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슈퍼애시드 신작 '마기아' 해보니 확실한 '기대작'

리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25개 |


⊙개발사:슈퍼애시드 ⊙장르: 액션 RPG ⊙플랫폼: 모바일 ⊙발매일: 2019년 예정

"Z축 이동이 없는 2D 횡스크롤 액션"

슈퍼애시드가 개발하고 넥슨이 퍼블리싱하는 모바일 RPG, '마기아'에 대한 소개를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눈에 들어온 단어였습니다. 전체 플랫폼을 놓고 봤을 때 Z축 이동이 없는 2D 횡스크롤 액션은 그리 낯설지는 않습니다. 다만 모바일로 한정했을 때는 상당히 드물었죠.

그뿐만 아니라 작년 초 '프로젝트 D'라는 명칭으로 공개됐을 때부터 틈틈이 선보였던 아트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서정적인 판타지의 느낌을 담은 원화와 아기자기한 캐릭터 그래픽, 그리고 원화의 느낌을 최대한 옮겨내면서 3D의 깊이감을 담은 스테이지 배경 등은 완성된 인게임의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었죠.

그리고 지난 6일, '마기아'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5개국에 소프트런칭을 진행했습니다. 한국어는 지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아쉽긴 했지만, 적어도 '마기아'가 구현하고자 한 감성과 액션은 미리 확인해볼 수 있었죠.



▲ 아쉽게도 한국어로 플레이할 수는 없었습니다


모험의 감성을 담은 그래픽, 인터페이스, 구성
사운드와 그래픽, 동선과 배경으로 담아낸 서정적인 판타지와 모험의 느낌




'감성'

흔히 2D RPG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기술이 발전해서 실사에 가까울 정도의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게 됐지만, 그럼에도 2D가 계속 호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죠. 특히 서정적이고 따뜻한 동화적인 감성은 2D를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유저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대체로 파스텔풍이라고 말하는 따뜻하고 서정적인 색감과 그에 걸맞는 캐릭터 일러스트, 디자인을 가진 2D 게임을 보고 그런 감성을 담았다고 이야기하곤 하거든요.

그 감성은 '프로젝트 D'였을 때 공개됐던 원화나 컨셉 아트에서도 일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기아'로 타이틀명이 확정된 이후, 캐릭터 디자인이나 일부 아트가 변경이 되긴 했지만 그 따뜻한 색감과 원화의 분위기는 살려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프로젝트 D였을 때와



▲ 현재의 '마기아'

실제로 플레이해본 '마기아'는 이 감성을 단순히 그래픽만으로 구현해낸 것이 아니라, 로비창의 구성을 통해서도 담아낸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선 로비의 구성부터 흔히 말하는 RPG 속 여행자의 동선을 담아냈습니다. 여관에서부터 시작해서 '마을로 가기' 메뉴를 통해서 마을로 간 뒤에 NPC들이 있는 건물들로 들어가서 NPC와 이야기를 하는, 우리가 익히 아는 그 동선 말이죠.

"이게 뭐 특별하냐"할지 모르지만, 배경이 넘어가는 연출과 퀄리티, 그리고 디자인을 통해서 전달하는 그 느낌은 사뭇 달랐습니다. 슬라이드가 넘어가는 듯한 연출에, 2D 캐릭터와 3D를 활용한 배경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팝업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한 화면에 모든 NPC 메뉴를 다 담은 게 아니라 좌우로 슬라이드해서 각 메뉴창을 찾아보도록 되어있는데, 슬라이드 할 때마다 근경과 원경이 따로 움직이는 것도 팝업처럼 느껴지게끔 연출을 가미했습니다.










