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Q. 예전에 폴란드 개발자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CDPR이 폴란드 게임 시장 활성화에 준 영향력이 정말 크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
정확히 말하자면 성장하고 있는 게임 산업을 보다 주류 산업으로 가져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 산업 자체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었다. CDPR의 ‘위쳐’가 해낸 것은 정치인, 언론인, 비게임 인들에게 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중요한 산업이라는 인식을 가져다줬다는 것이다.



▲CDPR의 '위쳐'는 폴란드의 게임 산업을 주류로 끌어올렸다

Q. 폴란드에는 인디 게임사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이루어지는 편인가?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
인디 게임 폴란드 협회에서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인디 게임을 위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은 활성화되지 않았는데, 한국에는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러한 부분을 배워서 정부와 이야기해서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Q. 폴란드에서 퀄리티가 높은 인디게임들이 출시되고 있는데, 이렇게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
어려운 질문인 것 같은데. 사실 게임 시장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고 인디 게임이 살아남기 힘들다는 ‘인디포칼립스’에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다. 무엇이 좋은 인디 게임인가에 대한 논의도 많다. 인디 게임은 사실 매출 부분에서는 성공적이지 않다. 더이상 ‘좋은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다가 아닌 시대다. 그만큼 프로모션이나 마케팅에 대한 지원이 많아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폴란드에서 좋은 게임들이 개발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많은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폴란드 게임사는 정말 성공에 배고프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서유럽과 비교하면 폴란드는 산업 규모가 작고 그만큼 게임 개발 자금 규모도 작다. 그만큼 성공에 대한 욕심이 크다.

또한가지를 이야기하자면 폴란드는 영어를 널리 사용하고 있다. 물론 다소 러시아 마피아같은 악센트가 있긴 하지만(웃음). 주변 국가보다 영어를 원활하게 사용한다. 그만큼 많은 이득이 있다는 점이 있다.

또한,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좋은 프로그래머와 스토리텔러가 많다. 그들이 만약 다른 IT 업계로 진출했다면 돈을 훨씬 많이 벌었을 거다. 하지만 좋은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욕심이 있기 때문에 게임 업계에 있는 거다. 그만큼 좋은 게임들이 개발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은 게임을 만들고자하는 욕심에서 탄생한 폴란드의 게임들

Q. 그 가치가 그만큼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
폴란드는 풀프라이스 PC 게임 위주다. 게이머들도 F2P 게임을 잘 하지 않는다. 그만큼 좋은 게임을 만들고자하는 욕심이 큰 것 같다. 수익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은 좋은 게임을 만들었을 때 따라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의 초점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슬라보미르 비에데르만
게임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F2P 게임에 애초에 돈을 많이 쓰지 않는 문화다.


Q. 전체적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져가는 것이 사실인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
모바일 플랫폼은 분명 성장하고 있지만, 블루 오션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뜻이냐면, 비게이머까지 대상으로 하기때문에 시장의 규모가 커 보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게이머, 최소한 폴란드에서는 PC게임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전략게임, 시뮬레이션 게임의 경험을 어떻게 모바일에서 충분히 전달하겠는가.

폴란드에서는 게임은 부모로부터 전달받는 문화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현재 기성세대는 비싼 콘솔보다 PC로 게임을 접한 세대다. 그만큼 아이들도 PC게임을 더욱 즐기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싱글 플레이 게임은 끝났다, PC 게임은 끝났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게임 시장을 글로벌 수치로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게임 산업도 종류에 따라 특유의 환경, 타겟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무슨 말이냐면 인디게임은 인디게임 시장, PC 게임은 PC게임 시장이 있듯이, 그 성과를 일괄적인 수치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폴란드에는 심지어 아직도 닌텐도 3DS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도 있다. 그 게임을 구매하는 유저들도 있고. 개발자에게 자신의 게임에 맞는 시장을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Q. 앞으로도 폴란드에서는 PC게임 위주의 시장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야쿠프 마르샬코프스키
유럽과 폴란드는 아직 PC게임에 집중되어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본 것일 뿐이지만, 인디게임도 모바일에서 다시 PC게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점점 더 살아남기 어려워지고 있고 그만큼 PC로 회귀하는 게임사들이 많다. 또한, 닌텐도 스위치에 대한 움직임도 크다. 물론 풀프라이스 PC게임을 황금향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디게임에게는 조금 나은 시장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11월 15일부터 11월 1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지스타 2018이 진행됩니다. 현지에 투입된 인벤팀이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지스타 2018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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