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인터뷰] 헌터스 아레나, “일단 전투와 그래픽부터 평가받고 싶었다”

인터뷰 | 박태학 기자 | 댓글: 36개 |
어제 GDC 2019 인텔 부스에서 만난 김형태 멘티스코 부장은 끊임없이 몰려드는 외국 바이어 덕에 정신이 하나도 없어 보였습니다. "기자님, 오늘 시연자가 너무 많아 인터뷰가 어려울 것 같아요. 내일 한국관에서 다시 뵙는 게 어떨까요?"라는 대답을 듣고 숙소로 돌아온 뒤, 하루가 지난 오늘에서야 패드를 잡게 됐죠.

그리고 약 30분 정도 게임을 플레이해본 소감은...

아,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자그마한 국내 게임사에서 이 정도 그래픽과 연출을 보여줄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이 2개가 게임의 전부는 아니란 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냥 넘기기엔 '헌터스 아레나'의 외형이 너무 뛰어났어요. AAA급 콘솔 게임과 비교해도 전투와 연출도 면에서는 부족함이 없어 보였죠.

기사를 읽기 전, 제가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먼저 꼭 봐주셨으면 합니다. 현장 시연 버전을 촬영했기에 소리는 녹음되지 않았다는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시연하면서 알아낸 점, 그래고 개인적인 소감도 간략하게 적어보겠습니다. 물론, 개발중인 작품인 만큼, 정식 출시 버전과는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1. 시연 버전은 '태그 매치'만 플레이 가능했습니다. 실제로 해보니 거의 대전 액션 게임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정식 출시 버전에선 '프리 포 올' 모드가 핵심 콘텐츠라고 합니다. 50명이 한 전장에서 싸우는 배틀로얄 시스템을 채용했고, MOBA의 부쉬 시스템도 들어가 있습니다.

2. 전체적으로 동양적인 색채가 강합니다. 배경 디자인은 물론, 캐릭터 외형 역시 동양풍입니다. 모델링 완성도는 아주 높습니다.

3. 전투 시스템도 대전액션을 간소화한 모습입니다. 약공격, 강공격, 회피, 캐릭터 교체 버튼이 있고, 특수공격 스킬이 4개 필살기 스킬이 1개 있습니다. 공격이 명중할때마다 필살기 게이지가 조금씩 쌓이는데, 이게 다 차면 강력한 한 방을 먹일 수 있습니다.

4.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약공격과 방어 키의 단일화입니다. 평소엔 그냥 약공격 나가는데, 적이 공격하는 타이밍에 맞게 약공격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방어 태세로 전환합니다. 타이밍이 완벽하게 맞으면 카운터를 먹일 수 있는 연출이 발생합니다.

5. 강공격은 느리지만 방어할 수 없고, 제대로 맞춘다면 적을 공중에 띄울 수 있습니다. 띄워진 적에게 약공격 몇 방 먹인 후, 여러 스킬을 사용해 큰 대미지를 먹일 수 있습니다. 철권의 공중 콤보 생각하면 됩니다.

6. 연출이 화려한 반면, 캐릭터의 동작과 이펙트는 상당히 절제된 편입니다.

7. 배경에 공을 들인 모습이 눈에 띕니다. 태그 매치 전장은 총 3개였는데, 첫번째 전장에선 바닥의 꽃잎이 물리엔진에 따라 흩날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두 번재 전장의 물웅덩이 역시 뛰어난 효과를 보여줬습니다. 마지막 설원 전장은 발자국 표현이 그랬고요.

8. 여성 캐릭터가 하나 있었는데, 차크람을 무기로 사용합니다. 스킬 연출 방식이 기존에 볼수 없었던... 상당히 독특한 편이라 눈에 확 띕니다.

9. 의외로 조작 난이도가 낮은 편입니다. 저도 처음 해봤는데, '생각한 것처럼 잘 안 되네'라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10. 제작진 설명에 따르면, 패드보다 키보드 + 마우스가 더 편하다고 합니다. '헌터스 아레나'는 올해 중으로 스팀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며, 포트나이트처럼 부분유료화 모델로 갈지, 배틀그라운드처럼 풀 프라이스 모델로 갈지는 아직 미정입니다.


이런 개발력을 가진 게임사가 왜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는지 의문이 들더군요. 그 자리에서 노트북을 펴고, 시연하는 30분 간 쌓인 궁금증을 모두 쏟아냈습니다. 오리엔탈 대전액션 배틀로얄 MOBA라니, 초등학생이 공책에 끄적인 것 같은 기획의 결과물이 이토록 기대될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Q. 멘티스코란 회사도, '헌터스 아레나'라는 게임도 그간 너무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게임은 계속 만들고 있었는데, 회사에 따로 사업 담당자가 없다보니 공개가 좀 늦어졌던 것 같다. 그리고 일단 게임이 어느 정도 할만한 상태가 되면, 그때 공개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사실 이미 시네마틱 영상, 인게임 공식 플레이영상도 다 제작 완료된 상태다. 멀지 않은 시기에 정식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Q. 멘티스코의 설립연도, 그리고 현재 구성원 수는 어떻게 되나.