이런 소소한 것들은 특별한 건 아니지만 좀 더 판타지의 감성과 마을의 느낌이 유저에게 전해지도록 하는 데에는 꽤 효과적이었습니다. 다수의 모바일 MORPG는 대체로 한 화면에 모든 메뉴를 다 담아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로비 배경도 한 화면에 다 들어오도록 설계하고요. 그래서 편의성을 확보하긴 했지만 어떤 마을에 있다, 이런 느낌을 주기엔 불충분했습니다. 그렇지만 '마기아'는 이런 틀에서 벗어나고, 여기에도 연출 등 힘을 실어주면서 그 느낌을 한 층 살려낸 게 눈에 띄었습니다. 캐릭터가 직접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마치 이곳저곳 다니면서 NPC를 만나는 것처럼 느끼게끔 말이죠.

여기에 빠른 스토리 진행을 원하는 유저들을 위해서 모바일 MMORPG식 퀘스트 진행을 더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스토리를 진행하려고 일일이 마을에 들려 NPC한테 가는 번거로움을 줄였죠. 다만 퀘스트가 없을 때 NPC 메뉴를 활용하려면 마을에 들려야만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편리함과 감성, 두 가지를 적절히 갖추고자 시도했죠.

또 기존에 MORPG의 '활동력'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석한 것도 인상깊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활동력은 소모한다는 개념이지만, '마기아'에서는 정반대의 개념이거든요. '마기아'에서 주인공은 각자의 이유로 길을 떠났다가, 영수 럭스와 만난 뒤로는 세상을 어지럽히는 힘인 '카르마'를 정화하기 위한 모험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마기아'에서는 활동력으로 풀어냈습니다. 몬스터들을 처치하면 영수들이 카르마를 흡수하게 되는데, 이게 일정 수치 축적되면 모험을 더 할 수 없도록 한 것이죠.

모험을 더 하기 위해서는 영수 메뉴에서 카르마를 정화해야 합니다. 그런데 정화는 하루에 한 번 즉시 실행이 되지만, 두 번째부터는 일정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 시간을 유료 재화나 특정 상품으로 단축시킬 수가 없죠. 이는 기존과 다른 방식이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여지가 있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를 세계관과 설정에 잘 대입해서 풀어내면서 설득력을 더했죠.









▲ 한 번 정화하고 나면 창이 활성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며, 이를 단축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리고 유저가 한 계정으로 모든 캐릭터를 다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각자의 이야기를 보기 위해서 여러 계정을 돌릴 필요 없도록 말이죠. 또 카르마 수치는 계정에서 공유하지 않고 각 캐릭터마다 따로 저장됩니다. 즉 어느 한 캐릭터가 카르마 수치가 꽉 차서 플레이할 수 없으면, 그 시간 동안 다른 캐릭터를 플레이하면 되도록 한 것이죠. 이렇듯 편의성과 모험의 감성을 적절히 느끼게끔 배분한 구성이 인상깊었습니다.



Z축 없이 구축한, 각 캐릭터별 특징 있는 액션
대공기와 공중 콤보, 겹치는 판정을 활용한 회피 등 특유의 액션을 보여주다




Z축이 없는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은 드물지 않다고 했지만, Z축이 있는 게임과 비교하자면 숫자가 적습니다. 거기다가 모바일에서는 더욱 더 드물기 때문에 유저에게 낯설 수 있죠. 뿐만 아니라 이동과 회피, 공격에서 한 축을 없앨 때 주어진 제약은 생각보다 큽니다. 움직임의 폭이 줄어들고, 연출의 범위도 제한이 걸리기 때문이죠. 더 세밀한 액션을 위해서는 판정도 세세히 고려해야 합니다.

'마기아'는 이 제약 속에서도 다양한 액션을 구현해냈습니다. 그 요소들을 살펴보면, 우선 대공기와 공중 콤보가 있습니다. 2D 격투 게임에서 자주 듣게 될 단어이긴 하지만, 이를 2D 횡스크롤 액션 속에서 녹여냈죠. '마기아'에서는 가상 조이스틱을 위로 누른 상태에서 일반 공격을 누르면 모든 캐릭터가 특유의 모션과 함께 대공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적절히 활용해서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적들을 처리하거나, 공중 콤보를 이어나갈 수 있죠.










