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4만 명 참여한 '프렌즈타임', 솔직히 재밌었다

칼럼 | 정필권 기자 | 댓글: 24개 |



우승상금 100만 원. 목요일 평일 참가자만 146,130명. 금일(10일) 오후 12시, 첫 번째 테스트를 진행한 카카오게임즈의 '프렌즈타임'이 연습경기에서 보여준 기록이다. 간단한 규칙과 100만 원이라는 상금을 고려하더라도 매우 놀라운 수치임은 틀림없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프렌즈타임'은 새로울 것이 없는 게임이다. 기본적인 구조를 살펴보면 2017년 모바일 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퀴즈쇼 앱'들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다. 퀴즈 쇼 방식에서 그저 가위바위보로 룰이 바뀌었을 뿐이다. 퀴즈 앱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평가는 갈리겠으나, 분명한 것은 '이게 꽤 재미있고, 분명히 어느 정도는 게임의 영역에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이다.

작년 초, 북미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이 '퀴즈쇼 앱'이 큰 호응을 얻었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 퀴즈 쇼 형태의 문제 풀이를 제공하는 퀴즈 앱 'HQ 트리비아'는 미국 내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매일 특정 시간(보통 12시)에 퀴즈 쇼가 진행되며, 스탠딩 코미디언이 화면에 등장하여 쇼를 진행하는 것처럼 문제를 제시한다.

플레이어들은 이 쇼에 참여하고 최종 승자가 천 달러가 넘는 상금을 획득하게 된다. 문제를 하나라도 틀리면 즉시 탈락하는 구조이며, 탈락하더라도 최종 승자가 등장할 때까지 쇼를 시청하는 구조다. 단순 동시 시청자만 비교하더라도 회당 10만이 넘는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퀴즈 앱의 인기는 GDC 2018의 모바일 시장 결산에서도 언급될 정도다. GDC 2018 첫 키노트로 진행된 강연, '모바일 게임의 1년(The Year in Mobile Games)'에서 킹의 스티브 메레츠키(Steve Meretzky) 게임 부문 부사장은 퀴즈 앱을 2017년 주목할 만한 키워드로 뽑기도 했다. 이슈가 될 만큼 유저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시장 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을 내렸다.

또한, 한편으로는 몇 가지 측면에서 한계를 가진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기본적인 사용자를 확보하는 과정과 매 상금이 들어가는 특성상, BM 모델을 구축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기를 끄는 것은 맞긴 하나, '안착'했다고 표현하기 어려운 면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국내에도 2018년 초부터 퀴즈쇼 앱들이 연달아 출시됐다. 2018년 2월 6일 출시한 스노우의 '잼라이브', 2월 12일 출시한 '더 퀴즈 라이브',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큐' 등이 대표적이다. 동시 접속자도 7~8만 명가량 기록하는 등 2018년 중반까지 큰 호응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앱들은 앞서 설명됐었던 것처럼 사용자 확보, 수익 모델 등에서 많은 고민과 시도를 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상금을 매일 또는 정기적으로 지급한다는 특성상, 비용을 만회하기 위한 수익 창출은 퀴즈쇼 앱들의 숙명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카카오 게임즈는 '프렌즈타임'의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준비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뒤늦게 뛰어드는 셈인 만큼, 퀴즈쇼 형태를 벗어나 더욱 간단하게 룰을 바꿨다. 동시에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

먼저, 게임의 룰은 퀴즈쇼 앱보다 간단하고, 빠르게 승자가 나오게 바뀌었다. 대회가 시작되면 라이언이 '바위를 내야지' 또는 '바위는 안 내야지' 같은 심리전을 걸고, 참가자들은 가위 / 바위 / 보 중 하나를 선택한다. 라이언이 낸 팻말을 이기는 선택을 한 사람만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고, 최후의 승자가 나올 때까지 라운드가 이어진다. 이번 연습경기 기준으로 10라운드까지 진행됐고, 최후의 승자는 약 12시 6분 정도에 나왔다. 길어봤자 딱 10분 이내면 승자가 100만 원의 상금을 거머쥔다.



▲ 라이언을 이기면, 다음 라운드로 진출이다. 비겨도 탈락.

다음으로 가장 큰 장점인 '유저풀' 면에서는 당연히 다른 게임보다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은 여타 다른 앱들이 따라올 수 없는 요소들이니까. 게다가 HTML5로 게임을 제작하면서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났다.

그저 카카오톡만 설치되어 있으면, 몇 번의 터치만으로 바로 참여할 수 있다. 갑작스레 시작한 첫 테스트였으나, 14만 명이 넘는 기록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막대한 유저풀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상금 또한 카카오 페이를 통해서 지급되니, 카카오라는 브랜드 전체로 따지면 유저 증가를 기대해 볼 수도 있었다.

수익 면에서도 일단은 광고로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게임이 시작되기 직전 카카오 페이지 광고를 보여준 것을 보면, 앞으로 다른 광고를 송출하여 수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은 당연하다. 지금은 게임 시작 전 1회만 보여주고 있으나, 앞으로는 라운드별로 광고를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도 얼마 전 우리은행과 콜라보 방송을 진행한 '잼라이브' 처럼 다른 기업과의 홍보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시작부터 광고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를 미리 마련해둔 만큼, 활용 가능성은 충분하다.



▲ 광고 송출 그리고 간단한 룰. 일단 가능성은 열어두고 시작했다.

어찌됐던, 프렌즈타임의 첫 테스트는 성공적인 결과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 오늘 12시에 실제 참여한 사람들도 분명히 재미를 느꼈을 것이라 본다. 개인적으로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결과가 나오는 과정을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하이퍼 캐주얼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형태였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카카오게임즈의 남궁훈 대표는 SNS를 통해 공개한 신년사에서 "이것이 게임인가 싶을 정도로 가벼운 게임들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뒤, 이번 달 프렌즈타임의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알린 바 있다. 더불어, 카카오 게임즈 또한 2019년 키워드를 '대중'으로 잡고 새로운 시도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프렌즈타임의 테스트는 2019년 카카오 게임즈가 걸어나갈 새로운 시도와 방향을 보여준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매일 12시. 하루 10분 이내. 올해 초부터 극도로 캐주얼한 게임을 선보인 카카오 게임즈의 첫 번째 전략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본다. 구체적인 결과물과 의미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테지만, 게임의 간단한 형태에 비해서 의미는 매우 컸다. 카카오 게임즈의 2019년 첫 시도. 일단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 솔직히, 재밌었다. 다음 주 화요일에도 또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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