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5년' 한국 LoL의 부흥 이끈 이승현 대표 떠나다

게임뉴스 | 서동용 기자 | 댓글: 39개 |




2014년 1월경 라이엇 게임즈의 대표가 바뀌었다. 오진호 전 대표가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디렉터로 자리를 옮기고, 이승현 대표가 새로운 라이엇 게임즈의 얼굴이 됐다. SK텔레콤과 리드스톤 투자자문, NHN을 거친 이승현 대표는 취임사로 "리그 오브 레전드를 10년, 20년 뒤에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했다.

이승현 대표가 취임했을 때부터, 라이엇 게임즈는 크게 격동했다. 비단 그가 움직인 것은 아닐지라도, 내, 외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벤트성이 짙었던 월드 챔피언십을 모든 프로게이머가 바라는 최종 무대로 바꿔놓았다. 2014년 월드 챔피언십은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됐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리프트 라이벌즈, 올스타전 등 월드 챔피언십 사이와 끝에 새로운 볼거리를 내놓았다.

대표의 전 직장이 게임과 관련이 먼 쪽이라, 게이머들의 의견이나 감성을 잘 이해할 수 있겠냐는 일각의 의문도 빠르게 불식시켰다. 게임을 잘 아느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 포커스'라는 라이엇 게임즈의 철학이었다. 어떠한 일을 하던 사용자 중심의 사고를 하는 철학은 이승현 대표가 이미 가지고 있는 요소 중 하나였을 뿐이었다.

e스포츠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2014년 5월경에 열렸던 올스타전에서 '에코 시스템'을 강조했다. PC방 토너먼트, 직장인, 대학생, 여성 리그, 아마추어 리그 등 저변이 확대되어야 프로 리그도 발전한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됐다. 라이엇이 모든 것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LCS 시스템이 아닌 한국 e스포츠 시장도 정확히 이해했다. 방송국, 한국e스포츠협회와 지금까지 이토록 긴밀하고, 협조적이며 융통성 있게 소통할 수 있었던 것도 이승현 대표의 공이 컸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휩쓴 비인가 불법 프로그램, '핵', 또는 '헬퍼'가 성행해 사용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라이엇 게임즈가 방관한 것이 사태를 키운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이승현 대표는 그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며, 사과했다. 그리고 기술적 대응을 대폭 강화하여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적발 및 제재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회사의 신뢰를 완전히 잃을 수 있는 큰 화재를 되돌릴 수 없기 전에 진화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유저도 기회를 다시 줬다. 2017년엔 롤 헬퍼 제작사로부터 법적 대응에 승소해 115억 원의 배상금을 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라이엇 게임즈는 주마다 부정행위 프로그램을 사용한 사용자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동일 명의의 계정까지 정지한다. 2018년 현재, 롤 헬퍼를 판매하는 카페는 모두 문을 닫았다.





사회 공헌 활동도 열심히 했다. 외국계 기업에서 이례적으로 문화재 보존 캠페인에 뛰어들었다. 연간 7, 8억씩, 2018년 현재까지 무려 50억 원의 후원을 지속하고 있다.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등 해외 소재의 문화재들을 반환하고,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복원하며 다양한 문화유산 보호와 지원 활동을 지원하고 후원했다. 추가 기부를 통해 문화유산 관련 인적 자원 지원도 새롭게 이루어질 계획이다. '플레이어 포커스' 철학은 비단 게임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 공헌 활동 또한 한국인들이 가장 원하는 것에 집중했다.

최근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와 이승현 대표의 가장 큰 성과는 서울 종로구 종로에 위치한 LoL PARK를 설립한 것이다. 1,600평의 거대한 공간에 꽉 들어찬 것은 오롯이 리그 오브 레전드 콘텐츠였다. e스포츠 경기장, 라이엇 PC방, 카페 빌지워터, 라이엇 스토어는 LoL 경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 번쯤을 들를 법할 정도로 '힙'하다. 이승현 대표는 "LoL PARK가 일상에서 비일상의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종로는 회사와 회사원들이 많은 곳이다. 지나가다 쓱 들어가는 곳이 됐으면 한다. LoL 전용 경기장은 스튜디오보다는 스타디움, 아레나 스타일의 공간이다. 선수들에게도 매우 쾌적한 공간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곳을 찾는 관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안락한 시설의 마련에 최선을 다했다"고 얘기했다.

만 5년간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를 이끈 이승현 대표는 과거 KPMG 및 CJ E&M 등을 거쳐 2014년 라이엇 게임즈에 합류한 박준규 본부장에게 바통을 넘긴다. 이승현 대표는 "부족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기여는 여기까지라 생각하고, 기꺼운 마음으로 떠납니다. 라이엇에서 일했던 시간들은 참 좋았습니다. 많이 배우고 성장했으며,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LoL을 한국 게이머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마침 한국의 최근 LoL 관련 지표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좋습니다. 최근 개장한 LoL PARK에 대해서도 많은 분이 칭찬해 주셔서 좋습니다. 그동안 함께 일했던, 관심을 가져주셨던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며 전하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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