공중 콤보는 상대를 띄운 뒤 점프해서 추격하는 콤보와 지상에서 상대가 떨어질 때를 노리는 콤보 두 가지가 모두 가능했습니다. 특히 모든 스킬이 지상에서뿐만 아니라 공중에서도 동일하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타이밍과 거리만 맞춰서 버튼을 누르면 쉽게 연계를 할 수 있었죠. 일반적으로 추격 콤보는 캐릭터의 낙하 시간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마기아'에서는 일반 공격이나 스킬을 사용하면 그만큼 캐릭터가 오래 떠있기 때문에 훨씬 쉽게 콤보 활용이 가능했죠. 또 공중에서 회피 버튼을 누르면 공중 대시를 하는 만큼, 이를 적절히 활용해서 콤보를 더 이어나갈 수도 있었습니다.

각 캐릭터들은 스킬만 다른 게 아니라, 각자 전투 스타일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심지어 시스템도 다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춰서 콤보나 운영도 완전히 달라졌죠. 예를 들면 마법 검사 클래스인 아이덴은 일반 공격을 하면 스태미나 수치가 올라가고, 이를 소모해서 특수 공격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이 특수 공격은 진전에 일반 공격을 몇 번 입력했나에 따라서 공격 패턴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마치 무쌍류 게임에서 채택한 일반 공격-특수 공격처럼 말이죠. 검사인 만큼 원거리 스킬이 적은 대신, 적을 경직시키거나 띄우는 기술이 많기 때문에 콤보를 이어나가기가 비교적 쉬웠습니다.








배틀 메이지인 칼리라는 일반 공격은 근접기지만 원거리에서 견제하는 스킬과 근거리 스킬을 균형 있게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특수 능력인 '드라카스'를 활용하면 일정 시간 스킬 쿨이 비약적으로 짧아지기 때문에 순간 폭딜도 가능하죠. 다만 아이덴과 비교하면 적을 경직시키는 기술이 적고, 드라카스를 활용하려면 게이지를 풀로 채워야 하는 만큼 원할 때 바로바로 쓰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상급자용 캐릭터인 정령 마법사인 레타는 유일하게 일반 공격이 원거리입니다. 얼음과 전기 속성의 정령 마법을 활용하고,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정령들을 배치하게 되죠. 그 정령 근처에서 특수 능력을 활용하면 정령이 사라지면서 추가로 데미지를 입히죠. 일반 공격이 원거리인 대신에 하단을 기어다니는 벌레나 일부 적들에게 종종 일반 공격 연계가 잘 안 들어가는 제약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반 공격과 스킬을 적절히 배합하고, 여기에 콤보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정령을 사전에 배치해두는 것도 필요한 캐릭터였죠. 격투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설치계 캐릭터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 스킬을 사용하면 정령들이 배치되고, 특수 공격으로 활성화해서 콤보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이렇듯 각자가 판이하게 다른 스킬 구성과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플레이의 양상도 달랐습니다. 뿐만 아니라 회피의 최대 충전 횟수도 아이덴이 3회, 칼리라가 2회, 레타가 4회로 각 캐릭터마다 달랐죠. 자연히 적의 패턴을 피하고 공격하는 요령도 캐릭터마다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회피가 없어도 적의 공격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갖춰놓았기 때문에, 급하면 이를 활용할 수도 있었습니다. 공격할 때를 제외하면 충돌 판정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서 적과 겹쳐있다거나, 공격 판정이 발생하기 전에 반대편으로 슥 지나쳐서 피할 수 있었죠. 혹은 점프해서 피하거나 혹은 사거리 밖으로 도망갔다가 다시 오는 식으로 피하는 것도 방법이었습니다.

자동사냥은 있긴 한데, 효율이 상당히 좋지 않습니다. 우선 스킬을 사용하기는 하는데 일반 공격을 일정 횟수 이상 쓴 다음에 콤보의 마지막에만 스킬을 씁니다. 그리고 회피를 아예 사용하지 않죠. '마기아'의 스테이지 레벨 디자인을 보면, 몹들이 생각보다 셉니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다운이 되는 경우가 극히 없고 스킬 사용할 때 슈퍼 아머 판정을 받지 않습니다. 즉 몹한테 공격받으면 스킬이 중단이 되고, 한 번 맞기 시작하면 계속 두드려맞게 되죠.