설립은 2017년 9월에 했다. 처음에는 개발자가 얼마 없었지만, 지금은 42명 정도 된다.


Q. '헌터스 아레나' 시연 버전을 GDC 2019 현장에서 최초로 공개하게 된 이유는?

'헌터스 아레나'는 스팀을 통해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그렇기에 한국 유저들의 피드백뿐 만 아니라, 세계 각국 유저들의 의견도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이왕 외국에서 공개할 거라면, 세계 최고의 게임 개발자들이 모여있는 GDC에서 해보고 싶었다. 우리가 가장 자신있어하는 게 전투 시스템과 그래픽인데, 이 분야 전문가들의 솔직한 피드백이 필요했다.











Q. 일단, '헌터스 아레나'에 대한 소개부터 들어보고 싶다.

최대 50명의 플레이어가 한 전장에서 싸우는 게임이다. 맵 크기는 평방 2km로, 배틀그라운드 '사녹' 맵의 절반 정도라 생각하면 된다.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헌터스 아레나'는 주로 근접해서 싸우기 때문에 실제 체감되는 넓이는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한다.

게임 시스템은 MOBA와 배틀로얄이 적절히 섞였다고 보면 된다. MOBA처럼 몬스터 사냥을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부쉬에 숨어 지나가는 적을 기습할 수도 있다. 빠른 템포의 단판제 RPG라 봐도 될 것 같다. '검은사막'의 그림자 전장이 그나마 유사한데,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그것과도 꽤 차이가 난다. 인스턴스 던전 개념이라던가 파티플레이 등 '헌터스 아레나'만의 차별 요소가 많다.

배틀로얄 시스템을 채용한 만큼, 다양한 탈것도 존재한다. 아직 만들고 있는 단계이기는 하나, 단순히 타고다니는 이동수단에서 좀 더 심화된 타입도 있다. 이 부분은 기대해도 좋다.


Q. 배틀로얄 시스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물어보고 싶다. 기존 배틀로얄 장르 게임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아이템을 수집하는 게 일반적인데, '헌터스 아레나'의 파밍 시스템은 어떻게 구현됐나.

그냥 땅에 떨어진 걸 주워다 싸우는 방식은 아니다. '헌터스 아레나'의 파밍은 MOBA처럼 몬스터 사냥을 기반으로 한다. 경험치를 누적시켜 조금씩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더 강력한 몬스터를 잡아서 아이템을 획득하는 구조다. 치프 몬스터를 잡으면 좋은 장비가 떨어지기도 한다. 여러 명이 동시에 공략해야 하는 인스턴스 던전 및 레이드 몬스터도 존재한다.


Q. 이번에 GDC 현장에서는 2vs2 태그 매치 모드만 시연 가능했다. 배틀로얄 시스템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인텔 부스에 입전했는데, 우리에게 배정된 시연 좌석이 2개였다. 프리 포 올(헌터스 아레나의 배틀로얄 모드)을 하려면 최소 15명이 시연할 수 있는 좌석이 필요하기에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Q. 실제 시연을 해보고 깜짝 놀랐다. 그래픽 퀄리티나 연출이 외국 콘솔 게임 수준이더라. 개발 기간이 얼마나 된건가.

본격적인 개발은 2018년 8월부터 시작했다.


Q. 개발한지 1년도 채 안 됐는데 이 정도라니 놀랍다. 개발진들의 경력이 상당한 것처럼 보인다.

초창기 멤버들은 대부분 10년 이상 게임 개발 경력자들이다. 우리 둘(박광석 테크니컬 디렉터, 유준영 PD)은 게임 개발한지 15년 정도 됐고, 다른 팀장급 개발자들 역시 평균 15년 정도 경력을 갖고 있다.


Q. 엔진은 어떤 걸 썼나.

언리얼 엔진4로 만들었다. 거의 극한까지 쓴 것 같다.











Q. 출시일 기준으로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는 몇 종인가.

내부적인 목표는 15종이지만, 출시 당일 기준이라면 8종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클래스는 5개종이다.


Q. 캐릭터 외에 클래스가 따로 있나? 플레이할 때 그런 게 보이진 않았는데.

다른 게임처럼 전사, 마법사, 궁수 그런 개념이 아니다. '헌터스 아레나'는 근접 공격의 사정거리가 매우 중요하기에, 정확히는 공격 거리 분류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Q. 캐릭터 디자인도 일반적인 느낌은 아니다. 대중적인 판타지 풍이 아닌, 동양 풍을 채용한 게 눈에 띈다.

'헌터스 아레나'는 봉신연의 세계관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따라서 동양적인 색채를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Q. 전체적인 채도가 낮아 묵직한 느낌도 든다.

화려함보다는 진중한 분위기를 내고 싶었고, 다크소울을 많이 참고했다. 또, 실사풍 게임이다보니 캐릭터 피부톤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Q. 무엇보다도 액션성이 눈에 띈다. 개발하면서 특히 신경쓴 부분이 있다면.

