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트리머와 유저, 모두가 함께 했던 '니오베 연구실의 수수께끼'

게임뉴스 | 이평강 기자 | 댓글: 8개 |
'답답하고 안타까웠어요. 그런데, 흥미롭고 재미도 있었어요.'


지난주 수호자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웠던 것은 역시 니오베 연구실의 수수께끼였다. 니오베 연구실이 열리자마자 국내는 물론, 내로라하는 해외의 유저들까지 모두 EDZ에 위치한 니오베 연구실로 달려들었다.

사실, 대부분의 유저들은 길어야 2~3시간이면 수수께끼가 풀릴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동안 데스티니 가디언즈 안에 존재했던 비슷한 류의 수수께끼나 이스터 에그들도 모두 금방금방 풀어냈던 수호자들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번지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스트리머들이 1~4단계까지는 순조롭게 클리어하였다. 5단계도 비교적 빠르게 해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6단계였다. 그동안 볼룬더, 고파논, 이자나미 대장간 등에서 수집한 수많은 힌트들로도 답을 찾아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느새 해는 중천에 떠있었다. 계속된 시도에도 국내는 물론, 해외의 스트리머들까지 6단계의 해답을 풀어내지 못했다.



▲ XGladd를 포함한 유명 해외 스트리머들이 모두 나섰었다. (Credit - XGladd twitch)


한국 시간으로는 어느새 저녁 8시를 지나고 있었다. 과장 없이 말하지만, 트위치 스트리머인 XGladd가 한 숨 쉬고 고개 떨구는 장면을 한 수백번은 넘게 봤던 것 같다. 잠을 자는 모습도 보지 못했던 것 같다. XGladd 뿐만 아니라, 타 스트리머와 유저들 모두가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 순간, 'ninjjy'라는 스트리머가 6단계를 클리어했다는 소식이 커뮤니티와 각종 방송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XGladd의 방송을 보고 있던 유저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유저들이 ninjjy의 방송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ninjjy의 방송 시청자는 순식간에 만명이 훌쩍 넘어갔다.

ninjjy의 화면 좌측 상단에는 6단계를 클리어했다는 'level 7'라는 단어가 생생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해답은 이랬다. 3명이 모두 나비 문양 위에 서서 송곳니로 나무를 4회 이상 맞추는 것. 사실, 몇몇 유저들이 이 방법을 생각하기도 했었고, 실행에 옮기기도 했었지만 4회가 아니라 2~3회만 맞춘다거나 문양 위에 똑바로 서지 못하고 진행하여 클리어하지 못했던 방법이었다.




▲ 6단계를 클리어하고 포효하고 있는 ninjjy의 모습 (Credit - ninjjy twitch)


유저들은 드디어 마의 6단계를 깼으니 남은 단계는 또 금방 클리어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가졌다. 그런데 6단계는 연막이었던 걸까, '마의 6단계'라는 표현이 우스울 정도로 7단계는 그 이상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었다.

3갈래로 보호막이 나누어지는 것은 물론, 몬스터들도 무척 강력해서 어지간한 컨트롤이 아닌 이상 문양 단계로 가기도 전에 사망하기 십상이었다.

스트리머들이 어찌어찌 문양 단계까지 갔지만 수수께끼를 풀어내지 못했다. 3개의 검과 3개의 속성, 그리고 계단 밑에 상호작용되는 상자, 이미 충분한데 등장하는 특수 탄약까지.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해봐도 베르구시아 대장간으로 가는 문은 열리지 않았다. 더군다나 과연 7단계가 정말 마지막 단계인지도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니오베 연구실이 오픈한지 24시간이 가까워져 가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 결국 번지는 베르구시아 대장간을 오픈하되, 니오베 연구실의 수수께끼는 그대로 두고 보상도 남겨두겠다는 공지를 하게 된다.




▲ 뒤에서 지켜보던 번지가 결국 항복의 수건을 던져 주었다


베르구시아 대장간을 빨리 오픈하고 요툰과 이자나기의 짐을 획득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희소식이었지만, 스트리머들의 방송을 시청하면서 같이 응원했던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잠도 자지 않고, 밥 먹는 시간도 줄여가면서 고뇌하던 스트리머의 모습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베르구시아 대장간이 오픈된 당일, 스트리머들은 베르구시아 대장간의 오픈 유무와 상관없이 니오베 연구실의 퍼즐을 풀기 위해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하기 시작했다. 물론, 포기한 스트리머들도 있었지만 도전 정신이 투철한 몇몇 스트리머들은 다시 한 번 니오베 연구실의 문 앞에 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국내 스트리머들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출처 - 스테로이드 트위치)


그리고 니오베 연구실 오픈 3일 후인 1월 12일 드디어 XGladd가 마지막 7단계의 퍼즐 조각을 맞추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해당 영상에서는 그토록 고대하던 'Mission Complete'라는 두 단어가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었고, 우측 상단에는 클리어 보상인 고스트 의체와 문양도 함께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반가웠던 것은 환희의 박수를 치며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XGladd의 모습이었다. 그가 기쁘게 웃는 모습은 정말로 처음 봤던 것 같다.




▲ 환희의 추임새로 'xxking xxking'을 연신 남발하기도 했다 (Credit - XGladd YouTube)


'Mission Complete'의 주체는 분명 그와 그의 화력팀원들이었지만, 그들의 여정에 함께 했던 시청자들도 그들만큼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외는 물론, 국내 유저들도 그의 노력에 감탄하고 축하해주었다.

비단 XGladd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함께 했던 모든 스트리머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방송을 시청했던 유저들도 니오베 연구실 수수께끼의 여정에서는 모두 한 마음이었다. 방송 채팅창은 방법을 제시하는 시청자들의 채팅으로 쉴 틈이 없을 정도였다. 실제로 스트리머들도 시청자들의 의견을 참고하며 수수께끼 풀이를 진행하기도 했었다.




▲ 그의 유튜브 동영상에는 클리어를 축하하는 댓글로 가득했다 (Credit - XGladd YouTube)


퍼즐의 난이도가 너무 높아 보는 사람까지 지치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흥미진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누가 먼저 퍼즐을 풀 수 있을지 스트리머 5명의 방송을 동시에 켜놓으면서 지켜보기도 했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 국내 커뮤니에서도 실시간으로 퍼즐의 진행 상황이 올라오곤 했다. 그 상황을 지켜보며 유저들 사이에서 작은 토론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 데스티니 가디언즈를 떠났거나 싫증을 느끼던 유저들도 방송을 시청하며 다시 흥미를 가지는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를 즐기는 팬으로서는 사실 반가운 마음이었다.

이번 니오베 연구실의 퍼즐이 불러온 이슈의 스케일로 봤을 때, 이후에도 비슷한 퍼즐 방식의 퀘스트가 추가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약간의 난이도 조정이나 추가적인 힌트 장치 등이 필요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무엇보다, 사망하면 다시 1단계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은 가장 아쉬운 부분이기도 했다.




▲ '지칠줄 모르는'(tirelessly) 이라니..방송을 보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



이번 이슈는 이후의 데스티니 가디언즈도 더욱 기대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같은 수수께끼 방식의 퀘스트는 물론, 이스터 에그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스토리에 거는 기대가 특별하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케이드-6'의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감히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울드렌의 이야기는 100% 확실하게 남아있다. 이 이야기는 번지가 또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기대하고 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아직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 많다고 이야기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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