일반 공격은 몹한테 맞아도 대부분 상관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지만, 역으로 말하면 자동사냥 때는 몹한테 맞던 안 맞던 피하지 않고 패턴을 계속 이어가기 때문에 체력이 훅 깎이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클리어한 스테이지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고, 반복 전투는 1장이 끝나고 나서야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활동력을 축적해서 소모하는 개념이 아니라 오염된 기를 일정 수준까지 흡수한 뒤 정화한다는 개념인 만큼, 반복 사냥도 타 게임에 비해서 제약이 있는 편입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요소들
PVP와 캐릭터 밸런스, 그리고 아직 추가되지 않은 콘텐츠들은 변수다

지금까지 언급한 것만으로 충분히 국내에 출시해도 괜찮을 정도였습니다. 다만 아직 '마기아'에서는 미구현된 것들이 몇 개 있었고, 플레이하면서 조금 불안정한 것들도 있었습니다.

우선 네 번째 캐릭터가 캐릭터 선택창에 있긴 한데 아직 사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가디언 나이츠'라고 클래스명만 개방된 상태죠. 난이도로는 보통 수준이고, 유일하게 적 공격을 방어하는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프리뷰 창 영상을 통해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PVP가 메뉴에는 있는데, 아직 구현이 되지 않았죠. 캐릭터별로 난이도나 스타일이 판이하게 다른 만큼, PVP에서는 이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PVE 콘텐츠도 파티나 클랜 메뉴는 있지만, 최종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레이드가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 아직 추가되지 않은 제 4의 클래스, 가디언 나이츠



▲ 파티 메뉴가 있긴 하지만



▲ PVP나 파티가 같이 즐길 레이드 등은 아직 추가되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 '다른 세계'라고 명명한 콘텐츠도 개방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PVP나 레이드, 네 번째 클래스와는 달리 아예 어떤 언급도 없는 만큼, 어떤 콘텐츠인지 추측하기가 어렵죠. 일반적인 MORPG와 달리 요일던전이나 무한의 탑도 없는 '마기아'이기 때문에 기존의 잣대로 섣불리 추측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요.




게임 내의 완성도와는 조금 동떨어진 문제지만, iOS의 경우 계정 연동이 원활하게 되진 않습니다. 우선 처음엔 게스트 계정으로 우선 접속되거든요. 구글 계정으로 접속하려면 일단 로그인한 뒤에, 캐릭터를 선택한 후 메뉴에서 설정-계정 창으로 가서 구글 계정으로 바꿔주고 재접속해야 했습니다. 한 번 계정 연동했다고 끝이 아니라 잊을만 하면 한 번 이 과정을 진행해줘야 했고요.

또 종종 폰트가 깨지는 오류가 발생하는 데다가, 점검도 꽤 잦은 편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요소들을 사전에 체크하기 위해 소프트런칭을 한 만큼, 국내 출시 때는 개선이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감성과 액션을 동시에 담아낸 '마기아'
아직 다 나온 것은 아니지만, 한국어로 즐길 그 날이 기다려진다


"그래서 국내 출시는 언제인가요?"

좀 과장해서 말하는 것 같지만, '마기아'를 즐기면서 줄곧 든 생각이었습니다. 아직 보완할 점은 있지만 충분히 기대를 갖게 만드는 게임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아쉬움에 대해서 몇가지 이야기 하자면 우선 피격 시나 공격 시에 캐릭터의 리액션이 적어서 타격감이 좀 밋밋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캐릭터가 다운이 되는 경우가 좀처럼 없다보니 때로는 '이거 적들이 때리는 거 맞나?' 싶기도 했죠. 캐릭터가 정말 아주 가끔 신음을 내기도 하고요. 적도 반응이 적어 콤보를 넣는 재미는 있지만, 적을 때린다는 재미를 느끼기엔 좀 부족했습니다.



