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심층분석 3부, 실망만 가득찬 실마엘 전장 꼭 이렇게 나와야 했을까?

게임뉴스 | 문원빈 기자 | 댓글: 120개 |
로스트아크에서 처음 선보인 길드 콘텐츠 '실마엘 전장'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프리뷰를 보면서 PvP를 좋아하거나 주간 레이드 이후 즐길 콘텐츠가 필요한 유저들은 새로운 재미를 충족시켜줄 거라는 기대를 한껏 품었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막상 출시된 실마엘 전장은 이러한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스펙이나 클래스 특성에 따라 극심하게 차이가 나는 현황부터 배틀 아이템과 각인 효과 등을 이용한 밸런스 붕괴는 "실망의 전장"이라는 부정적인 인식만 쌓이고 있다.

결국 스펙과 자본에 따라 결정되는 승부로 인해 대규모 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데, 순위에 따라 그간 유저들이 민감한 아이템과 버프 효과를 지급하는 바람에 유저 간의 '빈익빈 부익부' 상황을 더욱 커지게 만드는 콘텐츠로 전락하는 상황이다.




▲ 기대에 비해 실망이 큰 실마엘 전장



▣ 유저들에게 민감한 아이템과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보상으로 구성해야 했을까?

"전장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적용된다?"

실마엘 전장이 출시될 때 순위 보상이 가장 이목을 끌었다. 그중에서 공격력 5% 증가,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 6% 감소, 최대 생명력 3% 증가 등의 길드 버프 효과가 실마엘 전장 및 증명의 전장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적용되는 것이 이슈로 떠올랐다.

해당 효과들은 대부분 PvP(섬)이나 레이드 등에서 영향을 주는 것이다. 3~6%라는 수치를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렇게 크진 않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로 적용되는 버프 형식은 캐릭터의 능력치가 점점 올라갈수록 그 차이를 크게 만들기 때문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가까운 예시로 현재 아바타(영웅 등급)를 모두 착용할 경우 주 능력치 4%를 올려주는데, 이것도 초기에는 의미가 낮은 편이었으나 캐릭터가 유물 등급까지 성장한 현재 시점에서는 아바타의 착용 여부도 차이가 점점 벌어져서 필수라는 의견이 많다.




▲ 논란이 되고 있는 실마엘 전장 순위 보상


이러한 길드 혜택으로 인해 1위 달성이 다소 예정된 길드를 대상으로 길드원 자리를 고가의 현금으로 구매한다는 유저가 나타날 정도다. 길드 모집 인원이 최대 50명까지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인구가 적은 서버는 경쟁률이 낮아서 어느 정도 세력이 확보되면 항시 챙길 수 있다. 물론, 다양한 혜택 중에 1가지만 받을 수 있도록 콘텐츠를 여러 개로 구성됐긴 했지만, 결국 수많은 유저들 중 혜택받는 사람은 최대 50명뿐이라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다.

버프 효과 외에 다른 보상을 살펴보면 아크라시움 II, 각인서 랜덤 주머니, 실링, 룬 상자, 해적 주화 등을 볼 수 있다. OBT 시작부터 지금까지 유저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불만이 이어지는 아이템인데, 1~3위를 달성하면 해당 아이템들을 수십 개씩 지급하기 때문에 유저 간의 '빈익빈 부익부' 상황을 더 크게 만들고 있다.

차라리 캐릭터 육성 경험치 10% 증가, 정기선 비용 10% 감소, 선박 수리 비용 5% 감소 등과 같은 편의성 버프와 실마엘 전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영웅 등급 아바타로 먼저 시험했다면 어땠을까?

무엇이 됐든 소수의 유저들만 받는 보상이라면 불만이 나타날 수밖에 없겠지만, 기존부터 민감했던 아이템이나 버프 효과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반응이 훨씬 좋았을 거로 생각한다.




▲ 실링, 아크라시움 II와 같이 모두 유저들 사이에서 민감한 보상들로 구성됐다



▣ 꼭 밸런스 조정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출시해야 했을까?

