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X.D.글로벌의 날개 없는 '추락'

기획기사 | 원동현 기자 | 댓글: 75개 |
한국 러쉬의 선봉장과 같았던 중국 퍼블리셔 X.D.글로벌이 위기에 빠졌다. 과거의 영광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그 존재감이 크게 희미해졌다. 2018년 이후로 눈에 띄는 히트작이 전무하고, 전체적인 매출 역시 크게 하락했다. 범람하는 모바일 게임 속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과거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3위까지 기록했던 소녀전선은 현재(3월 14일 기준) 6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7년 지스타에서 야심차게 선보였던 벽람항로는 178위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밖에 테이스티 사가(269위), 얼티밋 스쿨(274위), 에란트: 헌터의 각성(261위), 제5인격(128위), 파이널 히어로즈(323위) 등 대다수의 게임은 200위권 중후반대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소녀전선을 필두로 강렬한 출사표를 던지며 중국발 게임의 위력을 알린 X.D.글로벌, 끊임없이 성장할 것만 같던 그들이 멈춰선 이유는 무엇일까?


화려했던 XD의 과거
중국발 서브컬쳐 게임 시대의 도래



▲ 이례적일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둔 '소녀전선'

지난 2017년 중순, 이름도 낯선 'X.D.글로벌'이 한국에 들어왔다. 소녀전선이라는 서브컬쳐 게임을 들고 조심스레 찾아왔다. 별다른 홍보도 없이 게임을 런칭했을 뿐인데, 독특한 게임성과 '착한 과금'이 시너지를 내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 출시 1주일 만에 매출 탑10에 진입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철옹성 같던 기존 게임 라인업에 금을 낸 것이다.

소녀전선의 대대적인 성공은 게임 업계에 일대 파란을 불러왔다. 마니아 장르로 알려져 있던 서브컬쳐 게임이, 더군다나 낯선 퍼블리셔를 통해 들어온 중국발 게임이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점에 업계는 주목했다. 여타 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충성도 높은 팬층이 형성됐고, 게임을 총괄한 우중 PD가 스타로 떠오르는 등 여러 이례적인 현상을 만들어냈다.

X.D.글로벌은 이러한 성공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굉장히 타이트한 스케쥴로 차기작을 발표했다. 지난 2016년 전세계에 공개되며 게임 개발자들을 경악시킨 붕괴3가 그 주인공이었다. 유니티의 한계까지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놀라운 퀄리티의 그래픽과 액션성 덕에 한국 내에서도 알음알음 팬층이 형성되어있던 작품이다.

붕괴3 역시 출시 직후 양대 스토어 매출 상위권에 진입했다. X.D.글로벌은 그야말로 순풍에 돛을 단 듯 순항을 시작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며 잡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검열, 번역, 운영... 끊임없는 잡음
"한국 지사 설립한다"

지난 10월경, 소녀전선은 게임 내 고수위 일러스트를 해금하는 소위 '666코드'가 문제로 대두되며 게임위로부터 직권재분류를 받은 바 있다. 결과적으로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았으며, 퍼블리셔인 X.D.글로벌 측은 이를 회피하기 위해 게임 내에 '666코드'를 삭제했다.

문제는 소녀전선은 이러한 일러스트가 게임 내 핵심 요소로 꼽힌다는 점이다. 돌연 검열 일러스트로 게임을 즐기게 된 기존 유저들은 당연하게도 이러한 사태에 큰 불만을 드러냈다. 게임위의 평가가 불공평하다는 이야기 역시 나왔지만, 가장 크게 대두된 것은 X.D.글로벌의 지사 설립 문제였다. 정식으로 청소년 불가 등급을 받고 서비스를 하기 위해 X.D.글로벌이 한국 지사를 시급히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X.D.글로벌은 인벤과의 통화에서 한국 지사를 설립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확실한 것이냐는 질문에 '반드시(肯定会的)'라고 재차 답을 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 약속은 현재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 그 때의 약속은 어디로?

