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긍정적 생태계 파괴자, 지각변동 가져온 차세대 황제 '박인수'

기획기사 | 김홍제 기자 |




2019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 결승전은 오는 23일 오후 3시부터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시즌 결승전은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많은 관람객을 수용하기 위해 약 10년 만에 e스포츠 경기장이 아닌 외부 행사장에서 대회가 진행된다. 총 1,600석의 규모고 예매 시작 1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그만큼 카트라이더 리그의 열기가 뜨겁다는 증거다. 모든 스포츠의 흥행요소 중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라이벌'이다. 정상급 선수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게임 본질의 재미보다 더 재밌는 경우도 있다. 한동안 카트라이더 리그는 문호준과 유영혁이라는 2강 체재였다.

하지만 작년부터 신성 박인수의 등장으로 판도가 완전 바뀌었다. 사실 박인수는 자신의 실력에 예전부터 자신감을 나타냈다. 2017년 1월 듀얼레이스 시즌2 당시 인터뷰를 돌이켜보면 스피드전에 자신이 있는 편인지에 대한 질문에 "리그에서는 내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온라인에서는 유영혁, 문호준 선수에게 지지 않는 경기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어렴풋 기억을 떠올려보면 당찼다. 하지만, 이미 카트 리그는 문호준과 유영혁이라는 절대 무너질 것 같지 않던 철옹성 두 명이 버티고 있었기에 박인수의 당찬 포부가 크게 와닿진 않았다.





박인수의 데뷔 년도는 2015다. 신예라고 부르기에는 애매하지만, 문호준과 유영혁 체재로 굳어지던 카트라이더 신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대회에서 본격적인 기량이 상승했던 시기는 2018년 8월 16일부터 9월 15일까지 펼쳐진 2018 카트라이더 리그 듀얼레이스X다.

체계적인 연습을 할 수 있는 팀이 얼마 없었는데, 박인수는 박인재 감독이 이끄는 락스 게이밍에 합류하며 합숙과 체계적인 연습으로 주행 및 몸싸움, 그리고 자신만의 센스 플레이 등 실력이 빠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유영혁과 맞대결에서 승리하더니 결승에서는 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팀원인 김승태와 한승철이 패배하며 1:3으로 몰린 상황, 배성빈을 잡은 박인수는 카트 황제 문호준과 만났다. 트랙 역시 문호준이 이해도가 높을 법한 해적 로비의 전투. 여기서 박인수는 보란듯이 문호준을 꺾고 3:3을 만들더니 마지막 대결에서 박도현까지 잡아내며 트리플 킬로 4:3 우승의 주역이 된다.



그리고 바로 1주일 전 이미 개인전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던 박인수. 결과적으로 듀얼레이스X 개인전과 팀전 모두를 박인수의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카트 황제'라는 칭호의 문호준, 그리고 그를 대적할 유일한 남자처럼 보였던 유영혁의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내버렸다.

박인수는 굉장히 공격적인 주행을 펼치는 선수임에도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치는 선수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안정감까지 겸비하며 기계 같은 주행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2019 첫 시즌, 문호준은 유영혁과 한팀을 이루며 역대급 최강 드림팀을 결성한다.

스피드전 뿐만 아니라 아이템전에서도 이은택-강석인이라는 라인업을 구축한 플레임, 이에 대적할만한 대항마가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런데, 세이비어스가 오히려 플레임을 연달아 잡아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세이비어스의 주역은 박인수다.

▲ 박인수가 선택한 자신의 TOP 5경기


선수들이나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 하길 '스피드전보다 아이템전 격차가 더 크다'였다. 결국, 세이비어스가 플레임을 격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피드전을 잡고 에이스 결정전에서 또 승리해야만 하는 게 일반적인 승리 공식이다.

실제로 세이비어스는 이런 승리 공식을 바탕으로 플레임을 계속 격파했다. 현재 폼은 문호준, 유영혁보다 박인수다. 경기 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세이비어스는 팀전에서 플레임과 두 번 만났는데, 모두 에이스 결정전에서 박인수가 문호준을 제압하며 따낸 승리였다.

박인수는 사고까지 설계하는 선수다. 잘 모르는 팬들이 지켜볼 땐 우연한 사고처럼 보이는 것들도 박인수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치밀한 설계였다. 주행 능력은 기본이고 몸싸움까지 최고의 폼을 보여주는 박인수. 문호준 시대의 종료를 알리고 박인수 시대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규 시즌 팀전 우승 타이틀이 필요하다. 준비된 황제 박인수, 그는 과연 문호준의 플레임을 꺾고 새시대를 이끌 차기 카트 황제로 군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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