"이 콘텐츠는 상위 유저들만 혜택받는 콘텐츠야?"

2월 13일 실마엘 전장이 출시했을 당시 유저들은 왜 실마엘 전장이 밸런스 패치 전에 나오냐는 의문을 품었다. OBT 트레일러를 보면 실마엘 전장은 많은 인원들이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여 승리를 얻어내는 대규모 PvP 전장으로 소개됐다.


▲ 로스트아크 OBT 출시 트레일러 영상


하지만 실제로 출시된 실마엘 전장은 길드 순위에 따라 특별한 보상이 주어지는 PvP와 PvE 콘텐츠로 분류가 나뉜 종합 콘텐츠였다. 이 말은 길드에 가입하길 원하지 않거나 1~2인 길드로 즐기는 유저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콘텐츠나 다름없다.

이와 관련하여, 스마일게이트는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돼도 리샤의 편지나 업데이트 노트에 유저들에게 미리 준비 시간을 주지 않아서 업데이트가 끝난 후 길드가 없는 유저들은 허겁지겁 길드부터 찾아야 하는 상황도 유저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았다.

물론, PvE에서 강한 클래스도 있고, PvP에서 강한 클래스도 있으므로 해당 방식이 나쁘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최종 콘텐츠인 주간 레이드를 공략하는 유저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필요도 있는 시점이었다.




▲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실마엘 전장이 출시되기 오래전부터 클래스 밸런스에 대한 논란이 계속 거세지는 상황이었는데, 정작 문제가 되는 밸런스에 대한 조치를 다음 주로 미루고 먼저 내놓은 것이 결국 유저들의 화를 더 돋우고 말았다.

2월 20일 업데이트로 실마엘 전장에 대한 개편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저들에게 산뜻한 첫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실패했다. 차라리 2월 20일에 적용된 밸런스 패치를 먼저 진행하거나 동시에 도입됐다면 현 상황보다는 괜찮았을 거라는 의견이 많다.




▲ 현재도 밸런스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 좋은 콘텐츠 구성에 꼭 배틀 아이템과 아이템 스펙이 필요했을까?

"겨우 HP를 줄여놓은 워로드가 정령의 가호로 순식간에 회복됐다..."

전장에 따라 파티 조합과 전략을 다채롭게 구성할 수 있는 점은 '전장'으로서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으며, PvP와 PvE에 특화된 스킬트리나 구성 조합을 위해서 토벌전과 쟁탈전 등 여러 콘텐츠를 구성했다는 점은 칭찬할만 하다.

특정 클래스가 많은 조합이면 유리한 상황을 금방 만들 수 있지만, 비슷한 실력을 가진 길드끼리 매칭됐다는 가정 하에 서로의 배틀 아이템이 모두 소모된 상황에선 치열한 대결 구도가 펼쳐지고 다양한 전략을 통해 승리를 쟁취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즉, 실마엘 전장 자체가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배틀 아이템, 아이템 레벨, 각인 및 룬 효과 등의 다양한 요소가 전장의 '규칙'과 불협화음을 이뤄 길드 경쟁 콘텐츠의 진정한 재미를 갉아먹고 있다.




▲ 순식간에 사라지는 토벌전 보스 현황


아마 실마엘 전장을 증명의 전장 규칙으로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PvP 전장을 기대했던 유저들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마엘 전장은 PvP 섬과 같이 배틀 아이템 사용과 각인 및 룬 효과가 모두 적용되는 전장이었다.

이런 것을 보면서 '메데이아'의 전투 규칙을 기반으로 배틀 아이템, 각인 효과, 아이템 효과 등을 제외하여 전투하는 것이 더 나았을 거라는 의견이 있을 정도로 해당 요소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콘텐츠 밸런스는 전혀 맞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각 통로를 이용한 기습 공격이나 거점 수성이 중요한 전장으로 생각했다


그렇다고 앞으로 실마엘 전장의 밸런스가 제대로 조정될 거라는 기대도 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너무 많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담겨있기 때문이다.