단순히 공격 누르고 스킬 순서대로 누르는 PvP가 아니라, 과거 중국 액션 영화 등에서 보여준 '합을 주고받는 전투'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뒀다. 공격과 방어, 회피와 카운터가 조화롭게 펼쳐지는 게임을 만드는 게 1차 목표였다.

또한, 최대한 다채로운 액션을 보여주고 싶었다. 비슷비슷한 공격방식이 아닌, 캐릭터별로 모션도 각자 다르게 배치해 다양한 전투가 펼쳐지도록 만들었다.


Q. 실제로 해보니 심리전 요소가 매우 강조되어있더라. 특히, 강공에서 시작되는 띄우기와 콤보 등 대전액션 게임을 하는듯한 느낌도 받았다.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물론, 대전액션 게임의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오면 자칫 진입장벽이 높아질 수 있기에, 키를 직관적으로 배치하고, 초보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쉽게 말해 대전액션 특유의 심리적 요소를 최대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


Q. 현재 '헌터스 아레나'에 구현된 모드는 총 몇 종인가.

런칭일 기준으로 3개의 모드가 나올 것이다. 배틀로얄 시스템을 채용한 '프리 포 올', 이번에 시연해볼 수 있었던 '태그 매치', 그리고 PvE 모드까지.


Q. PvE 모드는 어떤 방식인가.

라운드별로 몬스터들을 잡는 모드다. 몇몇 콘솔 게임에서 채용했던 '호드 모드'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Q. '헌터스 아레나'를 체험해본 참관객들의 반응은 어떤가.

어제 인텔 부스에서만 55명이 체험했고, 전원 설문조사에 임해주었다. 설문지에서 가장 중요한 게 '구매 의향'을 묻는 것이었는데, 75~80% 정도가 출시되면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전투 그래픽이나 연출 면에서 불만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아쉬운 점으로 꼽힌 게 시점이었는데, 사실 이 부분은 우리도 인지하고 있다. 지금 시연 버전이 태그 매치 전용 시점이 아닌, 프리 포 올 모드 시점이다. 출품을 위해 다소 급하게 만든 빌드라... 우리도 좀 아쉽고, 정식 출시 버전에선 깔끔하게 해결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Q. BM은 어떻게 되나. F2P 방식인지 풀 프라이스인지 궁금하다.

아직 고민중이다. 어떤 BM을 택하느냐에 따라 게임 디자인도 변경될 수 있다보니... 일단 개발팀에선 두 가지 상황을 다 고려하고 게임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더 힘들다(웃음).


Q. 이번 GDC 현장에선 게임 패드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 키보드와 마우스로 하는 느낌은 또 색다를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키보드, 마우스가 훨씬 편하다. 키를 그렇게 많이 사용하는 게임도 아니고... '리그 오브 레전드' 인터페이스에 익숙한 유저라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Q. 개발하면서 힘든 적도 많았을 것 같은데, 대표적으로 어떤 게 있었나.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한 슈팅 기반의 배틀로얄 게임은 멀리서도 다른 유저를 죽일 수 있기에, 게임플레이 전반적으로 긴장감이 자연스럽게 깔려 있다. 하지만, 우리 게임은 근접전 기반이다보니 그 문제를 풀어내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Q. 그럼 어떻게 풀었나.

MOBA의 부쉬 시스템을 채용해 기습 요소를 강조했다. 맵 전체적으로 상대를 기습할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준비되어있다. 방금 말한 것처럼 부쉬에 숨어있다가 갑자기 공격할수도 있고, 높은 절벽 위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뛰어내리면서 아래 길로 지나가는 적을 단숨에 제압하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Q. 성장에 따른 레벨 개념도 있나.

있기는 하나, 최고 레벨을 따로 제한하지는 않았다. 플레이어 간 성장폭에 따른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성장 제한을 없애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Q. 한 캐릭터당 스킬은 4개, 궁극기까지 합하면 5개씩 갖고 있는 건가.

5개씩 있기는 하나, 실제론 그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같은 스킬이라도 키를 얼마나 누르고 있느냐에 따라, 혹은 슈퍼캔슬을 언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확 다르게 체감되니까.












Q. 출시 플랫폼은 PC뿐인가. 오늘 패드로 해보니 콘솔에서도 플레이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은데.

일단 PC가 먼저다. 그 이후 순차적으로 콘솔 버전도 제작할 예정이다.


Q. 한국 테스트는 언제부터 가능한가.

FGT는 4월부터, 이후 5월부터는 CBT를 진행할 예정이다.



▲ 좌부터 멘티스코 박광석 테크니컬 디렉터, 유준영 PD, 양성원 아트 디렉터




! GDC2019 최신 소식은 박태학, 정필권, 원동현, 윤서호 기자가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직접 전달해드립니다. 전체 기사는 뉴스센터에서 확인하세요. ▶ GDC 뉴스센터: http://bit.ly/2O2Bi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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