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AOS+RPG, 20일 정식 출시 앞둔 '버스트'는 어떤 게임인가?

인터뷰 | 정재훈 기자 | 댓글: 22개 |



오늘날에 이르러서 게임의 '장르'를 나누는건 조금 무의미해져버렸다. 장르를 나누는 기준이 너무 여러가지다 보니 어떤 잣대에 맞춰야 할지 난감할 때도 있고, 아예 기존 장르를 뒤엎거나 섞어버려 한마디로 나타내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개발사도 장르를 딱히 의식하지 않는다. 입맛에 맞춰 변형하거나 섞는가 하면, 이게 어울리나 싶은 요소들을 비비고 볶아 하나의 게임으로 묶어내는 경우도 흔치 않지만 눈에 띄곤 한다.

'라그나로크'로 유명한 '그라비티'가 서비스 예정인 '버스트'또한 마찬가지다. AOS와 수집형 RPG의 융합은 비교적 흔한 장르 혼합에 속하는 편이다. RPG에 배틀로얄 요소를 넣는다거나, MMORPG에 RTS를 섞는 등 저세상 퓨전요리같은 혼합장르도 등장하는 지금을 생각하면 AOS와 RPG는 라면에 치즈 넣는 정도의 가벼운 혼합이라 볼 수 있다.

달리 말하면, 그만큼 철이 지나기도 했다. AOS와 수집형 RPG 모두 한때 모바일 시장을 관통하던 트렌드였지만, MMORPG가 대세가 되어버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어쨌거나 유행이 지난 장르들이다. 게다가 알아보니 원산지(?)인 대만에서는 이미 서비스가 종료된 게임이다. 이쯤되니 그라비티의 생각이 궁금해진다. '버스트'를 수입한 판단 기준은 무엇이고, 이들은 버스트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았을까?



▲ 그라비티 게임사업팀 윤형철 PM



▲ '버스트' 플레이 영상

Q. 먼저 '버스트'라는 게임에 대해 좀 알고 싶다. 간단히 게임에 대해 소개해줄수 있나

일단, AOS와 RPG가 혼합된 복합장르의 게임이다. AOS와 RPG모두 레드오션에 속하는 장르지만, 장르적 문법은 따르되 독창성을 강조했다. 토대는 수집형 RPG이지만, 거기에 AOS만의 재미요소를 더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물론, 양 장르의 모든 부분을 다 가져온 것은 아니다. 가령, AOS 모드의 경우 실시간으로 플레이하는게 통상적이지만, RPG의 장르적 특성을 해칠수 있기에 비동기 플레이로 개발되었다.


Q. 전체적으로 최근의 모바일 시장 트렌드와는 조금 맞지 않는 느낌인데, 이 부분이 걱정되지는 않는가?

'버스트'는 블록버스터 게임의 포지셔닝보다는 게임을 사랑해주는 팬 유저분들과 함께 꾸려가는 포지션을 생각했다. 틈새시장의 안식처 같은 느낌이다. 때문에 게임성을 탄탄히 갖춘다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AOS와 RPG 모두 오래된 장르고 많은 게임들이 거쳐가기도 했지만, 그만큼 유저 기호도가 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AOS 느낌을 내면서 RPG의 감성을 퇴색시키지 않는 것이 목적


Q. '버스트'는 대만 개발사 '인터서브'가 개발한 게임인데, 어떤 계기를 통해 접하게 된 건가?

라그나로크가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에서 서비스되다 보니 그라비티도 여러 곳에 지사를 두고 있는데, 아시아권 사업의 핵심 지사가 대만에 위치해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만에 있는 게임사들과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왔고, 그 과정에서 대만의 게임을 여럿 접하게 되었다.


Q. '수집형 RPG'가 베이스가 되는 게임이다. 그런데 20종의 영웅은 수집형 치고는 꽤 적은 숫자로 보이는데, 따로 준비된 바가 있는 것인가?

수집형 RPG도 계보가 꽤 나뉘는 편인데, 버스트의 경우 기본적으로 '도탑전기'류 게임으로 보면 옳을 것 같다. 영웅의 조각을 모으고, 조합해나가는 방식을 통해 20종에서 꽤 다양한 갈래로 파생된다. 이렇게 파생된 영웅들은 AOS 모드에서도 각각 독립적인 캐릭터로 작동한다.