먼저 증명의 전장을 예로 들어보자. 증명의 전장은 캐릭터 스킬과 승리의 문장 그리고 전투 지역(시작 위치, 각 진영 간의 거리, 구조물)을 고려하면서 밸런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경쟁전 전투 지역 구조만 해도 시작 위치가 상, 하로 구성되어 위쪽에서 시작하는 파티는 UI로 상대 캐릭터가 가려지는 문제로 시야적 불리함을 안고 시작한다. 이 문제는 커뮤니티에서 오래전부터 개선 건의가 있었지만, 아직도 고쳐지지 않은 것 중 하나다.

승리의 문장은 말할 것도 없다. 밸런스 조정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3가지인 증명의 전장도 아직 유저들을 전혀 만족시키지 못했는데, 배틀 아이템, 각인 효과, 룬, 아이템 효과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는 실마엘 전장의 밸런스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그나마 주간 레이드 난이도 하향으로 배틀 아이템 시세가 다소 내려가긴 했지만, 높은 순위를 달성하기 위해 고가의 배틀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충당해야 하므로 실마엘 전장은 안 그래도 배틀 아이템의 스트레스로 가득 찬 유저들을 더 몰아붙이는 콘텐츠로 전락하고 말았다.




▲ [출처: 인벤 돼씸 유저 게시물] 다소 순위 편차가 심하게 연결되는 매칭 알고리즘



▣ 유저들이 원하는 실마엘 전장은 무엇일까?

"많은 유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현재 주간 레이드의 유물 등급 세트인 '새벽 어스름' 및 무기 연마 5단계와 장신구인 '시련의 관찰자' 연마 5단계를 획득하고 '생명을 파괴하는 유령선'에서 '잠재된 공포' 연마 5단계를 얻으면 캐릭터의 성장은 종료된다.

실마엘 전장이 순위 보상에 따라 캐릭터의 성장 속도를 돕긴 하지만, 캐릭터의 성장을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콘텐츠라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유저들은 "왜 실마엘 전장을 보면서 분노한 것일까?"

순위 보상 문제를 떠나서 가장 원하는 것은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경쟁 콘텐츠다. 단 하나의 전투 지역만으로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AOS 게임을 미뤄볼 때 결국 재미가 있다면 유저들은 계속 찾아와서 즐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순위 보상도 중요하지만 일단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


다만, MMORPG의 길드 경쟁 콘텐츠는 일명 '고인물' 콘텐츠로 전락하여 좋은 미래로 향하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 해당 현상을 가속화하지 않기 위해서는 배틀 아이템, 각종 아이템 효과에 치중된 것이 아닌 입문 유저와 숙련 유저 간의 스펙 차이가 극심하게 느끼지 않는 범위에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재조정이 필요하다.

이것을 해결한 후 적절한 순위 보상을 지급한다면 많은 길드들이 도전하면서 캐릭터를 한창 즐기고 있는 유저들도 유입되고 캐릭터 성장이 끝난 유저들도 다양한 유저들과 대결을 펼칠 수 있으니까 더욱 재밌는 환경이 조성될 거라는 의견이 많다.

물론 MMORPG에서 콘텐츠의 다양성도 중요하다. 커뮤니티에서 유저들의 게시물을 살펴보면 겉모습만 멋지고 내용은 볼품없는 것이 아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로스트아크만의 콘텐츠를 원하고 있다.

현재 실마엘 전장에는 지나칠 정도로 좋은 효과를 발휘하는 배틀 아이템 및 각인 효과 재조정, 캐릭터 능력치 보정, 특정 스킬 밸런스 문제, 순위 보상 개편과 함께 화력에만 집중된 토벌전이 아닌 무력화나 속도 등의 특화된 클래스에도 이점을 둔 다양한 방식의 토벌전 추가가 시급해 보인다.




▲ PvE를 위한 버프 범위 증가 변경으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 PvP 콘텐츠


※ 로스트아크 인벤에서는 2월 20일 이후 밸런스 패치에 대한 후속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실마엘 전장 외에 클래스 밸런스에 대한 의견을 댓글이나 '로스트아크에 바란다' 게시판에 공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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