▲ 그나마 쫄몹은 리액션이라도 있지만, 보스는 아예 없어서 때론 데미지가 잘 안 박히는 느낌이 듭니다

모험의 느낌을 살린 로비의 구성에, 뻔한 파밍 콘텐츠를 없앤 시도는 좋았습니다. 다만 육성의 효율이라는 측면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이었습니다. 기존 모바일 게임들이 로비 메뉴를 한 화면 안에 들어가도록 잡은 이유는, 캐릭터 육성의 효율성을 강조했기 때문이거든요.

물론 모바일 MMORPG의 방식을 일부 차용해서 퀘스트 진행 동선을 줄였긴 합니다. 다만 그 외 NPC 메뉴는 예전 RPG처럼 마을 안에 있는 NPC와 직접 만나게 하도록 하고, 그 과정을 한 화면 안으로 다 밀어넣지 않았죠. 장비 제작 같은 것도 메뉴창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직접 제련소에 가서 NPC와 대화하는 과정을 필히 거쳐야 하는 방식입니다. 퀘스트와는 달리 동선 단축하는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또 육성 효율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사뭇 다른 활동력 시스템이 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도 궁금해졌습니다.



▲ 퀘스트는 메뉴에서 바로 확인하고 진행할 수 있지만



▲ 장비 제작하려하면 마을을 거쳐서 제련소로 가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다른 것들을 게임 속에서 녹여내려는 시도와, Z축이 배제됐는데도 다채로운 액션은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사실 그 요소만 보면, 지금 출시가 되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였죠. 특히 액션은 앞서 말한 대로 타격감이 그리 좋지 않지만, 이를 가볍게 무시할 정도로 콤보를 설계하는 맛이 뛰어났습니다. 좀 과장되게 이야기하면, 2D 격투 게임급의 정교한 콤보 액션을 모바일 MORPG에 맞춰 쉽고 간편하게 넣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 가면 갈수록 콤보로 적을 계속 몰아치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스토리 전개는 다소 클리셰가 있긴 했지만, 적어도 흔히 말하는 천계와 마계의 대립 이런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영수 럭스가 설명하는 '마기아'의 세계관을 참고해서 언급하자면 창조주 펜토스가 별마다 심은 힘의 근원, '마기아'를 어떤 요정들이 힘을 얻기 위해 잘못 건드리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 일로 인해서 세상을 어지럽히는 힘, '카르마'가 생겨났죠. 이를 정화하기 위해서 영수들과 모험가들이 나서게 되고, 그 중 영수 럭스와 모험가 루터가 카르마의 핵심까지 다가가는 데 성공하지만 결국 실패합니다. 그렇지만 대천사의 힘으로 원점으로 돌아가고, 플레이어가 고른 다른 모험가가 대신 그 모험을 진행하게 되죠. 그 모험가들이 현재까지는 기억을 잃은 검사 '아이덴', 힘을 되찾고자 여행을 떠난 용족 마법사 '칼리라', 정령과 함께 모험을 즐기러 길을 떠난 '레타' 이 세 명인 셈이죠.


다만 가장 아쉬웠던 것은, '마기아'가 국내 개발사에서 만든 게임이었는데 한국어로 플레이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소프트런칭한 게임들 다수가 국내 출시 전에 테스트 개념이기 때문에 한국어를 지원하지만, '마기아'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아주 어려운 영어를 쓴 건 아니기 때문에 스토리는 차분히 읽어나가면 해석할 순 있긴 했습니다. 콘텐츠도 큰 틀에서 벗어난 건 아니라 금방 적응될 수 있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국내 게임사의 게임을 영어로 해야 하는 이질감이 큰 건 어쩔 수 없었죠. 볼 때마다 한국어로 즐기고 싶다, 계속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독특한 액션과 감성이 있는 그래픽, 그리고 '카르마'에 오염된 세계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여행자의 이야기를 그려낸 '마기아'를 온전히 한국어로 즐길 수 있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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