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019] 2018년, 모바일 게임 시장에는 어떤 바람이 불었나?

게임뉴스 | 원동현 기자 | 댓글: 3개 |
금일(18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는 세계 최대의 게임 컨퍼런스 GDC가 개최되었다. 약 750개가량의 강연이 준비된 가운데, 오늘 오전 10시에는 모바일 게임 닥터로 유명한 데이브 롤(Dave Rohrl),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의 유안 그릴(Juan Gril), 그리고 인디 개발자 스티브 메레츠키(Steve Meretzky)가 자리해 ‘2019년 모바일 게임’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번 자리에서는 3명의 강연자가 번갈아가며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토막 강연을 진행했으며,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오는 모바일 게임의 변천사와 그 속에서 이루어진 각종 혁신들을 집중 조명했다.



▲ 왼쪽부터 스티브 메레츠키, 데이브 롤, 유안 그릴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스티브 메레츠키는 과거 모바일 게임 업계를 호령한 C&C와 캔디 크러쉬 사가와 같은 유명 작품을 언급하며 과거의 트렌드를 되짚었다. 이후 그는 현재 모바일 게임 업계는 크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게임이 로블럭스라고 소개했다.

로블럭스는 간단한 게임을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일종의 샌드박스 게임 플랫폼으로 PC뿐만 아니라 모바일 환경에서도 구동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한, 결과물의 인기에 따라 수익을 나눠주는 시스템 역시 있어 북미 등지에서 큰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2017년 초 처음 미국 내 앱 매출 순위에 등장, 2018년에는 탑10에 이름을 올렸으며 2019년에는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매출의 배경에는 ‘아이들’이 숨어있다. 요즘 아이들은 정말로 다양한 교집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마인크래프트, 클럽 펭귄, 해리포터 등등 이러한 관심사를 포괄적으로 집어낸 것이 로블럭스다.

세션 말미에 그는 성공에 우연은 없다며, 어린 친구들의 관심사를 정확하게 집어낸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진단했다.

이후 데이브 롤이 연단에 올라 ‘총과 배틀로얄들’이란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포트나이트를 대표적인 예로 꼽으며 지난 한해 모바일 게임 시장 역시 배틀로얄 열풍에 휩싸여있었다고 말했다. 포트나이트는 PS4뿐만 아니라 각종 플랫폼에서 골고루 좋은 성과를 거뒀으며, 스트리밍에서도 인기 콘텐츠로 떠오르는 등 여러모로 훌륭한 지표를 뽑아냈다고 평가했다.

포트나이트는 단순하면서도 화려하다. 100명이 펼치는 생존 경쟁에 다소 코믹한 요소를 얹었다. 여기에 자원을 통한 건축 기능을 도입하며 색다른 정체성을 갖췄다. 무기, 탄환, 각종 장비 등으로 TPS로서의 면모 역시 선보였다.

인게임 내 아이템인 감정표현이나 의상 역시 눈에 띄는 수익 모델이지만, 포트나이트의 가장 큰 수익 모델은 ‘배틀 패스’다. 배틀 패스는 플레이어의 레벨에 따라 다양한 보상을 부여하며, 이는 플레이어에게 목표를 부여해 참여도를 높이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 배틀 패스는 영리한 수익 모델이다

포트나이트의 가장 큰 난점은 조작 체계였다. 모바일 환경에서 대부분의 조작은 탭과 스와이프에 의존해야 하는데, 이는 화면을 가리기도 할뿐더러 조작의 정밀도 역시 물리적 컨트롤러를 활용하는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더군다나 플레이 타임 역시 상당히 긴 편에 속해 모바일로 플레이하기엔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게임으로 보였다.

그런데 포트나이트는 대대적인 성공을 거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데이브 롤은 62.7%가량의 포트나이트 유저가 24세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러한 나이대의 유저들은 게임과 게임 기기에 돈을 쓰기 힘들고, 자신이 원하는 때에 PC를 이용하기 힘든 점이 높은 점유율의 원인인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모바일 배틀로얄의 성공은 모바일이라 그런 것이 아니라며, 모바일에 국한된 배틀로얄은 더 이상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유안 그릴은 세대의 변화에 따른 페르소나의 변화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기본적으로 어떤 상품이든 주고객층이 될 것이라 기대하는 타겟 유저를 설정해두기 마련이다. 스마트폰이 처음 출시될 당시, 주된 타겟은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며, 보다 넓은 페르소나가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현재는 유아부터 노인까지 폭넓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게임 내 페르소나에도 영향을 끼쳤다.



▲ 모바일 환경이 성숙해지며, 유저 역시 다양해져간다

Igen, 소위 Z세대는 사회화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한 세대를 일컫는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모습을 보이며, 마약과 성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전반적인 발달 시기가 2년 이상 늦어지기도 한다.

오늘날 게임은 이러한 Z세대에게 결핍된 사회적 기능을 제공한다. 마쉬멜로의 포트나이트의 퍼포먼스 등이 좋은 예다. 즉, 오늘날 게임은 신세대에게 부족한 요소를 채워주는 영양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다시금 연단에 오른 스티브 메레츠키는 브롤스타즈를 소개하며 2번째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지난 한 해 놀라운 성과를 거둔 슈퍼셀의 브롤스타즈가 굉장히 고전적이면서도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게임 개발자라면 익숙할 고전적인 탑다운뷰, 긴장감을 높이는 시간 제한, 장탄수, 그리고 슈팅 게임의 클리셰인 리스폰 등 게임 내 여러 요소가 고전적이다.

브롤스타즈의 혁신은 다름 아닌 ‘조작 체계’에 있었다. 가상 조이스틱은 몇 년이나 이어져온 모바일 전통의 조작 체계지만, 브롤스타즈는 이동과 공격을 하나의 패턴으로 일관시켰다. 탑다운뷰를 통해 방향성을 단순화시킴으로서 이동과 공격의 감각을 통일시킨 것이다. 왼쪽 손가락을 앞으로 밀면 앞으로 이동하고, 오른쪽 특수 무기와 일반 공격 버튼 역시 앞으로 내밀면 앞으로 공격이 나가는 방식으로 제작한 것이다. 이는 굉장히 단순하지만, 놀라운 변화다.



▲ 방향성을 통일시킨 브롤스타즈의 조작 체계

콘텐츠 역시 다양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젬그랩, 바운티, 하이스트 등 다양한 모드를 제공하며 여기에 에너지 드링크, 메테오 샤워 등의 기믹이 추가되기도 한다. 또한, 같은 모드 내에 다채로운 맵을 구비해 반복적인 콘텐츠의 소화력을 한층 높였다.

게임의 전반적인 설계가 무과금 유저에게 친화적인 것도 대대적인 성공의 이유 중 하나다. 매일 제공되는 200개의 무료 토큰, 이벤트가 갱신될 때마다 얻을 수 있는 스타 토큰, 그리고 이를 통해 열 수 있는 대형 및 브롤 상자는 이용자에게 풍부한 보상과 함께 꾸준한 동기를 부여한다. 또한 상점의 끊임없는 세일 또한 유저를 붙잡는 요인 중 하나다.

스티브 메레츠키는 슈퍼셀이 또 한번 해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위대한 모바일 MOBA를 기다리고 있다며 모바일 시장에는 아직 발전의 여지가 남아있음을 암시했다.



! GDC2019 최신 소식은 박태학, 정필권, 원동현, 윤서호 기자가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직접 전달해드립니다. 전체 기사는 뉴스센터에서 확인하세요. ▶ GDC 뉴스센터: http://bit.ly/2O2Bi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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