▲ 기본 영웅에서 파생되어 수가 늘어나는 형태가


Q. 게임의 두번째 축인 AOS 모드는 어떻게 구성되는 것인가?

기본적으로 2-3종의 영웅으로 '덱'을 구성해 스위칭해가며 컨트롤하는 방식이다. 대전 형태에 따라 2:2 모드와 3:3 모드로 나뉘는데, 모드에 따라 전장의 크기가 달라지는 변화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미니언, 필드, 타워, 영웅의 기본 요소들을 충실히 갖추고 있다. 앞서 말씀드렸듯 AOS 모드는 비동기식 멀티플레이로 진행된다.


Q. 그럼 최종적으로 유저가 즐기게 될 엔드 콘텐츠 순환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내부적으로는 '길드' 콘텐츠가 주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순히 '길드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땅따먹기식 세력전이 존재하고, 3:3 AOS 모드도 길드 단위로 구성될수 있다. 또한, 유물과 룬 등 장비 외 캐릭터 강화 요소도 길드 콘텐츠와 많이 관련되어 있다.



▲ AOS의 기본은 충실히 갖추고 있다.


Q. 두 달 전쯤 대만에서 '버스트'의 서비스가 종료되었다. 아무래도 개발사의 의지도 꺾이기 마련인데, 차후 업데이트는 차질 없이 진행되는가?

버스트가 대만에서 처음 서비스한게 2016년 말이었는데, 우리가 2017년 초에 계약했으니 사실 계약할 당시로는 그리 오래된 게임이 아니었다. 그런데 시간이 꽤 흐르다 보니 2년 가까이 서비스를 이어온 게임이 되었고, 그와중에 대만 서비스 종료 시기가 다가와버렸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2016년 출시 당시에도 적지 않은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었고, 이후 2년 간의 라이브 기간을 거치면서 꾸준히 콘텐츠가 추가되었기 때문에 출시 직후에는 당분간 콘텐츠 부족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개발사도 한국 시장에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마련된 콘텐츠의 양도 충분하지만, 앞으로도 다양한 추가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 콘텐츠는 이미 충실히 준비되어 있다.


Q. 그럼 '버스트'의 한국 서비스만 그라비티가 담당하게 되는 건가? 아니면 글로벌 판권도 가지고 있는 건가?

현재로서는 한국 시장에서의 서비스 판권만 가져온 상태이다. 글로벌 판권의 경우 여전히 개발사가 그대로 가지고 있다. '인터서브'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해드리자면, 대만에서는 30년이 가까이 존속중인 개발사이고, 직원 수만 해도 130여 명에 이른다. 단순히 개발만 하는 스튜디오가 아니다. 타 스튜디오의 작품을 퍼블리싱하는 경우도 더러 있고, 전체적으로 서비스하는 작품의 수는 두자릿수를 넘어선다. 때문에 회사의 안정성이나 개발력에도 딱히 의문을 가지지 않았고, 실제로 협업을 해 본 결과 걸리는 부분도 없었다.


Q. 12월 20일이면 '버스트'가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다. '버스트'를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어떤 점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가?

무조건 '안정성'을 우선으로 두고 있다. 우리 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그라비티가 서비스하는 게임들은 여러 운영 이슈를 겪어 왔다. 그러다 보니 매 번 운영 안정성을 신경쓰고 있는 상황이고, 유저분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거엔 많은 부분에서 부족했다는 점을 느끼고 있으며, 지금도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더 나아지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

업데이트 또한 내부적으로는 매주 업데이트를 기조로 잡고 있다. 몇 달에 걸쳐 대규모 업데이트를 하기보다는 2~3주에 한 번 신규 영웅을 공개하고, 매주 새로운 장비나 새 지역을 오픈하는 등 자잘하게나마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서비스 의지를 보여드릴 계획이다.



▲ 업데이트는 짧은 주기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질 예정


Q. 앞서 말했지만, 트렌드나 장르적 선호도 등 현재의 한국 모바일 시장은 '버스트'에게 그다지 친절한 시장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모바일 게임 유저분들이 '버스트'를 플레이한다면 어떤 재미를 느낄수 있을지 말해줄 수 있나?

AOS와 RPG의 복합 장르라는 점이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중점적인 아이덴티티이다. 하나의 게임에서 두 장르의 매력을 모두 느끼고 싶은 분들, 그리고 제대로 된 수집형 RPG에 대한 갈증을 가진 분들은 충분히 버스트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보통 그리 유명하지 않은 해외 게임을 수입한다 하면, 많은 분들이 대충 번역해서 몇 개월 서비스하면서 수익부터 내고, 내팽개치지 않을까 우려하시는데 말씀드렸다시피 버스트는 굉장히 오랫동안 준비한 타이틀이다. 그 기간 동안 내내 한국 게이머분들의 입맛에 맞춰 다듬어온 게임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오래 즐길 수 있는 게임일 거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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