번역 역시 문제로 불거졌다. 게임 내에 크고 작은 번역들에 오류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기 시작하며 논란이 야기되기 시작했다. 또한, 해당 번역을 담당한 인원들이 전문 인력이 아닌 유저들 사이에서 기용된 것이 알려지며 X.D.글로벌이 너무 무책임한 게 아니냐는 비판 역시 불거졌다.

이러한 X.D.글로벌의 안일한 행태는 다른 게임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벽람항로'는 특이하게도 서브 카페 매니저를 일반 유저 사이에서 여럿 뽑아 관리를 맡겼으나, 이 역시 관리자 간의 친목으로 이어지며 파국으로 치달았다. 인력을 아끼고, 최대한 싸게 장사하기 위한 속셈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X.D.글로벌의 이미지는 무성의한 운영과 불통, 그리고 무책임한 매니저들의 언동으로 인해 나날이 떨어져만 갔다.



▲ 구글 매출 50위권 내에 X.D.글로벌의 게임이 없는 상황(3월 14일 기준)

실제로 이러한 이미지를 그대로 증명하듯, X.D.글로벌은 '소녀전선'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야심차게 선보인 '벽람항로' 역시 출시 초기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이 하락해 현재 구글 기준 100위권 정도의 성적을 보이고 있으며, '붕괴3'는 개발사인 미호요 자체 서비스로 넘어간지 오래다. 대표작인 소녀전선 역시 현재 50위권 정도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하향세는 테이스티 사가 출시 이후 두드러졌다. 지난해 10월 한국에 선보인 테이스티 사가는 여성 유저와 남성 유저 모두를 아우르는 독특한 게임성과 일러스트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러한 기대에 못 미치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양대 스토어 모두 매출 10위권의 벽을 넘지 못했으며, 현재 매출 200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후 선보인 얼티밋 스쿨, 제5인격 모두 현재까지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X.D.글로벌의 흥행가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지켜지지 않은 약속, 차기작은 과연?
메가히트작 '랑그릿사 모바일', '라이프 애프터'




X.D.글로벌이 현재 쥐고 있는 검은 두 자루다. 한 자루는 랑그릿사 모바일, 또 한 자루는 조만간 서비스를 시작할 라이프 애프터. 두 게임 모두 중화권 내 메가히트작이다.

특히 랑그릿사 모바일은 국내 유저들 사이에서도 알음알음 입소문이 퍼졌을만큼 탁월한 원작 구현과 게임성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라이프 애프터는 중국 내에서 명일지후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며 중국 내 매출 상위권에 오른 바 있다. 현재까지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특유의 작품성을 입증하고 있다.

문제는 X.D.글로벌의 운영 능력이다. 제 아무리 좋은 재료라 한들, 사용자의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볼품없어지기 마련이다. 과거 벽람항로와 소녀전선 서비스 과정에서 보여준 미숙한 모습들이 그대로 반복된다면, '메가히트작'이라는 타이틀 역시 유명무실해질 수 밖에 없다.

한국 유저들이 X.D.글로벌을 신용할 수 있는 계기를 심어줘야 한다. 확실한 변화와 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위기의 X.D.글로벌, 왕도를 걸어라
유저와의 약속을 지킬 때




X.D.글로벌의 위기는 자명해 보인다. 1년이 넘도록 별다른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 기존 히트작의 매출 지속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 모두 퍼블리셔에게 치명적인 지표다.

이러한 위기가 도래한 배경은 복합적이다. 서브컬쳐 관련 게임이 소녀전선 이후 범람했으며, X.D.글로벌의 여러 운영 문제가 게임 전반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나 가장 큰 문제는 이젠 믿지 못할 퍼블리셔라는 이미지다. 신뢰가 깨졌다. 한국지사 설립 상황은 어찌된 영문인지 진척 상황을 알 도리가 없고 그와 별개로 런칭되는 게임마다 별다른 케어없이 방치되고 있으니 유저들도 믿고 게임하기가 두려운 것이다.

운영의 기본은 신뢰다. 대체제가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사람들은 믿을 수 없는 운영사에 시간도 돈도 투자하지 않는다. 현재와 같은 미숙한 운영이 지속된다면, 한국 게이머들은 등을 돌릴 것이 분명하다. 지금이라도 보다 진중한 모습을, 보다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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